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브르 식물 이야기
장 앙리 파브르 지음, 추둘란 옮김, 이제호 그림 / 사계절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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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줄까, 『파브르 식물 이야기』줄까? 하면
나는 영쩜일초도 망설이지 않고 『파브르 식물 이야기』라고 대답할거야.
그만큼이나 정말 보물같은 책이야,
라고 했더니, 

바보.
그렇게 좋으면 다이아몬드를 받아야지.
다이아몬드를 팔아서 『파브르 식물 이야기』를 사면 백 트럭쯤 살텐데!
란다.

진짜 바보는 너다.
그러니까 세상에 다이아몬드도 하나고 이 책도 한 권 뿐이니까 그런 질문을 하겠지. 비유로 만든 질문이고, 그만큼이나 훌륭한 책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 말이야! 

그래에. 그러니까 진짜 진짜 바보는 너라는거야.
어차피 세상에 단 하나뿐인거라면
다이아몬드나 책이나 똑같이 중요한 거 아니야?
그럴땐 선택이 무슨 의미가 있냐구. 

?  

진짜 내가 바본가. ㅜㅜ  

바보라도 좋다.
아무튼 나는 『파브르 식물 이야기』에 푹 빠졌다는 얘길 하고싶을 뿐. 

출판사가 어딘고?  
... 사계절 출판사. 
"사장님, 직원들 모두 복 받으세요.
이렇게 멋진 책을 만들어주시다니요! 
정말 진짜 완전 고맙습니다." 

   
 

이처럼 나무껍질에 여러 가지 물질이 드어 있는 거을 이야기하며 파브르는 나무껍질 속에 향수 기술자, 염색 기술자, 약사, 가죽 기술자, 화학자가 살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재미있는 표현이지요? 나무가 먹는 것이라곤 물과 영양분밖에 없습니다. 고작 그것을 가지고도 나무껍질은 좋은 냄새를 만들기도 하고, 먹을 것과 쓸 것을 만들기도 하고, 영양분이 있는 액과 독이 든 액을 훌륭하게 잘 만들어 냅니다. 그러니 나무껍질은 훌륭한 기술자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이런 일을 사람들이 하려면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그래서 파브르는 자연으로부터 얻는 것과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자연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겸손한 쪽은 오히려 식물입니다. 식물은 나무껍질부터 목재, 열매에 이르기까지 모조리 사람에게 거저 주면서도 생색내는 법이 없습니다. 집안의 대들보, 가구, 책, 신문, 코르크마개, 고무, 향수, 약품, 옷감, 악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들이 식물에서 왔습니다. 식물은 부자이건 가난한 사람이건 따지지 않고 자신의 몸을 내어 줍니다. 식물이 거저 준 것을 공짜로 받아 쓰면서도 값비싼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누어 허세와 자랑을 일삼는 사람들이 부끄러울 뿐이지요. 114~115p.

 
   

 

   
 

그러므로 100년이라는 시간을 훌쩍 넘어 파브르 같이 자상하고 좋은 사람과 내가 연결될 수 있었던 것은 그야말로 축복입니다. 글을 다듬는 내내 식물학 지식을 쉽게 전달하는 것보다 파브르의 문학적 감수성, 그가 아이들에게 건네주고 싶었던 마음을 훼손시킬까봐 두려웠습니다. 다행히 조만간 사계절출판사에서 완역본을 출간한다 하니, 파브르에게 좀 더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분에게는 몹시 반가운 소식이 아닌가 합니다. 이 책은 완역은 아니지만, 파브르가 전달하려던 생각의 덩어리들을 이해하기 쉽게 다듬느라 무척 애를 썼습니다.  

2010년 가을, 풀어쓴이 추둘란 

 
   

 

서점에서, 표지가 하도 예뻐서 눈길 갔던 책.
알면 알수록 더 빠져드는 책. 

