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발견 1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10
스텐 나돌니 지음, 장혜경 옮김 / 들녘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느리기에 더 많은 것을 발견했던 존 프랭클린...
 
두번의 북극탐험이 실패로 돌아가고 마지막 탐험에서 죽음을 맞이한 존 프랭클린, 그의 편지와 기록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이 빚은 또 하나의 인간 존 프랭클린을 만날 수 있는 소설이다. 실패를 거듭한 그가 실패를 한 후에 더 유명해진 프랭클린은 소설 처음 시작부터 이야기 하듯 열살까지 공을 제대로 잡지도 못하는 어찌보면 바보 같은 소년이었다. 그런 그가 어찌하여 북극탐험까지 했을까, 우리처럼 '빨리빨리'에 익숙한 시대에 살았다면 그의 느림은 어떻게 변했을까 생각을 하며 책을 들게 되었다.
 
나 또한 내 성격은 급할기도 하고 다혈질이라 할 수 있어 느리기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큰딸과 항상 부딪히며 말썽을 빚기도 한다. 조급함이 없는 딸은 항상 느긋하기에 늘 내 표적이 되곤 한다. 그런 딸과는 시험때라면 더욱 마찰을 빚어 집안에 큰소리가 떠나지 않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딸에게 미안한 생각도 들고 <느림>에 대하여 좀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성경이나 야생동물의 발자국을 연구하듯 이제 그는 '속도'를 연구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지금 자신보다 빠른 사람들을 추월할 날이 올 것이다.....21p
그는 열살까지 공도 제대로 잡지 못하였기에 <속도>에 대하여 배우려 한다. 그런 그는 배를 타고 바다고 나가고 싶어 집을 나가기도 하는데 아버지에게 붙잡혀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런 그가 해군학교에 들어가고 배를 타면서 느림은 자신의 단점이었는데 장점이 되고 만다. 남보다 <신중, 인내>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빠르다는 다른 동료를 보아도 전쟁에서 쓸모가 없다는 것을 안 그는 자신의 장점을 잘 발전시켜 항해에서 자신감을 갖는다.
 
'미스터 프랭클린은 눈이 밝아. 명령을 듣지 않고도 많은 명령을 눈으로 보지. 두꺼운 벽을 꿰뚫고서 말이야.' 149p
일상 생활보다는 바다에서 자신의 장점이 더 적용이 될 수 있어 해군생활이 끝나고 일상에 적응해 보려던 그는 다시 바다로 나가게 된다.첫번째 북극탐험을 떠나게 되지만 식량이며 그외 장비들이 덜 구비된 상태이고 행운의 여신이 그의 편이 되지 못하였는지 많은 동료들을 잃고 겨우 영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이 실패담은 큰 화제가 되어 그를 평가하는 기준처럼 되었다. 그런 기준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첫번째 결혼에서 딸 엘라를 얻었지만 엘리나의 죽음으로 인하여 다시 그에 맞는 상대라 할 수 있는 제인 그리핀과 재혼을 하여 호주 태즈메니아의 총독으로 가게 되지만 전총독과는 다르게 인간적이고 인격적으로 수감자들을 다루었던 그, 하지만 모함으로 인하여 다시 총독의 길에서 벗어나 그가 가야 할 길은 북극탐험이란 것을 깨달은 그는 동료들을 모집하여 다시 북극탐험에 나선다. 처음 실패를 발판으로 삼아 더 많은 식량과 장비를 구비하고 탐험길에 나서는 그에게 또 다른 복병처럼 나선 난관에 부딪혀 그는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가 느리다고 했지만 실은 사물을 더 깊이있게 관찰하고 사고하고 인내하고 정확성을 기하기 위한 그만의 방법이었던 듯 싶다. 빠르다고 하여 모두가 좋다는 것보다 '자기만의 속도가 있다' 는 것을 말해주듯 그는 그의 속도에 맡게 인생을 재발견 한 듯 하다. 그가 느리지 않았다면 자신만의 영역에서 훌륭한 항해사가 될 수 있었을까. 남보다 더 도전정신이 뛰어나고 자신의 위치에서 남보다 훨씬 더 빠르고 정확했던 존 프랭클린, 스피드시대에 작가는 느림의 사상가인 프랭클린의 삶을 재조명하며 일침을 가하는 것 같다. 요즘은 빠른 것을 벗어나 먹거리외 많은 것들이 <느림>으로 돌아가고 있다. 빠르다고 결코 좋을 수만 없다는 것을 자신의 삶에 열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작가가 소설속에 던져 놓은 묵직함에서 찾아내 본다.
 
