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리지연 2 - 왕의 밀지를 찾아라
김화진 지음 / 다연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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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소설 《연리지연》을 보니 예전에 본 만화영화 <채운국 이야기>가 조금 생각났다. 그건 소설이 원작으로 만화영화 보고 소설도 몇권 만났다. 소설은 일본 사람이 썼지만 배경은 중국 같은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중국은 아니고 채운국이라는 나라다. 윤대비(화빈에서 윤중전으로 이제는 윤대비다)와 밀지를 받은 송현은 여성으로 공부하고 나랏일을 하고 싶어했다. <채운국 이야기>에도 그런 사람이 나온다. 홍수려는 어릴 때부터 공부했다. 여성은 관리가 되지 못한다는 걸 알고도 언젠가 꿈을 이루리라 여겼다. 왕 자류휘는 수려를 만나고 제대로 된 왕이 되기로 하고, 여성도 관리가 될 수 있는 법을 만든다. 수려가 가는 길은 쉽지 않다.


 윤대비는 힘을 가지고 무엇을 하려는 것인가 했는데 여성이 공부하게 하려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게 했다. 윤대비는 여학을 만들었다. 여인만 다니는 서당이다. 하지만 윤대비는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하려 했다. 가지고 싶은 게 있으면 힘으로 가지는. 그건 그리 좋지 않은데 말이다. 송현이 윤대비처럼 공부하고 평범한 여인으로 살고 싶지 않다 여기기는 했지만, 송현은 다른 사람 마음을 생각했다. 여기에서도 여성이 공부하고 일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오면 재미있기는 하겠지만, 그건 어려워 보인다. 윤대비 친정 사람이나 중전 집안 사람이 그걸 가만히 두고 보지 않을 테니 말이다. 윤대비가 여인이 다니는 서당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도 그리 좋게 여기지 않았다.


 왕이 된 온은 궐 밖으로 몰래 나갔다가 만난 송현(소윤)을 잊지 못하고, 중전 수연은 온 마음이 자신한테 오지 않는 걸 슬프게 여긴다. 신복군인 륜을 좋아하는 나인 청금은 윤대비 쪽 사람이었다. 청금은 륜과 송현이 만나는 모습을 보고 송현을 시샘하고 미워한다. 다행이라 해야 할지 청금은 송현이 다친 걸 보고 마음을 바꾼다. 송현이 죽으면 륜도 죽으리라고 생각했겠지. 윤대비는 죽은 왕이 쓴 밀지를 찾으려 했다. 밀지는 송현이 가지고 있다. 이름은 알아도 얼굴은 몰라서 다행이구나. 왕은 송현이나 륜을 지키려고 이런저런 준비를 해두었다. 그런 게 잘 돌아가서 송현과 륜이 다치기는 했지만 목숨을 잃지는 않았다. 힘이나 돈으로는 사람 마음을 얻기 어렵겠지. 윤대비는 그걸 모르는 것 같다. 윤대비는 힘과 돈이 있으면 뭐든 가질 수 있다 생각했다.


 송현과 함께 한양으로 온 억수는 아버지 원수를 찾으려 했다. 실제로는 원수가 아니고, 억수를 길러준 아버지는 친아버지가 아니었다. 억수는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알았는데 억수를 길러준 사람이 어머니를 죽였다. 억수가 찾는 사람, 원수가 아닌 아버지는 아주 가까이에 있었다. 송현을 도와준 허역관이다. 오해 때문에 큰일이 생겼지만 그건 잘 해결된다. 다른 일이 기다렸다. 그건 송현이 윤대비 뜻에 따라야 하는 거다. 윤대비는 송현을 허역관 딸인 소윤으로만 알았다. 소윤이 가진 재능을 탐냈다. 송현한테 윤대비는 부모 원수여서 윤대비와 가까이 있고 싶지 않았는데. 윤대비가 여러 사람을 죽였다 해도 송현은 윤대비를 아주 미워할 수 없었다. 송현과 윤대비는 다르면서도 닮았다. 송현이 궐에 가면 온을 만나겠구나. 운명의 장난인가. 온은 송현을 잊으려 애썼는데 잘 안 됐다.


