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72 (완전판) - 죽은 자의 어리석음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72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송경아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상도 하지요. 사람들이 건물을 세우는 장소 좀 보세요! 예를 들어 여기 이 건물요. 겨우 일 년 전에 세워졌어요. 이런 건물 양식 중에서는 아주 훌륭하고 시대와도 잘 어울려요. 하지만 왜 여기죠? 이런 물건은 드러나 보이도록 되어 있는 겁니다. 사람들 말마따나 '높은 곳에 올려놓도록' 말이죠. 훌륭한 잔디와 수선화가 심어진 자동차 도로 따위와 함께요. 하지만 이 불쌍한 작은 녀석은 나무들 한가운데에 박혀 있는 바람에 아무 데서도 보이지 않아요. 강에서 이놈을 바라보려면 나무를 스무 그루나 잘라내야 할 걸요."

"아마 마땅한 장소가 없었겠지요."

올리버 부인이 말했다. 마이클 웨이먼이 코웃음을 쳤다.

"저택 옆의 풀이 무성한 강둑 꼭대기라면 자연 배경으로 완벽하죠. 하지만 안 돼요, 이 거물 양반들은 모두 똑같아요. 예술적인 감각이 없어요. '폴리'라는 것에 대한 환상만 갖고 주문을 한다니까요. 마땅한 장소를 찾아 돌아다닙니다. 그런데 커다란 오크 나무가 골짜기로 쓰러져서 보기 싫은 흉터를 남겼습니다. 멍청한 당나귀는 이렇게 말합니다. '폴리를 세워서 이곳을 말끔하게 단장하면 되겠군.' 생각하는 게 그 정도밖에 안 된다니까요. 돈 많은 도시 촌놈들 같으니. 말끔하게 단장! 집 여기저기에 빨간 제라늄과 칼레올라리아 화단은 안 뒀는지 몰라요! 그런 사람은 이런 장소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요!"

그는 잔뜩 열이 오른 것 같았다.

'이 젊은이는 조지 스터브스 경을 좋아하지 않는 게 확실하군.'

푸아로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건물은 콘크리트 위에 세워져 있지만, 그 아래 흙이 물러서 건물이 가라앉습니다. 여기 온통 금이 갔어요. 이곳은 곧 위험해질 겁니다....... 전체를 헐고 집 근처 강둑 꼭대기에 다시 세우는 편이 나아요. 하지만 그 완고한 늙은 바보는 이 말을 듣지 않을 겁니다."

 

총 20장으로 된 소설 중 2장에 나오는 부분으로, 건축가 마이클 웨이먼과 푸아로, 올리버 부인의 대화이다. 단순히 젊은 건축가의 예술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고, 돈만 많고 교양은 없는 조지 스터브스의 천박함을 암시하는 부분인 줄 알았는데, 후에 이 부분은 엄청난 복선이 된다.

 

"누군가가 무엇을 해야 한다는 걸 모르시겠습니까?"

"그리고 그 누군가가 당신이고요?"

"아뇨, 아뇨, 나 개인이 아닙니다. 이런 시대에는 개인적이 되어선 안 되지요."

"왜 안 되는지 모르겠는데요. 당신이 '이런 시대'라고 부르는 이때도 인간은 여전히 개인으로 존재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그러면 안 됩니다!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가 걸린 긴박한 시대에, 별 거 아닌 개인적인 병이나 취미에 몰두할 생각을 하면 안 되지요."

"그 말씀은 완전히 틀렸습니다. 최근 있었던 전쟁에서 심한 공습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나는 죽음에 대한 생각보다 새끼발가락에 난 아픈 티눈에 훨씬 몰두했답니다. 그 당시에는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도 놀랐지요. 나는 나 자신에게 말했어요. '생각해 봐. 지금 당장 죽음이 닥칠 수도 있어.' 하지만 여전히 나는 티눈을 의식했어요. 사실 죽음의 공포만큼이나 티눈이 괴롭다는 것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었죠. 하지만 내가 죽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내 삶의 소소하고 개인적인 모든 일들이 더 큰 중요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나는 한 여자가 교통사고로 쓰러져 다리가 부러지는 것을 보았어요. 그런데 그녀는 자기 스타킹에 줄이 간 것을 보고 울음을 터뜨렸답니다."

"그건 여자들이 얼마나 바보인지 보여주는 일화에 지나지 않아요!"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보여주는 일화랍니다. 개인적인 삶에 열중한 덕분에 인류는 지금까지 존속할 수 있었던 겁니다."

 

이 소설은 1956년에 나온 소실이다. 제2차세계대전이 끝난 후 10여년이 흘렀고, 이 당시 영국은 전례없는 번영과 안정을 누렸다고 한다. 실업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고, 해마다 경제는 성장했으며, 이 때 태어난 아이들은 본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사회적 계급 이동이 어렵지 않았으며, 윈스턴 처칠과 해럴드 맥밀런 등 최고의 지도자들이 연이어 영국을 이끌면서 질서 정연하고 예의바르며 생기 있는 사회였다고 한다. 이 당시 영국 최고 지도자 해럴드 맥밀런이 "이보다 더 좋았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으며, 그 말은 아직까지도 유효하다고 많은 사람들은 생각한다고 한다. 물론 이 시기는 1960년대 급진파에 대해 비판을 받는 부분도 있는데, 이민을 혐오하고 신참자를 두려워하며 지나치게 체제 순응적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목소리는 1950년대에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커지다가 1960년대에 들어서 폭발했을 것 같은데, 아마도 푸아로와 대화를 주고 받는 알렉 레게와 같은 젊은이들도 그 중 하나였을 것 같다.

 

"그놈의 폴리라는 물건은 진짜 바보짓(폴리)이에요. 새로 유행하는 허튼 소리죠. 옛날 폴리엇 시대에는 폴리 같은 건 절대 없었어요. 그 부인의 생각이죠. 온 지 삼 주도 안 되어서 세워졌는데, 그 부인이 조지 경에게 그 생각을 불어넣은 게 분명해요. 저 나무들 사이에 이교도 사원처럼 삐죽 서 있으니 정말 바보처럼 보이잖습니까? 스테인드 글라스를 넣고 시골풍으로 지은 훌륭한 여름집이라면 모를까. 그런 것에는 아무 불만 없어요."

