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분야에서 최강이라 자부하는 전직 특수부대원들로 구성된 팀" 익스펜더블" , 그들은 자신들을 익스펜더블--소모적인--이라고 자조하지만서도, 본인들의 실력에 있어서 만큼은 최상이라고 자부한다. 돈만 준다면 어디든지 뛰어들어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이든  응용해서 한 판 신나게 펼쳐 놓는데는 그들을 따라갈 자가 없다. 납치된 중국인 백만장자를 구해 오라는 미션에 참가한 그들은 고물 비행기와 전차로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교본을 보여 주는 듯 마음껏 화력을 퍼붓고 돌아온다. 물론 건강하게 살아있는 백만장자와 함께... 한바탕 했으니 이제 쉴까나 했던 그들은 미스터 처지의 등장으로 새로운 미션에 투입된다. 산속에 추락한 비행기 안에 위험한 물건이 있는데, 그걸 찾아 오라는 것이었다. 여자를 데리고 가라는 말에 뜨악했던 대원들은 하지만 예상대로 모든 것은 수월하게 풀려 나가재 마음을 놓는다. 무사히 물건을 회수하고 돌아오려는 찰나, 그들은 빌레인 이라는 악당의 습격을 받게 된다. 난데없는 매복 공격에 물건을 빼앗긴 것은 물론, 젊은 대원마저 잃은 팀원들은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을 한다. 그들이 빼앗아 간 것이 구 러시아가 숨겨 놓은 플로토늄을 숨긴 지도라는걸 알게 된 익스펜더블 일행은 그 광산으로 날아간다. 그리곤 광산 주변 주민들이 빌레인 일당에게 사로 잡혀 노예처럼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자와 어린 아이만 남은 마을, 주민들은 자신들을 도와 줄 것을 익스펜더블 팀에게 요청한다. 하지만 빌레인 일당과 용병들을 상대하기엔 익스펜더블 팀의 숫자가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과연 그들을 숫적 열세를 어떻게 만회할 것인가? 익스펜더블 팀이 용병들과 싸우고 있는 사이 빌레일 일당은 플로토튬을 팔아 치우기 위해 공항으로 떠나는데...

길게 쓸만한 줄거리가 없었음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인상적이었던 것들만 몇 자 적어보자면...

1. 노장들의 투혼이 눈물 겨웠다. 예전엔 한 명 씩 주연으로 나오시던 분들이 이렇게 떼거지로 나오는걸 보면서 안스럽다고 해야 하나, 그나마 감회가 새롭다고 해야 하나. 헷갈리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그렇게 나이가 들었음에도 액션을 할 정도로 몸을 가꾸셨다는 점을 높이 사야 한다는 것은 알겠지만서도, 그래도 느껴지는 세월에 안스러운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더군다나 영화가 내내 구식으로 진행된다. 몸으로 직접 부딪혀 가면서 찍은 영화라는 것. 달인의 경지에 이른 노장들의 액션은 그자체로 군더더기 하나 없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들이 자신들을 박물관 감이라고 자조하면서도, 그래도 일선에서 아직도 뛸 수 있는 자신감의 원천이 바로 그것일 듯...

2. 공항에서 악당과 익스펜더블 팀이 맞짱을 뜨는데, 지나가는 승객들은 생각 하지 않고 그냥  일단 마구 쏴 댄다. 어찌나 섬세해 주시던지...민간인은 조금도 신경쓰지 않더라는 점에서 놀랍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보통은 그 정도야 당연히 생각해줘야 하는데 말이다. 이 영화에선 그런 것 쯤은 아주 자연스례 무시하고 넘어가는데 웃고 말았다. 한마디로 생명 존중 사상은 이 영화에선 전혀 상대할 가치가 되지 못하다는 것이지. 그런 면에서는 악당이나 익스펜더블 팀이나 막상막하, 복잡할 것 없이 일단 아무 생각없이 때려 부셔대는 그들이 단순해서 좋더라. 영화의 장르에 따라서는 단순한 것이 미덕이 될 수도.


