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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 - 내일을 밝히는 오늘의 고운 말 연습 아우름 22
이해인 지음 / 샘터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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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하루에 말을 어느 정도나 할까. 난 이런 말을 할 수 없기도 하군. 말을 거의 안 해서. 사람을 만나도 말 잘 안 해. 할 말이 없어서 그랬지. 지금은 더 말 안 해. 아주 가끔 혼잣말이 나올 때가 있기는 하군. 그것도 별 말 아니야. 감탄사 정도일까. 거의 말은 안 하고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봐. 바로 책에 쓰인 말이지. 책이 들려주는 말은 거의 좋아. 내가 다른 말 하지 않고 듣기만 해도 괜찮고. 예전에는 친구를 만나면 뭔가 말 해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을 하고, 말을 거의 안 하면 미안하기도 했어. 말을 하지 않아도 편안한 사람도 있다던데, 난 그걸 편하게 여기지 못했군. 내가 말을 안 하면 친구라도 무슨 말인가 하기를 바랐어. 어떤 때는 말을 하려고 해도 상대가 말을 해서 어디에서 끼어들어야 할지 모르겠더군. 그건 전화받았을 때야. 말도 연습해야 조금 잘할 텐데, 난 예전보다 더 못하게 됐군. 그래도 하나 좋은 거 있어, 안 좋은 말 하지 않는다는 거.

 

 누군가를 만나고 말 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글로 말 할 때는 조금 있군. 이것도 잘 못해. 무슨 말을 쓰기까지 시간이 좀 걸려. 시간이 걸려서 내가 답답한 느낌이 들지만 그게 더 나은 것 같아. 가끔 마음이 들뜬 채로 쓰고는 나중에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해. 그게 나쁜 말은 아니지만 어쩐지 내 자랑 같을 때. 그런 건 잘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 아주 가끔 하기도 해. 마음이 들뜨면 잠시 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어. 내 마음한테 ‘마음아 가라앉아’ 해도 괜찮겠군. 겸손한 게 낫잖아. 이런저런 말을 하면 어쩐지 마음이 비는 것 같기도 해. 좋은 일은 마음속에 담아두고 그걸 소중하게 여기는 게 더 괜찮은 듯해. 이런 나 조금 이상한 걸까. 좋은 일에는 혼자 즐거워 해도 괜찮은 일도 있고 누군가한테 축하받고 싶은 일도 있겠군. 누군가한테 좋은 일이 있으면 자신도 기쁘지.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도 있잖아. 기쁜 일은 함께 기뻐하고 슬픈 일은 함께 슬퍼하면 좋겠어.

 

 중 · 고등학생은 정말 하는 말마다 듣기 싫은 말일까. 그런 건 한때라고 하는데 나이를 먹고도 바뀌지 않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싶어. 언젠가 내가 걸어가는데 앞에 가는 사람이 큰 소리로 뭐라고 하더군. 그 사람은 혼자였어, 전화에 대고 큰 소리를 낸 게 아닌가 싶어. 크게 말 하는 것뿐 아니라 화난 목소리였고 안 좋은 말도 했어. 뭔가 기분 나쁜 일이 있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어. 그런 말은 옆에서 들어도 기분 별로 안 좋은데, 전화받는 사람 기분은 얼마나 더 안 좋았을까. 고운 말도 평소에 잘 써야 해. 하는 말마다 욕인 사람도 있던데, 그렇게 하는 사람은 기분 괜찮을까. 자신은 마음이 시원하다 생각할지 몰라도 꼭 그렇지 않을지도 몰라. 잘못을 저지르면 죄책감에 마음이 편하지 않기도 하잖아. 좋지 않은 말은 듣는 사람뿐 아니라 하는 사람 기분도 안 좋게 할 거야. 자기도 모르게 안 좋은 말이 나오면, ‘내가 왜 이런 말을, 안 돼 안 돼.’ 하면 좋을 텐데. 말 할 때도 잘 생각하고 하는 게 좋아.

 

 이해인 수녀님 말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자주 만난 건 아니지만. 이해인 수녀님이라고 늘 그렇게 마음이 편안할까. 아마 그렇지 않겠지. 수녀님한테도 이런저런 일이 있고 쓸쓸함도 느끼겠지. 이해인 수녀님은 그런 마음을 시와 글을 써써 다스리지 않을까 싶기도 해. 편지도 많이 써. 이건 예전부터 알았던 거야. 이해인 수녀님은 편지받을 사람을 더 생각하는 것 같아. 편지받을 사람을 생각하고 좋은 시나 글, 책갈피, 그림엽서, 카드, 사진, 오려둔 신문기사를 준비해둔대. 난 그냥 써. 그렇다고 내가 편지받을 사람을 하나도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니야. 다른 것을 함께 넣어도 좋지만 내가 쓰는 것만으로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 가끔 친구한테서 소식이 오면 그것만으로도 좋잖아.