차암 좋은데, 정말 좋은데, 표현할 방법이 없네~ 

『파브르 식물 이야기』표지를 보고 첫눈에 반한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첫눈에 반했던 그 느낌보다 딱 열 두 배 만큼 강렬하고
스물 일곱 배 만큼 아름다운 이야기가 책 속에 펼쳐져 있다는 걸,
마흔 두 살 나이를 걸고(걸게 없어서 나이를? 걸게 없어서 나이라도!)
보증합니다.(보증 서는 자식은 낳지도 말고 키우지도 말랬거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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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다섯개는 말도 안된다. 천 개 부터 쫌 말 될랑말랑...


* 혹시 몇 갠지 세 보지 마세요. 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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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3-08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이런 사랑스런 리뷰라니, 사계절 출판사 홈페이지에 올려주고 싶어라~~~^^
사계절 사장님(강맑실-우리아이 중학교 교감샘 동창)과 이 책을 만든 청소년팀장님(김태희)께 감사한다는 인사를 전해주고 싶네요. 날밝으면 문자로 전해드릴게요.ㅋㅋㅋ

잘잘라 2011-03-08 11:42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오지랖(좋은 뜻입니다요^^)의 끝은 어디일까요? ^ ^
강.맑.실. 그렇쟎아도 사계절출판사 사장님 이름 대박, 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풀어쓴이 이름(추둘란)도 샘날만큼 이쁜데,
거기다 청소년팀장님은 김태희?!!! ㅎㅎㅎ

2011-03-09 1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1-03-09 17:48   좋아요 0 | URL
^ ^ 부끄 부끄... ㅎㅎ

이 책 만드신 분들한테 고마워하는 저의 마음이 전해져서
만든 분들이 보람을 느끼신다면 그것도 기쁜 일이예요 ^ ^
연결 대장 순오기님 감사합니다. ^ ^

아이리시스 2011-03-08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완전 고맙습니다, 우리 포핀스님 완전 행복하게 해주셔서~^^

잘잘라 2011-03-08 11:42   좋아요 0 | URL
행복한거 티 나요? ㅎㅎㅎ
우리 아이리시스님~ ^^

sslmo 2011-03-08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연두에 홀릭하여 고른 책이라고 하셨던거죠?
전 보물은 별로예요.
거추장스럽고 피루 트러블도 있어서...뭐, 제대로 할 수 있어야 말이죠.
이 책을 보물처럼 뒸다가 물려주면 되는 건가요?^^

잘잘라 2011-03-08 11:52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저도 보석은 별로예요.
피부과 병원 가서 정석(?)으로 귀뚫었는데도
온통 진무르고 귀부터 턱까지 우둘두둘 난리나서
회사도 못간적 있다는.. ㅜㅜ

마녀고양이 2011-03-08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포핀스님, 요즘 식물 관련 책 많이 보시네요?
봄이 먼저 찾아온걸까?
거기다 이렇게 사랑스런 페이퍼를 쓴다는건,, 맘은 벌써 봄?

아우, 따스해, 부비부비.

잘잘라 2011-03-08 11:54   좋아요 0 | URL
아우, 마녀고양이님 ^ ^

그러고보니, 봄이라 '나무'가 땡기나봐요.
♪봄처녀 제 오시네~
♪새 풀 옷을 입으셨네~

따라쟁이 2011-03-08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출판사에서 감사패라도 받아야 할 리뷰로군요.ㅎㅎㅎ

잘잘라 2011-03-08 17:08   좋아요 0 | URL
감사패는 제가 드리고 싶은걸요. ^ ^;

cyrus 2011-03-09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세봤는데 총 429개에요. ^^;;
이 책이 그렇게 다이아몬드보다 더 좋다고 하시니 내용이 너무 궁금하네요. ^^

잘잘라 2011-03-09 12:40   좋아요 0 | URL
cyrus님이 『아저씨의 꿈』 리뷰 제목으로 쓰셨던
'사랑보다는 다이아몬드'라는 제목에 영향을 받은 거예요.
내용은 그야말로 '식물 이야기'인데요,
참 좋은데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서 안타까울만큼
좋아요. ^ ^

감은빛 2011-03-11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브르 하면 곤충기가 먼저 떠오르는데,
식물이야기도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어쩜 이렇게 '귀엽게' 글을 쓰실까? ^^
멋져요!