푸아로는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런던의 숙녀들, 그 사람들은 자기들만의 환상을 지니고 있죠. 폴리엇 시대가 끝난 것이 슬프군요."

"우리는 그런 말 절대로 안 믿습니다, 선생. 나스에는 언제나 폴리엇 사람들이 있어요."

"하지만 그 집은 조지 스터브스 경의 것이잖습니까?"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아직 폴리엇 사람이 한 명 남아 있어요. 폴리엇 사람들은 참 약삭빠르다니까!"

"무슨 뜻이죠?"

노인은 교활한 눈초리로 푸아로를 곁눈질했다.

"폴리엇 부인이 저 문간채에 살고 있잖습니까, 네?"

그가 물었다.

"그렇죠. 폴리엇 부인은 문간채에 살고 있고, 세상은 아주 악독하고, 그 안의 사람들도 전부 악독하지요."

푸아로가 천천히 말했다. 노인은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아, 뭔가 알아내셨구만요."

그는 그렇게 말하더니 다시 발을 질질 끌며 멀어져 갔다.

"하지만 내가 뭘 알았다는 거지?"

푸아로는 천천히 언덕을 올라 저택으로 가면서 화난 목소리로 스스로에게 물었다.

 

<죽은 자의 어리석음>의 원제는 Dead man's folly 이다. 여기서 folly는 어리석음이라는 뜻도 있지만, 건축 용어이기도 하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제목이 기가 막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난 세 가지 죽음 중 두 가지는 죽은 자가 어리석었기 때문에 살해된 것이며, 나머지 하나의 경우 바로 건축물 folly가 사건 해결에 결정적인 힌트가 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소설에서 어리석은 것은 푸아로일지도 모른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알게 되는데, 이미 크리스티는 초반에 복선을 깔아놓았다. 그것도 아주 상세하게 설명해 놓은 데다가, 제목에서도 한 번 힌트를 주었기 때문에 다 읽고 나면 모든 것이 정확히 들어맞는 다는 사실에 감탄과 함께, 빨리 알아채지 못한 것에 대한 허무함도 동시에 든다. 올리버 부인이 직관적으로 이상한 느낌이 들어 푸아로를 이 곳으로 불러들였고, 푸아로 역시 기묘한 느낌을 받지만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알 지 못한 채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푸아로가 모든 것을 깨닫게 된 때는 종말에 다다라서이다.

 

이 소설이 정말 놀라운 것은,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말하는 것은 어느 정도 진실이라는 점이다. 특히 해티 스터브스에 대한 평가는 책 끝까지 읽고 나면 전부 사실이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지극히 전형적이지만, 그 전형성을 살짝 비틀었다고 할까? 아내가 없어진 경우, 가장 의심해야 할 사람은 남편이며, 남편이 없어진 경우, 가장 의심해야 할 사람은 아내이다. 이 부분이 책을 읽으면서는 공식처럼 머릿속에 들어맞지 않지만, 결국 다 보고 나면 그 공식이 정확히 들어맞는다. 살해된 사람은 어떻게든 범인의 약점을 쥐고 있으며, 그것 때문에 결국에는 죽임을 당하게 된다는 것도 그렇다. 오랜 시간 동안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한 사람들이 오랫만에 만나게 되는데, 그 만남이 어떤 이유로든 불발된다면, 그것은 어느 한 쪽이 얼굴을 보이지 못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인 것도 그렇다. 사건은 교묘하게 뒤틀려 있고, 전형성을 배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말에 다다르면 놀랍게도 너무나 전형적인 사건이 된다. 매력적인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히코리 디코리 독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7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홍현숙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푸아로가 등장하는 1955년 소설이다. 여성적인 매력은 전혀 없고, 유능하기로는 제일 가는 비서 레몬 양, 정확히는 레몬 양의 언니 허버드 부인이 푸아로에게 고민을 상담하게 된다. 허버드 부인은 사별한지 4년 된 과부로, 오랫동안 영국 밖에서 거주한 데다가 자식도 없다. 적적해하던 그녀는 한 하숙집의 사감이자 관리인으로 일을 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자꾸 물건이 없어지는 일이 발생한다.

 

"그럴게요. 돈이 없어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 아니겠어요. 여기저기서 돈이 조금씩 없어지는 거 말이에요. 그리고 보석이 없어진다 해도 납득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거 납득할 수 있기는 커녕 그 반대랍니다. 도벽이나 좋지 않은 버릇 때문일지도 몰라요. 제가 없어진 물건 목록을 적어 왔으니 한번 보세요."

허버드 부인이 가방을 열고 작은 수첩을 꺼냈다.

파티용 구두(새 구두의 한 짝)

팔찌(모조 보석)

다이아몬드 반지(수프접시 안에서 발견)

화장용 분

립스틱

청진기

귀걸이

라이터

낡은 플란넬 바지

전구

초콜릿 상자

실크 스카프(토막토막 잘린 채 발견)

배낭(위와 동일)

붕소 가루

목욕용 소금

요리책

"별스럽군. 그리고 아주, 아주 흥미진진해."

에르퀼 푸아로가 깊이 숨을 들이쉰 후에 말했다.

푸아로는 흥미를 느꼈다. 그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는 레몬 양의 얼굴과 진심으로 고민하는 허버드 부인의 얼굴을 번갈아 응시했다.

"축하합니다."

푸아로가 허버드 부인에게 상냥하게 말했다.

"무슈 푸아로, 뭘 축하한다는 말씀이세요?"

허버드 부인이 깜짝 놀란 얼굴로 물었다.

"이렇게 독특하고 아름다운 문제를 갖고 계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무슈 푸아로께는 이해가 가는 일인지 모르지만......."

