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
최인호 지음, 김점선 그림 / 열림원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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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따지고 보면 우리들의 인생이란
신이 내려준 정원에 심은
찬란한 꽃들이 아니겠는가.
 
 
이제 나는 기다린다
이 꽃밭에 그 님이 오시기만을. 그 님이 누구신지 아직 나는 모르지만 그 님은 마침내 내 생애의 '꽃밭'에 내가 바라던 손님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오실 터이니.아이야,우리 식탁을 마련하자. 식탁 위엔 눈부신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수건을 마련해두자.
 
 
우리 인생은 꽃밭이다.날마다 내 인생의 꽃밭을 가꾸며 물도 주고 풀고 뽑고 그렇게 내 인생을 날마다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내 꽃밭에 꽃들도 다르게 피어날 것이다.
 
그를 소설로 만나다 에세이로 만난것은 처음이다. 화가 김점선님의 이쁜 그림과 함께 펼쳐지는 최인호만의 '꽃밭'은 사람냄새가 물씬 풍겨서 좋다. 그가 한발 앞서간 인생 선배이기 때문에 그가 그동안 아내와 살아가면서 풀어 놓은 이야기들이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골다공증에 걸린 아내를 위해 최선의 방법으로 산행,걷기를 선택해 더이상 진행이 되지 않도록 하려는 배려에서는 내가 지금 남편과 시작한 산행과 맞아 떨어지는듯 하여 동감하였다.
 
그의 꽃밭도 사실은 말없이 그의 곁을 잘 지켜준 아내가 있었기에 더욱 아름다운 꽃이 필 수 있는 꽃밭이 되지 않았나 싶다. 자식뒷바라지를 하다가 별거아닌 별거를 하는 부분에서도 동감이 갔다. 나부터 중학 다니는 딸의 시험기간만 되면 우리도 사실 별거나 다름없는 생활을 한다. 남편은 먼저 들어가 잠을 청하고 난 딸의 옆에서 잠을 깨워 주기고 하고 옆에 앉아 책을 읽으며 함께 하기도 한다.
 
'꽃밭' 그는 글이라는 씨앗을 잘 키워 작가라는 꽃밭을 아름답게 일구어냈다.그의 인생은 글과 한길을 걸으며 꽃을 피웠고 그것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기도 했다. 어느만큼 인생을 살고 난후에 난 무엇으로 살았을까 내 인생을 뒤돌아 보며 정리한다면 난 작가처럼 이런 작은 꽃밭을 일구어 낼 수 있을지...
인생을 뒤돌아 보며 숨김없이 관조한듯한 느낌이 들어 좋다.소설속이 아닌 작가의 또다른 면을 읽을 수 있어 좋고 자신보다는 아내가 주인공이 된듯한 꽃밭이어서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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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 1994-2005 Travel Notes
이병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처음 접하면서부터 기분이 남달랐다. 다른 책과는 다르게 페이지도 없고 사진과 여행의 느낌,메모를 통한 한사람의 여행블로그를 나 또한 여행하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행과 행사이 사진과 색감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그를 여행으로 떠돌게 한 것은 무엇인지.. '끌림' 사람에 의해 끌리거나 혹은 다른 무언가에 의해 끌려 여행은 여행을 하게 만드는것 같다.
 
한번 읽고는 다시 읽어보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그것은 생각없이 읽다가 작가의 생각의 놓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한번 죽 읽어내리고 다시 처음부터 글자를 하나하나 바느질을 하듯 다시 읽어내려가다 보면 나도 작가를 따라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말이 없어도 눈빛이 마주치지 않아도 좋다.그저 그 공간을 함께 있으므로 해서 느껴지는 어떤 미지에 내가 존재한다는 그 이유만으로 좋을듯한 여행,그런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
 
나도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하지만 여행지에서 메모를 한다는것은 쉬운일이 아니다.여행후에 그 느낌을 적고는 있지만 여행을 하면서 순간 스치고 지난 생각들은 모두 빈페이지로 남는다. 어쩌면 여행은 자기자신을 비우기 위해 떠나는지도 모르고 낯선 여행지에 남겨지는 아쉬움때문에 여행을 하게 되는지도 모른다.어느 곳이나 내게 완벽한 것을 안겨주지는 않는다.살면서 여행만큼 큰 기쁨과 생각을 안겨주는것은 없는듯 하다.
 