3. 자칭 외로운 늑대로, 많은 장면에 등장하진 않으시지만,  등장하실때마다 존재감 하나는 확실하던 척 노리스...이 영화의 씬 스틸러로 임명하는 바입니다.

4. 그래도 줄거리가 있게 만들려 애를 쓴 티가 역력했다. 그마저도 없으면 마구 마구 아무 생각없이 쏴대는 그들의 총질이 의미가 없어 보였을 것이 뻔했으니 말이다. 하여간 간신히 대략적인 줄거리만 세우고, 나머진  총질로 채우고 있다고 보심 되는데, 아마도 배우들도 대사를 해야 하는 씬보단 액션 씬이 더 편했을 듯 싶었다. 야. 신난다. 이제 막 싸워도 된다 라고 하면서 말이다. 아, 이런 까먹을 뻔 했다. 총만 나오는건 물론 아니다. 종종 칼도 나오고, 발차기, 대포, 쇠사슬도 등장하긴 한다. 개개 주인공들이 자신의 특성에 맞게 한가닥씩 보여준다는 것이 특징이나, 영화가 끝날쯤 되면 총소리에 적응이 되어 놀라지 않게 될 정도로 총질만은 다들 열심히 해준신다고 보심 될 듯... 

결론? 절대적으로 so so 작.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무엇보다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영화가 아닐까 한다.남자들의 우정과 남자들이 더 잘 이해할 듯한 유머가 산재한 영화였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지치지 않고 터져주는 화력이 있으니 남자들이 좋아할만도.. 내가 왜 이걸 보고 있는걸까 내내 궁금해 하면서도 그럭저럭 본 걸 보면 여자들이 보기에 무리없이 만들어 지긴 한 것 같다.하나  여자들이 좋아할까 라는 것은 미지수. 그럭저럭 지루하지 않게 보는 거랑 좋아하는 거랑은 다른 것이니까. 그럼에도 so so 작에 넣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공들여 만들었다는 뜻이 아닐런지...배우들의 액션 연기만은 일품이었으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새미가 레이가 이젠 할아버지가 되었다. 손자들이 태어나는 것을 지켜 보고 있던 새미와 레이는 손자들을 지키려다 어부들에게 포획되고 만다. 이를 지켜본 새미의 손녀 엘라와 레이의 손자 리키는 할아버지들을 구출하기 위해 따라 나선다. 새미와 레이가 도착한 곳은 세계 최고의 아쿠아리움, 가자마자 탈출 계획부터 세우고 있는 새미와 레이는 그곳 대장이라 할 수 있는 빅 디를 만나게 된다. 탈출은 어림없으니 그저 이곳에 순응해서 살아가라는 빅디, 하지만 새미와 레이는 그럴 생각이 없다. 이제 두 집단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이는데...한편 아쿠아리움 밖에서 할아버지들의 탈출을 돕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던 엘라과 리키는 문어 모자를 만나게 된다. 둘은 문어들의 도움을 받아 할아버지들과 아쿠아리움 가족들의 탈출 계획을 돕기로 하는데...


