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의 세계 살림지식총서 18
정규웅 지음 / 살림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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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빼놓지 않고 보던 프로그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애거서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이 나오던 외화 시리즈였다. 그렇게 똑똑하고 느긋하며 여유있는 할머니가 척척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에 넋놓고 빠져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덕분인지 난 아직도 추리, 미스테리, 서스펜스류의 장르를 좋아한다. 그 긴장된 두근거림에 참을 수 없어 "소설"보다는 "영상" 쪽을 더욱 선호하는 편이지만..^^

살림 지식 총서 시리즈는 참으로 다양한 소재를 모아 설명하고 있다. 특별하게 관심이 없던 분야조차 한 번쯤 읽어봐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게 하는 전집이다. <<추리소설의 세계>> 또한 추리 소설에 대한 역사(계보)에서부터 우리가 추리 소설에 빠져드는 이유, 순수문학과 추리소설과의 거리와 다양한 기법을 통한 추리소설 등을 설명한다. 또한 앞으로 추리소설이 나아가야 할 방법과
우리나라에서의 추리 소설이 나아갈 방향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아직도 에드거 앨런 포우와 코난 도일 등의 탐정 소설을 탐닉한다. 명백히 추리 소설의 "고전"이 된 이들 작품에는 그 캐릭터만으로도 열광하게 만드는(내가 어린 시절 미스 마플에게 빠졌듯이) "탐정"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의 존재가 얼마나 강력한지 그래서 그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추리소설의 세계 속에서 얼마나 큰 난항을 겪었는지를,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너무나 위대한 아버지를 아들은 넘지 못한다고 했던가! 따라서 현대 추리 소설계는 이들 탐정 소설을 뛰어넘기 위해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있고 탐정과 피해자와 가해자가 함께 어울리던 작품들은 이제 각 지역에서 세분화되어 새로운 시도를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추리소설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해야 하는 이유는 당연하다. 무엇보다 추리소설의 가장 중요한 소재가 되는 살인의 동기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져 왔기 때문이다. "...76p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즐겁다. 고전은 고전으로서 읽혀야 제맛이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놀라운 시도가 있을 때마다 독자들도 함께 발전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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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 톨킨, 루이스, 롤링의 환상 세계와 기독교 살림지식총서 47
송태현 지음 / 살림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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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라는 장르가 생긴 것이 과연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에서는 PC 통신이 발달하며 시작된 환상 문학. 살림 지식 총서 <<판타지>>는 그러한 환상문학으로서의 "판타지" 문학에 대한 정의와 대표 작가로 거론되는 <반지의 제왕>의 톨킨, <나니아 연대기>의 루이스, <해리포터> 시리즈의 롤링의 작품 세계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기독교 사상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우리에게 톨킨이나 루이스는 이들의 작품이 영화화되면서 부각되지 않았나 싶다. 사실 판타지 문학은 그 마니아적 팬층이 두터워서 아는 사람들만 아는 그들만의 계보를 갖고 있었지만 <<해리포터>>의 대중화로 인해 톨킨이 다시 부각되고 그들의 작품이 영화화 되면서 "환상 문학"으로서의 그 업적이 인정되었다. 

<<판타지>>에서 설명하는 토도로프의 환상 문학의 정의는 잘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다. 하지만 다양한 초자연적 현상이나 세계를 그리는 환상 문학 중에서도 "실제로는 불가능한, 작가가 만들어낸 세계를 다루면서도 나름대로의 일관된 법칙 하에서 전개되는 서사"가 좁은 의미의 "판타지"라는 것은 이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정의는 학자들이나 하는 것이지, 읽는 입장에서야 좁은 의미의 판타지이든, 넓은 의미의 판타지이든 무슨 상관이랴!ㅋㅋㅋ 그저... 재미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톨킨과 루이스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기독교 사상에 대해서는 이 두 작가 모두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다는 사실과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주관에 따라 작품 곳곳에 기독교적인 복음 장치가 들어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사실 이 두 작가의 작품을 아직 읽어보지 않아서 그 작품을 읽으며 내가 그것들을 찾아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확실히 두 작가 모두 의도적이었다고 밝혔다니 그것들을 찾아가며 읽는 재미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작품의 의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환상 문하가에서는 간혹 주술적인 장면이나 그 기본 내용으로 인해 어린이들에게 교육적으로 좋지 않다...는 시각에 대해 밝힌 루이스의 견해가 무척 와 닿는다.

