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것이라고는 돈밖에 없다고 자조하는 백만장자 필립은 전신마비 환자다. 건강했던 시절, 익스트림 스포츠에 심취했을 정도로 거침없이 살았던 그는 패러글라이딩을 하다 척추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다. 돈이야 여전히 많지만 이젠 한시도 남의 수발이 없으면 살지 못하는 신세,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삶을 꾸역꾸역 살고 있던 그는 간병인을 모집하는 면접에서 드리스를 만나게 된다. 무슨 일일지도 모른 채 복지수당을 위한 구직 거절서를 얻으려고 면접장에 온 드리스는 핍립을 보자마자 거절서에 싸인을 해 달라고 졸라댄다. 필립이 전신마비 환자라는 사실도 그제서야 알아챈 그는 한눈에도 거칠고 무식하다는 분위기를 온 몸으로 풍겨대며 절대 자신을 채용해서는 안 될 거라는걸 암암리에 광고한다. 일에 대한 이해나 동정심은 넘쳐 나지만 한없이 지루한 다른 구직자들에게 질려있던 필립은 다음날 그를 임시 채용한다. 2주안에 그만둔다에 내기를 걸어서... 이에 오기가 발동한 드리스는 얼씨구나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마침 집에서 쫓겨난 처지였던 그라 숙식제공이 된다는 조건이 나쁘지만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일을 시작해보니, 사람들이 왜 2주도 되기 전에 그만 두는지 이해갈만큼 힘든 것 투성이다. 과연 이 천방지축 막 나가는 드리스가 취향이 고급스럽기만 한 백만장자 필립의 간병인이 될 수 있을까? 빈부 상하위 1%의 정반대에 위치를 점하고 있던 둘이다보니, 티격태격 맞지 않을 거라는 것은 당연지사, 그럼에도 묘하게 둘은 제법 어울려 가는데...

 


전신마비 환자가 주인공이라고 해서 눈물을 질질 짜는 심각한 영화이지 않을까 했는데, 의외로 재치있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던 영화였다. 일단 맨처음 도로에서 과속을 하면서 경찰을 따돌리는 장면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박진감있는 추격씬도 좋았지만, 거기에 허를 찌르는 소소한 반전까지, 초반부터 단박에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관객들로 하여금 다음 장면은 무엇일까 기대하게 만들던 신선함도 좋았는데, 언젠가 말한 적이 있지만 다음이 기대되지 않는 영화 작법은 그다지 좋은게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합격점을 받아도 좋치 싶다. 다음 장면이 계속 기대되었던데다,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으니 말이다. 어디 그뿐인가. 객석에서 보는 내내 웃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는데, 그게 억지로 짜낸 웃음이 아니라 저절로 쏟아지는 폭소였으니, 대충 영화의 분위기가 짐작되시리라 본다. 맞다. 사랑하지 않기가 어려운 그런 영화 되시겠다. 유럽에서 꽤나 대박을 터뜨린 영화라고 하던데, 보니 쉽게 이해가 갔다. 심각한 이야기를 전혀 심각하지 않게 풀어내고 있었다는 점도 그렇지만, 보기 드문 개성을 자랑하는 등장인물들에, 그들이 만나 만들어내는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는 이야기, 빈부1%와 흑백이라는 극단을 너무도 맛깔스럽게 조화해낸 것, 둘이 만들어 내는 시너지효과등이 영화를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었으니 말이다.


특징을 한마디로 한다면, 글쎄. 간만에 보는 건강한 영화라고나 할까. 무일푼의 백수 주제에도 면접장에서 예쁜 비서에게 추파를 던져대기 바쁜 드리스나 귀가 성감대라고 말하는 필립은 모두 추접해 보이지 않는다. 그보단 건강해 보였다. 왜냐면 그들은 각자 무식해도 당당하고, 전신마비란 불행에 절어 자신을 속이는 짓은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들은 그저 솔직하게 살아가고 있었는데, 그런 그들이 내 눈엔 매력적일만큼 건강해 보였다. 거기에 클래식을 좋아하는 필립과 어쓰 윈 앤 파이어를 좋아하는 드리스의 궁합이라니...내 것만 좋다고 우기는게 아니라 서로가 상대에게 "내가 좋아하는걸 들어봐..."라고 말한다는 점도 참 보기 좋았다. 우리가 친구에게 그 정도의 아량만 내어줘도 우정을 지키기가 한결 쉬울텐데 말이다. 그걸 못하는 편협한 바보가 바로 우리들이 아닐런지...


