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공 JLPT 일본어능력시험 N1 단어 - 24일 완성, 3-STEP으로 이해를 돕는 똑똑한 단어장 시나공 JLPT 일본어능력시험
이규환 지음 / 길벗이지톡 / 202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0

 

 일본어 능력시험 볼 건 아니지만 한번쯤 이런 책 보고 싶었다. 아는 것도 별로 없는데 내가 산 책은 《시나공 JLPT 일본어 능력시험 N1 단어》다. N1은 일본어 능력시험에서 가장 어렵다고 한다. 그저 일본어를 좀 오래 알아서 이걸 샀다. 아니 어쩌면 맨 앞에 나온 우키요에 때문일지도. 24일 완성이라는 말이 있는데, 책을 사고 시간이 조금 지난 뒤에 펴봤다. 하루동안 해야 할 게 꽤 많아서, 이렇게 많은 걸 하루에 다 해야 해 했다. 잠깐 보고 이걸 언제 하나 하면서 첫날 것도 안 봤다. 처음부터 공부해야 할 양에 질려서 책을 더 안 봤다.

 

 

 

 1

 

 책을 딱 한번 펴보고 다른 곳에 두고는 다른 책을 보다가 저걸 해야 할 텐데 하다가 또 며칠이 지났다. 며칠이 아니고 몇달이던가. 책을 사두고 묵혀두다니. 얼마전에 다른 걸 하고 난 뒤 시간이 남았다. 낱말을 외우려면 써 보기도 해야 하는데, 그냥 한번 훑어봐야겠다 하고 첫째날 걸 봤다.

 

 첫째날 낱말 보기 전에 이 책을 쓴 사람이 쓴 말을 보고, 여기 담긴 낱말이 1200개라는 걸 알았다. 하루에 공부해야 하는 건 50개다. 50개 하루에 다 외우기 어려울지도. 그러고 보니 중학생 때인가 영어 낱말 외우기도 했구나. 쪽지시험이 있어서 외운 거기는 하다. 그때 잘 외웠는데. 한자도 잘 외웠는데. 갑자기 그게 생각나다니. 잠깐 외우는 건 그때뿐일지도 모르겠다.

 

 낱말 50개 읽어 보는 데 40분 넘게 걸렸다. 낱말만 보는 건 아니고 옆에 다른 것도 있었다. 낱말풀이, 연관낱말, 예문 이렇게 세단계다. 그걸 다 봤다. 40분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닌가. 하루에 40분이면 될 텐데. 그저 눈으로 읽기만 했구나. 이 책 보니 다 쓰지는 못해도 내가 아는 낱말 많았다. 첫째날 거 보고 이렇게 생각하다니.

 

 

 

 2, 3

 

 첫째날 낱말을 훑어보고 거의 한주가 지나고 다음을 봤다. 그동안 뭐 한 거야. 날마다 봐야 이십사일 동안 볼 텐데. 첫번째는 그냥 한번 보고 다음에 쓰면서 외워볼까. 둘째날 낱말 보는 데는 30분 걸렸다. 30분 동안 보고 나서 시간 그렇게 많이 안 걸리네 했다. 첫째날보다 십분 줄었으니 좋은 거겠지. 지나고 나서 30분밖에 안 걸렸구나 했다. 책을 볼 때는 왜 이렇게 많아 하면서 한장 한장 넘겼다. 이런 건 재미없나 보다. 일본말이어도 만화나 소설이 더 재미있지, 낱말만 보는 건 조금 지루하다.

 

 둘째날 낱말 50개 봐도 시간이 남아서 셋째날 것도 봤다. 하루에 이틀치를 보다니. 하루 더 볼 수 있었는데, 그만 보기로 했다. 졸려서. 공부라기보다 책 읽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그렇게라도 한번 훑어보는 거 괜찮겠지. 한번만 보면 기억에 남지 않겠지만 여러 번 보면 머릿속에 남을 거다. 낱말 들어서 외운 게 훨씬 많다(만화영화). 새로 알게 되면 기억하는 것도 있지만 어쩐지 그건 시간이 걸리는 것 같기도 하다.