 새로운 사람도 나왔다. 억수와 짝이 되는 사람이다. 아직 서로 마음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예진은 신기 같은 게 있었는데, 억수를 만나서 그게 없어지는가 보다. 그건 잘된 일일지 안 된 일일지. 무언가를 보는 건 편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예스러운 말투를 쓰지만 지금 사람 같은 모습도 보인다. 륜과 송현 모습에서. 왕이나 밀지 같은 게 없는 세상이면 나을 텐데 싶다. 이야기는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 이제 3권을 봐야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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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에 핀 꽃은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어도

꿋꿋해


누가 돌봐주지 않아도

스스로 잘 자라는 들꽃


들꽃은 저마다 예뻐


꿋꿋하고

자유롭고

나름대로 예쁜

들꽃처럼 살고 싶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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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5-16 0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생각지도 못한 곳에 항상 피어있더라구요. 강하지 않은데 강한 생명이죠.
그 들꽃의 아름다움과 강함을 알아보는 희선님도 예뻐요. ^^

희선 2021-05-17 23:43   좋아요 0 | URL
들꽃은 어디에서나 잘 자라요 그런 건 보는 처지에 따라 다르게 보기도 한답니다 논 같은 데 나는 건 잡초라고도 하죠 함께 자라게 해도 그렇게 많은 피해는 없을지도 모를 텐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다니... 농사짓기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한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희선
 
연리지연 1 - 왕의 밀지를 숨겨라
김화진 지음 / 다연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언젠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 본 적 있는데, 이런 소설 많을까. 예전에는 우연히 봤는데. 난 왕이 나오고 둘레 사람은 힘을 가지려 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 어릴 때 본 역사 드라마에는 그런 거 많았다. 그러면서 사랑 같은 걸 넣기도 했구나. 조선시대, 아니 조선시대뿐 아니라 왕 자리는 힘들 것 같다. 조선시대 왕은 왕권을 높이려고 꽤 많이 애쓴 듯도 하다. 그게 잘된 적도 있지만 잘 안 된 적도 많다. 왕 건강이 안 좋아서 일찍 죽고 어린 아들이 왕이 되면 대비가 힘을 가지고 마음대로 하려 했다. 그런 거 잘 알지는 못한다. 여성도 힘을 가지면 좋다는 걸 알았겠지. 스스로 그걸 바라기보다 대비 친정 사람이 그렇게 하기를 바란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여기 나오는 건 조선시대 같은데 실제 역사에 나오는 왕은 아니다. 조선시대에 건강이 안 좋아 일찍 죽은 왕은 여럿이겠지. 여기 나오는 왕은 대비가 수렴청정을 해서 자기 힘을 제대로 못 쓰고 건강도 안 좋아서 먼저 준비를 했다. 첫째 아들이 왕이 되기를 바란 걸까. 둘째 아들 어머니인 화빈 윤씨가 힘을 가지려는 걸 알아설지도. 조선시대는 여인이 공부하고 과거를 볼 수 없었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조선이 그러지 않았다면 훨씬 좋았을 텐데. 어느 나라나 다르지 않았구나. 그때 여자여도 과거 보고 정치하고 싶다 여긴 사람 없었을까. 화빈 윤씨와 왕한테 밀지를 받는 송현은 그런 점 비슷하구나. 여인이라 해도 글공부하고 보통 여인으로 살기보다 다른 일을 하고 싶어하는 것이. 화빈 윤씨는 좀 나쁜 모습으로 그렸지만.


 밀지는 비밀문서라 해야 할까. 거기에는 무슨 말이 쓰여 있을지. 송현은 왕한테 밀지를 받고 그걸 지키겠다고 한다. 언젠가 때가 오면 그걸 밝힐 수도 있고 처음부터 없는 게 될 수도 있는 거였다. 송현과 왕 아들 신복대군 륜은 한날 한시에 태어났단다. 책 제목인 연리지연은 송현과 륜을 나타내는 거겠지. 둘은 어릴 때 한번 만나고 서로를 생각하다 열여섯에 다시 만난다. 그때 송현은 여자아이가 아닌 남자아이인 현이고 륜은 어머니 중전이 누명을 쓰고 궁에서 쫓겨나서 신복대군에서 신복군이 되어 궁을 나왔다. 송현한테 이름을 밝히지 못했다. 송현은 그런 륜한테 담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왕은 송현과 륜이 우연히라도 만나기를 바랐는데 실제 그렇게 됐다. 두 사람은 다른 사람 마음 때문에 만나게 된 건지, 그저 우연이 운명이 된 건지. 운명이다 여기고 싶구나.


