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 대하여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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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이름 도리스 레싱은 들어봤지만 책은 한권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도리스 레싱 소설이 아닌 산문 《고양이에 대하여》를 처음으로 만났어요. 지금 많은 한국 사람은 고양이와 함께 사는데 다른 나라 사람은 예전부터 그랬지요. 작가는 더 그러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고양이 이야기를 쓰기도 하지요. 무라카미 하루키랑 김영하 생각나네요. 좀 오래전 사람 나쓰메 소세키도 있네요. 소세키는 고양이를 아주 좋아한 건 아닌 듯하지만, 그래도 함께 살고는 친구가 됐을지도. 소세키가 가장 처음 쓴 소설이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더군요. 무라카미 하루키도 고양이 이야기 산문으로 쓰고 소설 《1Q84》에는 고양이 마을이라는 걸 쓰기도 했습니다. 개든 고양이든 사람과 말은 달라도 마음은 나눌 수 있겠지요.


 처음에 도리스 레싱이 말하는 고양이 이야기는 좀 끔찍합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일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사람이 그래도 될까 싶기도 했어요. 고양이가 늘어나는 걸 막으려고 새끼를 죽였어요. 도리스 레싱은 어렸을 때 아프리카에서 지냈더군요.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도 있었지만 들고양이도 많았습니다. 고양이 새끼는 어머니가 물에 빠뜨려 죽였는데, 언제부턴가 어머니가 그걸 그만뒀습니다. 며칠 동안 어머니가 집을 비웠어요. 저는 그때 도리스 레싱 어머니가 집을 나간 건가 했어요. 어머니가 집에 없었을 때 아버지는 고양이를 어떻게 해야겠다 해요. 아버지는 많은 고양이를 한곳에 몰아넣고 총으로 쏘아 죽였어요. 그 일 끔찍했겠습니다. 아버지도 자신이 그런 일 하고 놀랐을 듯합니다. 도리스 레싱도 아버지를 도왔어요. 그 일 때문에 도리스 레싱은 오랫동안 고양이와 함께 살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며칠 뒤에 돌아왔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늘어난 고양이를 어떻게 하기를 바라고 집을 나갔던 걸까요.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듭니다.


 사람은 어릴 때는 힘이 없지요. 동물을 어찌해야 할지도 모르고. 아니 그건 어릴 때만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금도 잘 모를 듯합니다. 고양이가 늘어난다고 죽이는 건 못할 듯해요. 요즘은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 해주려는 사람이 있기도 하군요. 그것도 사람 마음대로 하는 거지만 죽이는 것보다는 조금 낫겠지요. 도리스 레싱이 고양이 이야기를 쓴 건 1967년 1989년 그리고 2000년이에요. 첫번째 글이 가장 깁니다. 어린시절 이야기와 시간이 흐른 뒤 함께 살게 되는 고양이 이야기예요. 잿빛 고양이와 검은색 고양이로만 말하는데 둘은 다 암컷이에요. 잿빛 고양이는 새끼를 두번 낳았는데 새끼를 잘 돌보지 않았어요. 사람도 그렇지만 동물에도 모성이 없는 게 있겠지요. 그런 건 소설에서 봤는데. 잿빛 고양이는 중성화 수술을 시켜요. 수술하고 잠시 도리스 레싱을 원망했어요. 아파서. 얼마 뒤 검은색 고양이가 함께 살아요. 잿빛 고양이가 검은색 고양이를 이겼어요. 고양이, 동물은 자기 영역을 정해두기도 하잖아요. 사람도 다르지 않나. 잿빛 고양이와 검은색 고양이는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살아요.




 제가 만난 고양이는 길고양이가 아니어선지 사람을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더군요. 바로 왼쪽에 과일 가게가 있는데 거기에서 기르는 고양이예요.




 집 없이 살던 고양이가 자기 집이 되기를 바라고 어떤 집에 찾아오기도 할까요. 그건 사람과 살았던 기억 때문일지. 고양이는 기억을 잘 못한다고도 하는데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 알아보는 것 같기도 한데. 밖에 살던 오렌지색 고양이가 도리스 레싱 집으로 오고 함께 살게 돼요. 그때 도리스 레싱 집에는 수고양이가 두 마리 있어서 고양이 한마리를 더 기를 수 없었지만. 루퍼스라는 이름을 지어줘요. 이 루퍼스 이야기도 재미있더군요. 루퍼스는 머리가 좋아요. 도리스 레싱 집에 살려고 많이 애써요. 하지만 마음을 다 허락한 건 아니었을지도. 언제든 자신은 그 집에서 쫓겨날 수 있다 여겼나 봐요. 루퍼스가 아프고 다른 고양이도 아프자 나머지 고양이는 연기를 해요. 도리스 레싱이 있는 데서는 기침을 하고 도리스 레싱이 안 보이면 편안하게 있어요. 그런 모습 재미있더군요. 고양이와 살면 이런저런 일을 겪겠습니다. 개도 다르지 않겠네요. 루퍼스는 그리 오래 살지 못하고 죽었나 봅니다.