 

 

 

 *

 

 겨우 사흘 보다니. 공부라고 말하기도 부끄럽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그저 읽기만 했다. 이 책은 한달도 아니고 이십사일 동안 보면 되는데 그걸 못하다니. 날마다 못 보고 띄엄띄엄 보다가 이십사일 넘는다 해도 끝까지 보도록 해야겠다. 시간이 남을 때 보기보다 시간을 만들어서 보면 더 좋을 텐데. 하는 것도 없으면서 시간 없는 척을 했다. 시간 많지만 거의 책을 본다. 그렇다고 책 보는 시간이 아주 긴 건 아니다. 다른 거 한 다음에 책을 봐서.

 

 이 책을 보면 한자로 쓰인 게 많은데, 일본책을 보면 한자보다 히라가나로 쓸 때가 많다. 그것도 사람에 따라 다르던가. 누군가는 한자로 쓰고 누군가는 히라가나나 가타카나로 쓴다(이건 이런저런 책을 보다보면 자신이 알게 되는 거구나). 일본 사람이 자주 쓰는 말이 있기도 한데, 좀 어려운 말을 쓴 것도 있다. 일본 사람이 자주 쓰지 않는다 해도 그런 말이 있기는 하겠구나.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쓴 책인데. 내가 아는 척을 했다.

 

 휴대전화기 없는 난 그냥 책만 봐야 하지만, 휴대전화기가 있다면 들으면서 공부할 수 있단다. 듣는 게 더 기억에 잘 남는 것 같다. 요즘 나오는 책은 다 그렇던가. 난 시대와 뒤떨어졌구나.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인터넷이 있어서 일본말을 익힌 거나 마찬가지니 아주 뒤떨어진 건 아니겠지.

 

 

 

 **

 

 이걸 쓴 다음에 책을 더 봤다. 이런 건 책을 다 본 다음에 써야 할지도. 아주 다른 건 안 쓸 것 같아서 그냥 썼는데. 별거 안 썼구나. 처음엔 날마다 보기 어렵더니 며칠 보니 조금 버릇이 된 건지, 다음날이 오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치 보는 데 삼십분에서 그것보다 조금 더 걸릴 때도 있다. 한번 죽 보고 끝에 나오는 연습문제 풀 때는 잘 푸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면 잊어버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안 되는데 말이지. 이대로 한번은 끝까지 볼 것 같다. 그것만이라도 어딘가 싶기는 하다.

 

 시나공이라는 말 보면서 무슨 말인지 몰랐다. 이런 거 처음 봐서 말이지. ‘시나공은 시험에 나오는 것만 공부한다’는 뜻이었다. 시험에 나오는 것만 공부한다니. 조금 아쉽구나. 그런 책을 사고 아쉽다고 하다니. 시험 보려고 하는 건 아니어서. 막상 공부하려고 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까지는 대충 했는데. 앞으로도 대충 할 것 같다. 아주 안 하는 것보다 나을지. 그저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한다고 해야겠구나.

 

 

 

희선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2-10-05 10: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나공 수험서로 유명한 브랜드로 알고 있어요. 표지가 말씀하신대로 특이하네요~ 아주 예전에 토익본다고 이런 수험서를 샀던 적이 있는데 참 재미가 없더라구요ㅎㅎㅎ 일본어 히라가나만 하다가 결국 그 벽을 못 넘고 때려친 기억이 납니다ㅠㅠ 일본어는 한글이랑 어순도 동일한데 왜 어려운지 말이죠.