 산골에서 현과 담으로 만나고 지낸 시간이 둘한테는 가장 좋은 때였을 것 같다. 왕이 죽고 화빈 윤씨는 대비가 되고, 빈이라 했는데 중전에서 대비가 되었다. 왕 나이가 그리 많지 않아서 대비는 수렴청정을 한다. 그렇다고 신복군 륜이나 왕이 쓴 밀지를 가진 송현이 안전하지는 않았다. 왕은 죽기 전에 밀지는 있으되 없고 없으되 있다는 말을 윤 중전한테 했다. 륜은 왕 아들이 아니고 송현은 왕 밀지 같은 거 맡지 않았다면 좋았을걸. 그러면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겠다. 두 사람은 한양에서 다시 만난다. 다시 만났다는 기쁨은 잠시였다. 송현은 자신이 할 일을 하려 했다. 하지만 륜은 왕이 바라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지금 마음이 별로니 그럴 수밖에. 륜은 송현이 자신한테 모든 걸 털어놓지 않자 조금 삐쳤다. 그건 삐쳤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처음부터 모든 일이 잘될 리 없겠지. 좀 더 시간이 흘러야 륜은 왕이 바라는 사람이 될 거다. 백성을 생각하는 왕.


 이걸 보면서 송현과 륜 그리고 송현 사형인 억수가 삼각관계 되는 거 아니야 하다가 륜 동생 온까지 더해서 사각관계가 될까 했는데, 그런 조짐 조금 보인다. 송현과 온이 만나고 말았다. 송현은 온을 그저 스쳐지나는 선비로 여겼지만 온은 그렇지 않았다. 륜을 좋아하는 나인도 있구나. 륜은 그 마음을 모를지도 모르겠지만. 륜과 온은 사이가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 왕이 죽고는 멀어졌다. 신분이 다르니 그럴 수밖에. 나중에 륜이 온을 죽이지 않았으면 하는데. 다른 것보다 여러 사람 마음을 더 생각하다니. 그것도 중요한 거니 어쩔 수 없다. 이건 사랑 이야기 아닌가. 힘이나 밀지 음모 같은 게 나온다 해도. 송현과 륜은 그걸 잘 해쳐나가겠지. 둘은 날 때부터 운명이 아닌가 싶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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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5-14 16: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옛날엔 40세만 넘어도 장수라고 할 거예요.

그 시대에 수렴청정, 하는 걸 보면 대단한 거예요. 어느 시대에나 뛰어난 인물이 있는 것 같아요.
아무리 남녀차별이 심하다고 해도 말이죠..

희선 2021-05-17 23:41   좋아요 0 | URL
며칠전에 답글 쓴 것 같은데 안 보이는군요 제가 다른 곳에만 쓰고 여기에 안 썼나 봅니다 정말 그랬을지...

드라마에서 봤지만 대비는 오래 사는 것 같기도 하더군요 그건 아닌가 아들이 어려서 수렴청정을 하는 거니 아주 나이가 많은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오래 사는 사람도 있었겠지요 여성이어도 자기 뜻을 잘 펼치면 좋을 텐데, 시대가 따라주지 않으면 어렵기도 하겠습니다


희선
 




 저는 또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큰일은 아니지만 제 마음은 아주아주 안 좋아졌습니다. 잘 안 되면 그만둬야 했는데, 몇달 전에도 그렇게 생각했으면서 왜 그걸 잊어버렸을까요. 바봅니다. 사람은 한번 한 잘못을 되풀이합니다. 그것 때문에 또 한동안 우울하겠습니다.


 몇달전에 시디플레이어 사고 컴퓨터로 시디를 구워서 들어야겠다 했잖아요. 첫번째 것은 괜찮았습니다. 두번째는 오디오 시디로 하려 했는데 잘못해서 데이터로 해서 아예 들을 수 없었습니다. 데이터라면 엠피삼을 넣어야 하는데 다른 걸 넣었습니다(flac). 그때는 지우고 다시 했어요. 다시 하고 들어보니 소리가 안 좋았습니다. 그때 안 되는구나 하고 바로 엠피삼을 넣었다면 시간 잡아먹지 않았을 텐데. 어쨌든 여러 번 해도 소리가 안 좋아서 마지막에 엠피삼 넣은 시디로 구웠습니다.