"저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오히려 지난 크리스마스 때 젊은 친구들의 권유로 함께한 라운드 게임이 생각나는군요. '뿔 셋 난 귀부인'이라는 게임입니다. 둘러앉은 사람들이 돌아가며 '나는 파리에 가서 무엇을 샀지.'라고 말하면서 어떤 물건의 이름을 댑니다. 다음 사람이 앞 사람 말을 반복하고 나서, 다른 물건을 하나 더 추가합니다. 이 게임은 사람들이 말한 여러 가지 물건의 이름을 외워서 순서대로 나열하는 건데, 때로는 아주 기괴하고 우스꽝스러운 말이 되고 맙니다. 비누, 흰 코끼리, 접이식 탁자 그리고 사향 오리 같은 것들이 기억나는군요. 물론 아무 관련도 없는, 그러니까 아무런 전후 관계도 없는 물건을 순서대로 외우기는 어렵습니다. 허버드 부인이 방금 제게 보여 주신 목록처럼 말입니다. 게임이 무르익어 열두 가지 사물이나 동물의 이름이 나오면, 그것을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제대로 열거하지 못한 사람은 종이로 된 뿔을 받아야 하고, 그러면 그 사람은 다음 차례가 돌아오면 '뿔 하나 난 귀부인인 나는 파리에 가서.......'라고 말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렇게 뿔 세 개를 받으면 게임에서 빠져야 하고, 마지막까지 남은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큰 흥미를 보이지 않던 푸아로는 이 기묘한 사건 뒤에 뭔가가 있음을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하숙집을 직접 방문하여 머물고 있는 젊은이들 한 명 한 명과 각각 대화하며 단서를 찾아간다. 허버드 부인 이름이 낯설지 않은데, 그러고 보니 셜록 홈즈의 하숙집 주인 이름이 허드슨 부인이었다. 푸아로가 이야기하는 라운드 게임은 우리 나라에도 비슷한 형식으로 존재한다. '시장에 가면'으로 시작하여 한 명 한 명씩 물건을 추가해가며 나열하는 바로 그 게임.

 

"실리아, 너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싶어. 예를 들어, 어렸을 때 가정 생활이 어땠는지 등등에 대해서 말이야. 아버지와 어머니는 사이가 좋으셨니?"

"아니, 집에 있는 게 끔찍했어."

"딱 맞아떨어지네. 그리고......."

(중략)

"우리가 현대식 사랑의 한 장면을 참관한 느낌이군요."

에르퀼 푸아로가 두 눈을 반짝이며 대답했다.

허버드 부인이 그의 말에 반박하듯 짤막한 탄식을 내뱉었다.

"우리의 시대, 우리의 삶이여! 우리가 젊었을 때, 청년들은 여학생들에게 신지학(神智學)에 대한 책을 빌려 주거나, 마테를링크의 '파랑새'에 대해 토론하곤 했죠. 그 모든 감성과 고매한 이상에 대해서 말이에요. 한데 요즘은 현실 부적응자의 삶과 콤플렉스가 청춘 남녀를 연결하는 매개체가 되었군요."

"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허버드 부인이 말했다.

"아뇨,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변의 논리는 상당히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콜린처럼 젊고 열성적인 학생은 콤플렉스와 피해자의 불행한 가정 생활 말고는 아무것도 보지 못합니다."

푸아로가 허버드 부인과는 다른 견해를 밝혔다.

"실리아가 네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더군요. 그래도 우둔하지만 상냥한 어머니와 괜찮은 어린 시절을 보낸 걸로 알고 있어요."

허버드 부인이 말했다.

"아, 하지만 실리아는 젊은 맥냅 군에게 그렇게 말하지 않을 만큼은 머리가 돌아갈 거예요! 맥냅 군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해 주겠죠. 실리아는 사랑에 깊이 빠진 것 같아요."

"무슈 푸아로, 그 모든 허튼 소리를 믿으시는 거예요?"

"실리아에게 신데렐라 콤플렉스가 있다거나, 실리아가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도 모르고 물건을 훔쳤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콜린 맥냅의 관심을 끌 목적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값이 나가지 않는 물건들을 훔쳤을 것니다. 그리고 실리아는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실리아가 예쁘장하고 수줍음 타는 평범한 여자로 남아 있었다면, 결코 맥냅 군의 관심을 끌 수 없었을 겁니다. 여자는 남자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쓸 권리가 있다고 봅니다."

푸아로가 말했다.

"그애가 그런 생각을 할 만큼 똑똑하지는 않은 줄 알았는데요."

허버드 부인이 말했다.

푸아로는 이 말에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인상을 찌푸렸다.

"그렇다면 이 모든 사건이 암컷의 몸부림이었단 말인가요! 무슈 푸아로, 정말 죄송합니다. 이런 하찮은 일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시다니요. 어쨌든 모든 일이 잘 마무리되었네요."

 

지금이나 60년전이나 청춘들의 남녀상열지사는 다른 게 없어 보인다. 한 공간에 비슷한 나이와 비슷한 지적 수준의 남녀가 있을 떄, 단일한 사건만으로도 서로에게 확 끌리는 것도,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콤플렉스로 상대를 해석하려 하며, 그 결과 연민에서 애정으로 발전하는 과정과 그 모든 것을 다 염두에 두고 행동하는 것도.

 

"나이절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아요. 어렸을 때, 가정 생활이 아주 힘겨웠거든요."

퍼트리샤가 열심히 말했다.

"하느님, 맙소사, 또 시작이군!"

"뭐라고 하셨죠?"

(중략)

"나이절을 오랫동안 알고 지냈나요?"

"아뇨, 1년밖에 안됐어요. 루아르 성을 관광하다 만났죠. 그때 나이절이 독감에 걸렸다가 나중에 폐렴으로 악화되는 통에, 제가 내내 나이절을 간호해 줬어요. 나이절은 아주 예민한 사람이고 자기 몸을 전혀 돌보지 않아요. 어떤 면에서는 무척 독립적이지만, 어린 아이처럼 누군가가 보살펴 주기를 바라죠. 나이절은 자신을 보살펴 주는 사람을 간절히 필요로 한답니다."

푸아로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불현듯 이 모든 사랑타령이 지겹게 느껴졌다....... 먼저 실리아가 누군가를 사모해 마지않는 눈빛을 하고 나타나더니, 이제 헌신적인 성모 마리아 같은 퍼트리샤라니. 분명 청춘남녀가 만나 짝을 이루는 사랑 이야기였다. 그는 그 모든 시기를 지나 보낸 게 다행스럽기만 했다.

