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구름 한 점   A Cloud A Day (2019)

개빈 프레터피니   김성훈 옮김

김영사  2021년 01월 08일

 

 

 

 자신이 하늘 속에 살고 있음을 우리는 아주 쉽게 잊어버린다. 우린 하늘 아래 사는 게 아니고 하늘 속에 산다. 우리 대기는 커다란 바다로 우리는 그 안에 산다. 이 바다는 액체인 물 대신 기체인 공기로 이루어졌지만 대서양이나 태평양과 마찬가지로 바다다. 우리는 자신이 땅 위에 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이것은 우리가 바다 밑바닥에 붙어사는 생물이라는 뜻이다. 해저 생물이 물 속에 살듯 우리 역시 대기 속에 산다.  (7쪽)

 

 

 책 제목이 《날마다 구름 한점》이라니 멋있지. 제목처럼 이 책속에는 구름이 가득해. 아무것도 없는 파란하늘도 좋지만, 하늘에 조각 구름이라도 있는 게 더 좋게 보여. 이 책을 보고 내가 카메라로 담은 구름 찾아봤어. 없어진 사진도 많지만, 그동안 내가 구름 많이 담았더라고. 구름과 내 사이가 좀 멀어서 그리 넓게 담지는 못했지만. 아니 내가 담은 건 그렇게 좁은 건 아닐지도 모르겠어. 구름은 탈 수 없지. 만약 사람이 높은 곳에서 구름으로 뛰어들면 사람은 구름 사이로 떨어지겠지. 그런 거 알아도 뭉게구름은 폭신폭신한 솜 같으면 좋겠다 생각하기도 해. 만화에는 그런 모습이 나오고 구름을 타고 다니는 손오공도 있지. 손오공은 구름 타고 다녀서 즐겁겠어.

 

 우리가 사는 곳도 하늘이었다니, 몰랐어. 대기는 기체로 된 바다였다니. 하늘에 있는 바다 하면 <십이국기>가 생각나. 그 소설에는 하늘에도 바다가 있어. 그곳은 우리가 아는 바다와 다르지 않아. 물고기는 있을지. 그 바다는 밑으로 떨어지지 않아.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상상이기는 해도 재미있지. 그 바닷속에 빠지면 밑으로 떨어질지 물속일지. 얼마전에는 만화영화에서 나는 물고기를 봤는데 대기 바다를 헤엄치는 물고기 있을까. 그러고 보니 만화에서 나는 고래 본 적도 있군. 하늘과 바다는 많이 닮기는 했지. 사람이 상상한 거 아주 틀렸다고 말할 수 없겠어. 우리가 사는 곳도 바다라면 말이야. 물이 아닌 공기로 된 바다.

 

 땅과 가까운 곳에서는 구름을 보기 어려운데, 꼭 그런 건 아니야. 안개도 구름 종류인가 봐. 층운이라는. 안개속을 걸으면서 구름 속을 걷는 게 이럴까 한 적 있을지도. 예전에는 안개 가끔 봤는데, 한동안은 거의 못 봤어. 안개는 이른 아침에 나타날 때가 많지. 이제는 일찍 일어나는 날이 거의 없어서 안개를 못 만나는군. 학교 다닐 때는 자주 만났는데. 비가 내린 뒤 산을 보면 하얗게 피어오르는 것도 안개겠지. 그런 것도 본 지 오래됐어.

 

 가끔 하늘을 보면 무지개처럼 보이는 것도 있지. 그런 거 예전에 사진으로 담았는데 그 사진은 없어. 아쉬워. 수평 무지개라는 것도 있고 구름과 해 때문에 생기기도 한대. 그런 건 위를 자주 봐야 우연히라도 보겠어. 높은 건물로 둘러싸인 도시에서는 하늘도 답답해 보일 것 같아. 높은 건물에 구름이 걸리기도 하더군. 그건 대체 얼마나 높은 거야. 비행기가 있어서 위에서 구름을 내려다 볼 수도 있어. 난 그런 거 못 봤지만. 비행기에서 구름을 내려다 보면 정말 신기하고 멋지겠어. 여기에는 그런 사진도 담겼어. 위성이 담은 구름 사진도 있어.