 
아는 것하고 보는 것은 전혀 달라, 잘 안다는 것과 잘 보는 건 별개의 문제니까.무엇이 존재하는지 단정 짓는 건 더 나빠.화가는 잘 봐야 하는 사람이지 잘 알아야 하는 사람이 아니거든..155(1권)
저는 정확성이 예감보다 더 낫다고 생각해요...179(1권)
내가 시계처럼 늦게 간다면 완전히 멎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도 남들보다 더 오래 걸릴 거야. 그렇다면 난 갓 스물일지도 몰라..47(2권)
지난 세월 나는 내가 현명해질 때까지는 혹은 다른 사람들이 나보다 더 멍청하게 보일 때까지는 아무리 시간이 걸린다 해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네. 멍청하게 보일지라도 말이지. 나를 믿게나.. 91(2권)
떠나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지요. 빨리 오는 건 다시 빨리 사라집니다. 마차에 앉아 창문을 볼 때처럼 아무것도, 아무도 남는 건 없습니다. 제가 아는 건 그게 전부입니다. 110(2권)
나쁜 사람이란 자기한테 맞는 속도를 모르는 사람이란다. 빨라야 할 때 느리고 느려야 할 땐 너무 빠른 거지. 222(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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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비밀의 집회
줄리오 레오니 지음, 김효정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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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단테를 만나다..
 
단테, 무척 낯 익은 이름인데 너무 모르고 있다. 그의 소설을 다시 읽어본다 하고는 읽어보지 못한것이 언제인지 가물가물 하다. 학창시절 만났던 단테밖에 아는 것이 없는데 그를 소설속에서 만난다 하니 어떤 내용일지 궁금한데 줄리오 레오니가 쓴 <단테 시리즈>를 읽지 않고 결정판이라 하는 이 소설을 집어 들어 처음엔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다른 소설을 접하지 않아서인지 앞 소설들의 내용은 잘 모르지만 <비밀의 집회>만으로도 그를 받아 들이고 알아갈 기회이니 다행이다.
 
1301년 10월 어느 날 밤, 뜻하지 않은 여인의 방문으로 그는 파피루스를 하나 전해받고는 피렌체를 떠나 로마로 가게 되었다. 무슨 의미로 자신이 로마에 가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가운데 로마에 밤을 틈타 입성하지만 피렌체 대사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허름한 옷매무새 때문에 의심을 받지만 그런대로 잘 도착은 한다. 하지만 그는 내장이 비어진 채 버려진 여인의 시체를 만나면서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며 숙소를 정하는데 그곳에서도 젊은 여인이 죽어 한참 비통함에 젖어 있다. 단테는 바닷가에서 만난 시체를 이상하게 여겨 숙소에서 만난 시체도 검사를 해 보니 내장이 비워진채 예리한 칼로 도려내어 졌다.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그는 스스로 사건을 파헤져 들어간다.
 
그러다 만난 스파다의원, 파 내고 있는 무덤이 전무후무한 여교황의 무덤이라 하여 그도 흥미를 느끼며 보게 되는데 무덤의 목관에 그려진 관의 주인인 여제의 그림이 낯익은 여인의 얼굴이다. 그의 집에 초대되어 가서 고서도 접하게 되는데 뜻하지 않게 만난 스파다의원의 딸이 피렌체의 그의 집에 밤에 방문을 한 여인임을 알아체는데 그는 그녀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그녀는 사냥을 즐기며 여염집 여인과는 다른 개방적인 생활을 하고 있음에 무언가 다른 생각을 갖게 한다.
 