 

젊은 남녀들간의 사랑만이 넘치는 이 공간에, 사소한 절도 사건으로 끝난 것 같아 보이던 이 소동은 결혼 발표를 한 다음날 실리아가 사망하면서 급변하며, 연이어 두 건의 살인이 더 일어난다. 그러면서 평범해 보이던 하숙집의 비밀이 드러나고, 의외의 인물이 범인으로 등장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살인자일 가능성이 있는 셈이군요."

샤프 경위가 느릿느릿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레너드 베이트슨은 성격이 불같아서 자제력을 잃는 경우가 있죠. 발레리 홉하우스는 머리가 좋아서 뛰어난 계략을 세울 수 있는 사람이고요. 나이절 채프먼은 균형 감각이 없는 어린아이 같습니다. 돈이 생긴다면 살인이라도 저지를 프랑스 여학생도 있어요. 퍼트리샤 레인은 모성이 강한 여자지만, 이 유형은 언제나 무자비하지요. 샐리 핀치라는 미국 여학생은 명랑하고 쾌활하지만, 그 누구보다 꾸며 낸 역할을 잘 해낼 사람입니다. 진 톰린슨은 상당히 친절하고 정의로워 보이지만, 우리 모두 일요 성경 학교에 헌신적으로 나가는 살인자가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서인도 제도 출신의 엘리자베스 존스턴은 그 하숙집에서 생활하는 그 누구보다 머리가 좋을 겁니다. 엘리자베스는 감정을 이성의 하위에 두고 있는데, 그건 위험한 생각이지요. 게다가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이유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매력적인 아프리카 청년도 있죠. 심리학자인 콜린 맥냅도 있고. '의사여, 그대 자신을 치료하라.'라는 말에 해당되는 심리학자는 또 얼마나 많겠습니까?"

"무슈 푸아로, 제발 그만 하십시오.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입니다! 살인을 저지를 법하지 않은 사람은 없나요?"

"나도 그 점이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이 소설은 크리스티가 쓴 수십 편의 소설 중 상위 10%에는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기준이다. 이 소설은 크리스티의 다른 소설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대저택, 부호, 귀족, 미망인, 상속녀, 바람둥이, 팜므파탈 등 크리스티 특유의 소설에서 등장하는 전형적인 인물과는 구성이 사뭇 다르다. 희생자도, 범인도, 하숙집 젊은이들 중 하나이며, 살해 동기는 유산이나 원한 관계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누군가를 정황상 범인으로 지목하기가 어렵고, 온전히 하숙생들의 캐릭터로만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또한 밀실 살인이나 신원 불명의 시신, 살해 도구의 실종 등 사건이 복잡하게 꼬여 있지 않고, 하숙집의 특성상 사람이 자주 드나들며, 각 인물 간의 공간 구분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복잡한 트릭을 쓰지 않아도 범인이 누구인지 짐작하기 어렵게 만든다. 전부 밝혀진 살해 동기와 수법도, 사실 알고 보면 크리스티의 다른 소설들 답지 않게 단순하다. 즉,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바로 그런 사건들이지 소설 속에서나 볼 수 있던 형태가 아니다. 아마도 하숙집과 트렁크, 여권 등의 이야기는 실제 이 시절, 빈번하게 존재했던 범죄의 한 형태이지 않을까 싶다. 신문을 통해 사건을 접한 크리스티가 재구성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사건을 현실적이며, 인물들은 내 눈앞에 있는 것 같이 생생하다. <히코리 디코리 독>은 무슨 뜻일까 궁금했는데 크리스티 소설에서 종종 인용되는 마더 구스의 노래로, 사건이 일어나는 하숙집 주소가 히코리 가 26번지라는 것을 제외하면 큰 관련은 없다. 아마도 크리스티는 이 소설을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고 단시간내에 썼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무리가 없고 산뜻하며, 소설 시작에 몰입한 그대로 멈추지 않고 끝까지 도달하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인의 고통 이후 오퍼스 10
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 / 이후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남의 슬픔을 너무 아름답게 찍었어요. 예술애호가입네 하고 잘난척 떠드는 작자들은 아름답다고 찬사를 보내겠지만 사진 속 인물들은 슬프고 외로워요. 근데 사진은 세상을 아름답게 왜곡시키죠. 따라서 이 전시회는 말짱 사기극인데 우습게도 사람들은 거짓에 열광하죠."

 

영화 <클로저>에서 나탈리 포트먼이 줄리아 로버츠의 사진전에 가서 한 말이다. 영화의 중심 내용과는 크게 상관없고, 캐릭터의 특징을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내내 그 생각이 났다.

 

수전 손택은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이며, 미국의 대표적인 지성이기도 했다. 이 책은 2003년에 나온 책으로, 그 다음해 사망한 수전 손택의 마지막 책이다. 내가 읽은 수전 손택의 첫 책이기도 하다. 아직까지는 유일한 책이지만, 아마 좀 더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타인의 고통을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수많은 참사를 다룬 사진을 보면서, 우리는 사진 속 인물의 고통에 연민과 동정을 보내지만,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또 그 사진이 충실하게 현실을 재현했다고 할 수 있을까? 내가 너의 아픔을 알고 있어, 라는 태도가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 나이가 점점 들어가며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9.11 테러 직후 나온 이 책은, 그 내용 때문에 미국 내에서도 상당한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책의 내용이 두껍지는 않지만, 정확히 필요한 말만 들어가 있으며 모자람이 없다. 한국판에만 실려 있다는 사진 자료도 훌륭하고, 원서에는 없는, 수전 손택이 별도로 기고했던 글 네 편도 실려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에는 먹을 것이 넘쳐나서 사람들이 비만을 걱정하고 한쪽에서는 음식 쓰레기도 마구 버리는데, 아프리카나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의 많은 나라들에서는 아이들이 굶어 죽어가는 것은 왜 그런 것일까?

 

한번쯤은 궁금해했을 문제이다. 또 이런 생각도 해 보았을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음식이 남아돌아서 문제가 되는데, 이 음식을 후진국에 값싸게 팔거나, 아니면 아예 무상으로 원조하면 서로 좋은 일이 아닐까?

 

이 책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이다. 아니, 답이라기보다는 질문을 제시한다고 해도 맞을 것이다.