 

 난 걸을 때 위보다 밑을 볼 때가 많은 것 같아. 고개 숙이기보다 들고 걸으면 기분 좋을 텐데. 아니 어느 한곳만 보기보다 위든 밑이든 잘 보는 게 좋겠어. 밑에는 작은 들꽃이 피고 위에는 하얗고 폭신폭신하고 따듯해 보이는 구름이 떠 있어. 구름은 따듯하지 않지, 물방울이 얼어서 구름이 되는 거니 말이야. 폭풍우를 몰고 오는 구름은 좀 무서워. 깔때기 같은 구름도 있더군(꼬리라 하는 게 더 어울릴지도). 내가 사는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구름일지도. 별로 보고 싶지 않아. 폭풍우가 몰아칠 테니. 비는 내려야 하는 거지만, 적당히 오면 좋겠군.

 

 여기 담긴 구름을 날마다 하나씩 보는 것도 재미있겠어. 난 그러지 않았지만. 사진이 아닌 진짜 구름을 보려고 해. 밖에 나가면 들꽃과 나무뿐 아니라 구름도 봐야겠어. 멋진 구름이 보이면 사진기에 담을 거야. 그런 것도 모아두면 괜찮아.

 

 

 

희선

 

 

 

 

 

 

 

 

 

 

 

 

 

 

 

 

 

 

 

 

*내가 담은 구름 사진이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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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10 09: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희선님이 찍은 구름 사진도 멋지네요. 이 책 보면 구름이 아름답다고 감탄하게 되더라구요. 하루에 한번씩 하늘 보는거 좋아요 ^^

희선 2021-11-11 01:14   좋아요 3 | URL
사는 곳에 따라서 볼 수 있는 구름도 다른 듯해요 여러 사람이 찍은 사진 그림 여러 구름을 봐서 좋았습니다 자주 하늘을 보면 좋겠지요


희선

stella.K 2021-11-10 09:4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우, 희선님 어디 좋은데 다녀오셨나요? 사진 멋지내요. 저도 이번에 여행다녀오면서 새떼가 나는 거 보고 놀랐어요. 이제 서울에서 그런거 보기 어려울 걸요? 어디든 잘만 있었으면 좋겠다 싶어요.

희선 2021-11-11 01:17   좋아요 2 | URL
어디 갔다 오지는 않고, 그냥 걷다가 괜찮으면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요새 걸으면 하늘에서 새소리가 들려요 하늘을 보니 기러기가 날아가더군요 그걸 딱 잡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기러기를 담았지만 구름도 깔렸더군요 어디선가 보니 지구온난화로 새가 북쪽으로 올라갔다는 말도 있던데, 얼마 안 돼도 철새가 한국에도 오는 듯합니다


희선

라로 2022-01-25 23: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저도 샀는데 우연히 희선님의 페이퍼를 읽게 되었어요! 좋은 사진 많이 찍으셨네요!! 하지만 말씀처럼 사진으로 보는 구름보다는 직접 보는 구름이 찐이죠!!^^

희선 2022-01-26 02:03   좋아요 1 | URL
지금 생각하니 요새는 구름을 거의 못 봤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늘을 본 게 언제인지... 겨울엔 하늘이 시린 파랑이지만 가끔 구름도 보일 텐데... 사진을 잘 담는 사람도 있지만, 자연은 그대로 보는 게 훨씬 멋지고 좋죠


희선

그레이스 2022-01-26 00: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가을 하늘도 보입니다
참 신기해요
빛에도 계절이.!

희선 2022-01-26 02:05   좋아요 1 | URL
가을 하늘이 파랗고 높다고 하지만, 구름이 예쁠 때도 많더군요 그런 날엔 하늘에 구름으로 그림을 그린 것 같기도 해요


희선
 

 

 

 

쓸데없는 물건을 버리듯

쓸데없는 마음도 버린다면

가벼워질 텐데

 

물건도

마음도

버리지 못해

 

미련

철철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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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10 09: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문제는 미련 때문인거 같아요. 감성적인 사람은 무언가를 잘 못버리는거 같아요

희선 2021-11-11 01:12   좋아요 1 | URL
버리기도 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네요 이렇게 생각해서 못하는 건지... 게을러서 그럴지도...