하여간 괜찮은 영화다. 거기에 배우들의 연기도 빼먹으면 섭한 장점이었는데, 드리스를 연기하는 오마 사이의 통통 튀는 연기도 매력적이었지만, 얼굴 표정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필립역의 프랑수아 클루제의 연기는 놀라울 정도였다. 어떻게 표정만으로 그렇게 섬세하게 감정을 연기해 내는지 감탄스럽더라.혹시나 영화를 보게 되시거들랑 필립의 표정에 주목해 보시길...특히나 마지막 장면에서, 고마움과 설레임, 수줍음과 가슴 벅참등을 말 한마디 없이 보여주는데 압권이었다. 앞으로 주목해서 봐야할 연기자가 아닐까 한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을 정리해 보자면...


 

 몇 년 전 EBS에서 네델란드의 한 소아과 병동을 취재한 다큐를 본 적이 있다. 미숙아들을 전문적으로 집중 치료하는 병동이었는데,생명을 살리기 위한 의료진들의 숭고한 노력과 인간적인 고뇌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한 의사의 고백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그는 말했다.  비록 생명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들 하나, 자신이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또한 삶의 질이라고... 현대 의학의 도움을 받아 살아나긴 했지만,평생 듣지도 말하지도 걷지도 기지도,즉 인간으로써 할 수 있는건 단 한가지도 하지 못하는 채로 살아야 한다면 자신은 그에게 의학적 도움을 거절할 거라고 하면서. 그것이 미숙아를 계속 치료한 것인가 아니면 중단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기준이라고 하면서, 생명이 붙어있으니 그런 비참한 삶이라도 감사하면서 살아가라고 하는 것은 자신에겐 전혀 인간적으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했다. 왜냐면 자신이라면 그런 삶은 원치 않을 테니까. 삶은 단지 살아있다 것이 전부는 아니니 말이다.


맞다. 삶은 살아있다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삶은 행복해야 하고,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것 없이도 물론 살아갈 수는 있겠지만, 그런 것 없이는 살아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속의 필립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그는 모든 것을 가졌지만 단 하나 건강만은 갖지 못했다. 돈이 대부분의 것들을 커버해 주기에 얼핏 사는데 지장은 없다. 그를 동정하는 사람들은 넘쳐 나고, 만약 그가 불행하다고 아우성을 친다해도, 다들 그러려니 할 것이다. 전신마비 환자이니 당연하다고 말이다. 다들 그가 오래 살아야 한다고 걱정을 할뿐, 지루한 삶을 견뎌야 하는 것에 대해선 모른척 한다. 해서 행복까지는 아니라도 보통 사람들처럼 살고 싶은 필립의 일상은 시들어 간다. 움직이지 못하니 일상이 불편한 거야 어쩔 수 없다 쳐도, 사는것 마저 재미가 없어지는 것이다.삶의 질이 확 떨어졌지만 다들 그것은 참아야 하는 것이라고 한다. 살아있으니 된 것이라고 말이다.


그때 나타난 사람이 바로 드리스다. 가진 것이라곤 건강한 몸에 전과 경력, 복잡한 가정사뿐인 그는 무식한 솔직함과 거리에서 익힌 실용성을 바탕으로 필립에게 삶을 찾아준다. 그게 바로 즐거움이다. 아무도 그에게 필요할 거라고 감히 상상하지 못했던 것을 드리스가 찾아준 것이다. 여기서 내가 흥미롭게 보았던 것은 드리스가 그럴 수 있던 것이 동정심이나 희생정신때문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는 그저 필립을 장애인이 아닌 보통 사람으로 바라봐준 것뿐이었다. 그런 선입견 없는 시선의 차이가 얼마나 놀라운 것을 만들어 내던지...1% 우정이라는 두 남자의 우정만큼이나 이 영화에 감동을 실어주는 힘이었다. 