3D 영상이 꽤나 멋졌던 영화였다. 물속에서 유영하는 물고기들을 어찌나 잘 그려 놨던지 어른인 나도 손을 몇 번이나 뻗어서 만져 보려 했을 정도니까. 하지만 이야기가 단순한 것은 흠. 지루하다고 말할 건던지도 없을 만큼 싱거웠다고나 할까. 그럭저럭 보기는 했는데, 나쁘다고 말할 정도는 물론 아니란건 분명한데, 그럼에도 별다르게 인상에 남지 않는 그런 영화였다. 임팩트 있는 주인공을 만들어 내지 못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유일하게 개성이 좀 남달랐던 빅디는 더빙이 잘못 되어서 그런가 ,아니면 원래 그렇게 대사가 약한거였던가 몰라서 뭐라 하긴 그런데, 약했다. 역에 딱 맞는 그런 목소리 연기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다른 성우가 했다면 더 재밌었을 것 같냐고 묻는다면 그건 또 모르겠지만서도, 하여간 좀 어색했던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다른 것도 아니고,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악당 역을 맡고 있는 조커 역인데도, 그걸 잘 활용하지 못한 듯 해서 아쉬웠다. 하지만 그를 잘 활용했다고 해도 아마 더 확 재밌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만큼 다른 캐릭터의 재미를 느낄만한 요소들이 부족하지 않았는가 한다. 잘 보긴 했지만 살짝 아쉬움이 남던 영화, 글쎄..3편이 기대되지 않은 2편이었는데 ,모르지, 3편이 나온다면 그래도 열일 제치고 가서 볼 지도...그때 일은 그때 가서 봐야 하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당신이 혹시 궁금해 할지도 모르는 " 남자 스트리퍼의 세계" 를 보여주고 있던 영화다. 주인공 마이크는 낮에는 건축일을 하지만 밤에는 클럽에서 '매직 마이크'란 이름으로 스트립쇼는 하는 스트리퍼다. 맞춤 가구점을 내기위해 열심히 돈을 모으는 그, 하지만  꿈을 이루는 길은 아직까지 멀기만 하다. 꿈을 이루겠다는 일념으로 마이크는 닥치는대로 성실하게 일을 해나가지만 모든 스트리퍼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마이크와 우연히 알게 되어 스트리퍼의 세계로 입문한 아담은 곧 그의 재능을 인정받아 승승장구하게 된다. 꿈을 잃어버리고 방황중이던 19살의 풋볼 특기생에게 자신이 무언가를 잘 할 수 있다는걸 알게 되는 것은 신나는 일이었을 것이다. 스트립쇼는 그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뿐, 그외 클럽의 나쁜 환경에 물들 생각이 없었던 마이크와 달리 아담은 곧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된다. 마약과 섹스와 돈 맛을 알게 된 아담은 아니나 다를까 사고를 치게 되고, 이에 아담의 누나 브룩은 마이크에게 펄펄 화를 낸다. 애를 버려놨다는 브룩의 분노에 마이크는 그간 눈 감고 있었던 스트리퍼의 세계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데...



오~~ 난 스트립쇼가 정말 재밌을 줄 알았다. 그게 그렇게 지루한 것인줄 그 누가 알았으리요. 아마도 이 영화를 본 남성분들은 여자들이 꺅꺅 소리를 치니까 정말로 좋아서 그런갑다. 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는데, 인정할건 인정하자. 처음 박력있게 무대에 등장하는 씬은 인상적일지 모르나 , 그 다음부터는 똑같은 반복에 지루해진다. 이야기는 없고 행위만 있는 춤은 진실로 보링(boring)하더라. 몸짱에 잘 생긴 남자들이 꽝꽝 울리는 음악에 맞춰 옷을 벗으면서 춤을 추는데도 전혀 재밌지 않다니, 의외였다. 기대했던 반응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보단 오히려 그들이 어떻게 그 지루한 반복을 이겨내는 것일까 그게 궁금했다. 제 정신을 가진 인간이라면 정신줄 놓기 딱 알맞던데...그들이 타락하는 것도 이해가 됐다. 남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직업이라지만, 그들은 전혀 즐겁지 않았을테니 말이다. 자신들에게 무언가 보상을 해주고 싶겠지. 그것이 인지상정 아니겠는가.