희선 2022-10-06 23:51   좋아요 1 | URL
그동안 시나공 보면서 그냥 이름으로만 알았는데, 줄임말이었다니... 이것도 안 샀다면 지금도 몰랐을 것 같습니다 토익, 그런 건 생각도 못한... 영어는 학교 다닐 때만 하고 그 뒤로는 안 했네요 2022년에 기초부터 할까, 생각했는데... 한해가 다 가고 있는 지금도 못하네요 거리의화가 님은 중국어 공부하시니, 대단합니다 중국어 공부한 것처럼, 일본말도 드라마 보시면 들리고 글도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scott 2022-10-05 10: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이책 미리 보기로만 봤는데 굉장히 좋은데요
단어는 N1 출제 비중에 맞춘 단어에
예문도 출제 시험 지문 문장에도 나오는 수준의 한자와 어휘로 !ㅎㅎ

한자를 익을 줄(의미를 아는 정도) 알아도
일본어는 발음이 다르고
그리고 쓰기가 힘든(잘 안외워지능 ㅎㅎ) 언어죠
일본 정규 교육 과정 초등은 150자 중등은 천 자 고등은 천 오백 자 정도 한자를 익힌다고 합니다
대학에 올라가면 만 에서 만오천은 알아야 졸업 할 수 있다고 ㅎㅎㅎ
스맛폰 세대인 일본 젊은이들 중에 한자를 손으로 잘 못쓴다고 합니다 !
세종 대왕
한글 만쉐!

희선 2022-10-07 00:00   좋아요 1 | URL
미리보기로 보시다니, 그것만 보고 괜찮다고 생각하시는 건 잘 아셔서 그렇군요 저는 그저 그런가 보다 하면서 읽었습니다

일본 사람은 한자도 공부해야죠 지금 사람은 한자 잘 못 쓴다는 말 본 적 있어요 만화 같은 데서 휴대전화 쓸 때 보면 히라가나로 쓰면 한자로 바뀌더군요 그러니 더 쓰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작가는 어려운 한자를 쓰기도 하고... 일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영어보다 일본말로 쓰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영어가 약해서... 약하다기보다 많이 모르는군요

오래전에 만든 한글이지만, 사라지지 않은 것도 다행입니다 많은 사람이 한자를 썼지만, 공부하는 건 한글로 표기했다고도 하죠 지금과는 다른 한글이겠지만...


희선

mini74 2022-10-05 12: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나공 저도 무슨 뜻인지 몰랐어요 ㅎㅎ 희선님 말씀대로 안 하는 것보단 낫지요. 파이팅입니다 *^^*

희선 2022-10-07 00:01   좋아요 0 | URL
시나공이라는 말은 자주 봤는데, 그 뜻은 이거 보면서 알았습니다 앞으로 반 남았습니다 여전히 그냥 읽지만... 두번째에는 한번이라도 써봐야겠습니다


희선

페넬로페 2022-10-05 13: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시나공이란 말이 있군요.
왠지 웃프네요.
공부가 원래 그렇지 않나요
계획은 세웠는데 실천은 잘 못하는거요~~
그래도 희선님은 일본어 잘 하시니 천천히 보셔도 될 것 같아요^^

희선 2022-10-07 00:02   좋아요 1 | URL
책이 어떤지만 봤을 때는 하루에 이렇게 많이 해야 하다니 했는데, 읽기라도 하니 한장씩 넘어가고 어느새 하루치를 다 봤습니다 며칠 동안은 지루한 느낌도 들었는데, 며칠 더 지나니 나름 재미있더군요 아주 모르고 보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아는 게 나은 건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하나도 모르고 보면서 익히기도 하지만...


