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온수기 온도 빨간 글씨에 꽂혀서 하루 종일 ‘온도‘에 대해서 생각했다.
어느 해 겨울에 엄마랑 식당에 들어가 고등어구이 정식을 시켰다. 된장찌개가 나왔는데 엄마가 한 숟갈 뜨자마자 따다닥 숟가락으로 뚝배기를 두들겼다.
˝에이구. 이거 좀 가져다가 더 끓여서 갖다줘요. 아니 이 날씨에 찌개를 뜨끈하게 먹게시니 해줘야지 이렇게 끓이다 만 거를... 쯪.˝
그렇게 단호한 태도라니!
‘오오~ 울 엄마 멋있다.‘ 라고 말로 했으면 좋았을 것을 속으로만 생각하고 넘어갔다. 찌개가 다시 나올 때까지 다른 반찬 손도 안 대고 기다리던 엄마의 모습을 기억한다.
커피 장사를 한다.
손님 중에 커피 온도에 민감한 분들이 꽤 있다.
어떤 경우라도 손님 요구에 맞춰주려고 애쓰는 편이다.
커피가 맛있다는 칭찬을 자주 듣는다.
엄마 덕분이다.
올해 1회용 컵 사용을 반 이상 줄였다.
(손님이 줄은 건 아니고?)
손님이 줄은 거 맞다.
근데 그거 보다는 내 마음이 변했다.
디폴트가 머그컵이다.
설거지도 빤닥빤닥 룰루랄라~
손님이 너무 많으면
설거지도 너무 많을 거 아닌가벼!
적당한 손님 숫자란 얼마인가?
적당한 설거지 양과 같은 것인가?
나에게 적당한 양이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오늘보다는 훨씬 더 많아도
괜찮다.
괜찮다.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