"어린이들은 요정 이야기(옛이야기)에 속지 않는다. 그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이야기에 흔히 심각하게 속는다. 어른들은 과학 소설에 속지 않는다. 그들은 여성 잡지에 나오는 이야기에 속는다. 우리 가운데 그 누구도 <오디세이아> <칼레발라> <베어울프> 혹은 맬로리에게 속지 않는다. 실제적인 위험은 진지한 얼굴을 띤 소설 속에 잠복되어 있다."...61p

아이들에겐 분명 "상상"을 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현대로 올수록 점점 더 이른 나이에 사실과 현실을 직시하도록 부추기는 면이 짙다. 하지만 상상 없이 어찌 현실에서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을까. 요즘 한창 마법과 환상 세계에 빠져든 딸아이를 보며 상상의 힘이야말로 아이들의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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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목숨 걸고 편식하다 - MBC 스페셜
황성수. 정성후. 김은희 지음 / 쿠폰북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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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TV 채널을 돌리다가 발견한 다큐였다. "고혈압"... 우리 아버지는 30대 후반에 고혈압 판정을 받으셨고 이후 지금까지 쭈욱~ 약을 드시고 계시다. 할아버지에게서 유전된 듯하다고 말씀하셨지만 식습관도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 관심으로 지켜보게 된 다큐였지만 열심히 보다보니 심근경색이 발병했던 남편에게도, 비만으로 고민 중인 내게도 해결책이 될 것처럼 보였다. 처음부터 지켜보지 못했기에 조금 아쉽다는 생각에 책을 들었다. 

편식하란다. "고기, 생선, 우유, 계란, 흰쌀, 보리쌀, 단 것과 기호품까지" 모두... 먹지 말란다. 스트레스 조금 쌓이면 먹을 것으로 풀고, 맛난 것만 생각하면 행복해지며 술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러한 편식은 정말 고통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집 안에 한 번 쓰러져 본 경험이 있으면... "죽는 것 보다는 낫잖아?"라는 생각이 슬며시~ 드는 것이다.^^ 그래서 그 다큐를 보고난 후에 잡곡밥을 현미밥으로 바꾸었다. 물론.... 8시간씩 불리려니 자꾸 잊어버려 이틀에 한 번 해먹는 꼴이 되었지만... 그러한 과도기를 거쳐 이제는 매끼(외식을 제외하면... 아아~ 아직도 갈 길은 멀다.) 현미밥을 챙겨먹고 있다. 

책에 의하면 고혈압 또한 동맥경화로 인한 증상이고 그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딱딱하게 굳기 전에 치료하려면... 피가 진해지는 단 음식과 육류 등... 즉,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높은 식품은 가능하면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론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남편은 수술 이후 매일 피를 연하게 하는 약을 먹고 있다. 만약 약을 대신할 그 무엇이, 그저 식사를 하는 도중에 이루어질 수 있다면 그보다 행복한 일이 무엇일까 싶다. 

"사람의 몸에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섬유질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이 중에는 많은 양이 필요한 것도 있고 적은 양으로 충분한 것도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단백질은 적은 양으로도 충분한 영양소다. 지방 역시 많은 양이 필요하지 않다. 한편, 탄수화물과 섬유질은 많은 양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즐겨먹는 고기, 생선, 계란, 우유에는 단백질과 지방이 많이 들어 있고 탄수화물과 섬유질은 거의 없다. 즉, 동물성 식품은 사람의 몸이 필요로 하는 것과 정반대의 영양소를, 그것도 너무 많이 갖추고 있는 것이다. "...80p