그렇다면 정말 중세 유럽의 가장 신비한 수수께끼인 여교황은 존재하였을까.. 베드로의 유물을 찾던 중 발견한 무덤에서 나온 미라는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전혀 썩지도 않았고 관에 들어 있던 유리병은 어제처럼 밝게 빛나고 있었으며 전설속의 여교황은 임신을 하여 사람들에게 맞아 죽어서 처참한 모습일거라 생각했지만 전혀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이 이상했다.정말 여교황 요한나는 존재하였으며 전설과는 다르게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은 것은 아닌지...
 
잠시 읽다가 한눈을 팔면 어떤 내용인지 모를 정도로 사건은 급박하게 변하고 로마의 골목길을 헤매고 다니듯 젊은 탐정 단테의 뒤를 따라 함께 밤길을 걷기도 하고 피렌체를 생각하며 고뇌하기도 해야 할 것만 같은 소설은 전편들을 읽지 않아서인지 조금은 난해한 감도 들어 조금씩 읽어 나갔다. 하지만 점점 빠져들며 읽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느껴 중반부터는 단숨에 읽어 나갔다. 여교황의 존재와 그 시대로의 복귀를 꿈꾸는 한사람으로 인한 연쇄살인, 그 살인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자세하게 다루지 않은면도 있지만 그나름대로 재미는 있는 소설이다.
 
젊은 단테가 소설속을 종횡무진하면서 범인을 잡기 위하여 자신의 임무가 끝났어도 로마를 떠나지 않고 물바다가 된 속에서 무언가 잘못되어 돌아가는 사건의 줄거리의 결말을 잡기 위하여 다니는 모습에서는 결말을 예견하면서도 젊은 단테를 그리기 위하여 로마를 속속들이 그려준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끝을 알고 나면 시시한 면도 있지만 그 시대상을 잘 그려준것 같아 괜찮게 읽었고 다른 단테 시리즈도 읽어 보고 싶어졌다. 소설속 단테는 시인이라기 보다는 탐정으로의 모습이 더 크게 각인되었지만  <신곡>의 형성사와 베르길리우스의 파피루스, 그리고 여교황까지 중세의 매력에 빠지기에 충분한 듯 하다.
 
'때로 모르는 문을 열게 되면 우리의 감각이 무뎌질 때가 있지요. 우리는 당신이 그렇게 느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뛰어난 사람들도 진실을 접할 때면 충격을 받지요...' -37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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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애무
에릭 포토리노 지음, 이상해 옮김 / 아르테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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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어머니가 될 수 있을까...
 
 
특이한 작가,특이한 소설이라 해서 프랑스 소설이라 특이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편모아래에서 자란 작가의 삶이 소설속에 녹아 났다고 해야하나, 소설은 편부로 어린 아들을 엄마의 역할까지 해야하는 한 남자가 너무 엄마역할에 빠져 들다가 자신도 잃어버리고 자식도 잃어버리는 내용이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 너무 과하여 화를 불어온 것이라 해야할까..
 
<문하우젠증후군>인가 하고 소설을 처음 읽으며 궁금증이 생겼다. 보험회사에 다니는 펠릭스는 그룬바크라는 가입자의 다급한 전화를 받고 화제 현장에 가서 그곳에서 살았던 여자와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다. 화제현장은 참혹한데 그 현장에서 사라진 아이와 엄마인 여자,그들의 행복했던 한때가 담긴 불타다 남은 사진 조각을 들고 나오는 펠릭스. 그는 3개월전에 아들 콜랭을 뺑소니차에 치여 잃고 말았다. 아직 범인은 잡히지 않은 사건이었고 아들을 잃은 악몽이 다 가시기도 전에 이런 사건을 접하게된 그를 보고는 동료들은 쉴 것을 강요한다.
 
마리는 아들 콜랭을 낳은 후 그에게 아들만 남겨놓고 떠났다. 그런 그녀가 갑자기 아들앞에 나타나고 그들은 일주일에 몇 일씩 나누어 아들을 돌보게 된다. 엄마가 없는 사이에 아빠와 함께 살았던 콜랭, '엄마가 보고 싶어..엄마가 보고 싶어' 라고 아들이 말할때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주기 위하여 여장을 하여 완벽한 마리로 재탄생한 펠랙스는 잠자는 시간에 엄마가 되어준다. 마리를 대변할 수 있는 노란머리의 가발과 스펀지공으로 채운 가슴과 털을 가리기 위한 긴 팔옷과 다리에 털을 밀고 원피스를 입고는 여자로 다시 태어나 아들 콜랭에게 엄마를 선사했던 펠릭스는 점점 자신이 그 역할에 빠져들어 간다.
 
