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울해서, 별로 공부도 못 하고 계속 잤다. 최근에 어머니의 바로 아래 이모와 그 아래 아래 이모의 막내아들(그러니 내 이종사촌)이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유전적인 것일수도.

그래도 친가나 외가에, 내가 알기로 우울증 때문에 목숨을 끊은 사람은 없으니, '유전'을 크게 탓할 것도 아니다. 현대사회의 흔한 질병이라고 생각하면 그뿐.

어쨌든, 우울한 것이 그리 좋지는 않으니, 왜 우울한지를 따져보고 이를 해결해야 한다.

우울의 원인

1. 허리를 다쳐서 운동을 1주일간 못 했다. 운동을 하면, 뇌에서 몸과 마음(?)을 활기차게 해주는 물질이 분비된다고 하는데. 매일 집에만 앉아있고, 햇빛도 못 쐬니(햇빛도 관련깊다고 한다) 우울할 수 밖에. 방 꼬락서니는 돼지 우리인데, 여기에서 허리가 아파서 의자에 앉지도 못하고, 하루 온종일 엎드려 있으니..

해결 -> 허리가 나아서 운동을 한다. 청소를 한다. 햇빛을 쐰다. 청소는 할 수 있지만, 귀찮고. 허리가 낫는 것은 의지되로 되지 않고, 햇빛 쐬는 것도 귀찮다. 어찌 할 수 없군.

 

2. 애인이 외국에 있으니 말할 사람도 없다. 내 인간관계라는 것을 반성해보자면.. 최대한 사람을 안 만나고 시간을 '아끼는 것'. 고등학교때, 대학교때, 대학원때 친구들이 있기는 하지만, 공간적으로 떨어져있으니, 굳이 만나기도 싫고, 만나 봤자 한달에 한번도 안되니... 사람을 만나서 말을 하는 것은 세미나와 과외 때가 유일. 그래도 이는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목적도 아니니, 별로 '대화'라고 할만하지는 않겠다. 말할 사람도 없고, 하루에 문자도 한통 정도 올 정도. 전화는 일주일에 한두통을 하거나 받거나 한다. 유폐된 삶. 말할 사람이 없으니, 우울함도 풀기 힘들다. 또 최근에 발렌타인 데이니, 화이트 데이니 하는 것과, 또 내 생일도 있어서, 생일인데 또 방에 처박혀서 빌빌되고 있으니 별로 유쾌하지는 않다.

해결 -> 애인이 외국에 있으니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전화해서 징징될 수도 없고. 참, 애인도 내가 징징되는 것을 싫어하니, 역시 어찌 할 수 없다.

 

3. 식사. 우울하니 식사도 별로 안 만들어 먹고, 돈도 없으니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없고, 같이 먹을 사람도 없으니 더군다나 더하다. 대충 콘프레이크랑 식빵, 라면 등만 먹고 앉았으니, 육체에 공급되는 영양소도 부족일 터. 우울은 이에 대한 표현 중 하나일 것이다. 짜증만 는다.

 

4. 그럼에도 할 것은 쌓여있으니. 그 할 것이라는 것은 세미나 준비. 세미나를 3개 정도 할 것 같은데. 그 중 하나는 주도적으로 해야 하니, 스트레스. 우울할 때는 쫌 쉬면 좋으련만, 별로 읽으면서 '유쾌'하지만은 않은 이론서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짜증이다. 아오!

결국 어찌할 수 없다. 코메디 프로를 봐도 별로 안 웃기고, 재미있는 것도 없구나. 우울의 원인을 분석해 봤자, 우울한 상태에 있으니 적극적으로 이를 타개할 마음도 안 생기고..

뭐 신나는 일 없을까? 허리나 나으면 탁구나 쳐야겠다. 여하튼 이번주까지는 빌빌이다.

왠지 '킬빌'이라는 영화가 떠오르는데. 오랜만에 영화나 볼까? 최근에 볼 만한 영화는 서기 주연의 'Three Times'랑 이스트우드 할아버지의 '아버지의 깃발'. 받아놓았으니, 근무 끝나고 한편이나 봐야겠다. 자고 일어나면 괜찮을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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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3 2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인 2007-03-13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ㅋ/ 넵 고맙습니다. :)

마태우스 2007-03-14 0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맞는 말씀입니다만, 뒤집어 생각하면 우울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운동 그거, 매일 하는 게 귀찮았는데 이참에 좀 쉬자. 운동을 못하면 살찌니 빵같은 거만 먹어야겠다. 애인이 외국에 있다는 건 내 정체성을 돌아볼 기회일 수도 있다. ....^^

기인 2007-03-14 0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ㅋ 고맙습니다 ㅎ

드팀전 2007-03-14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번 증상은 우려되는데요... 화이삼!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애인 외국 나간 사이 다른 애인을 한번 만들어보는겁니다.부도덕하다고요..에이 몰라요.그냥 해보삼.덜 심심할지 아나요...^^

바라 2007-03-14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3번이 걱정되는군요... 딴 건 몰라도 식사는 제대로 하셔야! 젊어서 속 버리면 안 되요... 4번이야 공부가 업이신 분이니까 괜찮을거라 믿겠습니다...

기인 2007-03-14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헉; 애인이 보고 있습니다! ㅋ;;;
바라님/그러게요.. 오늘 방청소를 하니 기분이 달라지네요. 밥 해먹어야겠죠!

드팀전 2007-03-15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그렇다면 절대 안한다고 나는 그럴일없다고 하시고..앤만드삼 .으하하하

기인 2007-03-15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드팀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