희선
 

 

 

 

꿈속에서 친구를 만나고,

난 친구한테, 니가 꿈에 나왔어 했어

꿈속의 꿈이랄까

 

친구한테 다른 말도 했는데,

꿈에서 깨고 나니 생각나지 않았어

중요한 말은 아니어도 기억하고 싶은데

꿈은 참 빨리도 사라져

 

소설에서 옛날로 갔다가

지금으로 돌아오고

그때를 잊는 것과 같을지도

 

옛날로 갔다 와도 그걸

잊지 않게 쓰기도 하지만,

잡을 수 없는 건 잊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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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09 07: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꿈을 자주 꾸는데 이상하게 꿈은 금방 잊혀지더라구요 ㅜㅜ 정말 잊는게 나아서 그런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네요~~

희선 2021-11-09 23:59   좋아요 1 | URL
잠이 깼을 때 꿈을 떠올리려고 하면 생각나기도 한답니다 저는 어떤 꿈을 꾸고 잠깐 깨면 잊어버리지 않아야겠다 하기도 하는데, 다음에 깨면 잘 생각나지 않아요 그러다 잘 때 조금 생각나기도 해요


희선

stella.K 2021-11-09 18: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가끔 꿈속에서 꿈 얘기를 하는 꿈을 꾸기도 했죠.
근데 나이드니까 꿈을 안 꾸거나 꿔도 금방 잊어 먹더라구요.
그거 하나는 좋은 것 같더라구요.
꿈 많이 꾸면 잔 것 같지도 않고, 혹시 안 좋은 꿈꾸면 내가 왜
그런 꿈을 꿨을까 찝찝하곤 했는데 그럴 필요도 없고.
문제는 점점 잠이 준다는 거죠.ㅠ

희선 2021-11-10 00:03   좋아요 1 | URL
꿈속에서 꿈 이야기 하는 꿈은 다들 꾸는 꿈인가 봅니다 그런 꿈이 있기도 하죠 어딘가에서 떨어지는 꿈도 그렇고, 저는 자랄 때도 아닐 때 그런 꿈 꾸기도 했는데... 저는 꿈이 잘 생각날 때도 있고 바로 잊어버릴 때도 있어요 가끔은 자면서 꿈 잊어버리지 않아야겠다 생각해요 그때 좋은 꿈보다 안 좋은 꿈을 꾸면 기분 안 좋지만... 안 좋은 꿈은 잘 생각나기도 하는군요


희선

페크pek0501 2021-11-09 16: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꿈 속에서, 이거 꿈이 아닌가 싶어 확인하려고 꼬집어 봤는데 아프지 않았어요. 그런데 꿈에선 꼬집어 보고 이거 꿈 아니구나, 그랬어요. 꿈에서 깨지 않으니까요.
어떤 땐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데 그대로 다 느껴지고 다만 꿈이니까 다치진 않을 거야, 생각했어요.
저는 꿈 있고 현실 있고, 꿈과 현실 사이에 또 뭐가 있는 것 같아요.

희선 2021-11-10 00:10   좋아요 0 | URL
저는 꿈속에서 꿈이구나 생각만 해요 그런 일은 누구한테나 있겠습니다 어떤 때는 깨고 나서 꿈이어서 다행이다 해요 안 좋은 꿈이었을 때 그랬겠지요 어떤 꿈은 꾸고 싶지 않은데 꾸고... 꿈도 좋은 것만 꿀 수 없겠지요 높은 데서 떨어지면 무서워도 꿈이니 괜찮겠지 하면 마음이 놓이겠습니다

꿈과 현실, 그 사이... 쉽게 가기는 어려워도 생각하면 어느 순간 갈지도...