 

내가 어렸을 적, '사랑의 빵'이라는 것이 있었다. 빵 모양의 저금통으로, 가정집에서 저금통에 동전을 모아 기아에 시달리는 소말리아 아이들을 원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독실한 크리스찬이었던 친구네 식탁 위에 올려져 있던, 꼭 진짜 빵 처럼 생겨서 먹음직스럽게 보이던 그 저금통이 아직도 기억난다.

 

중학교 때, '기아체험 24시간'이라는 것도 있었다. 실제로 단식을 하면서 간접적으로 굶주림에 시달리는 나라에서 살고 있는 국민들의 고통을 느껴보자는 취지로 매년 하는 행사였는데, 아마도 봉사활동이 몇 시간 인정되었기에, 상당히 많은 청소년들이 참가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과연 세계의 기아 문제는 얼마나 해결이 되었는지가 의문이다.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먹지 못해 죽어가는 사람들은 수두룩하다.

 

이 책이 1판 1쇄 발행은 2007년이다. 2010년에 26쇄가 발행되었다. 지금은 2015년이다. 이 책은 1999년 프랑스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1999년에 저자가 제기한 이 책의 문제들은, 2015년인 지금까지도 현재진행중이다.  어린 시절, 소말리아에 보내기 위한 사랑의 빵 운동과 기아체험 24시간이 아직도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사실 이 책의 내용은, 내 나이 정도의 어른이라면 아주 생소한 내용은 아니다. 왜 선진국의 남아도는 음식들을 후진국에 지원하는 게 힘든 것인지, 실제로 우리가 지원을 하게 되면 그게 그 나라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는 있는 것인지에 대한 내용들은, 이미 이전에 어떤 형태로든 약간의 지식은 쌓여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책에 나오는 나라들이 책 본문 앞에 지도로 표시되는데, 그 나라는 칠레, 브라질, 세르비아, 부르키나파소, 세네갈,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앙골라, 콩고민주공화국, 사헬지방, 그루지야, 이라크, 수단, 에리트레아,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르완다, 러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그리고 북한이다. 이런 나라들의 공통점은, 군부에 의한 독재가 지속되거나, 계속되는 내전으로 대다수 민중들의 삶이 소수의 몇몇을 위해 희생하고 있으며, 인프라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국제적인 원조를 받을 경우 상당수의 구호물자가 그 나라 국민이 아닌 지배층으로 흘러간다는 여러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또, 국민들이 기아 상태에 놓인 그 상황이 그 나라 지배층에게는 통치 수단으로, 다른 나라 입장에서는 그 나라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작용할 때도 있으며, 때때로 지배층의 자존심이나, 명분이 앞서면서 다른 나라가 자국민에 대해 원조하는 것조차 막는 경우도 있다. 여러 나라들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도출되는 점들이면서, 또 역으로 이 결론들이 어떤 나라에 대입해도 상당 부분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다. 적어도 우리 세대는, 북한에 대해 교육 과정에서 상당 부분 학습하였다. 따라서 다른 나라는 몰라도 북한에 대한 원조의 바람직한 방향, 그리고 현재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이미 학습이 되어 있으며, 그런 지식의 연장선 상에 이 책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좀 더 어린 친구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인 아이들이 읽으면 더 좋을 책이고, 대학생 정도만 되더라도 이 책 보다 더 깊이 있는 책을 보아야 할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문답 형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해가 어렵지 않으며, 저자가 사회학자이자 스위스 사회당 의원이었고,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일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이론과 실재가 잘 쓰여져 있는 좋은 책이다. 따라서 입문서로는 아주 훌륭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복수의 여신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70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원은주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타임스》 또한 예전같지가 않았다. 《타임스》에서 가장 화가 나는 것은 더 이상 뭘 찾아볼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1면을 훑어보면 특별히 관심이 있는 기사를 찾아 읽을 수 있었던 전통적인 차례가 괴상하게 변해 버렸다. 중간에 갑자기 삽화와 함께 카프리 섬 여행에 관한 내용이 두 번에 걸쳐 등장하는가 하면, 스포츠 면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부각되었다. 법정 소식과 부고 기사는 그나마 충실한 편이었다.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한때 마플 양의 관심을 끌었던 탄생과 결혼, 부고 기사들은 뒷장으로 밀려났으며, 그녀는 이 기사들이 앞으로도 영원히 뒷장에 실리게 될 거라는 사실을 늦게나마 눈치챘다.

마플 야은 먼저 1면에 실린 주요 뉴스들을 살펴보았다. 아침에 이미 읽은 것과 별다를 것 없는 내용이라 꼼꼼히 읽지 않았지만, 《타임스》답게 좀 더 기품 있는 공손한 표현이 적혀 있었다. 그녀는 목차를 쭉 훑어보았다. 기사, 논평, 과학, 스포츠, 그러다 평소의 습관대로 신문을 뒤집어 탄생, 결혼, 부고 기사를 빠르게 훑어 내린 다음, 뉴스 면으로 넘겼는데 궁정기사부터 오늘의 경매장 소식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들이 있었다. 가끔은 짧은 과학 기사가 실리기도 했지만 읽지는 않았다. 그녀에게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내용뿐이었다.

 

타임스는 1785년에 창간되었고, 1800년대에 들어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이자 오늘날까지 지속되는 명성의 토대를 쌓았다고 한다. 독립적이며 정확하고, 혁신적이며 분명했던 신문의 위상은 19세기가 끝나고 20세기에 접어들면서 한때 내리막을 걸었다고 한다. 1952년 BBC 사장이 편집주간을 맡으면서 서서히 명성을 회복하였고, 1966년에는 제 1면에 실었던 광고를 다른 면으로 옮기고 뉴스 기사를 실어 오늘날 신문 구성의 틀을 다졌다고 한다. 1981년 오스트레일리아의 루퍼트 머독이 인수하였으며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고. 이 소설이 나온 것은 1971년이니 타임스가 예전의 명성을 되찾았을 시기이다. 크리스티의 후기 소설에서 타임스가 자주 언급되는 반면, 전기 소설에서는 타임스가 아닌 다른 신문이 언급되는 것이 이상했는데 이런 뒷이야기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에 영국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결혼하면서 신문 경조사란으로 발표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대변인이나 매니지먼트를 통하는 다른 연예인들과는 달리, 전통적이라는 이유로 화제가 되었다. 그러고 보니 그 신문도 타임스였다.