책에는 TV 다큐에서 방영했던 대로의 실험자들의 이야기도 실려 있다. 거의 기적처럼 느껴지게 만들던 이들의 이야기는 단 한 달만의 현미채식으로 몸무게가 10kg가 빠지고, 160에 육박했던 고혈압 수치를 정상으로 만들었다. 모두들 개운함을 느꼈으며 몸이 가벼워지고 피부가 고와졌다고 고백한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결과를 보였지만 기본적으로 체중이 조금씩 줄고, 혈압은 많이 낮아졌으며 불편했던 몸이 나아짐을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는 데에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역시 용기가 잘 나지 않는다. 나는 너무나 수동적인 인간인지라 누군가가(의사나 TV나..ㅋㅋ) 나서서 나를 체크해주면 열심히 하겠지만 나 스스로의 의지만으로는 잘 결심이 서지가 않는 것이다. 하지만 확실히 현미채식을 하게 되면 부엌도 그 몸만큼 간편하고 간소해지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내 몸이, 우리 가족의 몸이 건강해진다면 못할 것도 없지 않을까. 더군다나 몸이 적응하고나면 스스로 고기에 거부반응을 일으킨다니 말이다. 현미밥을 시작했으니, 반찬의 종류를 조금씩 바꾸어봐야겠다. 진작 마음을 다잡고 시작했어야 하는 일을... 지금까지 미뤄온 것 같다. 조금 더 부지런한 주부가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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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 공정무역, 왜 필요할까? 내인생의책 세더잘 시리즈 1
아드리안 쿠퍼 지음, 전국사회교사모임 옮김, 박창순 감수 / 내인생의책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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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이라는 단어가 언제부터 우리에게 이토록 익숙해졌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공정"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와 정의감, 진실함 덕분에 나도 이 사회나 세계 어딘가에 도움을 주게 되겠지..라는 믿음으로 공정무역 표시가 붙은 상품에 한 번 더 눈길을 주게 됩니다. 

공정 무역에 대해 잘 알기 위해서는 세계의 무역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순환되는지를 이해해야겠지요. 따라서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 1>>의 "공정무역, 왜 필요할까"는 공정무역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적 지식에서부터 공정무역의 정의와 공정한 무역을 행하기 위한 조건, 자격, 소비자와 기업이 행해야 할 것들까지 아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 <<공정무역, 왜 필요할까?>>에는 학교에서 교과서로 배우기 어려운 산지식이 담겨 있습니다. 무역의 역사에서부터 경제 선진국의 다국적 기업에 유리한 무역 관행이 개발도상국의 빈곤 문제를 일으키는 현상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공정무역의 중요성을 일깨워 줍니다."...7p

무역은 "이익"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지요. 자유 시장에서는 자신들을 위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댓가로 부를 축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익의 이기성은 나나 우리 이외의 다른 존재들을 배타하고 그 결과 세계의 5분의 1은 절대 빈곤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미 배부르게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조금 더 나은 이익을 위해 어린 아이들이 굶주리고 배움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12시간씩 일해야만 한다면 그건, 공정하지 못한 거죠. 

책에서는 그러한 다양한 예를 들며 현재 세계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마약 작물을 재배하거나 지적 재산권이 보장된 약을 복제하는 등의 나쁜 행위는 그저 최소한 인간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돌을 벌기 위함이고 아무 죄 없이 단지 가난하다는 이유로 죽어가는 이들을 살리기 위한 행동입니다. "우리는 하나"라고 외쳐대면서 뒤에서는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저 먼 나라의 비참한 생활 같은 것에는 눈도 깜짝 않는 이들로 인해 너무나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픕니다. 

책은 단지 공정무역에 대해서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이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띄워줍니다. "세상에 대하여 우리가 더 잘 알아야 할 교양"이라는 제목이 아주 적절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바로 앞의 시험이나 자신들의 고민 속에 갇힌 청소년들에게 조금 더 멀리, 나 이외의 이웃들에게 눈을 돌리게 해 줄 책입니다. 

공정무역에 관한 책을 함께 찾아볼까요? 

*아이가 7세에서 초등 저학년이라면...

 













담푸스의 <<파란 티셔츠의 여행>>을 추천합니다. 
파란 티셔츠가 만들어지기까지의(물론 공정무역으로) 과정을 따라 
목화솜에서 옷이 만들어져 판매되기까지 잘 표현되고 있으며
각 단계에서 공정한 단계를 밟았음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초등 중학년에서 고학년이라면...