'열정'이라는 말
 
열정이라는 말에는 한 철 태양이 머물다 지나간 들판의 냄새가 있다. 이른 새벽 푸석푸석한 이마를 쓸어올리며 무언가를 끼적이는 청년의 눈빛이 스며 있고,언제인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타고 떠날 수 있는 보너스 항공권 한 장에 들어 있는 울렁거림이 있다.열정은 그런 것이다. 그걸 모르면 숨이 막힐 것 같은 어둠에 놓여 있는 상태가 있고,그걸 갖지 아니하면 신발을 신지 않은 채 낯선 도시에 떨어진 그 암담함과 다르지 않다........ 열정은 건너는 것이 아니라,몸에 맡겨 흐르는 것이다.
ㅡ 본문 중에..ㅡ
 
 
열정이 있는 자만이 떠나는 것인지 모른다. 미지에 대한 열정이 없다면 내 삶의 작은부분에 스며있는 열정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떠나지 못하는것이 여행일지 모른다.이 책을 놓으며 올 겨울,내 삶의 쉼표하나 여유롭게 찍을 겨울여행을 준비하고 싶어졌다. 많은것 바라지 않고 그저 내 심신이 자유로울 수 있는 그런 곳에서 눈과 귀를 비롯한 오감이 흔들릴 수 있는 겨울여행을 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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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연구하는 여인
아리아나 프랭클린 지음, 김양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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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부패된 살과 뼈들이 그녀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다"
 
소설은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으로 처럼 수도원과 관련한 살인과 사건의 이야기다. 아델리아는 여자에겐 금기시된 직업인 의사다.지금으로 말하면 과학수사대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하면서도 탄탄한 구성이 엿보이는 책이다.
 
중세 케임브리지에서 네 명의 아이가 잔인하게 살해된다. 시민들은 유대인들에게 그 책임을 돌렸고 유대인들은 광기에 사로잡힌 폭도들을 피해 헨리 2세의 보호를 받게 된다. 아이들의 시체는 작은 성인으로 추대되며 그 누구도 진짜 범인을 알 수 없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때 은밀하게 이곳으로 보내진 죽음을 연구하는 여인,죽음에 정통한 대가가 있다. 살레르노 대학의 젊은 천재,해부학과 수사술에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낙후된 암흑의 중세 잉글랜드에 발을 들여 놓은 그의 이름은 아델리아.
 
탄탄한 구성과 흥미로움에 책을 읽는 동안 덮을 수가 없도록 만들었다. 빨리 결말을 알아야만 할것 같아 계속 손에 쥐고 있던 책,그러면서도 지루하지 않고 늘어지지 않고 새로운 사건에 봉착하게 하여 함께 사건을 풀어나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 결말은 조금 진부한 맛도 있으나 그래도 읽고나면 한편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본듯한 느낌을 갖게 만든다.
 
이 책은 객주나 아리랑 같은 대하소설을 읽고는 그 중간에 잠깐 쉬는 짬을 이용하여 머리도 식힐겸 읽었다. 살인의 해석보다는 짜임이 탄탄하여 실망하지 않고 읽을 수 있으며 중세 수도원과 연관한 이야기라 그런지 새로운 흥미거리라 책을 읽는 내내 긴장을 늦추지 않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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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해석
제드 러벤펠드 지음, 박현주 옮김 / 비채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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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을 소개하는 화려한 수식어구에 속은것 같았던 책 <살인의 해석>.프로이트와 융의 정신분석학과 살인이 만나는 추리소설이라 하여 무척 흥미를 느껴서 얼른 저질르고 말았던 책이며 한권으로 된 책이 굵기도 하여 처음엔 좀 난감하기도 했지만 읽어나가면 금방금방 책장을 넘길 수 있고 읽다보면 훌쩍 책을 덮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사건은 실제살인처럼 꾸며진 밴월의 아파트에서 일어난 여자의 살인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지만 살인사건에는 많은 의구심들이 있다.시체 안치소에 보관해 놓은 시체도 없어지고 살인이 일어난 방도 깨끗하게 치워지고 살인을 목격한 시녀는 자취를 감추어 버리는 미궁속 같은 사건.
 