그렇게 누구에게나--부자건 장애인이건 가난하건 무식하건 그들의 처지가 어떤든지 간에-- 삶에 재미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이 영화야말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려준게 아닐까 한다. 이 영화는 실화라고 한다. 1%의 우정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진짜로 그들 우정의 %를 따진다면 0.에 소수점을 아무리 찍어도 모자라지 않을까. 전 세계에 유일무이한 확률일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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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와이 왕족의 후손인 맷 킹은 가문의 유산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일해 집안을 꾸려 나가는 변호사다. 그가 가문에 남은 마지막 땅 덩어리는 처분하기 위해 출장가 있는 동안 사고 소식이 전해진다. 보트 사고로 아내가 식물인간이 된 것이다. 병상에 누워 있는 아내를 항해 깨어 나기만 하면 좋은 남편,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을 하는 맷, 그는 그간 아내와의 사이가 소원했음에도 얼마든지 고칠 시간이 있을 거라 생각했던 자신이 원망스럽다. 하와이가 지상의 낙원이고 천국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인간으로 보이지 않냐고 되묻는 맷, 그는 어디서 살아가던지 간에, 일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다름이 없다고 설명한다. 인간이라면 피할길 없는 생로병사의 고통이 천국 휴양지 하와이라 해서 비켜갈리 없으니 말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그를 보라. 서핑한게 언제인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바쁘게 살아왔건만 그는 지금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 벅차다. 아내가 영영 깨어나지 못할까 두려운 것도 두려운 것이지만, 그에겐 열 일곱, 열살인 두 딸이 있다. 그동안 아내에게만 맡겨 두다  이제 그들을 돌보려 하니 이건 외계인도 그들보단 말이 통할 것 같다. 오리무중, 고통스럽고 난감한 상황들을 최대한 이성적으로 헤쳐 나가려던 그에게 마지막 폭탄이 떨어진다. 큰 딸의 입을 통해 그간 아내가 바람을 피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심지어 그녀가 이혼을 하려 했다는 사실을 친구를 통해 전해들은 그는 망연자실하고 만다. "내가 당신을 알기나 했냐"고 아내에게 화도 내보지만, 정작 그녀는 한마디 대꾸도, 자기 변명도 하지 못한다.아내를 사랑할 수도, 미워할 수도 없는 상황에 처한 그는 두딸을 데리고 아내의 상대남을 찾아 고향으로 향한다. 과연 맷은 그에게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일까. 그에게 남겨진 어려운 결정들이 첩첩히 쌓여가는 가운데,  이 터지기 일보직전의 스트레스 상황을 무사히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인지 보는 이들마저도 불안하기만 한데...

 

 

 살아오는 동안 지은 죄라곤 재미없게 살아온 것밖엔 없을 듯한 성실한 변호사 킹에게 상상도 하지 못했던 불행이 닥쳐왔다. 사고를 당한 아내가 식물인간이 되고, 그마저도 인공 호흡기를 뗄 처지가 된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당하기 벅차구만 그는 이어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아내를 잃은 것이 이미 오래전이었다는걸 정작 당사자인 자신만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충격을 삭이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그는 분노와 애도와 자책과 정리를 동시에 해야 한다. 아내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를 내도 대꾸를 못하는 아내를 닥달할 수는 없으니 그는 아내의 상대남을 찾아 나선다. 처음엔 호기심과 분통을 터뜨릴 생각에 그를 찾아갔던 맷은 그를 만나 말한다. 아내가 곧 죽을 거라고 , 그러니 마지막 인사를 하라고...물론 그건 그 남자가 꽤나 맘에 들어서 한 말은 아니었다. 다만, 만약 아내가 제 정신이 상태였더라면, 사랑했던 사람과 작별인사를 하고 싶어했을 거라는 배려 때문이다. 그것이 자기 맘에 들던지 안 들던지 간에, 세상을 떠나는 것은 자신이 아닌 아내니 말이다.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그는 그간 간과하고 있었던 자신의 뿌리와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자신을 송두리째 흔들게 만드는 사건을 겪다 보니, 새삼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해보게 된 것이다. 과연 그가 새롭게 깨달은 소중한 가치들은 무엇일까? 그런 심정의 변화는 유산을 둘러싼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영화를 보면서 든 생각들...

1.언제 남에게 내 생의 마지막 뒤처리를 떠맡기고 가야 하는 상황에 놓일지도 모르니, 평소에 최대한 잘 살아야 겠다 싶었다. 왜냐면 자신의 불륜 뒤처리까지 남편에게 맡기는 아내가 다른 불륜녀보다 몇 배는 잔인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것이 남편이나 아이들에게 그녀에 대한 마지막 모습이 될 터인데, 그게 과연 가족들에게 할 짓이겠는가.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겪어내는 자체가 공허한 것인데, 거기에 추억마저 말살하게 한다는건 정말 못한 일이다.