 부치킨은 도리스 레싱과 오래 살았어요. 태어났을 때부터니. 고양이도 형제를 잘 돌보기도 하는군요. 부치킨이 그랬어요. 도리스 레싱은 고양이를 잘 봤어요. 고양이가 사람 같기도 해요. 부치킨은 어깨에 암이 생겨서 수술해야 했어요. 수술하지 않으면 더 빨리 죽겠지만. 부치킨은 수술하고 깜짝 놀랐겠습니다. 앞다리와 어깨가 없어져서. 시간이 갈수록 거기에 적응했겠지요. 사람도 아프거나 어딘가 한곳이 사라지면 거기에 적응하잖아요. 사람이 친구 사귀는 것처럼 고양이도 고양이 친구를 사귀기도 하는가 봐요. 그게 함께 사는 고양이라면 좋을 텐데. 부치킨이 나이 들었을 때는 다른 고양이는 없었군요. 부치킨은 옆집에 사는 암고양이를 부르기도 했는데 잘 찾아오지 않았어요. 도리스 레싱이 오래 함께 산 고양이도 있지만 잠깐 맡은 고양이도 있더군요. 오랜 시간 동안 도리스 레싱이 만나고 떠나 보낸 고양이 많았겠습니다.


 고양이 말을 몰라도 도리스 레싱은 고양이가 무슨 말 하는지 잘 들었을 것 같아요. 고양이랑 함께 살다보면 고양이 생각 조금은 알겠지요. 도리스 레싱은 저세상에서 고양이들 만났을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고양이 있으면 좋겠네요. 이렇게 생각하니 저세상은 그리 쓸쓸하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 살아 있기에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잖아요. 죽으면 이런저런 걱정 안 하고 몸이든 마음이든 아프지도 않고 편하겠지요. 그때를 기다려야겠네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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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1-05-11 09: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진 속 고양이 넘 예쁘네요!
희선 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1-05-12 00:50   좋아요 1 | URL
걷는데 길에 누운 고양이 보니 반갑더군요 저걸 찍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고양이가 다른 데로 갈까 봐 조심해서 담았습니다


희선

새파랑 2021-05-11 09: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도레스 레싱의 고양이 이야기라니, 재미있을거 같아요 ㅎㅎ 전 고양이 이야기 하면 ‘해변의 카프카‘ 생각이 납니다^^

희선 2021-05-12 00:52   좋아요 1 | URL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봤는데, 거기에도 고양이 이야기 나왔군요 저는 해변의 카프카 하면 하늘에서 떨어진 전갱이가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다른 건 거의 잊어버렸군요 도서관도 나왔던 것 같은... 하루키 소설에는 거의 고양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mini74 2021-05-11 1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는 요물이지요 ~ 너무 귀여워요 *^^*희선님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1-05-12 00:54   좋아요 2 | URL
정말 고양이는 사람 마음을 빼앗습니다 길에서 만나면 저는 반갑게 여기는데 고양이는 별로 안 반겨줘요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05-11 12: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레싱 산문집이라니. 찜할게요. 빛과 그림자를 품은 길고양이, 예뻐요. 희서님도 꼭 저러실 것 같아요^^

희선 2021-05-12 00:55   좋아요 0 | URL
언젠가 소설 볼지... 이 산문집 재미있더군요 고양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해줘요 어릴 때 경험은 좀 끔직하지만... 오늘은 날씨가 좋을 듯하니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stella.K 2021-05-11 2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이 있었군요. 그것도 무려 작년에 나왔습니다.
집고양이는 오래 살지만 길냥이는 2, 3년밖엔 못 산다더군요.
안타깝더라구요.ㅠ

희선 2021-05-12 00:58   좋아요 1 | URL
저는 책 사고 시간이 지난 다음에 봤네요 지난해에 우연히 이 책이 나온다는 거 알고 보고 싶더군요 맞아요 길고양이는 오래 못 산다고 해요 길에서 사는 게 쉽지 않으니 그럴 수밖에 없겠습니다 사람들이 길고양이를 주 싫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