희선

새파랑 2022-10-05 15: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표지의 파도사진 북플에서 본거 같은데 제목이 생각 안나네요😅

희선 2022-10-07 00:03   좋아요 1 | URL
얼마전에 미니(mini74) 님이 올렸죠 가쓰시카 호쿠사이가 그린(우키요에는 판화군요) 파도예요 새파랑 님이 쓰신 ‘파도사진’이라는 말에 제목이 들어갔네요 그 말대로인 제목이네요 예전에 바람돌이 님도 호쿠사이 우키요에를 올렸어요


희선

서니데이 2022-10-06 22: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에는 JLPT 1급 단어장으로 시사일본어사에서 나온 책으로 본 것 같은데, 이 책도 한 번 보고 싶네요. 전에는 JLPT교재가 일본어 공부하기에 좋은 편이었어요. 이제는 오래되어서 시험유형도 잘 기억나지 않아서 나중에 다시 공부를 해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희선님, 즐거운 단어공부하시면 좋겠어요. 좋은하루되세요.^^

희선 2022-10-07 00:09   좋아요 1 | URL
시사일본어사도 자주 본 듯합니다 보기만 한... 공부하는 책은 잘 안 봐서 어떤 게 좋은지 잘 모릅니다 잘 모를 때보다 조금 안 다음에 책으로 정리하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낱말은 이 책 하나만 볼 것 같네요 처음엔 재미없었는데, 조금 보다보니 나아졌어요

이번주 오늘이 가면 주말이네요 서니데이 님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그동안 고생했어요

사람 사는 게 거기에서 거기라 해도

많이 힘들었지요

 

삶은 마음대로 되지 않지요

마음대로 되지 않아

재미있다고도 하지만,

그건 위로하는 말이겠네요

 

그대, 언제나 힘들고 아프기만 하지 않았겠지요

가끔 괜찮은 일도 있었기를 바라요

 

잘 가요

멀리 나가지 않을게요

 

 

 

희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ini74 2022-10-05 1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에게도 오늘 하루 괜찮은 일도 있었던 날이기를 ~~ 날씨가 차네요. 따뜻하게 입으세요 *^^*

희선 2022-10-06 23:43   좋아요 0 | URL
또 하루가 다 가네요 다시 새로운 하루가 오지만... 가을이 더 깊어가는 비가 자주 내리는 듯도 합니다 동쪽에 비 온다고 했지만... 다음주에 비 소식 있어요


희선

새파랑 2022-10-05 15: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재미있다고 하는건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서 하는 말이지 그당시에는 정민 힘들었겠죠?

그래도 가끔 괜찮은 일이 있기에 어떻게든 사는거 같습니다~!!

희선 2022-10-06 23:45   좋아요 1 | URL
마음대로 안 되는 게 많으면 속상하죠 맞아요 사는 게 마음대로 되지 않아 재미있다고 여기는 건 나중이죠 뭐든 그때보다 시간이 흘러야 어떤지 아는 것 같기도 합니다 좋은 일은 좀 다르던가

늘 안 좋은 일만 있는 게 아니어서 다행이죠 다 그렇게 살겠습니다


희선
 

 

 

 

사람 마음은 바람처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해

 

누군가 자신을 의지하면

잠깐은 좋아도 시간이 흐르면 무겁지

 

남도 마찬가지야

매달린다면 사람이 아닌 데 매달려

책이 가장 좋을 것 같아

 

책은 언제든 어디서든

널 반겨줄 거야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새파랑 2022-10-05 14:3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은 절대 배신하지 않죠 ~!!

희선 2022-10-06 23:29   좋아요 1 | URL
배신하지 않는 책... 말이 없지만, 말이 많기도 한 책이네요


희선
 
다 같은 나무인 줄 알았어 뚝딱뚝딱 우리책 10
김선남 지음 / 그림책공작소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집에서 밖으로 나가면 어디에나 나무가 있어. 누군가의 집 마당에 아파트에 길가에 멀리 보이는 산에. 나무는 산이나 숲에만 있지 않아. 사람과 가까이 사는 나무는 좋은 친구야. 나만의 나무가 하나 있다면 더 좋겠지만, 없어도 괜찮아. 길에서 만나면 돼. 나무는 내가 반가울까. 그러고 보니 나무한테 제대로 인사 안 해 봤어. 나무한테 인사하면 나무가 나뭇잎을 흔들지도 모르잖아. 그런 거 조금 무서울까. 난 재미있을 것 같아.