2.조지 클루니가 연기를 열심히 했다는 것은 알겠다. 이런 극한의 감정들을 실감나게 연기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거라는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평생 차면 찼지 차였을 것 같지 않은 중년의 매력남 조지 클루니가 찌질남이라... 딱 맞는 옷같아 보이진 않았다. 그보단 클루니 본인에겐 별로 와닿지 않는 상황을 연기하려 머리를 열심히 굴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관객들 만큼이나 그도 이런 상황에서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한 모양이더라. 얼마전에 <필라델피아>를 다시 보게 됐는데, 톰 행크스가 왜 그 해의 아카데미상을 탔는지 이해가 갔다. 그 영화속에 톰이란 사람은 없었다. 단지 에이즈로 죽어가는 게이 변호사가 있었을 뿐...그런 정도의 몰입이 어디서 오는지는 도무지 모르겠지만, 상상력이건 재능이건 간에 이 영화속 조지 클루니에겐 없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3. 주변에 부부들을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라는 그들이 실은 상대를 가장 모를 수도 있다는 점. <Do I know you?> 라고 식물인간이 되어 있는 아내를 향해 분노를 터뜨리는 맷이 그러니까 그렇게 드믄 케이스는 아니란 것이다. "내가 당신을 알기나 했어?" 내진 "당신이 알고 있는 나는 내가 아니야..."라고 말하는 아내나 남편이 얼마나 많을까. 그리고 그런 거짓이 언제까지나 상대에게 먹힐 수 있는 것일까. 부부라는 외관을 유지하기 위해 그들이 자신을 억누르고 사는 시간들이 늘어날수록 결국 삶의 질은 떨어질텐데... 과연 우리는 얼마만큼 불행해야, 세상이 만든 틀에서 벗어날 용기가 생기는 것인지도 궁금하다. 거기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겪어내는만 하는 고통의 크기 역시도...이 영화속에 등장한 맷 부부 역시 아마도 오래전에 이미 관계가 끝이난 사이였을 것이다. 다만 그것을 서로가 인정하지 않았던 것일 뿐...그런 면에서 맷이 아내의 죽음에 미친듯이 슬퍼하지 않은 것도 이해가 간다. 사실상 아내를 잃은지 이미 오래전이었을테니 말이다. 부부사이는 당사자만이 알 수 있는 것이라고들 사람들은 말하는데, 진부하다 못해 농담같이 생각되는 그 한마디에 실은 생각보다 더 많은 진실이 담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 한다.

4.내 삶의 마지막을 결정하는건 내 자신이여야 한다는 것에 대한 자각과 그걸 실천한 아내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아내가 미리 심폐기능 소생술 거부 신청서에 사인을 해놓지 않았더라면 이야기는 훨씬 더 지저분하게 흘러갔을 것이다. 아내의 아버지는 결코 " 완벽한 딸"이었던 아내를 보내려 하지 않았을 것이고, 착해 빠진 맷은 일말의 희망에 발목이 잡혀 언제까지나 현실을 희생했을테니 말이다. 그녀가 비록 자신을 배신한 사람이었다고 해도, 오히려 그런 사실때문에 인공호흡기를 떼는 과정들이 훨씬 더 힘들게 흘러갔을테지. 그런걸 보면 상황을 깔끔하게 종료시킨 공에는 아내의 선견지명도 있었지 싶다.죽음이 피할 수 없는 것일때 미련없이 작별 인사를 하는 것도 현명한 일 아니겠는가. 나뿐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 되겠다는 생각에 그런 의사표시는 미리미리 해둬야 겠다는 생각을 영화 보면서 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그런 의사표시를 어디에 해야 하나? 그런 제도가 있긴 할 것 같은데...

5. 이 영화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하와이라는 천국에서도 사람들이 살아간다는 것에는 변함이 있을리 없다는 것에 대한 고백. 하니 부러워 하지 말지어다. 옆 집 정원이 아무리 근사해 보인다고 해도, 산다는 것은 거기나 여기나 똑같다니 말이다.

6. 알렉산더 페인, 이 감독의 영화는 늘 평균은 하는데 보고나면 무언가 살짝 빈듯한 느낌이 든다. 2% 부족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아마도 완벽하게 공감하기에 어려운 인물들이 주로 등장시키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일례로 들자면 아무리 하와이라 해도, 엄마의 유골을 뿌리는데  비키니 차림인 큰 딸, 눈에 거슬린다. 정말 그럴 수 있을까? 뭐, 그럴 수도 있겠지. 라고 억지로 수긍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인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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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때론 "나도 한번 폼나게 살아봐?" 라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다. 돈 걱정 없이 흥청망청 써보고도 싶고, 남들 보란듯 과시도 좀 해보고, 근사하게 해외 여행도 하고, 멋진 옷도 입어보고, 명품 쪼가리들도 걸쳐 보고, 떵떵거리면서 큰 소리도 쳐보고 , 윗 대가리라고 나를 갈구는 사람에게 대들어 보기도 하고...어차피 죽을동 살동 하면서 살아봐야 한 세상인데, 숨 죽이고 눈치 보면서 사는게 마냥 재밌을 턱은 없지 않겠는가. 오히려 내일은 어찌 되어도 좋으니 하루만이라도 내 멋대로 살아봐? 라는 생각이 안 든다면 이상한 것일 것이다. 그런데 그런 생각를 하면서도 우리가 그렇게 살지 않는 것은 왜일까? 통이 작아서일까? 아니면 이대로 그럭저럭 사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 않아서일까? 어쩜 아마도 폼 나게 살아보겠다는 것이 생각만큼 그렇게 간절한 것이 아니여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폼나게 살고픈 바람보다 당장 지키고 살아야 할 것들이 있는 것이니 말이다. 그것이 도덕이건 윤리건 감옥에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건 파산하지는 않겠다는 결심이건 남에게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건 간에...

