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페미니즘 - 여성의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완전한 자유
낸시 홈스트롬 엮음, 유강은 옮김 / 따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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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대에 놓지도 못하고 손을 벌벌 떨며 책을 읽을 수도 있겠고, 한 발짝이 아니라 두 발짝 혹은 세 발짝 멀찍이 떨어진 채로 읽을 수도 있다. 일단 이 책은 그냥 들고 읽기에는 너무 무겁고 (832), 읽다 보면 가끔 이 책에서 멀리 멀어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다른 세상 이야기 같은 난해한 주제들). ‘여성의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완전한 자유라는 부제로 낸시 홈스트롬이 여러 작가의 글을 묶은 책이다. 관심 있는 주제만 찾아 읽어도 좋겠고, 시간적인 여유가 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봐도 좋겠다. 시간적 여유가 충분한데 약속한 시간을 넘겨서 다 읽은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만. 먼저 읽은 사람들은 공통으로 1 <, 섹슈얼리티, 재생산>이 좋았다고 하는데, 나도 1부가 제일 좋았다. 그리고 리스 멀링스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정치 전략에서 젠더의 지도를 그리다가 기억에 남는다.

 


1991 7, 조지 H. W. 부시가 공화당의 흑인 보수주의자 클래런스 토머스를 연방대법원의 판사로 지명했을 때, 그와 함께 일했던 아프리카계 미국인 변호사 애니타 힐은 토머스가 자신을 성희롱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생중계된 인사청문회에서 토머스는 부정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잡아떼면서 청문회를 건방진 흑인들을 때려잡는 하이테크 린치라고 규정했다(612). 전통적인 흑인 민권단체, 교회 연합체, 민족주의자들은 토머스 임명에 찬성했다. 애니타 힐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토머스 임명은 인준되었다. 흑인이었으되 백인이었던 토머스의 활약(?)으로 민원운동의 성과들은 크게 저지되었다.

 

 

토머스는 대법관에 오른 지 4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여성, 빈민과 노동자, 모든 미국인의 민주적 권리와 기회를 약화시키는 조치를 지지했다. 그것도 캐스팅보트를 쥔 인물로서 말이다. (615)

 


노예 해방운동의 동지였던 백인 남성들은 중요한 의사 결정 자리에는 백인 여성들이 참석하지 못하게 했다. 백인의 인종차별주의에 함께 저항했던 흑인 남성들도 흑인 공동체의 지도력을 흑인 여성들과 나누려 하지 않았다. 성차별주의에 함께 저항했던 백인 여성들은 항상 운동의 중심에는 자신들이 있어야 한다고 고집했다. 가장 큰 절망은 언제나처럼, 흑인 여성들에게 있다. 그녀들은 그 시간을, 그 고통을 어떻게 견뎌냈을까.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속 마야의 친할머니, 미세스 핸더슨. 시내에서 백인 여성에 대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다리가 불편한 아들을 감자 바구니에 숨기는 사람. 백인들의 비웃음 속에 둥둥 떠내려온 흑인의 시체를 옮긴 후 충격에 휩싸여, 백인들은 왜 이렇게 우리를 미워하죠? 라고 묻는 십 대의 손자에게 아무런 답도 줄 수 없는 사람. 그녀가 견뎠던 시간이 한없이 무겁다. 나의 남자들. 남편과 아들, 조카와 사위가 흑인 남자라는 이유로 무차별적이고 비이성적인 폭력의 희생자가 될 때 느끼는 절망. 토머스의 인준에 찬성한 흑인들의 심정을 아주 이해 못 할 것은 아니다. 그것은 잘못된 결정이었지만, 그런 결정을 해야만 했던 흑인들의 절망을 혹은 희망을 모른 척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역사적 투쟁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해방을 추구하는 과정이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이 가진 잠재력의 완전한 실현과 불가분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계급 착취, 인종차별, 젠더 종속에 맞선 투쟁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실현되려면 이론과 실천 속에서 이 셋이 통일되어야 한다. 우리는 하나의 민족으로서 우리 투쟁에 완전하고 평등하게 참여하는 데서 여성들을 배제할 수 없다. 어느 아프리카계 형제가 가나의 속담을 인용해서 내게 말한 것처럼, “우리는 모두의 손을 보태야 한다.” (619)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멈출 수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페미니즘이 여성 해방에서 시작되었지만, 거기에 머무를 수 없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계급 착취와 인종 차별, 젠더 종속에 대한 투쟁은 함께 가야 한다. 모두의 손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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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4-01 1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 읽으셨군요!! 고생하셨습니다,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21-04-01 19:17   좋아요 1 | URL
감사해요, 다락방님! 수고가 많았습니다, 제가 🙄

다락방 2021-04-01 1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밑줄 그어진 책 보는 거 너무 좋아요! 😍

단발머리 2021-04-01 19:23   좋아요 1 | URL
책을 구입한 사람만 누리는 기쁨이랄까요 ㅎㅎㅎㅎ 저 이 책 네번을 대출하고 이번에 줄치면서 읽으니 넘 좋더라구요.
역시 책은 사야 제맛입니다! 😍

미미 2021-04-01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완독 수고하셨어요!😉👍👍

단발머리 2021-04-01 21:15   좋아요 1 | URL
우아아앙!! 감사합니다! 미미님도 수고 많으셨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공쟝쟝 2021-04-01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독이다 💕🌟🔥 우리 함께 손을 보탭시다~~!! 고생하셨어요 단발님!

단발머리 2021-04-02 07:22   좋아요 1 | URL
쟝쟝님처럼 꼼꼼하게는 못 읽었 ㅠㅠㅠㅠ그래도 완독에 방점을 찍습니다.
고마워요, 쟝쟝님!!! 😘

수연 2021-04-02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고생하셨어요 단발머리님!! 강조하신 문장 넘 좋아요. 가슴 속 깊이 새겨 넣습니다. 마야 안젤루 책 얼른 읽으러 가야겠어요.

단발머리 2021-04-02 11:52   좋아요 0 | URL
우앗!! 전 진짜 고생 많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름 보람이 있어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고생만 남을 뻔 했습니다. 수연님 진작에 4월책으로 이동하셨다는 소문 돌던데 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