자신과 옷장과 자신의 엄마의 옷도 아닌 콜랭의 엄마로 거듭나기 위한 여장에 필요한 옷장이 나란히 놓이게 되고 그는 점점 정체성을 잃어가게 된다. 아버지도 아니면서 엄마도 아닌 존재가 되어가는 펠릭스에게 유아원 원장은 ' 너무 큰 사랑이 아이를 죽일 수도 있다는 것 아세요..' 라며 따끔한 충고를 해준다. '나는 실추한 어머니, 두께 없는 아버지였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 또한 아버지의 아들로 지낸 경험이 없기에 혼자서 엄마와 아빠의 역할을 도맡아 하기엔 그에겐 너무 벅찼다. 그도 아버지가 없었기에 아버지의 역할에도 자신이 없었다. 그런 그가 엄마의 역할은 제대로 해 낼 수 있었을까...
 
소설은 편부와 편모, 완전하지 못한 조화롭지 않은 가정을 다루고 있어서인지 독특하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읽고 덮고 나면 섬짓하다. 원장의 말처럼 사랑이 과하여 아이를 죽게 만든것일까 생각이 든다. 자신이 전부를 차지하고 있던 아들을 엄마인 마리가 돌아옴으로 하여 그녀에게 빼앗기면서 자신이 모두 누렸던 엄마의 자리도 아버지의 자리도 빼앗기면서 그는 자신의 전부였던 존재를 없앤다. 날은 넌무도 화창하고 좋은데... 마리가 보았던 범인은 남자 였을까 여자 였을까... 그가 여장을 하기 위하여 발랐던 붉은 애무 자국이 확실하게 남는 정말 독특한 느낌의 소설이다. 가족의 소중함을 엄마라는 아빠라는 위치의 그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더 일깨워준 소설이다.
 
나는 옷 몇 벌, 마스카라, 입술에 바르는 '붉은 애무' 립스틱을 도로 챙겼다.......마지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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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얼 - 하늘에 계신 아빠가 들려주는 사랑의 메시지
롤라 제이 지음, 공경희 옮김 / 그책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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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들에게도 매뉴얼을 남겨주고 싶다...
 
 
인생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매뉴얼 한 권이 있다면 내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그것이 정답이라고는 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등대같은 매뉴얼이 있어 내 삶이 흔들림없이 그 빛을 따라 항해를 할 수 있다면 그런 매뉴얼 하나 갖고 싶어졌다. <하늘에 계신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사랑의 메세지> 라고 하여 어떻게 자신의 사랑을 전해 주었을까 궁금해졌다. 다른 책을 읽을까 하다가 궁금증에 먼저 집어 든 책이다.
 
책은 단숨에 읽게 된다. 그냥 덮으면 루이스 그녀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여 끝까지 단숨에 읽고는 먹먹함에 잠시 가만히 앉아 있었다. 30세에 생을 마감하게 된 아빠가 다섯살난 딸이 30세까지 생일날마다 읽어보라며 남긴 메세지인데 아빠의 사랑만 담겨 있고 그녀가 알고자 했던 진실은 누락되어 엄마와의 사이가 더 소원해지게 된것 같다. 엄마와 대화를 더 많이 나누었더라면 새아빠와 엄마와 이복동생 애비와의 관계도 더 가족적으로 뭉쳐졌을텐데 그들은 서로의 마음을 푸는 대화가 단절되었던 것 같다.
 