 

그나저나 이렇게 뜬금없이 "폼 나게 살고 싶다" 는 말을 줄창 해대는 이유는 이 영화의 주인공인 최익현이 그렇기 때문이다. 그는 정말로 폼 나게 살고 싶어 한다. 마누라 바가지 듣지 않게 큰 집에서도 살아보고 싶고, 집안의 기대주 아들 녀석에게 유학 정도는 보내주고 싶다. 딸년들은 좋은 집안에 시집 보내고, 오빠로써 여동생 내외도 잘 살게 해주고 싶다. 무엇보다 남들 발 아래 빌빌 거리면서 굽실 거리는 것은 그만 하려 한다. 더 이상은 사절이다. 그대신 이제 그가 큰소리를 텅텅 칠 것이다. 좀스럽게 뇌물을 받아 먹으면서 살았던 것에서 이젠 그가 뇌물을 주려 한다. 그게 좀팽이 세관원 최익현의 미래다. 그걸 위해 그는 모든 것을 내팽개쳤다. 조폭의 폭자도 모르는 사람이 그 길로 들어섰다. 막판에 몰렸다는 위기의식이 있지 않고서야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다. 그것도 중년에 내린 과감한 전직, 이제 낙장불입이다. 그는 물러설 수 없다. 아니 못한다. 비록 그 길에서 자신이 깨부셔지건, 망가지건, 쪽이 팔리건, 친구를 팔아넘기건 간에, 그는 살아남을 것이다. 죽는다고 해도 폼 나게 부활할 것이다...그게 그의 결심이다. 그렇게 그는 째째한 공무원에서 과감하게 나쁜놈들의 세계로 이직을 했다. 폼나게 한번 살아보기 위해서...사는거 별거 있어라는 심정으로 그가 걷게 될 길은 과연 그에게 무엇을 가져다 줄 것인가? 그는 살아남기나 할 수 있을까? 폼나게 산다는 것이 과연 그의 생각처럼 별로 어렵지 않은 일일까?

 

1982년 느물대며 알아서 뇌물을 챙겨 먹던 세관원 최익현은 부양해야할 가족이 조촐(?)하다는 이유로 총대를 메고 해고될 위기에 처한다. 자신만 잘린다는 것이 무척이나 불만이던 그는 순찰 중에 우연히 히로뽕 2킬로를 압수하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하늘이 자신에게 내린 기회라 생각한 그는 그 기회를 활용하기로 한다. 바로 히로뽕을 일본에 밀수출하기로 마음 먹은 것, 어렵게 부산 최대 조폭 두목과 연줄이 닿게된 그는 현장에서 분위기 파악 못하고 나불대다 곧바로 조폭의 2인자에게 얻어 터진다. 히로뽕의 댓가로 거액을 챙겨준 젊은 조폭 두목 최 형배는 그에게 앞으로 이런 곳에 발을 담그지 말라고 경고 한다. 하지만 순식간에 너무도 쉽게 큰 돈을 벌게된 익현에겐 그런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집안 할아버지 뻘이라는 무기로 최형배에게 접근한 익현은 특유의 친화력과 빠른 두뇌 회전력으로 조폭 내에서의 두뇌를 담당하게 된다. 그의 간계로 점차 이런 저런 이권이 들어오게 되자 형배 역시 그를 대부님이라고 하면서 신뢰하게 된다. 그렇게 부산을 접수하게된 최씨 일당, 하지만 그들의 승승장구가 오래 갈 수는 없었다. 자신의 하는 일에 잘 되어 감에 따라 간이 커진 익현이 형배를 넘보게 된 것이다. 왜 자신이 1인자가 아닌지 억울한 익현은 카지노 인허가 권리가 자신의 손에 달렸다는 것을 미끼로 형배의 라이벌 조폭과 양다리를 걸친다. 그로 인해 죽지 않을 정도로 얻어 맞지만 그는 결코 조폭의 세계에서 손을 뗄 생각이 없다. 마침 정부에서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조폭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가운데, 검사에게 붙들려간 익현은 모종의 제안을 하게 되는데...

