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논어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41
주니어김영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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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쉽게 만날 수 있는 논어와 공자..


학교 다닐때 공자왈 학이시습지면 불역역호아라.. 라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지만 정작 공자에 대하여는 그리 많이 알지 못하고 배우지도 못한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만화이면서 어린이뿐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쉽게 공자와 논어에 대하여 알 수 있도록 그림과 글로 표현을 했다. 이렇게 만화책을 보는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만화를 접할 기회를 만들지 못하였는데 정말 간만에 만화를 만난것 같다. 다음에 읽어볼까 하다가 기말고사를 보는 막내가 잠깐 읽더니 ’엄마, 이 책 재밌네.시험 끝나고 읽어야지..’ 해서 먼저 읽던 책을 읽은 후에 얼른 집어 들었다. 더 미루다가는 늦어질것 같아서 읽다보니 금방 공자님 말씀을 다 들은듯 논어가 눈앞에 있다.

논어는 무엇인가.. '공자님 말씀'을 공자의 제자들이 써 놓은 책으로 20편으로 되어 있으면 제목은 처음에 나오는 단어를 제목으로 해 놓아 1편’학이’ 2편 위정’ 3편 ’팔일’ ..18편 ’미자’ 19편 ’자장’ 20편 ’요월’ 로 되어 있다. 공자의 이름은 ’공구’로 구란 ’짱구’라는 말이니 요즘 말로 풀이하면 공짱구라는 이름이 된다. 이름에서 알아챌 수 있듯이 그는 양반의 자제가 아닌 서민의 아들이다. 그것도 나이 많은 아버지와 열댓의 어린 여자사이에서 난 아들이라 제대로 대접도 못 받은 듯 하다. 그런 그가 15때 학문에 뜻을 두고 배우기를 좋아했으니 15살을 ’지우학’이라 하고 30살에 공부한 내용에 대해 확고했으니 ’이립’ 마흔 살에는 삶의 방향에 대해 의심스러움이 없게 되었으니 ’불혹’ 이라 하고 50살이 되어 모든 세상사가 하늘의 뜻에 있음을 알게 되어 ’지천명’ 이라 하고 예순 살에는 무슨 이야기를 들어도 거슬림이 없이 마음속으로 받아들이게 되어 ’이순’ 이라 하고 일흔 살에는 마음속에서 하고자 하는 것을 그대로 따르더라도 사람이 따라야 할 일정한 법도를 넘어서지 않게 되었다 하여 ’종심소욕’ 이라 했다. 

공자를 지금의 말로 하면 그는 ’대단한 노력파’ 였던 것 같다. 그당시 스승이나 책이 제대로 없던 시절에 배울것이 있으면 스스로 찾아가 배우고 스승으로 섬기었던 그,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말씀으로 전해지고 인과 예를 중시하며 중용을 가르쳤던 것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잘 정리되어 있다. 논어나 공자 하면 어렵게만 생각하고 잘 들여다 보지 않던 책들인데 이렇게라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고전과 좀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든것 같아 다행이다. 더불어 태어날 때 가지고 태어난 지식이 아닌 노력에 의한 지식이라 오늘날 쉽게 모든것을 얻으려는 우리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는 책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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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되고 싶었던 버스 운전사>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신이 되고 싶었던 버스 운전사
에트가 케렛 지음, 이만식 옮김 / 부북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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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사는 마침내 신이 된다면 자비스럽고 친절하여 
모든 피조물의 말에 귀를 기울이겠다던 자신과의 약속이 불현 듯 떠올랐지요..


<신이 되고 싶었던 버서 운전사> 어느 누군든 늦게 오는 사람은 결코 문을 열어 주지 않던 버스 운전사, 늦은 사람의 30초보다는 버스 안의 사람들의 30초를 더 값지게 여겼던 그는 자신만의 완벽에 가깝게 버스 운전을 하던 사람이다.하지만 그의 룰을 깨듯이 에디라는 청년이 나타나고 그는 떠나는 버스를 타기 위하여 계속 달려온다. 그는 처음으로 제시간에 맞추기 위하여 달리기를 시도한것이다. 그런 그를 보고 자신의 완벽함을 버리고 에디를 태우는 버스 운전사, 그가 헐떡이고 씨근거리는 모습에 과거 운전사이기 이전의 신이 되고 싶었던 시절을 떠올리고는 문을 열어 주게 된다. 그런 버스 운전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에디는 약속에서 바람을 맞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 버스 정류장에 있는 버스를 보고 뛰어갈 힘도 내지 못하고 있는 그를 기다리는 버스 운전사, 신보다는 버스 운전사로 손님에게 슬픈 윙크를 보내는 그, 어떤 어려움도 견딜만하게 만들어줄 윙크를 날려주는 정이 있는 운전사 이야기는 우리 일상에서도 흔히 겪거나 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외에는 약간은 무리가 가는 이야기들도 있다.