남성 스트리퍼의 세계에 대해 숨기는 것 없이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틀림없지만, 깊게 파고 들어간 것 같지는 않다. 살짝 미화한 느낌이랄까. 그러니까 그들이 절대로 보여주고 싶어하지 않았던 것은 스트리퍼가 기본적으로는 섹스워커라는 것이다. 아무리 포장을 해도 그 사실엔 변함이 없었다. 마이크가 낮에는 성실한 직업인이라는 것도, 돈을 많이 번다는 것도,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것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남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환상조차 그 점을 바꾸어 놓지는 못했다. 그래서 밤에는 제왕이나 된 듯 호령하는 그들도, 낮이 되면 모르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 여자들이 비록 색다른 경험에 환호를 보낸다 해도 그건 그저 그때뿐이다. 그것도 한 번 보면 질려 버리는 경험 말이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채닝 테이텀이 한때 스트리퍼 생활을 했고, 그 시절을 부끄럽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던데, 아마 그가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그가 더이상 스트리퍼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벗어날 수 있었을 정도로 성공했기 때문이 아닐런지...


<폴 몬티>급의 이야기를 기대하신 분이라면 기대를 접으심이 좋다. 주인공의 성장 영화라고 말들 하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눈요기용 영화다. 춤 추고 옷 벗고 근육이 얼마나 탄탄한지를 보여주는 것 외엔 별다른게 없다. 그걸 2시간 가까이 보게 되면 두 가지는 확실히 알게 된다.  아무리 좋은 몸매라도 나쁜 시나리오를 구제하긴 힘들다는 것과 전개될 건덕지가 없는 이야기는 결국 반복에 갇혀 지루해질 뿐이란 것을 말이다. 채닝 테이텀과 매튜 맥커너히, 맷 보머등 미남 스타들이 등장해 스트립 댄스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더라. 그나마 채닝 테이텀과 매튜 맥커너히는 다행히도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어필하고 있었지만, 맷 보머 같은 경운 안스러울 지경이었다. 말하건데 그는 옷을 제대로 다 ( 페도라까지! ) 갖춰 입었을 때가 훨씬 더 매력적이다. 그걸 보면 <폴 몬티>는 얼마나 영리한 영화인가!  대단한 미남도, 몸짱도, 레전드급으로 춤을 잘 추는 사람도 나오지 않았음에도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으니 말이다. 아무리 채닝 테이텀이 춤을 잘 춘다고 해도, 진솔하고 공감이 가는 캐릭터에 비길 순 없는 것인가 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올 상반기 최대 흥행작이라고 하던가 ? 어쩌다 보니 영화관에서 꼭 3D로 보겠다는 결심을 지킬 수 없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랬다면 분명 지금보단 이 영화를 더 좋아했을게 분명한데 말이다. 하여간 평면으로 봐서 그런지 별로 감흥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그럭저럭 내용은 괜찮더라. 물론 사악한  로키에게 그렇게 다들 끌려 다닌다는 설정이 조금 이해가 되진 않긴 했지만서도... 로키의 형인 그 위대한 반신 토르 조차 동생에게 당하다는게 이상했다. 원래 형이 더 막강해야 하는 법 아닌가? 하여간 아무리 봐도 위신이 서지 않은 서열이었다. 그것을 제외하면 일단 이야기 자체는 잘 흘러 간 듯하다. 내용은 다들 아실테니, 이 영화의 장점만 꼽아 보자면...


1. 일단 스칼렛 요한슨이 이렇게 매력적으로 나올 줄 몰랐다. 진짜로 섹시하더라. 영웅역에 어울리지 않을거란 반발은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가라앉고 말았으니...이젠 앞으로 히어로물에 단골로 출연해 달라고 애걸하고픈 심정이다. 그뿐인가? 그녀가 늙기 전에 어벤져스 시리즈 물을 다 찍어여 할텐데.라고 걱정이 될 지경이었으니... 이 영화는 요한슨을 새롭게 발견한 영화가 되겠다.


2.토르, 멋지다. 근육도 목소리고, 비주얼도, 심지어는 망치와 망치를 치켜드는 손까지도. 하트 뽕뽕이다.