 

   <본인이 바라는데로 드디어 폼나게 살게 된 최 익현, 그는 점차 1인자 자리를 넘보게 된다. 뒤늦게 조폭 세계에 들어온 사람 치고는 그는 영리하게 자신의 길을 개척해 가는데...>

 

직설적으로 풀어낸 조폭 영화다. 80 년대와 90년대의 풍경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배경도 그렇지만, 실제로 치고 받고 싸우는 장면에서도 어찌나 현실적이던지, 배우들이 가엾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정말 배우님들 고생 많이 하셨어요~~~!) 어찌나 실감이 나던지, 그들이 싸움을 시작할라치면 어디론가 안전한 곳으로 튀고 싶었었다. 원래 나는 싸움이 나면 도망 먼저 가는 스타일이라서 말이다. 영화라서 참 다행이여요...라는 생각이 들만큼 과격한 격투 장면, '네가 폭력을 알아? 조폭 세계를 알아? 이제 내가 알려 주지 ...'라는 듯한 뉘앙스로 영화에선 내내 조폭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그들의 역학관계를 낯낯이 해부해서 보여주고 있었다. 그게 아무리 포장을 해도 친절하지도 아름답지도 보기 좋을리도 없다는 것은 당연지사, 더군다나 이 영화의 감독 양반은 포장을 할 생각도 없어 보였다. 그렇다보니 조폭들이 저렇게 사는구나, 정말 무시무시한 세상이구나....라는걸 느끼게 해주는데는 조금의 부족함도 없었다. 우리가 동시대를 살아 왔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내가 상상하지 못한 그런 세계였다. 오죽했으면 영화관을 나오는데 지금껏 내가 어디 한 군데도 부러진데 없이 살아온 것이 얼마나 기적이었던가 싶더라. 그건 바로 비록 이 설정 자체가 가공의 이야기라고 해도, 관객들을 설득시키는데는 무리가 없다는 뜻일게다. 정말로 그런 사람들이 실재했고 ,그렇게 살았을 거란 믿음을 갖게 하기 어렵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렇게 현실감나게, 진짜 있었던 일을 보여주는 듯 실감나게 찍었다는 점이 이 영화의 장점이다.

 

 

 

 <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멘트를 남긴 검사 역의 조범석, "내가 깡패라면 넌 그냥 깡패야!" 그는 이 영화에서 건진 가장 큰 수확이다.>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한 것은 물론 대본이나 연출력의 힘도 있겠지만, 배우들의 연기에 점수를 주어야 하지 싶다. 비단 주연을 맡은 최민식이나 하정우의 연기뿐만이 아니다. 조연들의 연기 역시 길거리에서 조폭들을 데려다가 쓴 듯 자연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으로 연기를 펼친 배우를 꼽으라면 단연코 검사로 나오는 조범석이었다. 그는 정말로 검사같았다. 그것도 흔하디흔한 그런 검사 말고, 조폭 못지 않은 포악의 기름끼가 줄줄 흐르는 검사.... 한번도 검사를 만나본 적이 없기에, 진짜 검사들이 이 영화에 나오는 검사 같을까는 모르겠지만, 그건 상관없다. 현실속의 검사보다 더 검사같은 인물을 만들어 냈으니 말이다. 왠지 진짜 검사라면 저럴것 같다는 느낌이 팍팍 왔다. 아마도 그가 이 영화에 나오지 않았더라면 영화 재미가 덜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그는 영화속에 자신의 존재감을 불어넣어주고 있었다. 몰입감이 최고였던 탓일까? 그가 나오는 씬이면 조금 기대를 하고 보게 됐다.  무언가 재밌는 것이 터질 것이란 기대? 내진 이 엉망진창인 세계를 조금은 다스릴만한 구세주로써의 존재로? 하여간 영화를 보는 내내 조연인 그를 보는 맛이 괜찮았는데, 어쩌면 바로 그것이 이 영화의 최대 약점이 아닐까 싶다.연출력도 좋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내용도 어설프지 않았는데도, 다음 장면을 기대하면서 보게 되는 점이 그닥 없었기 때문이다.

 