 한동안 시디 굽지 않다가 드디어 세번째로 구웠습니다. 두번째 때 같은 실수하지 않으려 했는데, 음악 넣고 시디 굽고 들어보니 앞쪽 반은 괜찮고 뒤쪽 반은 소리가 안 좋더군요. 이번에는 한번도 안 지웠는데 왜 그럴까 했습니다. 그때 바로 지우고 엠피삼 넣었다면 괜찮았을 텐데, 다른 시디에 또 구웠습니다. 그건 들어보려하니 잘 안 나오더군요. 그때라도 그만둬야 했는데, 윈앰프에 넣어서 들으려 하니 그것도 안 되더군요. 시디를 컴퓨터에서 뺐더니 음악이 아닌 이상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걸 지우려다 윈앰프에 넣어둔 음악 다 지우고 말았습니다. 그 뒤로도 몇번이나 같은 잘못을.


 윈앰프에 다시 음악을 넣고 들으니 소리가 안 들렸습니다. 소리가 아주 작아졌어요. 평소에는 소리 3%로 하고 들어도 컸는데, 이상한 소리가 나고는 100%로 해도 그렇게 큰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다른 거 윈도우 플레이어는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이것도 2나 3 작은 건 10정도로 하면 괜찮아요). 컴퓨터 껐다 켜면 괜찮을까, 윈앰프를 지우고 다시 깔면 괜찮을까 하고 해 봤지만 소리는 여전히 작았습니다.


 구운 시디 잘 안 나오면 안 되나 보다 할걸 왜 그걸 들어보려 한 건지. 구운 시디에 문제가 있어서 윈앰프 소리가 작아지기도 할까요. 무슨 문제인지. 그 시디 지우고 엠피삼 넣는 걸로 했더니 그건 괜찮았습니다. 오디오 시디는 잘 안 되고 그건 괜찮다니. 첫번째 거 잘 된 건 운이 좋았던 거였나 했습니다. 윈앰프 소리 작아져서 우울합니다. 그런 거 때문에 우울하다고 하면 한심할지도. 시디를 그냥 뺀 게 문제였을지.


 앞으로는 음악 뭘로 들을지. 윈앰프 소리가 아주 안 나오는 건 아니지만, 소리를 100%까지 올리는 건 좀 안 좋습니다(70%로 듣기로 했습니다). 윈도우를 포맷하면 소리가 괜찮아질지. 그것 때문에 지금 그걸 할 수는 없군요. 지금은 어떤 게 안 되면 그만두거나 다른 걸로 하자 생각해도, 시간이 흐르면 다시 비슷한 잘못을 저지르겠지요. 제가 참 어리석네요.


 예전에 한 잘못은 컴퓨터 쓰다가 안 되는 게 있어서 어떻게 할까 찾아보다가 랜섬웨어에 걸렸습니다. 이번 건 지난번보다 심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안 좋네요. 가끔 난 왜 이러지 싶기도 합니다. 시디 플레이어 사지 말고 그냥 컴퓨터로만 음악 들었다면 좋았을걸. 이런 생각은 안 하는 게 나을지도. 재미없는 이야기를 했군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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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5-14 0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이 뭐 이런걸로..... 우리 흔히 하는 실수인걸요. 이런 실수가 있어서 우리 삶이 더 풍요로워진다고 생각해요. 저도 하루에도 몇번씩 자책하게 하는 일들이 있지만 그걸 또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서 웃음을 주며 즐거워하면 되는 것 같아요. ^^ 힘내세요. 희선님. 누구나 하는 실수고 시행착오랍니다. ^^

희선 2021-05-15 22:55   좋아요 0 | URL
사람이 처음부터 뭐든 잘 하는 건 아니겠지요 실수하고 잘못하면서 다음에는 그런 잘못을 덜 하겠습니다 그래야 하는데 어떤 건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것도 같아요 그러지 않으면 좋을 텐데... 큰일은 아니지만 가끔 문제가 생기면 마음이 안 좋기도 합니다 다른 일도 있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건 그런가 보다 할 수 있어야 할 텐데 그것도 잘 못합니다


희선

2021-05-14 0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5-15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1-05-14 0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렸을때 시디 굽고 들었던 추억이 생각나네요. 안되면 다른걸로 하더라도 좋아하는걸 하는게 마음이 편할거 같아요. 희선님의 시디굽기를 응원합니다~!!