희선

서니데이 2021-11-09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꿈 속에서 오래전의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어요.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는 그 사람들이
그 때는 참 선명하게 나와서 신기합니다.
만나고 싶은 사람들도 이전과는 달라졌겠지만,
기억속의 예전 모습처럼 나오니까 그것도 그렇고요.
희선님, 오늘 날씨가 많이 차갑습니다.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희선 2021-11-10 00:17   좋아요 1 | URL
저는 만난 적 없는 사람이 꿈에 나와도 그 사람이구나 해요 오래전 사람을 만나면 선명하게 나오는군요 오래전 사람이 꿈에 나온 적 있는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어쩌다 생각하는 사람은 있지만 꿈에는 나오지 않네요 아니 친구는 아주 가끔 나왔던 것 같습니다 친구가 별로 없어서 그렇군요 지금도 별로 없지만...

서니데이 님이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마음속으로 생각해서 어쩌다 한번 꿈에 나오는가 봅니다 실제 만나지 못해도 꿈속에서라도 만나면 좋을 듯합니다 그게 더 슬플지...

바람이 세게 부는군요 서니데이 님 늦은밤 따듯하게 보내세요


희선

2021-11-10 2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11 0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두둥실 흘러가는 구름

물은 바다로 흐르지만

구름은 어디로 가는 걸까

 

흘러가는 구름은

비를 내리거나

흩어져 사라질까

 

어쩌면 어딘가에 구름이

가는 곳이 있을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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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08 09: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보이지는 않더라도 사라진것은 아니야 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

희선 2021-11-09 00:30   좋아요 2 | URL
구름은 어딘가에 갔다가 다시 나타나겠지요 구름만 모이는 곳으로...


희선

서니데이 2021-11-08 2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구름 많고, 비오는 날이었는데,
잠깐 사이 햇볕이 환해지면서 비가 더 많이 오는 날이었어요.
희선님, 내일은 아침에 기온이 많이 내려갈 수 있다고 해요.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밤 되세요.^^

희선 2021-11-09 00:33   좋아요 2 | URL
비 오고 구름이 많더군요 먹구름도 보였는데 흰구름도 조금 보였어요 바람이 차갑더군요 바람 세게 분다고 했는데, 정말 그랬습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갈 때가 가까워졌네요 예전에는 십일월도 거의 겨울이었는데... 예전이라니...

서니데이 님 옷 따듯하게 입으시고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페크pek0501 2021-11-09 16: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구름에 관한 시를 많이 썼어요. 누워서 구름을 쳐다보면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고 싶어서 그랬나 봐요. 구름이 신기했죠.

희선 2021-11-09 23:55   좋아요 0 | URL
오늘도 구름이 많았습니다 비 오고 나서 흰구름과 먹구름이 섞였더군요 바람은 많이 차가웠어요 구름을 보면 기분 좋기도 하죠 구름을 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희선
 
절대적인 행복의 시간, 3분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조영주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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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가 조영주가 지난번에 쓴 장편소설이 나오고 한해 넘게 흘렀구나. 딱 한해는 아니지만, 한해가 조금 지나고 이 책 《절대적인 행복의 시간, 3분》이 나왔다. 내가 다른 때보다 책을 빨리 본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내가 게을러서 읽고 쓴 게 밀렸다. 그게 좀 많았는데 2020년부터 책을 별로 못 봐서 읽고 써둔 게 많이 줄었다. 지금 이런 말해도 이걸 보는 사람은 잊어버리겠지. 잊기를 바란다(그때 읽고 쓴 걸 블로그에 바로 쓸 때도 있다). 그래도 이 책은 다른 때보다 빨리 보기는 했다. 도서관에 안 갔거든. 도서관에서 책 빌려오고 싶지만, 책을 천천히 보고 빌려 온 책 다 못 봐서 잠시 쉬기로 했다. 이 말 처음 한 게 아니구나. 책 보는 시간을 더 늘려야 할 텐데. 책 이야기보다 이런 쓸데없는 말을 하다니. 책을 봤지만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몰라서. 난 책을 보고 정리가 된 다음 쓰기보다 그냥 바로 쓴다. 그렇게 해도 괜찮을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다 쓰고 이렇게 못 쓰다니 하기도 한다. 이건 다 쓰지 않고도 이렇게 못 쓰다니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자신 없구나.