관객들을 놀라게는 하지만 다음 장면이 기대되지 않는다는건 , 엄밀히 말해 좋은 영화의 작법은 아닐터이니 말이다. 다음 장면에 무엇이 나올까 기대를 하면서 몸을 앞으로 내밀고 봐야 함에도, 이 영화는 다음에 무엇이 나올까 꺼려져서 몸을 뒤로 빼면서 봤다. 마지못해 끌려 다니는 그런 기분? 왜 안 그렇겠는가. 정황상 다음 장면엔 최소한 누군가를 패는 장면, 수위가 올라간다면 누군가가 죽이는 장면, 뇌물이 오고 가거나, 협박이 난무하거나, 연줄을 이용해 혐의에서 풀려 나거나...그런 장면들이 이어질게 뻔했으니 말이다. 우리 사회의 뒷면이 저렇게 돌아가는구나 학습을 제대로 하긴 했지만서도, 그게 그렇게 유쾌하지도, 대단한 교육을 받은 듯 뿌듯하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건 아마도 내가 여자라서 그런지도 모른다. 남자들에겐 수컷들만이 공유하는 폭력과 연줄과 힘의 세계를 보는 맛이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하여간, 폼나게 사는게 그렇게 힘들어서야... 절로 한숨이 나온다. 아마도 그렇게까진 하고 싶지 않아서 우린 그냥 폼이 안 나는 대로, 지금 현재에 만족하며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노력하며 살자고 다들 말들 하지만서도, 어떤 분야에 노력을 할 것인지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보고 뛰어 드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무작정 노력하고 폼 나게 살게 되었다고 해서 전부는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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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영카 시사회를 통해 본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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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인상적인 오프닝은 없었다. 브라질의 어떤 정글, 깜찍한 새 하나가 등장해서 자유롭게 낙하를 시작하니 곳곳에서 정글의 새들이 몰려 나온다. 와아~~~ 정글에 저렇게 다양한 생명체가 살던가, 그리고 그들이 저토록 멋지던가? 그들이 삼바 리듬에 맞춰 군무를 추는데 그 흥겨움에 절로 어깨가 들썩인다. 그들의 흥겨움에 나무에 곤히 자고 있는 아기 새 한마리를 깨어나고, 그는 브라질 출신 답게 박자에 맞춰 엉덩이 춤을 잘도 춘다. 깜찍하기 이를데 없다. 자유롭고 절묘하게 날고 있는 동족들을 부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던 그 파란 아기새는 용기를 내서 자신도 날아보기로 한다. 굳은 결심을 하고 두 날개에 힘을 주던 그는 그러나 떨어지고 마는데...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76455&mid=15629

 



 

새 사냥꾼에게 잡혀간 아기 새 블루는 자신의 고향과는 멀리 떨어진 미네소타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서점을 하는 린다에게 입양이 된 그는 자신이 마치 사람인양 생활하게 된다. 비록 그가 날지는 못한다고 하나, 그렇다고 부족하게 있는가 하면 그렇진 않다. 멋진 장난감 차에, 맘껏 뛰놀수 있는 서점, 다정한 주인과 , 책들에 둘러싸여 사니 말이다. 깡패같은 기러기들이 그를 향해 세상에서 가장 많은 책을 읽은 새면 뭐하냐, 날질 못하는데 라고 놀려도 블루의 삶이 달라져야 할 이유는 없었다. 조류학자가 그들의 서점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길을 가다 우연히 블루를 보게된 그는 블루가 세상에서 마지막 남은 마코 앵무새 수컷이라면서 흥분한다. 종의 멸종을 막아야 한다면서 당장 암컷이 있는 리오로 가자고 설득하는 새 박사, 어떤 것이 블루를 위해 옳은 선택일지 고민하던 린다는 곧 블루와 함께 리오로 날아간다. 그렇게 서점에서 안락한 삶을 살아오던 블루는 하루 아침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데...

 




< 리오에 도착한 블루, 여자를 만나기 위해 여기에 왔다는 말에 지나가던 새 둘이 조언을 해준다. 연애가 난생처음인 불루는 관심없는 척 하면서 그들의 말을 새겨 듣는다. >

 



 

순진한 블루와 도도한 주엘의 만남, 서점에서만 살아온 범생이 블루와 정글에서 살아온 아마존의 여전사 주엘 , 과연 둘의 자신들의 종의 멸종을 막기 위한 프로젝트를 성사시킬 수 있으려나? 아무래도 그 길은 험난할 것 만 같아 보이는데....

 

리오에 도착한 블루는 자신의 짝짓기 상대인 주엘을 만나게 된다. 상대가 자신을 맘에 들어 하려나 걱정하던 블루는 그녀의 관심사가 오로지 탈출이라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이렇게 괜찮은 새장을 마다하는 그녀가 이해가 안 됐던 것이다. 자신을 도와주진 못할 망정 탈출에 대해 의구심마저 표하는 블루가 주엘의 눈엔 한심해 보인다. 첫날밤을 그렇게 티격태격하면서 보내던 둘은 전문 새사냥꾼들에게 납치를 당하게 된다. 졸지에 리오의 빈민촌에 감금된 둘은 이제 필사의 탈출을 감행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고, 그때서야 주엘은 블루가 날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걸어서 도망가자는 블루의 제안에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주엘, 그들의 뒤를 앵무새 나이젤이 바짝 뒤쫓는다. 한때 잘 나가던 꽃미남 새였지만 지금은 사나운 새 사냥꾼 앞잡이가 되어있던 그는 원숭이들에게 파란새 두마리를 잡아오라는 명령을 내린다. 도망자가 되버린 블루와 주엘은 새 사냥꾼이 묶어놓은 사슬을 끊기 위해 새들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삼바 축제가 시작되는 날, 그 화려한 축제의 여정이 시작되는때 블루와 주엘은 자신의 자유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블루를 찾기 위한 린다의 여정 역시 험난하기만 한데....