잘잘라 2011-03-11 18:12   좋아요 0 | URL
호호호 @^ ^@ '귀엽게' 웃어봤오요.
감은빛님도 분명 좋아라~ 하실거에요. ^o^
홍홍홍~

비움 2011-03-13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지요? ^^ 저도 그래요.
간만에 오래도록 소장하고픈 책 만났다 싶어요.
(참~ 저 바흐예요. 닉네임 변경했답니다. ^^)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평안한 주말 보내세요.

비움 2011-03-13 00:51   좋아요 0 | URL
리뷰를 읽다보니.. 포핀스님의 춘추를 알 수 있는..
하하하 ^^; 저보다 인생선배시군요!

잘잘라 2011-03-13 19:37   좋아요 0 | URL
오후의햇살바흐님이셨던 서진아씨님. ^ ^
(바꾸신 닉네임 불러보니까 왠지 제가 유모가 되는 느낌?!ㅎㅎ)

저 벌써 두 권 샀어요. 오늘 두 권 또 주문할거구요.
이건 그냥 책이 아니라 책 자체가 예술이어요 예술! ^ ^

에.. 또.. 그러니까.. 다른 리뷰를 읽어보셨다는 뜻일까요? 후훗.
나이야 어찌됐든 제 마음은 스물 일곱에 정지! 했어욥.

비움 2011-03-19 21:09   좋아요 0 | URL
ㅋㅋ 제 닉넴이 좀 재밌죠? ^^;
조~오기 위에 마흔 두 살 나이를 걸고~라는 대목이 눈에 띄어서요.
하하하~ 스물 일곱 좋은 나이지요. 전 스물 두 살에 나이가 멈췄어요.
캬캬캬;;;
 
파브르 식물 이야기
장 앙리 파브르 지음, 추둘란 옮김, 이제호 그림 / 사계절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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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줄까, 『파브르 식물 이야기』줄까? 하면 나는 영쩜일초도 망설이지 않고 『파브르 식물 이야기』라고 대답하겠다, 그 정도로 정말 보물같은 책이다, 라고 했더니, 

바보. 그렇게 좋으면 다이아몬드 받아서, 다이아몬드 팔아서 그 책 사면 되잖아, 한다.  

진짜 바보는 너다. 그러니까 세상에 다이아몬드도 하나고 이 책도 한 권 뿐이니까 그런 질문을 하겠지. 비유로 만든 질문이고, 그만큼이나 훌륭한 책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 말이야! 

그래에. 그러니까 진짜 진짜 바보는 너다. 어차피 세상에 단 하나뿐인거라면 다이아몬드나 책이나 마찬가지로 중요한 거 아니야? 그럴땐 선택이 무슨 의미가 있냐구. 

진짜 내가 바본가. ㅜㅜ 

바보라도 좋다. 아무튼 나는 『파브르 식물 이야기』에 푹 빠졌다는 얘길 하고싶을 뿐이다. 출파나가 어딘고? 사계절 출판사, 사장님, 직원들 모두 복 받으세요. 이렇게 멋진 책을 만들어주시다니요! 정말 고맙습니다.    

해설 

식물의 일생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기 

1960년대부터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파브르 곤축이야기』가 '고전', '논술', '동화', '생태' 등 수많은 형식으로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파브르가 '식물 이야기'를 썼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파브르 식물 이야기』는 이 책을 포함해 현재 총 4종만 나와 있다. 게다가 아직까지 완역된 적이 없다. 그만큼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식물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면 모두 『파브르 식물 이야기』를 최고의 식물 책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1861년, 38살이던 파브르는 서점에서 한 권의 책을 보게 되었다. 인간의 생리학과 영양에 관한 『빵의 역사』라는 책이었다. 이 책은 중세 유럽의 도서관에 꽂혀 있던 가죽 장정의 묵직한 책이 아니었다. 아무런 삽화도 들어 있지 않은 얇고 소박한 이 책은 당시로서는 꽤 새로운 형태의 합리적인 스타일이었다. 아마도 6,70년대를 풍미했던 삼중당문고만큼이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모양이다. 쉬고 재미있는 데다 한 권에 150권밖에 안 하던 삼중당문고처럼 책값도 무척이나 싸 당시에 큰 성공을 거두었다. 