 

 지난 2020년에는 덜했겠지만, 한국에서도 할로윈을 즐기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난 이런 날 몰랐다. 지금은 알지만, 내가 언제 할로윈을 알았는지 모르겠다. 성탄절은 어릴 때도 알았는데. 할로윈이면 홍콩에 가는 명주, 명주는 홍콩에서 일곱해 전에 만난 배트맨을 찾으려고 한다. 이름이 명주여서 조영주 작가가 자꾸 떠올랐다. 이응과 미음으로 다르지만. 그래도 조영주가 열해 전쯤에 홍콩에 갔다고 한다. 거기에 갔다 와서 이 소설을 쓴 거기도 하다. 여기에는 조영주를 떠올리게 하는 게 많이 나온다. 내가 작가를 아주 몰랐다면 그런가 보다 했을 텐데. 만난 적은 없지만 조금 알아서. 이 말 예전에도 했구나. 《반전이 없다》 봤을 때던가.

 

 이 이야기에 나오는 때는 2011년이다. 2006년에 홍콩 란콰이퐁에서 날개 없는 배트맨이 건물에서 떨어져 죽고, 2011년에는 서울 코엑스에서 배트맨이 죽었다. 앞에 일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여겼고, 서울에서 일어난 건 누군가 배트맨을 죽인 거였다. 할로윈에 배트맨으로 변장하는 사람 많을까. 지금 생각하니 배트맨 이름은 알아도 배트맨이 어떤지 잘 모른다. 배트맨은 사람을 도와주는 쪽일까. 그렇다고 들은 것 같기도 한데. 많은 사람은 배트맨한테 좋은 인상을 가졌을지도. 2006년 2011년이니 두 사람이 배트맨 옷을 입었다 해도 다른 사람이겠지. 2006년에 홍콩에서 날개 없는 배트맨이 죽고는 이상한 이야기가 퍼진다. 날개를 찾는 배트맨 유령이 나온다는. 명주는 왜 배트맨을 찾는 건지. 앞에서는 꼭 좋아하는 사람을 찾는 것 같았다. 그게 아주 아닌 건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 배트맨은 다른 배트맨이겠지. 자신이 좋았던 때 누군가 살아 있을 때로 돌아가고 싶었던 건지도.

 

 홍콩에서 명주는 해결사인 이혁을 만난다. 시티 헌터라 한다. 몇해 전에 난 일본 만화영화 <시티 헌터>를 봤는데. 이혁은 배트맨 찾는 일을 맡기 전에 명주가 찾아달라는 해골 팔찌를 찾아준다. 거기에 뭔가 뜻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난 그런 것도 있구나 했다. 책 맨 앞에 보면 해골 팔찌가 나오는구나. 해골은 죽음을 나타내는 거 아닌가. 그런데 스컬 패러다이스라니. 사는 게 괴로운 사람한테는 죽음이 천국일지도. 이혁도 뭔가 사정이 있었다. 이 책 거의 보고 아주 조금 남겨두고 쉬었다. 그때 앞뒤가 안 맞아서 잘못 쓴 건가 했다. 그 다음을 더 봤더니 왜 그랬는지 알았다. 왜 거기에서 쉬었는지 모르겠다. 이혁은 자신이 저지른 일을 잊으려고 있지도 않은 사람을 상상했단다. 그 말 보니 사람은 자신이 기억을 만들어낸다는 말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건 마주하기 힘든 일이어서 그랬을지도. 이제는 이혁 자신이 한 일을 제대로 마주보겠구나.