3.우리의 히든카드인 헐크 역의 부르스 배너 박사. 당신이 갑이 될줄 정말로 몰랐어요. 그런데 진짜 당신이 갑이시더군요. 내성적인 자아와 무조건 파괴하고 보는 에고 사이의 그 어마어마한 괴리. 박수를 쳐드리고 싶군요.


4.아~~ 깐족 대마왕 아이언 맨의 스타크 아저씨~! 당신은 정말 웃겼어요. 똑똑한데다 웃기기까지. 거기에 이기적이고, 거만하고, 자신만 알고, 딱 내 스타일이여요. 다행인 건 내가 당신 스타일이 아닐거라는 것이죠! 그래서 더 좋은 우리 사이 좋은 사이~!


5. 전쟁에 있어서는 힘이 다가 아니라는걸 보여주는 좋은 예, 바로 당신이죠. 캡틴 아메리카! 별 힘이 없는 당신을 왜 미국 사람들이 좋아할까 궁금했는데. 이 영화를 보니 이해가 가더군요. 당신이 미국이 좋아할만한 모든 자질들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여요. 깐족 대마왕 스타크조차 명령을 받을만큼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생각을 할 줄 아는 천부적인 리더, 캡틴 아메리카, 당신은 그 성격만으로도 영웅의 칭호를 받을만해요.


6. 그외 <어벤져스>호를 운영하는 다수의 사람들 모두 멋지긴 마찬가지 였다. 이 영화가 흥행대박을 친것도 무리는 아닌듯. 내용은 다들 아실테니 이쯤에서 그만 두기로, 하여간 한번 볼만한 영화긴 했다. 아무 생각없이 보기에 적당할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서른 다섯살의 건축가 승민은 어느날 자신을 찾아온 묘령의 여인이 자신을 아는척 하자 당황한다. 누구셔요? 라는 물음에 자신보다 더 당황하는 여인, 그녀는 자신을 서연이라고 소개하면서, 어떻게 나를 잊을 수가 있냐고 서운해 한다. 드디어 그녀가 누군지 알아본 승민은 그녀가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묻고, 집을 지어 달라는 말에 난감해 한다. 자신은 아직 누군가의 집을 맘대로 지어줄만한 연대가 되지 못했던 탓이다. 자신의 사정을 설명했음에도 그가 아니면 싫다고 막무가내로 버티는 서연, 결국 그녀의 바람대로 승민은 제주도에 있는 땅에 그녀의 집을 지어 주기로 결정을 한다. 그간 어떻게 지냈냐는 질문에 아나운서 시험에 떨어졌고, 3년전 의사와 결혼했다고 말하는 그녀, 승민은 그녀가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그대로 살고 있다는 사실에 막연한 저항감을 느끼지만 내색은 하지 않는다. 뜨악해 하는 그와 달리 적극적으로 그와 친한 척을 하는 서연, 둘을 지켜보던 사무실 후배는 묻는다. 두 분 어떤 사이시냐고? 이에 승민은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데...




90년대, 대학 신입생이던 승민은 건축학 개론 시간에 늦게 들어온 여학생에게 눈이 간다. 그녀가 바로 음대생인 서연, 왜 음대생이 건축학개론에 들어왔는지 모르겠다고 투덜대던 남학생들은 그럼에도 여자와 함께 강의를 듣는다는 사실에 저의기 만족한다. 교수로부터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를 탐방하라는 말에 집 주변을 돌아보던 승민은 마찬가지 이유로 동네를 순찰중이던 서연을 만나게 된다. 제주도에서 올라와 그 동네에 살고 있다는 서연은 자신은 이곳을 잘 모르니 숙제를 같이 하자고 승민에게 제안한다.만나자 마자 죽이 잘 맞아 함께 돌아다니던 둘은 어느새 친한 친구 사이가 된다. 승민은 난생처음 찾아온 사랑에 설레면서도 어떻게 서연이 받아들일지 몰라 전전긍긍한다. 그런 마음도 몰라주고 승민의 선배를 짝사랑한다고 말하는 서연, 강남에 사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하는 그녀에게 승민은 점차 주눅이 들어간다. 그럼에도 한 학기가 끝나가는 겨울쯤, 승민은 마침내 고백을 하기로 한다. 하지만 그의 호기는 그만 술에 취해 선배의 차에서 내리는 서연을 보는 순간 쪼그라 들고 마는데...