책을 읽는 내내 그의 가슴 한켠은 뜨겁게 불타올랐다. 파브르는 늘 대중적인 과학 책을 쓰고 싶어했다. 당시 파브르는 책 한 권도 마음 놓고 사 볼 형편이 안 되었다. 식구는 많고 살림살이는 늘 빠듯했다. 그래서 책이 성공하여 형편이 나아지길 바랐다. 게다가 『빵의 역사』는 마치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쓰여 있었다. 이거야 말로 파브르가 늘 하던 일아니던가! 파브르는 수많은 논문과 원고를 쓰면서도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실험을 할때도, 곤충을 채집할 때도 그의 곁에는 늘 아이들이 함께 있었다. 특히 아들 쥘은 학문의 동반자나 다름없었다. 『파브르 곤충 이야기』를 보면 곳곳에 쥘의 이야기가 나온다. 심지어 가난한 형편 때문에 아이들에게 책을 사 줄 돈이 없자 직접 책을 쓰고 만들기까지 했다.  

1864년41세, 파브르는 『빵의 역사』와 비슷한 형태의 식물학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어느 정도 원고가 완성되자 주위 사람들에게 원고를 보여 주면 반응을 살폈다. 사람들은 한결같이 『빵의 역사』처럼 좋은 반응이 기대된다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얼마 뒤 원고의 일부분과 함께 출판사에 편지를 보냈다. 『빵의 역사』처럼 얇고 가벼운 수수한 느낌의 식물학 책을 두 권으로 나눠 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1권은 『숲의 역사』, 2권은 『꽃의 역사』였다. 그리고 이 두 권이 성공한다면 3권 『식물의 가계』를 출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런데 얼마 뒤 커다란 판형에 화려한 그림을 넣은 『빵의 역사』개정판이 출간되었다. 이 책을 보자 머릿속에 그리고 있던 책의 형태가 바뀌었다. 수수하고 소박한 형태가 아닌, 『빵의 역사』 개정판처럼 화려한 책을 머릿속에 그려 넣게 되었다. 마음은 더욱더 조급해졌다. 하루라도 빨리 책을 내고 싶었다. 파브르는 다시 출판사에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이 제안은 보기 좋게 거절당하고 말았다.  

결국 다른 출판사를 알아 볼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새로운 출판사는 파브르의 요구를 모두 받아 주었다. 드디어 1867년44세, 화려한 그림을 곁들인 『나무의 역사』가 출간되었다. 당시 이 책은 '꽃과 열매'에 관한 내용이 빠진 채 출간되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출판사를 옮기게 되었고, 그 뒤 『나무의 역사』는 프랑스에서 오랜 시간 동안 출판되지 않았다.  

그러다 1984년 일본 平凡社에서 『ファアブル植物記』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고, 1992년 우리나라에서도 『파브르 식물기』두레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모두 '꽃과 열매' 부분이 빠진, 『나무의 역사』를 번역한 것이다. 초판이라는 데 나름 의미가 있다. 하지만 생물의 일생에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할 수 있는 '생식과 번식'에 관한 내용인 '꽃과 열매'가 빠졌고, 이후 여러 부분의 원고를 보완하여 다시 출판했기 때문에 『나무의 역사』는 최종판이 아니다. 최종판이 아닌 판본을 번역한 것은 조금 의아스럽지 않을 수 없다.  

1876년53세, 파브르는 새로운 출판사에서 『나무의 역사』에 '꽃과 열매'에 관한 내용을 덧붙이고 여러 부분을 보완하여 『식물』원제 LA PLANTE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다시 펴냈다. 지금 세계 여러 나라에서 출판된 '파브르의 식물 이야기'는 대부분 LA PLANE를 번역한 것이다. 2001년 미국 Vivisphere Publishing에서 출간된 The Wonder of Plant Life도, 2004년 일본 岩波書店에서 출간된 『植物の はなし』도 모두 LA PLANTE를 번역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파브르가 나이가 많아 건강상의 이유로 '꽃과 열매'에 관한 내용을 쓰지 못하고 미완의 작품으로 남겨둔채 세상을 떠났다고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건 사실과 다르다. '꽃과 열매' 부분이 빠진 건 『나무의 역사』를 번역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주)사계절출판사에서 펴내는 『파브르 식물 이야기』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꽃과 열매' 부분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해설서이기 때문에 완역은 아니지만, 바로 이런 점 때문에 국내에서는 완역과는 또 다른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줄임. 많이 줄임. 쓴만큼 줄임.) 