 

 이 책 보면서 암이었다가 나았다는 형사 강세창은 별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 사람 이야기도 생각해야 했을까. 강세창은 아프고는 강력반에서 치안센터로 옮기기를 바랐는데. 여러 형사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명주는 자신 때문에 친구가 죽었다 여기고 괴로워했다. 이혁은 예전에 잘못을 저질렀지만 살아가기로 한다. 명주가 죽으려 했을 때 이혁이 구하고는 명주한테 다른 사람 삶을 마음대로 생각하면 안 된다 말한다. 그건 맞는 말 같기도 하다. 다른 사람 삶이 어땠는지는 그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다. 그 사람은 자신이 나름대로 괜찮게 살았다 생각할 거다(내가 죽었을 때도 다른 사람이 나를 보고 외롭게 살다 죽었다 하지 않기를 바란다. 조금 쓸쓸하지만). 사람은 달라서 느끼는 것도 다르겠지. 비슷한 것도 있겠지만. 절대 행복이 있을지. 난 그런 건 없을 것 같다. 절대 행복을 느끼는 시간이 겨우 3분이라니. 사람은 3분만 좋지는 않을 거다. 살다보면 괴로운 일 힘든 일도 있고 기쁘고 즐거운 일도 있다. 이렇게 말하지만, 난 괴롭고 힘든 일을 더 크게 생각하는구나. 그래도 산다.

 

 이렇게 쓰고 보니 살아야 한다는 말을 한 것 같구나. 자신이 가면을 썼을 때 다른 사람이 된다면 그걸 안 쓰면 좋을 텐데. 지킬박사와 하이드가 생각난다. 같은 사람 안에 있는 다른 자아. 억지스러운 말에 맞서는 용기도 가져야 할 텐데. 이것도 쉽지 않겠다.

 

 

 

*더하는 말

 

 

 

 

 지금까지는 이런 거 사진으로 담지 않았는데, 처음으로 담아봤다. 고맙게도 영주 님이 책을 보내주었다. 난 많지는 않지만 친구 몇 사람한테 이 책을 보내줄까 한다. 재미있게 보면 좋을 텐데. 책을 잘 보고 쓰고 싶었는데 이번에도 그러지 못한 것 같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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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1-07 09: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와 이런 작가님의 싸인은 어떻게 받는건가요? 완전 신기하고 좋으시겠어요~!!
제가 지금 지킬박사와 하이드 책 꺼냈는데 신기하네요 😄

희선 2021-11-08 00:02   좋아요 2 | URL
몇 해 전에 우연히 알았습니다 시간 많이 지났네요 2012년 말... 제 이름 한번 나오는 책도 있어요 《어떤, 작가》예요 이런 걸 말하다니... 어딘가에서 이 책 보시거든 제 이름 한번 찾아보세요


희선

scott 2021-11-07 16: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작가님 사인본이면 초판 본이네요
할로윈에 받아서 더 특별할 것 같습니다

할로윈날 이태원과 신촌 홍대앞 저녁 거리 깜짝 놀라 실겁니다 ㅎㅎ

SNS도 일종의 익명의 가면을 쓴 공간인것 같습니다
같은 사람 안에 있는 다른 자아라는 말씀에 동감!

희선 2021-11-08 00:04   좋아요 0 | URL
지금 사면 다 초판본이겠지요 저는 그런 거 별로 마음 안 쓰는데, 초판본은 다를까요 처음에 나왔다는 거, 그게 좋은 거겠습니다 책이 많이 팔려서 책을 더 찍으면 좋을 텐데...

2021년에는 많은 사람이 밖으로 나왔다는 걸 기사로 보기도 했네요 그 뒤로...

여기도 그렇기는 하겠지요 저도 말 거의 안 하는데, 이렇게 쓰는 걸로는 하네요 말하기 어렵기도 하고 할 말이 없기도 해서...


희선

서니데이 2021-11-07 22: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작가님이 사인본을 보내주셨군요. 할로윈 선물이었네요.
희선님 좋으셨겠어요.^^
주말 잘 보내셨나요. 좋은 밤 되세요.^^

희선 2021-11-08 00:07   좋아요 1 | URL
이 책 나온 날 10월 31일로 찍혀 있어요 할로윈을 생각하고 그렇게 했겠습니다 그날에 맞추기 힘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서니데이 님 새로운 주 시작이네요 오늘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