희선 2021-05-15 23:00   좋아요 1 | URL
저는 예전에는 안 하고 이제야 하는군요 시디 자주 사지 않았지만 사도 그냥 컴퓨터로만 들었는데... 시디를 들으면 될 것을 시디를 구워서 들으려고 했네요 시디 아끼려고...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할 수 있는 건 하고 싶은 게 낫겠지요


희선
 
고양이에 대하여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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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이름 도리스 레싱은 들어봤지만 책은 한권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도리스 레싱 소설이 아닌 산문 《고양이에 대하여》를 처음으로 만났어요. 지금 많은 한국 사람은 고양이와 함께 사는데 다른 나라 사람은 예전부터 그랬지요. 작가는 더 그러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고양이 이야기를 쓰기도 하지요. 무라카미 하루키랑 김영하 생각나네요. 좀 오래전 사람 나쓰메 소세키도 있네요. 소세키는 고양이를 아주 좋아한 건 아닌 듯하지만, 그래도 함께 살고는 친구가 됐을지도. 소세키가 가장 처음 쓴 소설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더군요. 무라카미 하루키도 고양이 이야기 산문으로 쓰고 소설 《1Q84》에는 고양이 마을이라는 걸 쓰기도 했습니다. 개든 고양이든 사람과 말은 달라도 마음은 나눌 수 있겠지요.


 처음에 도리스 레싱이 말하는 고양이 이야기는 좀 끔찍합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일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사람이 그래도 될까 싶기도 했어요. 고양이가 늘어나는 걸 막으려고 새끼를 죽였어요. 도리스 레싱은 어렸을 때 아프리카에서 지냈더군요.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도 있었지만 들고양이도 많았습니다. 고양이 새끼는 어머니가 물에 빠뜨려 죽였는데, 언제부턴가 어머니가 그걸 그만뒀습니다. 며칠 동안 어머니가 집을 비웠어요. 저는 그때 도리스 레싱 어머니가 집을 나간 건가 했어요. 어머니가 집에 없었을 때 아버지는 고양이를 어떻게 해야겠다 해요. 아버지는 많은 고양이를 한곳에 몰아넣고 총으로 쏘아 죽였어요. 그 일 끔찍했겠습니다. 아버지도 자신이 그런 일 하고 놀랐을 듯합니다. 도리스 레싱도 아버지를 도왔어요. 그 일 때문에 도리스 레싱은 오랫동안 고양이와 함께 살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며칠 뒤에 돌아왔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늘어난 고양이를 어떻게 하기를 바라고 집을 나갔던 걸까요.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듭니다.


 사람은 어릴 때는 힘이 없지요. 동물을 어찌해야 할지도 모르고. 아니 그건 어릴 때만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금도 잘 모를 듯합니다. 고양이가 늘어난다고 죽이는 건 못할 듯해요. 요즘은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해주려는 사람이 있기도 하군요. 그것도 사람 마음대로 하는 거지만 죽이는 것보다는 조금 낫겠지요. 도리스 레싱이 고양이 이야기를 쓴 건 1967년 1989년 그리고 2000년이에요. 첫번째 글이 가장 깁니다. 어린시절 이야기와 시간이 흐른 뒤 함께 살게 되는 고양이 이야기예요. 잿빛 고양이와 검은색 고양이로만 말하는데 둘은 다 암컷이에요. 잿빛 고양이는 새끼를 두번 낳았는데 새끼를 잘 돌보지 않았어요. 사람도 그렇지만 동물에도 모성이 없는 게 있겠지요. 그런 건 소설에서 봤는데. 잿빛 고양이는 중성화 수술을 시켜요. 수술하고 잠시 도리스 레싱을 원망했어요. 아파서. 얼마 뒤 검은색 고양이가 함께 살아요. 잿빛 고양이가 검은색 고양이를 이겼어요. 고양이, 동물은 자기 영역을 정해두기도 하잖아요. 사람도 다르지 않나. 잿빛 고양이와 검은색 고양이는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살아요.




 제가 만난 고양이는 길고양이가 아니어선지 사람을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더군요. 바로 왼쪽에 과일 가게가 있는데 거기에서 기르는 고양이예요.




 집 없이 살던 고양이가 자기 집이 되기를 바라고 어떤 집에 찾아오기도 할까요. 그건 사람과 살았던 기억 때문일지. 고양이는 기억을 잘 못한다고도 하는데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 알아보는 것 같기도 한데. 밖에 살던 오렌지색 고양이가 도리스 레싱 집으로 오고 함께 살게 돼요. 그때 도리스 레싱 집에는 수고양이가 두 마리 있어서 고양이 한마리를 더 기를 수 없었지만. 루퍼스라는 이름을 지어줘요. 이 루퍼스 이야기도 재미있더군요. 루퍼스는 머리가 좋아요. 도리스 레싱 집에 살려고 많이 애써요. 하지만 마음을 다 허락한 건 아니었을지도. 언제든 자신은 그 집에서 쫓겨날 수 있다 여겼나 봐요. 루퍼스가 아프고 다른 고양이도 아프자 나머지 고양이는 연기를 해요. 도리스 레싱이 있는 데서는 기침을 하고 도리스 레싱이 안 보이면 편안하게 있어요. 그런 모습 재미있더군요. 고양이와 살면 이런저런 일을 겪겠습니다. 개도 다르지 않겠네요. 루퍼스는 그리 오래 살지 못하고 죽었나 봅니다.