 

끝으로 이 책은 불어판 LA PLANTE를 참조했지만 주로 LA PLANTE를 영어로 번역한 The Wonder of Plant Life를 저본으로 작업했음을 밝혀둔다. 

식물의 일생도 사람살이와 다르지 않다. 고난을 겪으며 하루하루 또는 수 천 년을 살아간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고난을 겪고 아픔을 겪는 건 수억만 년 동안 이어져 오는 자연의 법칙일지도 모른다. 결국 고난을 헤쳐 나가는 지혜는 자연에서 얻을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파브르 식물 이야기』를 통해 고난을 헤쳐 나가는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  

글 최일주(편집부) 

 

서점에서, 표지가 하도 예뻐서 눈길 갔던 책.
알면 알수록 더 빠져드는 책. 

사람한테 차암 좋은데, 정말 좋은데, 표현할 방법이 없네~ 

제가 책을 꽤 좋아하긴 합니다. 특히 나무 책을요.
그렇다고 아무 책이나 함부로 마음 주지는 않습니다.
호기심이 많아서 여기 저기 집적대기는 하지만,
호기심 많은 사람들 자세히 보세요.
호기심 많은 만큼 싫증도 빨리 냅니다. 

『파브르 식물 이야기』는
첫눈에 반했지만, 첫눈에 반했던 그 느낌보다
훨씬 더 강렬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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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무의 세계 1 - 문화와 역사로 만나는
박상진 지음 / 김영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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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 사진마다 찍은 날짜와 장소를 밝혀두어 얼마나 좋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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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2011-03-03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 또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고?
알았다고. 나도 지른다고. 질리기만 해봐봐봐.

잘잘라 2011-03-03 16:19   좋아요 0 | URL
우히히히히히히히히히 ^__________^
에파타니임!!!!!!!!!!!!!
 
시인들의 고군분투 생활기
제스 월터 지음, 오세원 옮김 / 바다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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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소개글을 읽고 호기심 생겨서 읽게된 책. 주인공의 아이디어, 소설이니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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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들의 고군분투 생활기
제스 월터 지음, 오세원 옮김 / 바다출판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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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보니, 나는 내 아이디어, 즉 누군가 웹상에 금융에 대한 뉴스나 자문을 시의 형태로 제공해 주는 사이트를 만들면 대박이 나리라는 생각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황당하게 비쳤을지 알것 같다.-78쪽

하지만 사실, 그건 그렇게 어처구니없기만 한 생각은 아니었다. 나는 그 사이트에 시뿐만이 아니라 금융 문학이라고나 할까, 제정에 관한 수준 높은 글들도 같이 실을 예정이었다. -78쪽

사람들은 사업과 돈, 그들의 주택 대출, 투자 은퇴와 자녀들의 학자금에 관해 생각을 하며 많은 시간을 보낸다. 더욱이 7/11(세븐일레븐)사태 이후로는 마치 우리 모두가 동시에 중년의 위기를 겪기라도 하듯이 대화의 소재는 그런 내용들로 한정되었지만 문제는 이런 내용의 글들은 언제나 무미건조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줄임)-79쪽

(줄임) 투자에 관한 시들에 호기심이 동한 사람들이 쇄도를 하고 신문사와 방송사들이 별난 우리 사이트를 앞 다투어 취재하기 시작하면 비로소 우리들이 많은 시간을 고심하면서 지내는 것, 즉 돈에 대한 문학적인 토론의 창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79쪽

그래서 비록 성급한 착상에서 비롯되었지만 poetfolio.com이 순수한 열정 속에서 태동하게 되었고 그 사이트의 홈페이지는 지금도 내 노트북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다.(줄임)-79쪽