 

 어렸을 때 난 시골에 살기는 했는데 나무에 올라가 본 적은 없어. 나무에 올라가기 괜찮을 것 같은데. 사람이 나무에 올라가는 건 나무를 괴롭히는 걸까. 나무에 올라가다 나뭇가지를 꺾으면 안 되니 안 올라가는 게 낫겠어. 나무에 꽃이나 잎이 없으면 그 나무가 어떤 나무인지 잘 몰라. 그런 게 없어도 알려면 나무를 자주 만나야겠어. 봄 여름 가을뿐 아니라 겨울에도. 봄엔 나뭇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나무가 반겨줘. 매화, 산수유, 벚꽃. 나무는 다 꽃을 피운대. 꽃이 커서 알아보기 쉬운 것도 있지만 작아서 꽃인가 하는 것도 있을 거야. 그런 것도 잘 보면 좋을 텐데.

 

 꽃으로 인사하는 나무도 있고 연푸른 새잎으로 인사하는 나무도 있어. 어쩌면 세상엔 그런 나무가 더 많을지도 모르겠어. 은행잎이나 단풍잎 나온 지 얼마 안 된 거 본 적 있어. 그거 참 작고 귀여워. 색깔도 예뻐. 사철 내내 푸른 나무를 빼고는 많은 나무가 봄에 연푸른 새잎을 내보내겠지. 감잎도 예뻐, 대추나무 잎도. 어렸을 때 대추나무 별로 안 좋아했어. 대추나무에 벌레가 많았거든. 그런 벌레가 아주 없으면 안 되겠지만. 지금 생각하니 그거 송충이였어. 다행하게도 지금은 그런 벌레 안 보이더군. 벌레가 없는 게 문제인가.

 

 봄에 일찍 꽃을 피운 벚나무는 열매인 버찌를 일찍 달기도 하는군. 버찌는 거의 새가 먹을까. 버찌가 난 벚나무 밑을 지나면서 땅에 떨어지고 터진 버찌 많이 봤어. 도시에 사는 나무는 열매가 그렇게 되는군. 벚나무는 슬플지도 모르겠어. 사람은 노란색 은행잎은 좋아해도 은행은 냄새난다고 싫어하는군. 은행은 약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이젠 그러지 않을까. 아니 그런 은행은 따로 키우는 건지도 모르겠어. 가을에 열매 맺는 나무 많군. 참나무과 무리도. 본래는 새나 동물이 나무 열매 먹지 않았을까. 사람이 그걸 먹게 되고 더 기른 것도 많을 것 같아. 맛이 좋게 한 것도 있겠어.

 

 가을에 나무는 열매만 맺지는 않아. 가을 나무는 겨울 날 준비를 하지. 그때 나뭇잎 예쁘지. 빨갛고 노랗게 물들잖아. 그건 나무가 나뭇잎으로 가는 영양분을 막아서 그렇더군. 시간이 더 흐르면 나무는 나뭇잎을 떨어뜨리지. 동백나무 매실나무 벚나무 앵두나무 산수유 살구나무 사과나무 석류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대추나무 감나무 배롱나무 산딸나무 이팝나무 때죽나무 자귀나무 메타세콰이어 양버즘나무(플라타너스) 단풍나무 소나무 사철나무. 이밖에도 내가 만나는 나무 더 있을 텐데. 한사람 한사람한테 이름이 있듯 나무를 비롯한 식물에도 이름이 있어. 동물도 그렇군. 사람이 지은 거긴 해도, 이름을 아는 것과 모르는 건 차이가 크겠어. 이름을 알면 더 가까운 느낌이 들지. 나무는 다 달라.