 부치킨은 도리스 레싱과 오래 살았어요. 태어났을 때부터니. 고양이도 형제를 잘 돌보기도 하는군요. 부치킨이 그랬어요. 도리스 레싱은 고양이를 잘 봤어요. 고양이가 사람 같기도 해요. 부치킨은 어깨에 암이 생겨서 수술해야 했어요. 수술하지 않으면 더 빨리 죽겠지만. 부치킨은 수술하고 깜짝 놀랐겠습니다. 앞다리와 어깨가 없어져서. 시간이 갈수록 거기에 적응했겠지요. 사람도 아프거나 어딘가 한곳이 사라지면 거기에 적응하잖아요. 사람이 친구 사귀는 것처럼 고양이도 고양이 친구를 사귀기도 하는가 봐요. 그게 함께 사는 고양이라면 좋을 텐데. 부치킨이 나이 들었을 때는 다른 고양이는 없었군요. 부치킨은 옆집에 사는 암고양이를 부르기도 했는데 잘 찾아오지 않았어요. 도리스 레싱이 오래 함께 산 고양이도 있지만 잠깐 맡은 고양이도 있더군요. 오랜 시간 동안 도리스 레싱이 만나고 떠나 보낸 고양이 많았겠습니다.


 고양이 말을 몰라도 도리스 레싱은 고양이가 무슨 말 하는지 잘 들었을 것 같아요. 고양이랑 함께 살다보면 고양이 생각 조금은 알겠지요. 도리스 레싱은 저세상에서 고양이들 만났을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고양이 있으면 좋겠네요. 이렇게 생각하니 저세상은 그리 쓸쓸하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살아 있기에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잖아요. 죽으면 이런저런 걱정 안 하고 몸이든 마음이든 아프지도 않고 편하겠지요. 그때를 기다려야겠네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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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1-05-11 09: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진 속 고양이 넘 예쁘네요!
희선 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1-05-12 00:50   좋아요 1 | URL
걷는데 길에 누운 고양이 보니 반갑더군요 저걸 찍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고양이가 다른 데로 갈까 봐 조심해서 담았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1-05-11 09: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도레스 레싱의 고양이 이야기라니, 재미있을거 같아요 ㅎㅎ 전 고양이 이야기 하면 ‘해변의 카프카‘ 생각이 납니다^^

희선 2021-05-12 00:52   좋아요 1 | URL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봤는데, 거기에도 고양이 이야기 나왔군요 저는 해변의 카프카 하면 하늘에서 떨어진 전갱이가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다른 건 거의 잊어버렸군요 도서관도 나왔던 것 같은... 하루키 소설에는 거의 고양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mini74 2021-05-11 1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는 요물이지요 ~ 너무 귀여워요 *^^*희선님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1-05-12 00:54   좋아요 2 | URL
정말 고양이는 사람 마음을 빼앗습니다 길에서 만나면 저는 반갑게 여기는데 고양이는 별로 안 반겨줘요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05-11 1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싱 산문집이라니. 찜할게요. 빛과 그림자를 품은 길고양이, 예뻐요. 희서님도 꼭 저러실 것 같아요^^

희선 2021-05-12 00:55   좋아요 0 | URL
언젠가 소설 볼지... 이 산문집 재미있더군요 고양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해줘요 어릴 때 경험은 좀 끔직하지만... 오늘은 날씨가 좋을 듯하니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stella.K 2021-05-11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이 있었군요. 그것도 무려 작년에 나왔습니다.
집고양이는 오래 살지만 길냥이는 2, 3년밖엔 못 산다더군요.
안타깝더라구요.ㅠ

희선 2021-05-12 00:58   좋아요 1 | URL
저는 책 사고 시간이 지난 다음에 봤네요 지난해에 우연히 이 책이 나온다는 거 알고 보고 싶더군요 맞아요 길고양이는 오래 못 산다고 해요 길에서 사는 게 쉽지 않으니 그럴 수밖에 없겠습니다 사람들이 길고양이를 주 싫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