벽속의 구멍.. 현금 인출기가 있던 부분에 커다란 구멍이 났다. 사람들은 그 구멍에 대고 소원을 말하면 들어준다하여 그는 천사를 원하다 하니 천사친구가 나타났다. 6년간 잘 지내던 천사에게 날아보라 하지만 천사는 날지를 않는다. 코트 밑에 날개를 감추고 다니는 천사가 날 수 있는지 궁금했던 그는 5층에서 그를 아래로 밀었다. 천사는 날지 못하고 감자 자루처럼 5층에서 그대로 떨어지고 만다. 그가 날개가 있는 천사였다는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엄마의 자궁..5살 되었을때 엄마가 암에 걸리고 엄마는 암수술을 받게 되는데 의사의 말이 엄마의 자궁처럼 그렇게 아름다운 자궁은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자궁없는 여자는 여자도 아니라며 엄마와 이혼을 하고 알래스카로 떠난 아버지,엄마는 암수술에도 불구하고 끝내 죽고 엄마의 자궁은 박물관에 전시가 된다. 그에겐 특별한 '엄마의 자궁'이지만 남들에게는 별볼일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런 자궁이 어느날 사라지고 그는 이슬로 덮힌 초원 한가운데 있거나 돌고래와 참치가 가득한 바다에 있는 엄마의 자궁을 생각한다. 

<크넬러의 행복한 캠프 생활자들> 이외는 모두가 아주 짧은 단편들이다. 크넬러의 행복한 캠프 생활자들도 연작으로 나뉘어 있어 지루하지 않게 끊어 읽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일상적이거나 그의 눈에 비친 이야기들을 그나름 따듯하게 잘 표현하고 있지만 문화적인 차이나 약간은 난해함에 거리감을 느낄 수도 있다. 경이로운 짧막한 이야기들은 가끔 직설적인 표현에 어색하기도 했지만 색다른 맛의 반전이 주는 재미에 재밌게 읽었다. 작가를 좀더 깊이 있게 만나기 위해선 다른 작품들을 더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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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의 징표
브래드 멜처 지음, 박산호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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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눈물이 없다면 영혼에는 무지개가 없을거야...


성경속 최초의 존속살인인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 와 우리에게 익숙한 슈퍼맨의 이야기가 교묘하게 합쳐진 추리소설이지만 처음엔 책의 두께에 놀랐다. 570여 페이지라 언제 읽지 하는 무거운 맘이 들었지만 책을 펼쳐 드는 순간, 그 모든 무거움은 달아나고 술술 넘어가는 속도감에 '카인의 징표' 와 엘리스의 정체와 그가 데리고 다니는 일명 아벨의 개라 불리는 '벤오니' 의 활약이 궁금하여 급하게 읽어 나갔다. 

노숙자들을 쉼터로 보내고 있는 일을 하고 있는 칼, 그는 아홉살때 아버지가 우발적으로 엄마를 밀어 죽게 하는 장면을 보기도 했지만 그 일로 인하여 아버지와 19년간 떨어져 지내게 되었다. 아버지는 8년간 수감생활을 하고는 그를 찾아오지 않았다. 그러다 19년만에 우연히 만나게 된 아버지, 루즈벨트와 순찰을 돌던 중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아버지를 발견하게 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는 사건에 휘말려 들게 된다. 아버지가 맞은 총알은 희귀한, 오래전 미셸 시걸이란 남자가 가슴에 맞고 죽었던 총알이었다. 그렇게 우연히 만난 아버지의 정체가 들어나면서 아버지가 운반하려던 화물속에 있던 파라핀 봉지속의 만화책, 그 책을 쫓는 또 한사람 엘리스라는 차가운 남자,그도 아버지에게 평생 속임속에 살아왔듯이 이 소설은 추리소설의 기법을 빌려 부자간의 정을 풀어나간것이 부제일듯 하다. 가슴에 총을 맞고 죽은 아버지가 심장마비라고 해야만 했던 제리 시걸은 아버지의 죽음을 '슈퍼맨'이라는 만화로 탄생시켰고 칼과 아버지 리오드는 사건에 휘말리며 부자지간에 맺혀 있던 매듭을 풀어 나간다. 