아빠가 죽고 나서 루이스와 살던 엄마는 빙고아저씨를 만나 재혼을 하게 되고 애비라는 이쁜 여동생을 낳았지만 루이스는 결코 가족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겉돌으며 이웃인 칼라와 코리와 그리고 칼라의 엄마와 더 마음을 나누며 산다.칼라의 이성에 대한 개방적인 삶에 대항하듯 일에 매달리며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 칼라의 오빠 코리는 이성적인 감정을 교환하지만 둘은 원하면서도 서로를 멀리한다. 그녀속에는 다른 남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언제나 늘 매뉴얼의 주인공인 아빠가 있기 때문에..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직장에서 해고되고 엄마의 새남편인 빙고아저씨가 쓰러지고는 엄마와 루이스는 그동안 나누지 못한 대화를 나누며 아빠의 실체를 알게 된다. 매뉴얼로만 아빠를 완벽한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던 루이스는 엄마와 아빠는 사랑이 식어 이혼하려던 중이었고 병이 발병하여 이혼을 잠시 접고 병을 치료하던 중에 아빠가 돌아가시는, 죽기 전에 그녀에게 매뉴얼을 남기는 것을 엄마도 알고 있었다는 것. 아빠의 숨겨진 모습을 새로 발견하고는 비로소 코리에게 마음의 문을 여는 그녀, 하늘에 계신 아빠가 전해 준 매뉴얼은 그녀의 인생의 길잡이 였을까... 매뉴얼이라는, 아빠의 벽을 허물고 나왔을때 비로소 한 여성으로 성장하듯 여인이 된 여자 루이스, 아빠와 대화를 나누듯 늘 품고 다닌 매뉴얼이 가슴을 울려준다.
 
좀더 솔직한 이야기들을 써 놓았더라면 그녀는 어떻게 변했을까? 아빠의 충고가 아닌 엄마와 아빠의 관계에서부터 왜 매뉴얼을 쓰게 되었는지 쓰게 되었다면 그녀가 받아 들이는 아빠의 이미지는 어떻게 변했을까. 아니 남성이라는 이미지는... 그런 그녀의 곁에서 잠시도 떨어지지 않고 있던 코리가 그녀에겐 매뉴얼이 아니었을까 싶다. 만나고 헤어짐이 우리보다는 더 개방적이고 성에 대한것도 개방적이라 약간은 어색함도 있지만 비록 하늘에 있지만 아빠의 가르침대로 따르려는 딸 루이스의 마음과 아빠의 매뉴얼처럼 자신도 자신의 아이에게 매뉴얼을 전해주려는 그녀가 잔잔함으로 따듯함으로 다가왔다.
 
타인의 눈에 자신감과 거만은 종이 한 장 차이거든...  내게 힘을 주는 것은 바로 성공이었다. 내게 음식처럼 영양분을 주고, 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성공이었다. 다음 업무, 다음에 넘어야 할 산에 목말랐다. 칼라가 남자를 갈구하듯 나는 일을 갈구했다. 다만, 일은 남자보다 믿을 만하다고 증명된 것만 달랐다. 그러니 친구 몇 명 없이 외로우면 또 어때? 난 괜찮았다. 괜찮을 터였다. 내게는 아빠가 있으니까.... 아빠는 내가 행복하고 매뉴얼을 잘 따를 때만 곁에 있었다. 모든 게 제대로 돌아갈 때만. 지금 나는 궤도에서 이탈했고, 아빠의 존재감을 느낄 수가 없었다.
 
☆ 이 책과 비교하여 읽어보면 좋은 책은 <내 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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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그때 꿈이 나를 움직였다 - 청소년을 위한 최정화 교수의 파워 멘토링
최정화 지음 / 다산에듀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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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살, 나의 꿈은 무엇이었나..
 
14살,그녀가 처음 접하게 된 '불어'가 그의 인생이 되었다. 국제회의 통역사로 통번역대학원 교수로 그녀를 우뚝 세운건 그녀가 처음 엘리베이터 만난 낯선 언어였다. 14, 나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그때 간직했던 꿈을 이루며 살고 있는가 되묻을 수 밖에 없는 그녀의 이야기가 다시 꿈을 꾸게 만든다. 꿈을 가지고 꿈을 향해 노력하는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하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통역을 하면서 세계정상의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그들의 평범한듯 하면서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일들을 가슴에 박히도록 그녀만의 방식으로 이야기 한다. '빛나는 별을 보기 위해서는 어둠이 내려야 하고 어둠이 짙을수록 별은 더 밝은 빛을 낸다는 사실' 그녀의 어둔 시절이 있기에 지금의 별이 될 수 있는 힘이 충전되었다는 유학시절의 이야기.그리고 그녀가 만난 사람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가수 비의 좌우명 이었다 '끝없이 노력하고 끝없이 인내하고 끝없이 겸손하자' 몇번을 읽어 보아도 정말 맘에 드는 말이다. 그 말들이 지금의 비를 만든것 같다.
 