그 일을 시작하게 되기까지 내 뇌의 신경 말단에서 어떤 잘못이 있었는지를 추적해 보자면 A 요즘 사람들은 시를 읽지 않는다. B 나는 시를 좋아한다. 아니 적어도 나는 대학교 때 시를 썼다. C 나는 요새 나오는 시집의 시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것들은 내가 공부했던 키츠나, 스티븐스, 네루다 같은 시인들과는 관련이 없는 별개의 언어들로 쓰인 것처럼 느껴진다. D 이 새로운 시들은 추상적인 언어로 쓰여 있어서 실제 현실을 못 반영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E 처음에는 조그만 경제 관련 출판사에서 그 후에는 지방 신문사에서 저널리스트로서 현실의 세상을 취재하면서 나는 내 인생의 대부분을 보냈다.-80쪽

F 그동안 나는 기업 관련 기사들이 가장 따분하고 지루한, 상상력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글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G 언젠가 나는 시인이 되고 싶던 때가 있었다. H 사람들이 시를 멀리하는 것이 유감스럽다. 시는 항상 가까이 해야 한다. I 중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생각만 해도 오싹하다. 나는 좀 더 젊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쉬워하는 나 자신을 자주 깨닫는다. J 어쩌면 금전에 관한 시를 쓰는 것은 분석하기 좋아하고 언제나 목록과 도표를 만드느라 혹사되어 온 내 좌뇌와 그동안 무시되어 온 창조적인 우뇌를 통합시키는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81쪽

그래서 내렸던 결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엉성한 시 구절로 주식에 관한 소식과 정보들을 제공하고 싶다는 나의 어설픈 꿈을 이루기 위해 가정의 안정을 위태롭게 하면서 다니고 있던 직장을 때려치운다. -81쪽

공상 단계에만 머물러 있던 내 구상이 현실화된 것은 내가 우연히 읽게 된 기사 때문이다.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은 어떤 이가 시의 발전을 위해 재산을 내놓았다는 이야기를 접한 나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구상하고 있던 사업 계획과 함께 기금 신청서를 보냈는데 놀랍게도 실제로 지원을 받게 되었다(비록 내가 필요로 한 금액에는 훨씬 못 미쳤지만). 내가 사업 계획에 대해 말하면 사람들은 미소를 짓고 들어 주었는데 나는 이것을 그들의 호응으로 착각한 것 같다. 컴퓨터도 두 대 새로 사고, 웹사이트 제작과 광고 판매를 위해 전문가도 고용했으며 작은 사무실도 하나 임대했다. -81쪽

지원금도 받게 된 데다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모두 흥미를 보여 주고 초기 창업 비용도 생각만큼 많이 들지 않게 되자 나는 아예 이참에 확실하게 새로운 일을 밀어붙이고 싶었다. 그래서 직장을 그만두고 사이트를 만드는 데 전력을 기울였지만 지원금은 금방 바닥이 나버렸고 저축했던 돈까지 손을 대고도 모자라서 대출까지 추가로 받아야 했다. 일의 진척이 지지부진하게 되자 초조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고 그렇게 안절부절 못하며 여섯 달을 보낸 후 마침내 사이트를 공개하기 바로 며칠 전이 되었을 때 갑자기 겁이 덜컥 났다. 세상에 어떤 제정신 박힌 인간이 돈에 관한 시를 읽으러 우리 사이트에 찾아오겠느냐는 뒤늦은 깨달음에 이르게 된 것이다.-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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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1-03-04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책 샀어요.
아직은 그냥 사기만 한 상태에요.
별 네개라~
천국의 도둑이랑 , 기발한 발상...다음으로 보려구요~^^

잘잘라 2011-03-04 11:01   좋아요 0 | URL
재미있긴한데 주인공의 태도가 항상 엉거주춤해서.. ^^;;
저라도 천국의 도둑이랑 기발한 발상.. 다음으로 볼것 같아요.
^^

3월은 정신없이 바쁘시다면서요?
책읽느라 잠 잘 시간 깍지 마시고, 충분한 수면과 비타민C 섭취(또는 복용)로 감기 걸리지 않도록 유의하셔야합니다. 특히 님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