훈련소 가기 전 내 허리는 34. 훈련소 막바지 A급 전투복을 맞출 때는 30. 물론 꽉 끼기는 했지만, 딱 맞는 정도. 훈련소에서 몸무게는 3~4kg 빠졌지만 몸은 정말 날씬해진 것을 느꼈다. 훈련소 나와서 공익복을 맞출 때는 재단사가 와서 옷 위로 허리를 재는데, 그 때는 32. 사람들 모두 날씬해졌다고 해서, 그래도 훈련소 괜찮구나 하면서 내심 즐거워했는데...
이제 훈련소 다녀온지 10일이 되가는 이 시점. 다시 몸이 예전으로 돌아오고 있다. 훈련소에서 컴백했기 때문의 환영회에서의 음주와 안주. 그리고 하루종일 집에서 오전에는 탕수육 오후에는 피자, 밤에는 갈비. 이런 패턴이 지속되니, 완전히 컴백이다. 다시금 경건한 마음으로, 미숫가루와 함께 살아야지.
목요일 처음으로 내가 일할 관악구민운동장에 배치되었고, 금요일 공식 첫 출근을 했다. 선임이 친절히 가르쳐줘서 그냥 따라다니기만 했는데, 이제 오늘(월요일)부터는 공식적인 한 주를 시작해야 겠구나. 부디 계속 비가 내리길. 오늘(월요일)은 비가 온다니 다행이다. 비가 오면 근무가 쉽다는 사실.
친구들은 고급인력을 운동장 관리 (청소, 사람들 담배 못 피게 하고, 자전거, 애완동물, 인라인 방지, 열쇠 잠그기 등) 시킨다고 뭐라고 했지만. 뭔 놈의 고급인력. 국가가 필요하는 것은 관리인일 뿐. 하긴 문학석사를 어따 쓰겠는가. (사실 최선의 방법은 정훈장교로 국군을 선전선동하는 찌라시를 만드는 것이겠지만;;;)
아자. 내일부터 관악구민운동장은 내가 지킨다... 는 아니고, 내가 관리한다... 는 것도 아니고, 공무원들과 선임공익요원과 상용직과 일용직 아저씨들과 공공근로 아줌마들을 보조하며, 관악구민운동장을 관리하는데 일조... 해야겠다. 아으. 2년 1개월동안 무사히 관악구민운동장을 잘 관리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