신출내기 리틀모어가 사건의 단서를 잡으며 꾸며진 살인뒤에 숨겨진 내막이 있다는것을 캐면서 소설은 정신분석학자인 융과 프로이트가 등장한다. 간접살인과 살인뒤에는 인간의 욕망이 자리하고 있는것 같다. 자기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살인을 묵인하고 정당화 하는 행위,그 속에서 정신착란 증세를 보이는 액튼양,그녀를 관찰하며 사건을 풀어 나가는 살인의 해석
 
이십대에 추리소설에 미치도록 빠져 날밤을 세우며 읽던 때가 있었다.날마다 한권씩 손에 쥐었다 책꽂이에 꽂히는 책들을 보며 웬지 모를 희열감에 뿌듯하던 그러면서도 사건을 스스로 해결하기 위하여 늘 생각에 잠겨 있던 그때,다시 그때로 돌아간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약간은 부족한 감이 있는 책.
 
우리는 어쩌면 살아가면서 한가지씩 살인의 소지를 품고 사는지도 모른다.그것이 간접살인이든 그냥 물거품 사라지고 마는 감정이든 내 안의 선과 악의 싸움에서 선이 이기도록 건강한 육체는 물론 건강한 정신을 갖도록 삶의 여유를 가지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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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리 난장 1
김주영 지음 / 문이당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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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의 <객주>을 다 읽고 무언가 포식을 하고 난 다음의 허전함처럼 아라리 난장을 집어 들었다. 객주가 조선시대 보부상들의 이야기라면 아라리 난장은 이시대가 만든,IMF와 명퇴 그리고 21C형 장똘뱅이의 이야기라고 해야 할 것이다.
 
창범은 명예퇴직과 이혼이라는 사회와 가정의 암적인 존재처럼 버림받은 서울을 떠나 무작정 길을 나서다 동해로 가는중 어느 주유소에서 우발적인 행동처럼 자신의 차까지 팽개치듯 버리고 처음 만나는 활어차 운전수인 박봉환을 만나 동해 주문진에서 '장똘뱅이'라는 새로운 삶을 억척스럽게 개척하며 오뚜기처럼 우뚝 서는 희망을 안겨주는 이야기다.
 
봉환의 애인이었던 승희는 창범에게 마음을 뺏겨 그녀가 꾸려 나가던 식당을 묵호댁에게 넘겨주고 창범과 함께 전국을 돌며 장똘뱅이로 거듭난다. 창범 봉환 승희 태호 변씨등 장똘뱅이처럼 동해를 시작으로 그들의 행로는 장을 따라 전국으로 발빠르게 움직여 손해도 이익도 남기며 갈라지고 다시 뭉치고 그러면서 한편으로 희망의 끈을 놓치 않아 그들의 새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던 같다.
 
창범이 만약에 실직과 이혼이라는 절벽에서 삶을 포기하고 노숙자가 되었다면 그는 구제불능의 밑바닥 인생이 되었을터인데 언제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배수진을 치듯 최선을 다하며 희망을 만들어 가는 그의 노련함과 열정이 좋았다.
 
난 개인적으로 백화점보다 재래시장을 좋아한다. 그곳에 가면 삶의 아우성처럼 들려오는 그들의 '힘'이 내게로 전이되는듯 하여 오일장을 다녀오면 괜히 엔돌핀이 도는 것처럼 기분도 좋고 활력소를 얻은듯 힘이 넘쳐난다. 거기에 그들의 정까지 듬뿍 받아 오니 부자가 따로 없는듯 일주일은 행복한 주부가 된다.
 
이시대는 그야말로 어디에서건 자기자리에서 밀려날까봐 눈치를 보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사십대들의 힘없는 발걸음이 이어지는 불안한 현실속에서 피부로 더 와 닿듯 하는 '아라리 난장'의 이야기기가 남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처럼 와 닿는것은 비단 사회가 만든 현실때문일까. 내 삶을 다시 생각하고 돌아보게 만드는 것 같아 읽는 내내 가슴이 아린 이야기 아라니 난장,이시대의 사십대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언제나 삶의 여정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행운의 여신은 한번쯤 뒤돌아 날 바라보며 웃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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