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리지연 1 - 왕의 밀지를 숨겨라
김화진 지음 / 다연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언젠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 본 적 있는데, 이런 소설 많을까. 예전에는 우연히 봤는데. 난 왕이 나오고 둘레 사람은 힘을 가지려 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 어릴 때 본 역사 드라마에는 그런 거 많았다. 그러면서 사랑 같은 걸 넣기도 했구나. 조선시대, 아니 조선시대뿐 아니라 왕 자리는 힘들 것 같다. 조선시대 왕은 왕권을 높이려고 꽤 많이 애쓴 듯도 하다. 그게 잘된 적도 있지만 잘 안 된 적도 많다. 왕 건강이 안 좋아서 일찍 죽고 어린 아들이 왕이 되면 대비가 힘을 가지고 마음대로 하려 했다. 그런 거 잘 알지는 못한다. 여성도 힘을 가지면 좋다는 걸 알았겠지. 스스로 그걸 바라기보다 대비 친정 사람이 그렇게 하기를 바란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여기 나오는 건 조선시대 같은데 실제 역사에 나오는 왕은 아니다. 조선시대에 건강이 안 좋아 일찍 죽은 왕은 여럿이겠지. 여기 나오는 왕은 대비가 수렴청정을 해서 자기 힘을 제대로 못 쓰고 건강도 안 좋아서 먼저 준비를 했다. 첫째 아들이 왕이 되기를 바란 걸까. 둘째 아들 어머니인 화빈 윤씨가 힘을 가지려는 걸 알아설지도. 조선시대는 여인이 공부하고 과거를 볼 수 없었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조선이 그러지 않았다면 훨씬 좋았을 텐데. 어느 나라나 다르지 않았구나. 그때 여자여도 과거 보고 정치하고 싶다 여긴 사람 없었을까. 화빈 윤씨와 왕한테 밀지를 받는 송현은 그런 점 비슷하구나. 여인이라 해도 글공부하고 보통 여인으로 살기보다 다른 일을 하고 싶어하는 것이. 화빈 윤씨는 좀 나쁜 모습으로 그렸지만.


 밀지는 비밀문서라 해야 할까. 거기에는 무슨 말이 쓰여 있을지. 송현은 왕한테 밀지를 받고 그걸 지키겠다고 한다. 언젠가 때가 오면 그걸 밝힐 수도 있고 처음부터 없는 게 될 수도 있는 거였다. 송현과 왕 아들 신복대군 륜은 한날 한시에 태어났단다. 책 제목인 연리지연은 송현과 륜을 나타내는 거겠지. 둘은 어릴 때 한번 만나고 서로를 생각하다 열여섯에 다시 만난다. 그때 송현은 여자아이가 아닌 남자아이인 현이고 륜은 어머니 중전이 누명을 쓰고 궁에서 쫓겨나서 신복대군에서 신복군이 되어 궁을 나왔다. 송현한테 이름을 밝히지 못했다. 송현은 그런 륜한테 담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왕은 송현과 륜이 우연히라도 만나기를 바랐는데 실제 그렇게 됐다. 두 사람은 다른 사람 마음 때문에 만나게 된 건지, 그저 우연이 운명이 된 건지. 운명이다 여기고 싶구나.


 산골에서 현과 담으로 만나고 지낸 시간이 둘한테는 가장 좋은 때였을 것 같다. 왕이 죽고 화빈 윤씨는 대비가 되고, 빈이라 했는데 중전에서 대비가 되었다. 왕 나이가 그리 많지 않아서 대비는 수렴청정을 한다. 그렇다고 신복군 륜이나 왕이 쓴 밀지를 가진 송현이 안전하지는 않았다. 왕은 죽기 전에 밀지는 있으되 없고 없으되 있다는 말을 윤 중전한테 했다. 륜은 왕 아들이 아니고 송현은 왕 밀지 같은 거 맡지 않았다면 좋았을걸. 그러면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겠다. 두 사람은 한양에서 다시 만난다. 다시 만났다는 기쁨은 잠시였다. 송현은 자신이 할 일을 하려 했다. 하지만 륜은 왕이 바라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지금 마음이 별로니 그럴 수밖에. 륜은 송현이 자신한테 모든 걸 털어놓지 않자 조금 삐쳤다. 그건 삐쳤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처음부터 모든 일이 잘될 리 없겠지. 좀 더 시간이 흘러야 륜은 왕이 바라는 사람이 될 거다. 백성을 생각하는 왕.


 이걸 보면서 송현과 륜 그리고 송현 사형인 억수가 삼각관계 되는 거 아니야 하다가 륜 동생 온까지 더해서 사각관계가 될까 했는데, 그런 조짐 조금 보인다. 송현과 온이 만나고 말았다. 송현은 온을 그저 스쳐지나는 선비로 여겼지만 온은 그렇지 않았다. 륜을 좋아하는 나인도 있구나. 륜은 그 마음을 모를지도 모르겠지만. 륜과 온은 사이가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 왕이 죽고는 멀어졌다. 신분이 다르니 그럴 수밖에. 나중에 륜이 온을 죽이지 않았으면 하는데. 다른 것보다 여러 사람 마음을 더 생각하다니. 그것도 중요한 거니 어쩔 수 없다. 이건 사랑 이야기 아닌가. 힘이나 밀지 음모 같은 게 나온다 해도. 송현과 륜은 그걸 잘 해쳐나가겠지. 둘은 날 때부터 운명이 아닌가 싶다.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크pek0501 2021-05-14 16: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옛날엔 40세만 넘어도 장수라고 할 거예요.

그 시대에 수렴청정, 하는 걸 보면 대단한 거예요. 어느 시대에나 뛰어난 인물이 있는 것 같아요.
아무리 남녀차별이 심하다고 해도 말이죠..

희선 2021-05-17 23:41   좋아요 0 | URL
며칠전에 답글 쓴 것 같은데 안 보이는군요 제가 다른 곳에만 쓰고 여기에 안 썼나 봅니다 정말 그랬을지...

드라마에서 봤지만 대비는 오래 사는 것 같기도 하더군요 그건 아닌가 아들이 어려서 수렴청정을 하는 거니 아주 나이가 많은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오래 사는 사람도 있었겠지요 여성이어도 자기 뜻을 잘 펼치면 좋을 텐데, 시대가 따라주지 않으면 어렵기도 하겠습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