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고통 이후 오퍼스 10
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 / 이후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남의 슬픔을 너무 아름답게 찍었어요. 예술애호가입네 하고 잘난척 떠드는 작자들은 아름답다고 찬사를 보내겠지만 사진 속 인물들은 슬프고 외로워요. 근데 사진은 세상을 아름답게 왜곡시키죠. 따라서 이 전시회는 말짱 사기극인데 우습게도 사람들은 거짓에 열광하죠."

 

영화 <클로저>에서 나탈리 포트먼이 줄리아 로버츠의 사진전에 가서 한 말이다. 영화의 중심 내용과는 크게 상관없고, 캐릭터의 특징을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내내 그 생각이 났다.

 

수전 손택은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이며, 미국의 대표적인 지성이기도 했다. 이 책은 2003년에 나온 책으로, 그 다음해 사망한 수전 손택의 마지막 책이다. 내가 읽은 수전 손택의 첫 책이기도 하다. 아직까지는 유일한 책이지만, 아마 좀 더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타인의 고통을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수많은 참사를 다룬 사진을 보면서, 우리는 사진 속 인물의 고통에 연민과 동정을 보내지만,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또 그 사진이 충실하게 현실을 재현했다고 할 수 있을까? 내가 너의 아픔을 알고 있어, 라는 태도가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 나이가 점점 들어가며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9.11 테러 직후 나온 이 책은, 그 내용 때문에 미국 내에서도 상당한 비판을 받았다고 한다. 책의 내용이 두껍지는 않지만, 정확히 필요한 말만 들어가 있으며 모자람이 없다. 한국판에만 실려 있다는 사진 자료도 훌륭하고, 원서에는 없는, 수전 손택이 별도로 기고했던 글 네 편도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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