성경속 이야기와 함께 슈퍼맨이라는 이야기가 교묘하게 날실과 씨실로 엮이며 '카인의 징표' 처럼 실마리를 향해 달려가는 칼과 엘리스 그리고 만화를 탄생시킨 제리, 그리고 제리의 아버지의 진짜 모습이 들어나며 그가 아들에게 전했던 '카인의 징표' 를 제리가 과연 어떻게 숨겼는지 찾아가는 스릴감. 사건을 바라보듯 하던 예언자의 실체가 밝혀지고 카인이 아벨을 죽인 살인무기의 정체가 모호하기는 하지만 그들이 쫓던 것은 거짓의 서이기 보다는 진실의 서이며 칼과 아버지의 관계가 다시금 부자지간으로 돌아왔다는, 진실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말하듯 소설은 '진실'에 힘을 주며 끝을 맺는다.

'집착하지 않으면 잃어버리는 것도 없어.'... 티모시나 엘리스 그리고 루즈벨트와 아버지, 그들은 '거짓의 서'에 집착했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진실의 서'일지 몰라도 그들의 욕심속에서는 '거짓의 서'가 되었던 진실을 말하며 '현재의 삶이 있고 과거에 남겨둔 삶이 있는 법이다. 하지만 누군가,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 그 삶을 같이 하게 되면 과거뿐 아니라 미래를 함께 쓰게 된다.' 라는 말로 끝을 맺으며 그동안 잊고 있었던 '엄마' 를 부르는 칼. 아버지의 말처럼 가끔씩 '엄마와의 대화' 를 시도하려는 그모습에 짜안하다. 

'카인이 징표' 누구나 자신안에 간직한 '악의 모습' 이라고 하고 싶다. 선과 악의 두얼굴 중에서 어떤 얼굴로 살고 있는가 하는 것은 순전히 자신에게 달린 문제이다. 자신안에 내재된 악의 모습을 더 강하게 들어냈던 엘리스, 엄마를 밀어 죽게 만들었던 아버지를 악의 모습으로 간직했던 칼, 하지만 부던히 엄마와의 대화를 하고 계셨던 모습에서 자신이 생각했던 악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칼 또한 과거를 용서하고 영혼의 무지개를 찾는 카인의 징표는 성경보다는 슈퍼맨이라는 만화탄생 비화가 더 재미를 준 듯 하다. 계속 되는 추격신이 언젠가는 영화로 만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읽었는데 깊어가는 가을밤 뭔가 재밌는 소설을 집어 들고 싶을때 읽으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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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자 - 2009 제17회 대산문학상 수상작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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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자 김정호, 그의 삶을 새롭게 조명한 작가 박범신의 첫 역사소설...


<청구도> <대동여지도> 로 잘 알려진 고산자 김정호, 그가 남긴 지도는 그의 발자취를 따라 아직도 우리에게 세세하게 남겨져 있지만 그의 삶은 어디에도 들어나 있지 않다. 중인이면서 몇사람이 아닌 모두에게 빛처럼 길을 발혀줄 지도를 남기기 위해 이 땅을 얼마나 많은 땀과 노력으로 돌아 다녔을지, 그의 녹록지 못한 발자취를 작가를 통해 따라 가며 읽다보니 얼마나 지금 나의 이 시간 모든 것들이 행복인지 새삼 느껴졌다.

종이가 귀한 시절, 판각을 하기 위한 좋은 나무를 구하는 것부터 제재를 받으며 그 모든것들을 짊어지고 다녔어야 할 어깨의 통증, 무엇하나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지만 자신이 발로 일구어낸 결과물이라 그렇게 세세한 것일까. 지도에 대한 이해도마져 떨어져 실용적것보다 첩자로 오해를 받으며 척박함에서 일구어내야 했던 대단한 결과물에 비해 인간 고산자는 그가 그려낸 지도속에 감추어진 것처럼 들어나지 않은 삶이 그의 고뇌와 함께 고스란히 다시 부각되었다.

고산자, 그가 왜 지도를 그려야만 했을까...
변변한 지도가 없던 턱에 그의 아버지가 죽음을 맞이했고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만 했던 일을 그는 생생히 기억해 모두에게 이로운 지도를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을 한다. 어려서부터 이 방면에 관심이 많았던 그, 뜻하지 않은 아버지의 죽음과 길에 버려지듯 하였지만 깊은 인연으로 순실의 어미인 보살님의 어머니의 젖으로 목숨을 부지하고 젖을 나눈 인연으로 부부의 정을 나누지만 그것도 잠시 그들은 다른 길을 걷게 되고 순실마져 아버지처럼 험난한 삶을 살게 된다. 제대로 된 지도가 있었다면 고산자 그의 아버지가 죽었을까.. 많은 민초들이 이름없이 죽어가야만 했을까...