 

 

 

희선

 

 

 

 

 

 

 

 

 

 

 

 


댓글(26)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22-10-03 01: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 가을햇살 받은 나뭇잎이 참 예뻐요.
눈이 부시네요. 나무는 참 하는 일도 많고 대단히 소중한 생물입니다. 어느 마을에 걸어들어가 오래된 나무를 마주하면 그저 입이 안 다물어져요. 신령한 힘이 느껴지는 게. 사람도 그렇듯 나무도 다 다르지요. 같은 게 없어요.

희선 2022-10-03 01:37   좋아요 5 | URL
프레이야 님 잘 보셨어요 가을햇살 받은 나무 맞아요 이 책을 보기로 하고 나무를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책을 보고 올려야지 하는 생각으로... 책 보기 전부터 사진을 담다니, 좀 우습지요 오래된 나무 보면 신령한 힘이 느껴지겠습니다 사람보다 오래 사는 나무기도 하네요 사람과 나무 비슷한 느낌이 들지만, 사람이 나무를 닮으려 하면 더 좋겠습니다


희선

거리의화가 2022-10-03 07: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그림도 올려주신 사진도 정말 이쁘네요.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됩니다. 이 책 도서관에 있을지 찾아봐야겠어요. 없으면 신청하는 걸로^^ 사시사철 나무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도 또 하나의 행복인 듯 싶어요.

희선 2022-10-04 23:52   좋아요 3 | URL
세상에 나무가 있어서 다행이죠 꽃이 필 때도 예쁘지만 나뭇잎도 좋지요 봄뿐 아니라 여름 가을 겨울에도 나무를 잘 보면 좋을 듯합니다 이렇게 말해도 어쩌다 한번 볼지도 모르겠네요 가까이 있어서 그런 건지도... 가끔이라도 나무와 인사하면 좋겠네요 나무도 반가워하겠지요


희선

Vanessa 2022-10-03 07: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우

Vanessa 2022-10-03 07: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쌍쌍따봉이욧

희선 2022-10-04 23:52   좋아요 1 | URL
Vanessa 님 고맙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2-10-03 09: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린시절 나무에 올라갔던걸 반성하게 됩니다 ㅋ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이유가 저런 생존에 관한 거였다니 처음 알았습니다 ^^

희선 2022-10-04 23:54   좋아요 3 | URL
새파랑 님은 어릴 때 나무에 올라가기도 하셨군요 나뭇가지 부러지지 않았으면 괜찮지 않을지...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는 아이가 나무에 올라가고 노는 거 좋아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 책 읽지는 않고 만화로 본 것 같네요


희선

Vanessa 2022-10-03 0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WA

mini74 2022-10-03 12: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눈이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산 속의 나무들은 같은 종끼리 서로 뿌리를 빧어 대화하고 물을 나눠주기도 한다는 글을 읽었어요. 꽃으로 인사하는 나무 새잎으로 인사하는 나무란 희선님 글 넘 예쁩니다 ~

희선 2022-10-04 23:58   좋아요 2 | URL
나무는 뿌리로 여러 가지를 나눈다고 하죠 곰팡이도... 큰 나무가 어린 나무를 보호했다는 이야기 본 적 있어요 나무가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있는 건 아니군요 그래도 보이는 것만 생각할 때가 많네요 나무는 이런 저런 상상을 하게도 하는군요


희선

책읽는나무 2022-10-03 13: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싱그러운 나뭇잎들 특히 마지막 은행잎은 곧 노랗게 물들 과정이 상상되어집니다.
예쁜 그림책이네요?^^
다 같은 나무인 줄 알았는데 올려다 보면 다 다르긴 해요. 그래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던데 나무 이름을 다 기억하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합니다. 특히 그것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어떻게 다 외울까요?^^

희선 2022-10-05 00:02   좋아요 3 | URL
어제 밖에 나가니 은행잎이 조금 노르스름해지기도 했더군요 같은 나무여도 잎이 나는 것뿐 아니라 물드는 것도 조금 다르네요 그런 거 보면 사람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사람도 다르고 사는 속도도 다르다는 게...

