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과 시작 (리커버)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선집 대산세계문학총서 62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지음, 최성은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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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두꺼운 시집. 우리집에 있는 시집은 거의다 1cm 미만인데 이건 2.45cm 정도니까 두 배로 두껍다. 두꺼워서 더 좋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선집 『끝과 시작』에 기대어 버티는 2021년 여름 장마철. 으아.. 비 진짜 많이 오네. 온세상 물바다. 축축하다. 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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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7-07 13: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 디자인때문에 눈길이 갑니다.

잘잘라 2021-07-07 14:10   좋아요 2 | URL
언뜻보면 작은 서랍장 같지만, 이런 저런 생각하면서 들여다보았더니 서랍식 관짝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나저나 비가 참 많이 옵니다.

바람돌이 2021-07-07 14: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방금 천둥 번개 침요.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어요. 집에는 어이 갈까 잠시 고민..... ㅠㅠ표
이 시집 표지 진짜 좋네요., 아 저는 표지 성애자인데.... 시집은 어려워서 잘 안읽는데 말이죠. 갖고싶다 갖고싶다. 시 말고 책 표지가..... ㅎㅎ

잘잘라 2021-07-07 15:14   좋아요 0 | URL
바람돌이님 집에 가시게 비야 비야 비야 오지 말아라, 장마비야 오지 말아라, 🎵🎵🎵
시도 좋아요. 아니, 시가 더, 훨씬 더 좋아요. 바람돌이님! 믿어주세요!!! 후훗
 

누군가,
알 수 없는 사람이 잃어버린 열쇠처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열쇠‘의 형태를 지닌 유형물로 존재하다가,
덕지덕지 눌어붙은 녹이 갑갑하다,
아무한테도 연락하고 싶지 않다,
아무런 대문도 열지 않기로 하고,
뜨거운 불길 속에 던져진,
뼈를,
바다에 뿌렸다.
그러자 소리없이 문이 열려, 다시는 닫을 수 없게, 열리고 날리고, 멀리 멀리 멀리 멀리 떨어져 나간다.

2021년 7월 4일 일요일 오후, 인천 바다





열쇠
Klucz

열쇠가 갑자기 없어졌다.
어떻게 집으로 들어갈까?
누군가 내 잃어버린 열쇠를 주워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리라 ㅡ 아무짝에도 소용없을 텐데.
걸어가다 그 쓸모없는 쇠붙이를
휙 던져버리는 게 고작이겠지.

너를 향한 내 애타는 감정에도
똑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그건 이미 너와 나, 둘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세상에서 하나의 ‘사랑‘이 줄어드는 것이니,
누군가의 낯선 손에 들어올려져서는
아무런 대문도 열지 못한 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열쇠‘의 형태를 지닌 유형물로 존재하게 될
내 잃어버린 열쇠처럼.
고철 덩어리에 덕지덕지 눌어붙은 녹들은 불같이 화를 내리라.

카드나 별자리, 공작새의 깃털 따위를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이런 점괘는 종종 나온다.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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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맛이 무섭다. 어제, 고등어구이에 된장찌개, 상추쌈까지 푹푹 싸서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 집에 들어가서 TV를 틀었는데 ‘맛있는녀석들‘ 홍윤화가 전주비빔밥을 먹는 거라, 우와아, 아는 맛, 그 맛! 어찌나 먹고싶던지! 맨밥에 고추장이라도 한 숟갈 비벼 먹겠다고 벌떡! 일어났다 앉았다 일어났다 앉았다, 다짐했다. 참았다가 제대로 비빔밥, 전주비빔밥보다 백배 더 맛있는 울엄마비빔밥을 먹으러 가겠다고!

풍덩! 아는 맛이 무섭다.
풍덩! 제목 보고 그림 보고 풍덩, 으아아, 풍덩하고싶다아!
풍덩! 해본지가 언젠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마지막 풍덩은 언제였던가?
누구와 함께였던가?
보통은 풍덩을 혼자 하지는 않지.
하지만 지금은 보통이 보통이 아닌 시절,
보통이 아닌 보통마저 보통이 아닌 시절,
혼자 풍덩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혼자 하는 풍덩이 재미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혼자 풍덩 하다가 혼자 풍덩 하는 누군가를 만나서 둘이 풍덩하다가 셋이 풍덩 하다가 풍덩 풍덩 풍덩! 여럿이 풍덩하고 싶다.
여럿이 풍덩하는 맛,
아는 맛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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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6-29 15:05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한국어 어감이 영어보다 생생!
풍덩!
풍덩!
풍덩!ㅎㅎ
잘잘라님
오늘 하루
더위 피해
시원하게~