'이제 바람이... 가는 길을 그리고, 시간이 흐르는 길을 내몸 안에 지도로 새겨넣을까 하이, 오랜.... 옛산이 되고 나면 그 길이 보일걸세. 허헛. 내 처음부터 그리고 싶었던 지도가 사실은 그것이었네. 그 동안 자네 신세가 많았어.'  미리 앞을 내다보고 걷는 이들의 삶은 고달프고 외롭다. 자신의 뜻을 알아주지 않던 조정과 양반들, 그리고 천주교박해에 맞물려 더욱 힘든 길이 되었던 지도제작, 하지만 고산자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자신이 걷고자 했던 힘든 길을 걸었고 위대한 유산을 남겨 놓았다. 그의 삶을 새롭게 그려내기엔 무척 힘든 작업이었을것이다. 길에서 이름없이 피고지는 민초의 삶을 담아 내기에 역사의 기록은 너무도 미흡하지 않을까 했지만 작가적 상상력이 그의 애환을 담담하게 잘 그려낸듯 싶다. 역사적 인물을 다룬 소설들은 읽고나면 조금 부족한 면이, 다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 배가 덜 부른 면이 있지만 작가는 자신의 뜻까지 잘 피력하고 있는 듯 하다. 대동여지도에서 지금 일본과 우리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독도가 왜 빠져야만 했는지 작가적인 주장을 간접적으로 펼치고 있어 읽는 맛까지 전해준다. 고산자 그의 출생도 죽음도 어느것 하나 기록되지 않았지만 작가적 상상력이 일군 고산자는 그의 대동여지도속에서 지금도 어디쯤 걷고 있을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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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추억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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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안개가 밀려오는군.놈은 안개와 함께 움직이지. 안개가 몰려오면서 데니스 코헨이 나타나고,살인이 계속되고...
놈은 안개 속에 있는데 난 안개를 보면 멀미가 난다고....


<악의 추억>, 제목부터 뭔가 스릴감을 준다. 작가의 이전 작품인 <뿌리깊은 나무>나 <바람의 화원>은 역사추리물이었기에 이 작품은 어떨까 몹시 궁금했다. 표지부터 현대적인 느낌이 그의 소설이 180도 바뀌었다는 느낄 수 있었다. 그의 첫작품인 <천년후에1,2>를 중고책방을 뒤져가며 겨우 구매를 해 놓고 읽는다하면서 읽지를 못했다. 그 작가를 알기 위해서는 첫작품을 꼭 읽어보는데 다른 두 작품만으로도 커다른 반향을 일으켰기에 그의 작가적 기질엔 의심에 여지가 없지만 역사물에서 갑자기 현대물이라니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그건 단지 내 기우였다는 책을 읽어나가면서 알게 되었다. 작품은 이정명이라는 작가라기 보다는 황금가지의 <밀리언셀러클럽>도서중의 한권을 읽고 있는듯한 느낌으로 외국작가가 쓴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에 몇 번이고 겉표지의 그의 이름을 확인해야 했다.

역사물에서 갑자기 현대물이라니... 침니랜드와 뉴아일랜드라는 가상의 도시 또한 안개처럼 모호하게 다가오는데 살해되는 여자들마져 모두 웃는 표정이라니 정말 아니러니 하게 만들었다. 첫번째 케이블카 살인 때문에 조직된 그룹. 헐리, 카슨,라일라,패트릭,매코이 그들 개개인을 들여다 보면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된 헐리부터 보면 그 실적은 모두 매코이로 부터인것처럼 그에겐 매코이가 앞으로는 그에게 걸림돌처럼 여겨지는데 그와 한팀을 이루게 된다. 신참내기 심리분석관인 라일라의 과거 또한 특별하다. 정년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카슨의 과거 또한 매코이와의 데니스 코헨 사건으로 인해 매코이와 모호한 부분이 있는가 하면 정직을 당하였지만 누구보다 사건에 열정을 품는 그에게는 데니스 코헨의 사건과 그 사건때문에 머리에 박힌 총알이 문제가 되어 그의 삶은 조각조각 잘려나간 것처럼 흩어져버려 현실인지 과거인지 모호함이 이 작품의 큰 틀을 쥐게 된다.