 

분홍색 털실. 잠깐, 뭔가 생각이 나는 듯한데? 그래....... 그래....... 방금 신문에서 본 그 이름. 분홍색 털실, 푸른 바다, 카리브 해, 모래사장, 햇빛. 그녀는 뜨개질을 하고 있었고....... 그래, 라피엘 씨. 그녀는 카리브 해로 여행을 갔었다. 생 오노레 섬. 조카인 레이먼드의 초대로(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58권『카리브 해의 미스터리』의 내용-옮긴이), 그리고 레이먼드의 아내인 질부 조앤이 했던 말도 기억이 났다.

"제인 고모님, 더 이상은 살인 사건에 휘말리지 마세요. 고모님에게 좋지 않아요."

 

부고란을 훑어 보던 마플 양은 눈에 익은 이름을 발견한다. 바로 1964년에 나온 <카리브 해의 미스터리>에서 우연히 만나 함께 사건을 해결했던 갑부 라피엘. 당시에도 몸이 좋지 않았던 그가 사망한 것이다. 강하고 고집이 세지만, 판단력이 뛰어났고 유머 감각도 있던 그는, 푸아로나 미스 마플 등 크리스티 소설 속 탐정을 제외하면, 내 기준으로 크리스티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 중 가장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그 책의 마지막은 마플 양과 라피엘 씨가 헤어지면서 끝나는데, 여태까지 내가 본 크리스티 소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끝맺음이었다.

 

크리스티의 소설은 종종 소설끼리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마플 양만 하더라도 14권의 책에 나왔기 때문에 앞서 나온 책의 사건에 대해 뒤에 나온 책이 언급하기도 하고, 마플 양보다 훨씬 더 많은 소설에 나왔던 푸아로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푸아로와 배틀 총경, 레이스 대령과 아리아드네 올리버 부인이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책도 있었다.

 

"저는 헤이스팅스 부인 댁에서 채소를 키우고 있어요. 따분하긴 하지만 필요하죠. 자, 저는 이만 가 봐야겠네요."

그녀의 눈길이 기억해 두겠다는 듯 마플 양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고 지나갔으며, 그런 후에 씩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걸어갔다.

헤이스팅스 부인? 마플 양은 헤이스팅스 부인이라는 이름은 기억이 나질 않았다. 헤이스팅스 부인은 그녀의 친구이거나 정원일을 함께 하던 사람이 아니었다. 아, 어쩌면 지브롤터 로 끝의 새집에 사는 사람일지도 몰랐다. 작년에 그곳으로 서너 가족들이 이사를 왔다.

 

헤이스팅스라는 이름만 보면 자연스레 푸아로의 친구인 아서 헤이스팅스가 떠오르게 된다. 혹시?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뒤에 가면 이 사칭은 거짓임이 드러나지만, 어차피 어떤 이름을 대도 중요하지 않을 것을 굳이 크리스티의 팬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성을 사용하는 것이 좀 이상했다. 아마도 이 의문은 크리스티가 좀 더 오래 살았다면 풀렸을지도 모른다. 사실 이 소설은 크리스티가 생전에 쓴 마플 양의 마지막 소설이라고 한다. 출판은 1976년의 <잠자는 살인>이 마플 양이 등장하는 마지막 소설이자 크리스티 생전에 출판된 마지막 책이지만, 사실 이 책이 크리스티가 마지막으로 집필한 책이며, 애초에 크리스티는 마플 양 3부작을 기획하고 <카리브 해의 미스터리>와 연결하여 <복수의 여신>을 썼다고 한다. 결국 마지막 마플 양의 소설은 크리스티의 머릿속에만 남게 된 것이다. 푸아로에게 멋진 결말을 선사한 <커튼>을 생각해보면, 크리스티가 그린 마플 양의 마지막 모습을 독자로서 읽을 수 없게 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세인트 메리 미드의 제인 마플 양에게

이 편지는 내가 죽은 후 훌륭한 변호사인 제임스 브로드립이 전해 드리게 될 거요. 제임스 브로드립은 내가 사업이 아니라 개인적 문제에 관한 법률 조언을 받기 위해 고용한 사람이라오. 착실하고 믿을 만한 변호사지. 대다수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 사람 또한 호기심이라는 죄악을 저지를 수 있소. 나는 그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지 않았다오. 어떤 면에서 보면 이 문제는 당신과 나 사이의 일로 남게 될 거요. 친애하는 마플 양, 우리의 암호명의 네메시스요. 당신이 처음으로 내게 그 말을 한 것이 어디에서였는지,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였는지 잊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하오. 나는 오랜 세월 사업을 하면서 직원을 뽑는 데에 한 가지 신념을 가지게 되었소. 재능이 있어야 한다는 거요. 그 직원이 할 일에 대한 재능 말이오. 지식도, 경력도 아니라오. 오로지 재능뿐이오. 특정한 일을 수행하는 데 타고난 재능 말이지.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당신은 정의에 관한 한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소. 다시 말해 범죄에 대한 타고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 특정한 범죄 사건 하나를 조사해 주셨으면 하오. 내가 당신 앞으로 남겨 둔 돈이 있소. 만약 내 요청을 수락하고, 이 범죄 사건을 조사한 결과가 명확히 밝혀진다면 그 돈은 당신의 것이 될 것이오. 이 임무를 위해 당신에게 1년이라는 기한을 드리오. 당신은 젊지는 않지만, 강한 사람이지. 최소한 1년간은 죽음이 당신을 데려가지 않으리라 믿소.

당신이 이 일로 불쾌해하지는 않을 걸 생각하오. 당신은 조사에는 타고난 천재이지. 이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언제라도 보내 드릴 거요. 이 일을 수락할 것이냐, 아니면 현재의 삶을 고수할 것이냐는 당신의 선택에 맡겨 두겠소.