나무 잘 아는 사람은 나뭇잎 안 보고도 알겠지요 저는 그렇게는 못하는군요 어디에 어떤 나무가 있었지 하고, 그게 어떤 나무인지 알 뿐이네요 꽃이나 잎이 있어야 조금 아는... 걸으면서 자주 보이는 나무가 무슨 나문지 모른다는 걸 알기도 했습니다 그 나무는 이름이 뭘지... 몰라서 미안하네요


희선

호우 2022-10-03 14: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나무 이름도 많이 아시고 나무들을 잘 살핀 글도 너무 좋네요. 가을을 맞아 예쁜 편지를 받은 느낌이에요~~^___^

희선 2022-10-05 00:04   좋아요 2 | URL
많은 사람이 아는 나무가 아닌가 싶습니다 길이나 아파트에 많은 나무기도 하죠 제가 사는 곳은 아니고 그냥 지나다니면서 보는 아파트... 비가 오고 바람이 차가워졌어요


희선

그레이스 2022-10-03 15: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계수나무가 달콤한 향기가 나죠^^
빵굽는 냄새도 같고...

희선 2022-10-05 00:05   좋아요 3 | URL
저 글 계수나무 말하는 거예요 계수나무 본 적 없는 것 같은데, 찾아보니 잎이 하트모양이라고 하네요 잘 찾아보면 어딘가에 하나 정도 있을지도... 달콤한 냄새가 나는 건 잎이 떨어질 때라고 하는군요


희선

바람돌이 2022-10-03 16: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을 햇살과 나무와 책 사진 너무 좋아요.
희선님 덕분에 오늘 운동 나가면 보이는 나무들이 좀 더 특별해보일 것 같아요. ^^

희선 2022-10-05 00:08   좋아요 2 | URL
걷기에 좋은 가을입니다 바람이 조금 차갑지만, 걷다보면 괜찮군요 바람돌이 님 운동할 때 만나는 나무 많겠습니다 나무가 하나가 아니고 여러 가지여서 좋기도 하죠 가로수는 한가지일 때가 많지만... 아파트나 공원엔 여러 나무가 있군요


희선

scott 2022-10-03 16: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희선님이 찍으신 가을 나무들이 이토록 푸릇 푸릇 하다니 몇 주 후면 저 은행나무 잎이 노랗게 변하겠죠!

희선 2022-10-05 00:09   좋아요 2 | URL
이제 곧 물들 은행잎입니다 저건 아직 푸르지만 다른 나무 은행잎은 조금 노랗게 됐어요 벌써... 노랗게 물든 느티나무도 봤어요 다른 나무도 곧 물들겠습니다


희선

서니데이 2022-10-03 21: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늘 하루종일 비가 와서 그런지, 파란 하늘에 초록색 잎이 참 좋네요.
희선님, 연휴 잘 보내고 계신가요. 편안한 하루 되세요.^^

희선 2022-10-05 00:11   좋아요 3 | URL
그동안 비가 안 왔으니 와야 하는데, 많이 온다는 말이 있어서 조금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빗소리가 크게 들리기도 했네요 그렇게 비가 와서 미세먼지가 좀 좋아졌습니다 서니데이 님이 사시는 곳도 그랬겠네요


희선

페넬로페 2022-10-03 23: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늘도 나무도 너무 예뻐요.
산책길에서 나무의 색깔이 계절별로 달라지는 것이 좋은데 그래도 나무의 푸르름이 저는 제일 좋아요^^

희선 2022-10-05 00:13   좋아요 1 | URL
나뭇잎이 떨어지고 길에서 뒹굴면 어쩐지 쓸쓸하기도 해요 차라리 나뭇잎이 없는 게 덜 쓸쓸해요 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푸른 나무 좋지요 늦봄이나 초여름 나무... 잎이 짙은 여름엔 바람에 스치는 나뭇잎소리가 좋군요 파도소리 같은...