자신이 어린시절에 간직한 꿈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꿈에 근접하며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비슷하게라도 밑그림을 살면서 사는 사람들이 많을까? 의문을 던져본다. 나는 내 꿈을 너무 쉽게 접은것은 아닌가 노력도 해보지 않고.. 내가 그동안 해왔던 변명들은 핑계에 불과 하다는 것을 알았다. 좀더 노력해 보았더라면 좀더 부딫혀보았더라면 지금의 내가 아니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좀더 꿈의 근사치에 다다라서. 하지만 너무 미리 겁을 집어먹고 접고나서는 현실에 굴복하여 지금까지 나태하게 살아온듯한 느낌이 든다. 다시 꿈을 꾸고 싶어졌다. 내 자신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고 싶어졌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금까지 살왔기에 이제는 꿈을 이루는데 좀더 시간이 단축될 듯 하여 다시 꿈을 꾸고 싶어졌다.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경우에는 무엇을 원하지 않는지를 먼저 생각해 보라'
어느날 중학교에 다니는 딸이 말했던 질문이 생각난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미래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자 왜 공부하는지 무엇이 되려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할때 가슴이 막히는듯 하였다.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데 자신이 왜 공북를 해야하는지 의문표가 앞을 가로 막고 있다고 생각하니 아무것도 하기 싫어진다는 스럼프가 찾아온 딸에게 무엇이 되려고 생각지 말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생각해 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나는데 그럴때는 정말 이 말처럼 원하지 않는 것을 하나하나 지워 나갔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나 자신조차 현실에 대한 만족감이 어느정도인지 확실한 답을 내리지 못하였기에 딸아이에게 확실한 답을 주지 못했는데 이제는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14, 너의 꿈이 너의 인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일단 과감히 부딫혀 보아라, 남이 걷는 길은 쉬워 보이지만 막상 그 길을 걸어가면 절대로 쉽지 않다는 것을 명심하라.
남이 이룩해 놓은 것은 정말 쉬워 보인다. 그가 걸온 길의 노력을 보지 않았기에 결과물만을 놓고 판단한다면 '나도 할 수 있는데..' 하며 너무 쉽게 단정지울 수 있다. 하지만 그사람의 노력과 인내한 시간들을 안다면 쉽게 말을 못할 것이다. 특목고를 원하는 딸아이의 곁에서 공부하는것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얼마나 많은 포기와 좌절, 위기에 다시 일어서는 기회를 붙잡아 외고에 들어갔는지 알기에 결코 쉽다고 말하지 않는다. 일단 특목고에 가겠다고 부딫혔기에 남들이 학교공부에 매진할때 영어나 수학등 심화를 하며 경시와 다른 시험들을 보기 위하여 빼앗겼던 시간들, 점수가 많이 나오지 않아도 그 누적된 시간들이 탄탄한 실력을 쌓게 해 주었지만 처음부터 그렇게 되리라고 본 것은 아니었다. 쉽게 이야기 하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사람의 결과물 뒤에 감추어진 노력을 본다면 결코 쉽게 말하지 못한다. 무엇이든 처음 부딫히는 것이 어렵다.
 
외고를 지원한 딸을 위하여 딸에게 멘토가 될까 하여 이 책을 골라잡았는데 내가 읽기에도 괜찮은 책이었다. 14살 뿐만이 아니라 나 또한 꿈을 가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 꿈을 꾼다고 누가 손가락질을 할까. 꿈이 없다는 것이 오아시스를 잃은 사막처럼 황폐한 삶이 아닐까... 무엇이 되고자 하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은 커다란 차이가 날 것 같다. 그녀가 어린 나이에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낯선 언어가 그녀의 인생을 움직였듯이 꿈을 간직한다는 것은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알려주기에 더 나은 삶으로 나 자신을 변화시켜주는 등대와 같다. '성공한 사람들은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기회를 찾아다니며 자꾸 말을 걸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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