 

 이 책 제목 ‘고운 마음 꽃이 되고 고운 말은 빛이 되고’ 아주 좋지. 우리가 늘 고운 마음을 먹고 고운 말을 쓰면 세상이 밝아질 거야. 내가 자주 생각하는 말은 ‘우울해’야. 이런 버릇 안 좋은 거지. 이제는 ‘오늘도 좋은 날이다’로 바꿔야겠어. 지금은 이렇게 생각하는데. 좋은 말이 좋기는 한데, 어떤 때는 그런 말 싫기도 해. 나랑 동떨어진 말일 때 그런 것 같아. 어쩌면 나도 그런 말 할 때 있을 텐데. 늘 내 마음에 솔직해지도록 해야겠어.

 

 

 

희선

 

 

 

 

☆―

 

‘마음은 그게 아닌데 말이 그만……’

하는 변명을 자주 하지 않도록

조금만 더 깨어 있으면 됩니다

조금만 더 애쓰면

고운 말 하는 지혜가 따라옵니다  (<고운 말>에서, 49쪽)

 

 

 진정 자유로운 사람은 마음을 넓혀 가는 사랑 안에서 남을 용서할 수 있는 사람이다. 어떤 사람과 언짢은 일로 서먹한 사이가 되어 누구도 선뜻 다가가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 때 먼저 용기를 내어 지난 일을 잊고 마주 웃을 수 있다면 그가 곧 승리자고, 둘 사이에 막혔던 벽을 용서와 화해로 허물어뜨리는 큰 기쁨을 맛볼 수 있으리라. 이것이야말로 ‘여러분 안에 소금을 간직하고 서로 평화롭게 지내시오’ 하는 복음을 실천하는 일이다. 누구한테도 꽁한 마음을 품지 않도록 관용의 소금을 늘 지니고 살아야겠다.  (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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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떠난 놀이터에 아이 하나가 나타났다

아이는 가장 먼저 미끄럼틀을 타고,

철봉에 매달리고,

정글짐에 오르고,

그네를 탔다

 

아이 등 뒤에서 바람이 불었다

바람에 밀리는 그네에서 아이는 웃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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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온다.

 

 며칠 동안 아무것도 못 먹었더니 움직이기 힘들고 자꾸 잠이 쏟아진다.

 

 “얘야. 그리스는 고양이가 살기에 좋은 곳이야. 네가 그곳에 갈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잠깐 졸았더니 엄마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는 그리스 이야기를 자주 했다. 그리스 사람은 어떤 고양이든 좋아하고 먹을거리를 잘 준다고 했다.

 

 엄마는 다른 형제보다 나를 가장 걱정했다. 그때는 엄마가 왜 그랬는지 몰랐다. 엄마 곁을 떠나고서야 그걸 알았다.

 

 내 몸은 모두 검다. 사람은 새하얀 고양이는 좋아해도 그 반대인 새카만 고양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도 모두가 그런 건 아니었다. 어떤 아이는 나를 보고 ‘검은 고양이 네로’ 같다고 했다. 네로라는 고양이는 만난 적 없지만, 나처럼 온몸이 새카맸겠지. 어떤 사람은 내 털을 보고 벨벳 같다고 했다. 벨벳이 뭔지 잘 모르겠지만 괜찮은 거겠지.

 

 길에서 살면서 좋은 사람뿐 아니라 나쁜 사람도 만났다. 사람만 그런 건 아니다. 고양이도 자기 먹이를 나눠주는 마음씨 좋은 녀석이 있는가 하면 자기 영역에 오면 쫓아내는 녀석도 있었다. 이런 생각들이 나다니.

 

 그만 일어나서 여기를 떠나야 할 텐데. 조금만 더 쉬었다 떠날까.

 

 “얘야, 이제 일어나.”

 

 눈을 떠 보니 내 앞에 엄마가 있었다.

 

 “엄마, 여기는 어떻게 왔어.”

 

 “나하고 같이 고양이 천국으로 가자.”

 

 “정말.”

 

 몸이 가벼웠다. 눈이 내렸는데도 춥지 않았다. 난 곧 눈에 덮인 낸 몸을 보았다. 엄마는 슬프면서도 따스한 눈으로 나를 보고 머리를 끄덕였다.

 

 “엄마, 나 괜찮아.”

 

 “그래. 그만 떠나자.”