살인은 다시 다른 살인으로 연결되는 다중살인으로 이어지고 살인자라 추측했던 벤자민 화이트는 누군가 미리 써 놓은 시나리오 대로 행동했을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다시 살인자로 수면위로 떠 오르게 된 7년전의 '데니스 코헨'. 그는 분명히 매코이의 총을 맞고 죽었고 그의 사체가 발견되고 DNA까지 확인이 되었지만 세 건의 살인사건을 놓고 매코이는 데니스 코헨이 살아 있다라고 확신을 한다. 꿈인지 현실인지 모호함을 매코이는 터커를 만나 확인을 하며 자신의 생각이 꿈이 아닌 현실이었음을 직감하며 사건은 반전을 거듭하게 되고 라일라의 과거가 들어나며 그녀 또한 중요한 인물이 된다. 사건을 맡은 형사들은 모두 깨끗하지 못한 과거, 살인을 할만한 동기, 동전의 양면을 보듯 사람의 선과 악을 들여다 보게 된다. 

7년전 데니스 코헨 사건이 모든 사건의 큰 전환점을 만들듯 과거와 현재가 얼키고 현재의 데니스 코헨을 매코이라 보면서 독자들에게 <스톡홀롬 증후군>을 강하게 주입시키듯 그에게 동화되게 만들다가 그가 범인인가 생각하는 찰나 그를 죽이면서 믿었던 라일라를 의심하게 만든다. 과연 누가 범인일까? 범인은  이 소설에서는 중요하지 않다. 모두가 공범처럼 범인일 수 있다는 전재하에 소설은 전개된다. 애거서 크리스티여사의 추리소설 <오리엔트 특급열차>를 읽는 듯한 기분이 든다.열차에 탄 13명의 사람들이 모두가 범인이듯이 이 소설 또한 그런 전재하에 독자들 나름 생각하게 만든다. 그것이 작가 이정명만의 특이함이다. 독자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추리하게 만들면서 추리소설에 훔뻑 빠져 들게 만드는, 안개와 섬의 특이성이 나타내듯 소설은 더욱 모호함속에 빠져 들면서 우리 자신안에 감추어진 내면을 더 깊게 들여다 보게 만든다. 겉으로 들어난 그 사람의 본성속에 감추어진 <악의 모습>, 라일라가 마주보는 샤워장의 거울처럼 자신을 거짓없이 보여주는 <거울>만이 진실을 알고 있는것처럼 누구나 범인이 될 수 있는 <악의 추억>.

하지만 작가는 처음부터 작가가 내세운 범인을 강하게 보여준다. 낱말퍼즐,왼손잡이,살인현장에 늘 제일먼저 달려가는 사람. 하지만 그가 범인인가 생각하는 동시에 그를 죽음에 몰아 넣고 다시금 생각할 공간을 남겨 놓는다. <뿌리 깊은 나무>에서 처럼 등장하는 침니랜드 지도나 퍼즐그림등은 그만의 추리물에 훔뻑 빠지게 한다. 과연 그것이 실제일지 의심을 품게 하면서 무한한 상상을 하게 만든다. 이 소설은 살인사건이나 범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건에 얼킨 사람들의 내면이나 그들의 심리가 더 중요시 여겨진 작품이면서 요즘 떠오르는 <뇌과학>에 관한 소설이어서인지 더 재미있는 듯 하다. 역사물에서 만났던 작가도 대단하게 여겼는데 현대물 또한 그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인지 의심이 될 정도로 한번더 그의 이름에 반한 작품이다. 그가 선택해 놓은 단어 하나하나에도 그의 미세함이 숨어 있는 것을 작품을 읽다보면 발견하게 되는 악의 추억, 언젠가는 영화로도 만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보며 이 소설이 해외로 나간다고 해도 손색이 없을 듯함을 느껴본다. 번역이 문제라 우리문학이 해외로 나가는 걸림돌이 되는데 이소설은 현대적이면서 모두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라 장애물이 없어 우물안에 국한되지 않고 더 넓은 세계로 나갈 수 있는 <희망>을 본다. 독자들에게 늘 읽는 재미와 함께 생각하는 기쁨을 주는 작가 이정명, 그의 행보에 기대를 해 본다.


'말하자면 형사는 걸레 같은 존재야. 한번 더러워진 수건은 다시 빨아도 깨끗해지지 않지.영원히 걸게가 되고 만다고..'
'두려움은 사람의 감정을 유발하죠.사람들은 두려움 때문에 화를 내고 미워하고 고통스러워하니까요.'
'우리는 모두 우리 자신에 대해 알지 못해요. 자신을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가장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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