 

기다린 보람이 있는 영화였다. 왠만하면 4D로 보라는 다른 리뷰어의 충고에 난생 처음 의자가 움직이는 상영관에서 보게 됐는데, 그것 역시 돈이 아깝지 않은 선택이었다. 오프닝이 인상적이라고 썼지만, 정말로 초반부터 기대이상이더라. 한 장면이라도 놓칠새라 눈을 부릅떠야만 했으니 말이다. 새들의 이야기라고 해서 어떻게 표현할까 몹시 궁금했는데, 보니 왜 이 영화가 그렇게 흥행에 성공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우선 너무 재밌다. 등장하는 새들은 깜찍하고,  화려하다 못해 눈이 부실 정도며, 이렇게 다양한 새들이 있었던가 넋놓고 보게 됐다. 한마디로 멋졌다. 그 많은 다양한 새들을 이렇게 개성있게 표현해 냈다는 점에서 우선 경의를 표하고 싶다. 현실보다 더 우수한 영상을 만들어냈다는 점에 의문의 여지가 없었으니 말이다. 거기에 각각의 새들을 그에 맞게 인간화 해서 보여주던 스토리 텔링도 어쩜 그리 잘 썼던지... 책을 너무 많이 읽은 탓에 현실감각이 없는 블루와 있는 거라곤 무식한 현실감각 뿐인 주엘의 러브 라인은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했고, 나는 새가 아니라고 외치는 박쥐에겐 박장대소를 할 수밖엔 없었다. 음악 역시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화면을 꽉 채우고 있었다. 그뿐인가? 브라질의 리오가 이렇게 멋졌던가? 싶게 화려한 배경은 또 어떤가. 멀리서 찍은 예수님 상은 시원하지 그지 없고, 빈민가마저 정겨웠으며, 특히나 삼바 축제의 화려함이라니...이 영화를 보고 브라질에 대해 호감을 갖지 않는 사람은 아마 제정신이 아닐 것이다. 인간이라면 , 이토록 매혹적인 브라질을 거부할 수 없을테니 말이다. 브라질 정부는 이 영화 관계자들에게 상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영화 한편을 통해 자국의 매력과 개성과 독특함을 유감없이, 이렇게나 아낌없이 홍보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적어도 감사패 정도는 보내줘야 할 듯...

 

오프닝 씬도 인상적이었지만 그외에도 새와 원숭이와의 싸움이라던지, 블루와 주엘을 나이젤이 쫓아가는 장면, 전철을 타고 가면서 구애를 하는 장면들은 보고 또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을 듯한 명장면들이었다. 특히나 난 파티를 원해~~! 라면서 새들이 모여 삼바 축제를 여는 장면의 흥겨움이란...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몰라 하면서 잽싸게 몸을 흔들던 블루가 공감이 되는 순간이었다.

 

재밌다. 잘 만든 영화다. 쉴새없이 등장하는 유머에 허파가 호강하고, 화려한 볼거리에 눈이 호강하는데다, 흥겹고 세련된 음악엔 귀가 호강하고, 색다른 상상력에 머리가 호강하며, 생물의 다양성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하게 되니 일석 오조다. 자연 보호를 외치는 구호보단 오히려 이렇게 친근하게 동물들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그들을 보호하는데 더 낫지 않을까 한다. 일단 알아야지나, 그들을 사랑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아, 하늘을 나는 듯한 시원한 느낌도 넣어야지, 하여간 오감이 만족하는 영화였다. 아이들에게 보여주기도 좋지만, 어른들을 위한 영화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참, 3D나 4D로 보시길...나는 장면들을 그냥 보면 분명 후회하실테니 말이다.




 

 모든 것은 자신에게 맡기라면서 둘을 안내하는 새, 그는 둘 사이를 묶어주는 중매쟁이 역활도 톡톡히 한다. 

 



 

난생 처음 , 얼떨결에 하늘을 날고 있는 블루, 주엘은 나는 것이 제일 쉬웠어요~~~라는 말로 블루를 설득하지만, 수식과 공식으로 가득찬 범생이 블루는 그 말을 믿지 못한다. 결국 평생 날지 못하는 새로 살겠다고 선언하는 블루, 주엘은 그런 블루에게 실망감을 느끼는데...

 



 그 유명한 삼바 축제, 하여간 일단 봐야 그 화려함과 흥겨움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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