잘잘라 2021-06-29 20:57   좋아요 3 | URL
낮에 그렇게 덥더니, 지금은 고맙게도 시원한 바람 숭덩숭덩~ 이 바람 숭덩 숭덩 scott님 계신 곳까지 가 닿기를~~~

라로 2021-06-29 19: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고등어구이에 된장찌개, 상추쌈까지 푹푹 싸서 드셨다는 글만 읽어도 안절부절이에요,,, 제가 아는 그 맛이 느껴지네요.ㅠㅠ 근데 어머님의 전주비빔밥이 어떻길래?????? 부럽습니다!!!ㅠㅠ

잘잘라 2021-06-29 21:04   좋아요 2 | URL
으아, 어저께의 제가 저도 부럽... ㅎ.. ‘엄마비빔밥‘에는 특별히 비름나물이 들어가요. 고추장이랑, 으,,, 생각하니 또 침이 꿀떡. ^______^

2021-06-29 21: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6-29 2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21-06-30 1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엉뚱하지만 전 책의 바다에
풍덩~하고 싶습니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잘잘라 2021-06-30 12:11   좋아요 1 | URL
책의 바다, 말씀하시니 글자가, 한글이, 알파벳이, 숫자가, 그림이, 사진이, 낱말로 문장으로 파도치고 물결치고 솟아오르고, 너무 생생하니 조금 무섭기도.. 😆

서니데이 2021-07-01 01: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잘라님 오늘부터 7월입니다.
더운 날씨와 다가오는 장마가 있지만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좋은 7월 보내세요.^^

잘잘라 2021-07-01 01:34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님! 7월은, 말하자면 여름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계절이예요. 7월이라니, 으아, 다 집어치우고 머리 깎고 뛰쳐나가고만 싶습니다. 서니데이님도 건강한 여름, 떠들썩한 여름 보내시길 바래요. 일단 오늘밤은 좀 조용하게 보낸 다음에요~^.^

페크pek0501 2021-07-06 1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비빔밥, 저도 먹고 싶으오.

올해는 코로나로 시원한 피서지에 못갈 듯해 아쉬워요.
 
우리가 이토록 작고 외롭지 않다면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전기
옌스 안데르센 지음, 김경희 옮김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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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사람, 19세 미혼모, 직장인, 맞벌이, 결혼, 아들 하나, 딸 하나, 제2차 세계대전, 검열관, 우울과 불안, 남편의 외도와 이혼 요구, 알코올중독, 간경화로 남편 사망했을 때 작가의 나이 45세... 상상도 못한 이야기. 삐삐 롱스타킹의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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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06-20 20: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기로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주인공 모델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으로 알고 있어요
너무 오래전에 읽어서... 다른 작가일지도...

잘잘라 2021-06-20 20:32   좋아요 3 | URL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 부모님 집에서 나온 뒤로 줄곧 도시에서 살았다고, 이 책에 나와요. 아마 다른 작가인것 같아요. 그레이스님 편안한 저녁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1-06-20 20:34   좋아요 3 | URL
제가 잘못 알았나보네요^^
감사합니다~
잘잘라님도 편안한 저녁 되세요

2021-06-20 21: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1-06-22 20: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잘라님 이번에 7월 4일과 7월 6일에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아스트리드 린드 그렌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상영을 합니다 시대적, 개인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당대 최고의 여성 작가로 성장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시간이 되시면 이영화 꼭 보세요 이번에 스웨덴 대사관에서 특별 상영 하는 것으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여사의 삶을 감동적이게 그렸다고 합니다.

잘잘라 2021-06-22 23:33   좋아요 1 | URL
와우와우와! scott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그 집에 도착해서 모든 것이 자기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라세는 의자에 배를 깔고 엎드려 소리 없이 울었다. 어차피 어른들 마음대로 할 테니까 울어 봤자 아무 소용 없다는 것을 알아챈 듯 전혀 소리 내지 않고 울다니! 그 눈물은 지금까지도 내 가슴에 흐르고 있다. 아마 내 생의 마지막 날까지 계속 흐르겠지. 어쩌면 내가 어떤 상황에서든 어린이 편을 드는 것도, 옹졸하고 젠체하는 공무원들이 어린이를 별생각 없이 이리저리 보내는 모습에 분노를 참지 뮷하는 것도 그 눈물 때문일지 모른다. 그들은 어린이가 어디서나 금세 적응한다고 생각하지! 그렇게 보일지 몰라도 어린이는 새로운 환경에 쉽사리 적응할 수 없다.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힘에 떠밀려 그저 체념할 따름이다. -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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