 

 “응.”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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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마주앉은 시간이 이렇게 힘들다니

이런 적 없었는데

우린 왜 이렇게 됐을까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저마다의 세계에 빠져들어도 괜찮았는데

 

너와 내가 흘러온 시간을

거스를 수 없겠지

 

한때는 한 곳으로 흐르던 물길이지만

이젠 두 갈래로 나뉘고,

제 갈 길을 간다

 

물길은 갈라졌다 다시 만나기도 하겠지만,

너와 난…………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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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 죽은 자의 일기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9
정해연 지음 / 황금가지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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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보다 정의를 생각하고 국민을 생각해야 하는 게 정치가가 아닐까 싶다. 경찰도 저 말에 들어가겠다. 경찰에 정치가 말을 듣는 사람만 있다면 어떨까. 세상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 될까. 아니 그런 일은 어디에서나 일어나기는 한다. 학교, 병원, 여러 단체……, 생각나는 게 별로 없다니. 그래도 다행하게도 세상에는 썩은 부분만 있지 않다. 아직은 괜찮은 부분이 많다. 시간이 흐르면 그런 것도 좀 바뀔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그대로인 곳(사람)도 있으리라고 본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이 세상을 어떻게 믿고 살아갈까. 새로 생겨나기도 하겠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람 말이다. 그때부터 좋은 자리를 얻으려고 줄을 잘 서는 사람도 있겠지만. 줄 서는 거 말하니 어떤 일이 생각났다. 난 줄이 빨리 줄어드는 거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는 거다. 사람이 많으면 가끔 오래 걸리네 하지만 그냥 기다린다. ‘그건 바쁜 일이 없어서잖아’ 할지도 모르겠다. 그 말 맞다. 늦더라도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다. 돈이 있거나 힘이 있는 사람은 차례 잘 지키지 않고 바로 봐달라고 할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사람은 처음부터 줄 설 생각 안 하겠구나. 누구한테든 줄 서라고 하는 병원 은행 있을까.

 

 정치인이나 연예인이 많이 사는 주상복합아파트 17층에서 주미란이 몸을 던져 죽었다. 주미란은 영인시 시장 후보인 강호성 아내로 말기암이었다. 집안에는 시체가 하나 더 있었다. 그건 강호성 어머니로 끈 같은 걸로 목이 졸려 죽임 당했다. 경찰은 이렇게 보았다. 말기암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주미란이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정말 그럴까. 이런 말을 하는 건 그건 아니다는 거다. 경찰에서는 서동현과 지신우가 강호성을 의심하고 증거를 찾으려고 하지만 힘들었다. 강호성은 서동현이 이것저것 알아보는 것을 보고 경찰에 수사를 끝내라고 한다. 정치가가 경찰에 압력을 넣은 거다. 윗사람은 그런 걸 듣다니. 그런 말 듣지 않고 수사를 밀고 가는 경찰 간부 있을까. 정치가한테 잘못 보이면 안 좋은 일을 당한다는 걸 알아선지, 다른 무언가를 받아선지. 둘 다일 것 같다.

 

 이야기 사이사이에는 주미란이 쓴 일기가 나온다. 거기에는 강호성을 미워하고 죽이고 싶다는 말이 넘쳐났다. 그전에 책을 읽는 사람은 강호성이 어머니를 죽이고 어머니가 머리를 때려 정신을 잃은 아내 주미란을 아파트 17층에서 떨어뜨렸다는 걸 알게 된다. 이건 범인을 알아내는 게 아니고 강호성이 얼마나 나쁜 사람인가를 알려주는 거다. 서동현과 주진우가 강호성을 잡으려고 어떻게 하는지도, 그건 진짜 범인을 잡으려는 경찰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 강호성은 자신이 정치가로 있으려고 무슨 일이든 했다. 강호성이 그렇게 된 건 어머니 장옥란 탓이라는 말도 조금 한다. 장옥란은 혼자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키우려고 이런저런 고생을 했다. 그것뿐 아니라 강호성이 갈 길도 만들어 주었다. 어머니가 자기 아들을 자기 뜻대로 움직이려 했구나. 장옥란은 강호성이 결혼할 상대는 식구 하나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면서 거기에 맞는 주미란을 찾아냈다. 주미란은 사는 게 힘들어서 강호성과 결혼할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자신이 잘못했다는 걸 깨닫는다.

 

 강호성 뒤를 캐내려는 기자는 뺑소니 사고를 당하고 서동현 부탁을 받고 보육원에서 진영이라는 아이를 찾아본 수아(서동현과 헤어진 부인)도 잘못될 뻔했다. 강호성은 보육원장한테 큰돈을 주고 진영이한테 못할 짓을 했다. 진영이는 귀가 들리지 않아 말도 못했다. 서동현이 그 일을 눈치채자 진영이를 미국으로 입양 보냈다. 강호성은 어떤 방법을 써서든 자신이 한 일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했다. 주미란이 죽기 전에 산 차 시트 때문에 차 사고를 내지만 다치기만 하고 죽지 않았다. 나쁜 짓한 사람이 죽고 끝나는 건 별로다. 지금은 강호성이 괜찮을지라도 언젠가 자신이 지은 죗값을 치를 거다.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소설에서는 거의 정치가가 자신이 한 짓이 세상에 드러나지 않게 하려고 돈과 힘을 쓴다. 이건 현실에서도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정치가도 잘 뽑아야 할 텐데.

 

 한국에도 서동현과 지신우 같은 경찰이 있겠지. 그런 사람이 끝까지 바뀌지 않으면 좋겠다. 힘이나 돈에 뜻을 굽히지 않기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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