당신이 어떤 종류의 류머티즘으로 고생하든 편안하고 안락하게 받쳐 줄 의자에 앉아 있는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오. 당신 나이대의 사람들은 류머티즘으로 고생하기 마련이지. 무릎이나 등에 류머티즘이 걸렸다면 돌아다니기가 힘들어 주로 뜨개질을 하며 시간을 보내겠군. 그날 밤, 분홍색 스카프를 두르고 갑자기 방에 쳐들어 와 내 잠을 깨우던 당신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오.

스웨터와 스카프를 그 밖에 이름도 모를 다른 많은 훌륭한 것들을 뜨는 당신의 모습이 눈에 선하군. 만약 계속해서 뜨개질을 하는 편이 더 낫겠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해도 좋소. 만약 당신이 정의를 수호하는 편이 더 낫겠다고 생각한다면, 이 사건에 흥미가 있길 바라오.

공의가 물처럼 흐르게 하고

정의가 마르지 않는 강처럼 흐르게 하라.

-아모스 서

 

라피엘 씨의 변호사로부터 연락이 온다. 변호사가 남긴 라피엘 씨의 편지. 그리고 임무 완수 시 받을 수 있는 금액 2만 파운드. 현재 기준으로는 약 3400만원 정도이다. 물론 이 당시에는 그보다 더 큰 가치였겠지. 과연 이 정도면 당시에는 어느 정도 돈이었을까 궁금했다. 19세기, 그러니까 1800년대 파운드는 오늘날 50배 가치였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2만파운드라면 20억, 물론 이 소설이 나온 시기는 1971년이니까 그 정도는 아니었겠지만, 지금의 3400만원 보다는 더 많은 가치일 것이다. 2만 파운드는 영국 소설에서 엄청난 금액을 말할 때 종종 등장하는데, 80일간의 세계 1주에서 주인공 포그가 걸었던 돈이 2만 파운드이며, 제인 에어가 엄청난 유산을 상속받았다고 나오는데 그 금액이 2만 파운드였다. 아마도 미국의 백만장자와 비슷한 표현일 것 같다. 죽은 사람이 엄청난 갑부이며, 또 마플 양이 노년기를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배려했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3억 정도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대략 20~30년 정도지나면 물가가 2배 정도 오르는데 40년 전의 일이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노후 자금으로는 60세부터 90세까지 총 5억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때의 마플 양은 아무리 적게 잡아도 70대는 지났을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 등장한 것이 1930년 <목사관의 살인>이었고, 그때도 절대 젊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노부인이라고까지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확실히 노처녀라는 표현은 있었던 것 같다. 마흔으로 잡아도 일흔은 훌쩍 넘어가는 나이이다. 이런 할머니가 살인 사건을 해결한다는 게 지극히 소설 속의 이야기로만 여겨질 수 있지만, 생각해보면 이 소설을 쓸 무렵 크리스티의 나이도 여든 즈음이었다.

 

"저 노부인이 섬뜩하게 느껴지는군요."

앤드류 맥닐 경은 마플 양에게 작별인사와 감사의 인사를 전한 후 말했다.

"너무나도 상냥하고...... 동시에 너무나도 냉혹합니다."

국장이 말했다.

완스테드 교수는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차까지 마플 양을 안내했고, 다시 돌아와 마지막으로 몇 마디를 나누었다.

"마플 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에드먼드?"

"내가 만난 여자 중에 가장 무시무시한 여자던군."

내무부 장관이 말했다.

"냉혹하다는 말입니까?" 

완스테드 교수가 물었다.

"아니, 아니, 그런 뜻은 아니네만....... 글쎄, 아주 무서운 여자야."

"네메시스라."

완스테드 교수는 생각에 잠겼다.

교도소장이 끼어들었다.

"마플 양을 보호하던 그 두 여자 사립탐정이 그날 밤 마플 양에 대해 아주 놀라운 이야기를 해 주었다네. 둘은 그 집에 쉽게 들어가 아래층의 작은 방에 몸을 숨겼다가 모두들 윗층으로 올라간 후에 한 명은 벽장 안으로 들어갔고 다른 한 명은 바깥에서 망을 보았다네. 침실 벽장에 숨어 있던 여자가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왔더니 그 노부인이 복슬복슬한 분홍색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고 지극히 평온한 얼굴로 마치 늙은 여선생처럼 이야기하고 있더라지 뭔가. 경악했다고 하더군."

"복슬복슬한 분홍색 숄이라. 그래, 그래, 기억이 나는군......."

완스테드 교수가 말했다.

"뭐가 기억난다는 건가?"

"라피엘 씨가 한 말. 한번은 내게 마플 양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는 웃음을 터뜨렸지. 평생 단 한 가지 잊을 수 없는 게 있다고 했어. 서인도 제도에 있을 당시 복슬복슬한 분홍색 스카프를 머리에 두르고 그의 침실로 쳐들어와 당장 일어나서 살인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던, 이 세상에서 가장 웃기고 정신 나간 할머니라고 햇어. 그리고 그가 '도대체 당신이 뭔데 이러는 거요?'라고 묻자 마플 양은 자기가 네메시스라고 대답했다지. 네메시스라! 그처럼 네메시스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도 없을 거라고 그가 말했다네. 난 복슬복슬 분홍색 스카프의 감촉이 좋아. 아주 좋아하지."

완스테드 교수가 생각에 잠겨 말했다.

 

네메시스, 복수의 여신은 라피엘 씨와 마플 양 사이의 암호였다. 아마도 이들은 정확히 이 단어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강력한 사건을 함께 공유한 두 사람끼리 완벽하게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단어이니까.

 

"흠, 그리 열정적인 젊은이는 아닌 것 같군요. 마플 양께 좀 더 열렬하게 고마워할 줄 알았는데요."

"오, 괜찮아요. 그 젊은이가 그러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안 그래도 당황해서 쩔쩔매는 게 안쓰러웠는데요."

마플 양이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이렇게 덧붙였다.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새 인생을 살아야 하고, 모든 걸 새로운 각도에서 봐야 할 때는 아주 당황스러운 법이잖아요. 그 젊은이라면 잘 해낼 거라고 생각해요. 격렬한 증오심에 불타오르지도 않고, 그게 어디에요. 왜 그 아가씨가 그를 사랑했는지 잘 알 것 같네요......."