 








서해문집의 <<나는 8살, 카카오밭에서 일해요>>를 추천합니다.
 8살 아이의 설명으로 카카오 따기나 축구공을 만드는 데 아이들이 어떻게 착취당하고 있는지
 절실하게 느낄 수가 있지요. 
 공정무역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를 저절로 알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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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2011-09-28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퍼 가겠습니다
주소:http://www.hogye-us.es.kr/modules/cafe/class/index.jsp?SCODE=S0000000074&m_year=2011&m_code=G008003003007005&menuUrl=%2Fmodules%2Fcafe%2Fclass%2Fmenu%2Fboard%2Flist.jsp%3Fmenu_id%3D272451%26amp%3Bboardtype%3DL%26amp%3BSCODE%3DS0000000074%26amp%3Bm_year%3D2011%26amp%3Bm_code%3DG008003003007005&menuName=학습자료방
 
포켓몬 마스터 되기 살림지식총서 46
김윤아 지음 / 살림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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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라는 애니메이션을 처음 본 건 결혼 전 잠깐 백수였을 때였던 것 같다. 그냥 우연히 틀은 TV였는데 한 번 보고는 그 후로 빠져들어 그 시간만 되면 어김없이 앉아 아이처럼 주제가를 따라부르고 로켓단의 자기 소개말도 따라하며 굉장히 즐거워했던 기억이 난다.ㅋㅋㅋ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내 아이가 커서 친구들과 포켓몬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때가 되었다. 이미 한 번 빠져본 경험이 있기에 나는 아이와 꽤 이야기가 잘 통하는 엄마이다.^^

도대체 아이들은(어른인 나를 포함하여...) 왜 포켓몬 시리즈에 빠져드는 걸까? 살림지식총서 시리즈 중 46번인 <<포켓몬 마스터 되기>>는 아이들이 정신없이 빠져드는 포켓몬과 디지몬 현상에 대하여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비록 주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이지만 그 내용은 그리 쉽지가 않다. 논문을 읽는 듯한 기분이랄까?ㅋㅋ 하지만 어린 시절 캔디나 세라의 주제가를 외우고 따라하며 로봇 애니에 푹~ 빠졌던 기억이 한 번씩은 있는 우리 어른들이라면 요즘 아이들이 소녀물과 로봇물 대신 빠져든 포켓몬과 디지몬에 대한 이야기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은 그 현상에 대해 설명할 뿐만아니라 그 애니메이션들에 담긴 철학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장점과 단점에 대해.

우리집엔 케이블이 없어서 "디지몬"이라는 애니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나 또한 포켓몬과 디지몬을 같은 선상에 놓고 이해하고 있었다. 무엇이 다를까. 포켓몬의 그림이 조금 더 귀엽고 디지몬의 그림과 이야기 구조가 조금 더 복잡하기에 좋아하는 연령이 조금 더 높은가보다...하는 정도. 하지만 <<포켓몬 마스터 되기>>를 읽고나니 그 차이점을 확연하게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엄마로서) 포켓몬 시리즈를 그다지 부정적으로 느끼지 않았던 이유를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포켓몬은 확실한 선과 악의 개념이 없고 로드 무비로서의 특성을 가진 성장 만화라는 사실! 매번 비슷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지만 등장하는 캐릭터는 모두 귀엽고 서로의 화목을 지향하며 서로를 돕고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를 확실하게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포켓몬 시리즈를 조금 더 어린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그 환상을 마음껏 즐기며 구김살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포켓몬 시리즈는 그야말로 "대박"이다. 

하지만 조금 더 큰 아이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디지몬 시리즈의 경우, 확실한 선과 악의 구분과 "죽음"까지 표현하는 폭력성, 다 함께 뭉쳐야만 적을 이길 수 있는 강제성을 지닌 협동 등이 내포하는 깊은 의미를 이해하고나면 아직도 애니메이션 산업이 단지 산업으로서의 "상업성"을 제외하고도 그 애니를 탄생시킨 나라의 철학까지도 아이들에게 세뇌시킬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아이들에게 있어 마냥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 말고도 다소 무겁고 헤쳐나가야 하는 언덕과 같은 철학적 이야기도 꼭 필요하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을 꼭 다른 의미를 가진 애니메이션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여야만 하는가..하는 문제는 분명 중요하고 꼭 생각해 볼 문제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처럼 자신이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말 것을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주 얇지만 결코 쉽지 않고 가볍지만은 않은 책이지만 분명 내 아이를 이해하고 그 문화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받았다. 아이들을 그냥 TV 앞에 멍~하니 앉아있게 할 것인가! 단지 그 시간만큼은 나를 귀찮게 하지 않게한다는 이유만으로. 아이가 어떤 것들을 받아들일것인가를 생각한다면 적어도 몇 번은 부모가 함께 지켜보며 그 내용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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