   <연애의 달인 납뜩이와 함께.승민이는 지금 연애 상담중...>


그래, 그때는 그랬었지라는 생각을 되새기게 하기에 충분한 영화였다. 이 영화가 첫사랑을 소재로 한것이라는 소문에도 불구하고 별로 보고 싶지 않았던 것은 풋풋할 수 밖에 없는 첫사랑을 오해하거나, 과장하거나, 불쾌하게 비유하거나, 더럽히지 않을까 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각자의 첫사랑이 다들 다른만큼 얼마든지 다른 변주들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다른건 몰라도 유아를 성적으로 착취하는 것이나 첫사랑을 유린하는 것만큼 불편한게 도 있을까. 그것만큼은 보고 싶지 않았기에 이 영화 역시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았었다. 그런데 보고난 지금 든 생각은 ...다행이라는 것이었다. 깔끔하게 첫사랑을 그려줘서, 더럽거나 불쾌하거나, 저질로 그린게 아니라, 그럴듯하게 그리고 포장하지 않아도 아름답게 그려줘서 고맙다고 말이다.첫사랑이 때론 불쾌한 기억으로 남게 되는 것은 그들이 아직 세상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나이때라는 점에 있을 것이다. 이 영화에서 승민이 서연을 오해하게 된 것처럼 말이다. 그게 별게 아니라는 것을 알지 못했던 그때, 그래서 승민은 서연의 마음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다. 15년 후 그녀가 나타나 진심을 토로하기 전까진 말이다. 아마도 그래서 모두에게 첫사랑은 아픈 사랑으로 남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서로가 오해할 수 밖에 없는 이해력을 지닌 연령대라서 말이다. 사회에 대한 것도, 자신에 대한 것도, 상대에 대한 것도...정확한 이해가 불가하기에 결국 사랑함에도 오해로 끝을 맺을 수 밖엔 없었던 관계는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오해만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된다. 사랑했다는 사실은 오래전에 잊어 버리고 말이다.


그렇게, 15년전 오해로 멀어지게 된 두 연인이 드디어 만나 회포를 푼 것에 대해선 반갑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조금 이상하단 생각이 들긴 했다. 서연은 왜 첫사랑에 그처럼 집착하는 것일까 라는...그녀의 인생이 하도 안 풀리다 보니, 잘못 채워진 첫 단추가 생각났던 것일까? 어쩌면 35살이 되도록 첫사랑을 못 잊는다는 자체가 잘못된 인생이 아닐런지...첫사랑은 제대로 된 사랑이 아니고, 우리가 첫사랑에 감사하게 되는 것이 바로 제대로 된 사람을 만나게 된 그 순간이 아니겠는가. 첫사랑이 그렇게 깨져줘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래, 첫사랑은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왜냐면, 우리가 자신을 진정으로 알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사랑을 한다는 건 무리기 때문이다. 어쩌면 첫사랑에 매달리며 살아가는 사람이야말로 안스러운 사람이 아닐런지. 고등학교 시절, 늘 첫사랑 타령을 하던 선생님이 떠오른다.그녀는 50이 넘어서도 그 남자를 잊지 못했는데, 그것은 그 시절이 그녀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무도 그녀를 그만큼 사랑한 적이 없었다고 말하는 중년의 선생님을 보면서 짠했던 기억이 난다. 극중이지만 서연이 이제는 첫사랑을 잊을만큼 좋은 사람을 만나기를 기도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