"뭐, 어쩌면 이번에는 그 청년이 정신을 차리고 제대로 살지도 모르겠습니다."

"글쎄요. 그 젊은이가 혼자서 제대로 해 나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네요....... 물론."

그녀는 말을 이었다.

"혹시라도 참한 아가씨를 만나게 된다면 몰라도 말이에요."

"제가 마플 양을 좋아하는 건, 마플 양의 유쾌할 정도로 실용적인 사고방식 때문입니다."

 

역시 우리의 마플 양은 사건을 해결한다. 개인적으로 <카리브 해의 미스터리> 속 라피엘의 캐릭터도 좋았고, 마플 양도 좋아하는 탐정이기 때문에 구성은 반가웠지만, 긴장도는 떨어졌다. 어마어마한 갑부인 라피엘 씨가 이런 식으로 마플 양에게 도움을 요청할 정도이면, 사건은 분명히 직계 가족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며, 꼼짝달싹 못하는 함정에 빠진 젊은이가 왜, 그리고 어떻게 자신이 저지르지도 않은 죄를 뒤집어썼으며 진범이 누구인지 밝혀내는 과정으로 흘러가리라는 것은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더구나 누가 범인일지도 생각보다 빨리 노출되기도 했다. 아마 이 다음 소설은 라피엘 씨의 아들이나, 이 책에서 언급만 되고 지나간 딸의 자손, 혹은 <카리브 해의 미스터리>에서 인연을 맺었지만 여기에서는 별다른 사건이 없었던 잭슨이나 재혼해서 앤더슨 부인이 된 에스더 월터스 등의 이야기가 펼쳐지지 않았을까. 물론 책으로 나왔다면 말이다. 처음부터 3부작을 기획했다면, 방점은 마지막 책에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 책은 첫번째 책과 마지막 책의 연결고리였을지도 모르고. 여러 모로 아쉬웠다.

 

"이제 저희가 보관하고 있는 그 돈은 마플 양이 원하시는 대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마플 양의 계좌로 넣어 드릴까요, 아니면 투자 문제와 관련해 저희와 의논을 해 보고 싶으신가요? 꽤 많은 액수입니다."

"2만 파운드라. 예, 내가 보기에는 아주 큰 액수예요. 청말 엄청난 액수예요."

"원하신다면 저희 주식 중개인을 한 명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투자에 관련해 여러 가지 조언을 해 드릴 겁니다."

"오, 난 그 돈을 투자할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그러는 편이......."

"내 나이에 돈을 아낄 이유가 없죠. 더구나 이 돈을요....... 라피엘 씨께서 그런 의미로 이 돈을 나에게 주었다고 생각해요....... 한 번도 맘껏 즐길 만한 돈이 없었던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말이에요."

"예,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은행으로 보내 달라는 말씀이시죠?"

브로드립 씨가 말했다.

"세인트 메리 미드, 하이 가 132번지, 미들턴 은행이에요."

"저축예금 계좌가 있으시겠죠? 저축예근 계좌로 보내 드리면 될까요?"

"물론 아니에요. 당좌 예금 계좌로 넣어 주세요."

"설마......."

"정말이에요. 당좌 예금 계좌로 넣어 주셨으면 해요."

마플 양이 말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두 신사와 악수를 나눴다.

"은행 지점장과 상담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마플 양, 궂은 날에 대비해 여윳돈이 필요할지 어떨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궂은 날에 대비해 필요한 건 딱 하나, 우산뿐이에요."

마플 양이 말했다.

그녀는 다시 한 번 두 신사와 악수를 나누었다.

"정말 고마워요, 브로드립 씨. 그리고 슈스터 씨 당신도요. 두 분 다 아주 친절하게 대해 주셨고 내게 필요한 정보도 모두 주셨죠."

"정말로 그 돈을 당좌 예금 계좌로 넣어 드리길 원하십니까?"

"예, 난 그 돈을 다 써 버릴 거예요. 신나게 살아 볼 작정이에요."

그녀는 문을 나서다 뒤돌아보고는 웃음을 터뜨렸다. 순간 브로드립씨보다 상상력이 좀 더 풍부한 슈스터 씨는 시골의 가든 파티에서 목사와 악수를 나누는 젊고 예쁜 아가씨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일순간 마플 양이 그의 기억 속에 있는 한 아가끼, 젊고 행복하며 인생을 즐기던 한 아가씨의 모습과 겹쳐졌다.

"라피엘 씨는 제가 즐겁게 살길 바라셨을 거예요."

마플 양이 이렇게 말하고는 문을 나섰다.

"네메시스. 라피엘 씨가 마플 양을 그렇게 불렀었다네. 네메시스. 마플 양만큼 네메시스와 어울리지 않는 사람도 없을 것 같은데, 안 그런가?"

브로드립 씨의 말에 슈스터 씨가 고개를 끄덕였다.

"라피엘 씨가 농담한 게 분명해."

브로드립 씨가 덧붙였다.

 

아마도 이 책의 마지막에서 라피엘 씨의 유산을 받은 마플 양은 또 한 번 여행을 떠나지 않았을까? <카리브 해의 미스터리>는 서인도 제도, <복수의 여신>은 런던 정원 여행, 아마도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은 미지의 소설에서는 그 유산을 가지고 망중한을 즐기던 마플 양에게 생긴 마지막 사건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어쩌면 푸아로의 마지막을 다룬 <커튼>이, 첫 소설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의 바로 그 장소에서 막을 내린 것처럼, <목사관의 살인>의 바로 그 장소, 세인트 메리 미드에서 벌어졌을 수도 있고. 자꾸 미지의 소설에 대해 안타까웠지만, 이 소설의 결말도 마음에 들었다. 어쨌든 라피엘 씨의 유산으로 마플 양은 말년을 평화롭게 보냈을 것이라고 생각되니까. 의도된 죽음이라고 해도 <커튼>에서 푸아로의 마지막을 독자로서 보게 되는 것은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일이다. 그 인물에 대한 어떠한 열린 결말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왠지 모르게 냉정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우리의 마플 양에게 가장 어울리는 결말이자, 독자가 보고 싶은 끝맺음이자 작가가 선물하고 싶은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