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길고양이로 태어나고
엄마하고는 아주 어릴 때 헤어졌어
내가 어릴 때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조금 힘들었던 것 같아
죽을고비를 몇 번이나 넘겼어
지금은 살 만해
먹을 게 많지 않고
사는 게 힘들어도
자유로운 게 좋지
내 적은 사람뿐 아니라
다른 고양이야
나와 같은 고양이는
자기 영역을 중요하게 여기거든
조금 부지런하고
조금 조심하면
괜찮아
혹시 길에서 날 만나도
그냥 못 본 척해
넌 너대로 살고
난 나대로 살아야지
희선
글은 손끝에서 나오지
볼펜이든 연필이든 쥐어 봐
그러면 뭔가 쓰고 싶어질 거야
그냥 들기만 하면 안 돼
아무 말이나 써 봐
어때, 쓸 거 떠올랐어
보고 듣는 게 마음 그물에 걸리기도 하지만
늘 그렇지는 않아
그럴 때는 글을 안 쓰는 게 좋을까
그래도 쓰고 싶으면 어떡하지
쓰면 되지
좀 유치하면 어때
그것도 시간이 흐르고 보면 재미있어
나무에 별이 열리면 둘레가 밝아지고
멋진 소리가 들린답니다
귀 기울이면 별이 열리는 소리 들릴까요
이 세상에선 별나무
보고 듣기 어렵겠네요
어디에 가면 만날지
별나무는 파랑새처럼
당신 가까이에 있을지도
한번 찾아 보세요
하루가 다 가고
어두워지자
넌 깨어났어
어둠을 좋아하는 너
아니
조용한 밤을 좋아하는 건가
모두가 잠든 밤에
넌 깨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지
가끔은 밝을 때
걸어보는 건 어때
그때도 좋아
마음이 추우면
몸도 추워요
따스한 이야기에
따듯한 차 한 잔
어떠세요
찬 바람 부는 겨울에도
그대 마음은 따스했으면 해요
*갑자기 겨울이라니, 이럴 때도 있지요. 지난 겨울 추웠지만 따스했던 기억을 떠올려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