희선
 

 

 

 

 가끔 살기보다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해. 왜 사람은 살아서 힘들고 괴로워야 할까. 그건 죽지 않고 살아서 느끼는 거겠지. 죽으면 기쁨 슬픔 괴로움뿐 아니라 여러 가지 다 느끼지 못할 거야. 그게 편할 것 같은데.

 

 살아서 좋은 건 뭐가 있을까. 내 경우에는 하나밖에 없어. 책을 보고 글을 쓰는 거야. 편지도 쓰는군. 그뿐 아니라 가끔 걸으면서 자연을 만나는 것도 좋아. 그런 것도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 일이 있어서, 왜 살아야 할까 생각하기도 해.

 

 날마다 하고 싶은 걸 생각하고 그걸 하는 즐거움을 느끼면 살아서 좋구나 할까. 지금 생각하니 그건 게을러서 못하겠어. 게으른 나. 게을러서 살아 있기도 하지. 앞에서 말한 책읽기와 글을 쓰면서 하루하루 버틸까 해. 그러면 괴로운 일 덜 생각할지도 모르지.

 

 세상엔 나보다 더 힘든 사람 있다는 거 알아. 하지만 그런 사람을 생각하고 나는 낫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 나만 힘들지 않고 다른 사람도 힘든 일 한두 가지 있다고 생각하면 나을까. 아니 이것도 별로야. 그저 내가 살아야 할 까닭을 찾는 게 낫겠어.

 

 아직 읽고 싶은 책이 있어서 다행이야. 언제나 책은 있군. 그거 하나면 어때. 책이 나를 이 세상에 붙잡아 주는 거군. 책한테 고마워해야겠어.

 

 

 

희선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22-10-03 0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3 0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2-10-03 09: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책과 글이 있어서 대행인거 같아요. 잘 찾아보면 더 많은 이유가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희선 2022-10-04 23:37   좋아요 2 | URL
뭐든 하고 싶은 게 있어야 할 듯합니다 아주 안 좋을 때여도 그런 게 있으면 언젠가는 그걸 해야지 할 테니... 살아야 하는 다른 것도 많겠지요


희선

mini74 2022-10-03 12: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희선님이 읽고 싶은 책이 엄청 엄청 많이 나와서 오래오래 행복하고 즐겁길 바라봅니다 ~ 제가 읽고싶은 책도 덤으로 많이 나오면 좋겠어요 *^^*

희선 2022-10-04 23:39   좋아요 1 | URL
지금 나온 책에도 읽고 싶은 거 많은데, 잘 못 읽는군요 지난달엔 좀 봤을지도... 아니 지난달엔 오래 안 봐도 되는 걸 봐서 그렇군요 앞으로도 즐겁게 책 봐야죠 미니 님이 좋아하고 보고 싶은 책도 많이 나왔지요 앞으로도 나올 거예요


희선

2022-10-03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4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2-10-03 16: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과 글, 그리고 자연과 함께 하는 산책 우와 좋은게 너무 많잖아요. 저도 다 좋아하는것.
그리고 희선님의 책이야기 읽는 재미까지.... 우리 같이 열심히 읽고 열심히 써요. ^^

희선 2022-10-04 23:44   좋아요 1 | URL
세상엔 좋은 게 많지요 그런 걸 잘 보고 느끼면 살아서 좋구나 하겠습니다 시월엔 단풍이 예쁘게 들겠습니다 일부러 보러 가지는 않지만, 밖에 나가면 나무는 있으니 그거라도 보면 되죠 책도 많죠 다는 못 봐도 보고 싶은 거 조금이라도 보면 괜찮겠습니다


희선

2022-10-03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0-04 23:4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