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마스터 되기 살림지식총서 46
김윤아 지음 / 살림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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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라는 애니메이션을 처음 본 건 결혼 전 잠깐 백수였을 때였던 것 같다. 그냥 우연히 틀은 TV였는데 한 번 보고는 그 후로 빠져들어 그 시간만 되면 어김없이 앉아 아이처럼 주제가를 따라부르고 로켓단의 자기 소개말도 따라하며 굉장히 즐거워했던 기억이 난다.ㅋㅋㅋ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내 아이가 커서 친구들과 포켓몬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때가 되었다. 이미 한 번 빠져본 경험이 있기에 나는 아이와 꽤 이야기가 잘 통하는 엄마이다.^^

도대체 아이들은(어른인 나를 포함하여...) 왜 포켓몬 시리즈에 빠져드는 걸까? 살림지식총서 시리즈 중 46번인 <<포켓몬 마스터 되기>>는 아이들이 정신없이 빠져드는 포켓몬과 디지몬 현상에 대하여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비록 주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이지만 그 내용은 그리 쉽지가 않다. 논문을 읽는 듯한 기분이랄까?ㅋㅋ 하지만 어린 시절 캔디나 세라의 주제가를 외우고 따라하며 로봇 애니에 푹~ 빠졌던 기억이 한 번씩은 있는 우리 어른들이라면 요즘 아이들이 소녀물과 로봇물 대신 빠져든 포켓몬과 디지몬에 대한 이야기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은 그 현상에 대해 설명할 뿐만아니라 그 애니메이션들에 담긴 철학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장점과 단점에 대해.

우리집엔 케이블이 없어서 "디지몬"이라는 애니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나 또한 포켓몬과 디지몬을 같은 선상에 놓고 이해하고 있었다. 무엇이 다를까. 포켓몬의 그림이 조금 더 귀엽고 디지몬의 그림과 이야기 구조가 조금 더 복잡하기에 좋아하는 연령이 조금 더 높은가보다...하는 정도. 하지만 <<포켓몬 마스터 되기>>를 읽고나니 그 차이점을 확연하게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내가(엄마로서) 포켓몬 시리즈를 그다지 부정적으로 느끼지 않았던 이유를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포켓몬은 확실한 선과 악의 개념이 없고 로드 무비로서의 특성을 가진 성장 만화라는 사실! 매번 비슷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지만 등장하는 캐릭터는 모두 귀엽고 서로의 화목을 지향하며 서로를 돕고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 노력한다는 의미를 확실하게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포켓몬 시리즈를 조금 더 어린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그 환상을 마음껏 즐기며 구김살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포켓몬 시리즈는 그야말로 "대박"이다. 

하지만 조금 더 큰 아이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디지몬 시리즈의 경우, 확실한 선과 악의 구분과 "죽음"까지 표현하는 폭력성, 다 함께 뭉쳐야만 적을 이길 수 있는 강제성을 지닌 협동 등이 내포하는 깊은 의미를 이해하고나면 아직도 애니메이션 산업이 단지 산업으로서의 "상업성"을 제외하고도 그 애니를 탄생시킨 나라의 철학까지도 아이들에게 세뇌시킬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아이들에게 있어 마냥 즐겁고 행복한 이야기 말고도 다소 무겁고 헤쳐나가야 하는 언덕과 같은 철학적 이야기도 꼭 필요하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을 꼭 다른 의미를 가진 애니메이션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여야만 하는가..하는 문제는 분명 중요하고 꼭 생각해 볼 문제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처럼 자신이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말 것을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주 얇지만 결코 쉽지 않고 가볍지만은 않은 책이지만 분명 내 아이를 이해하고 그 문화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받았다. 아이들을 그냥 TV 앞에 멍~하니 앉아있게 할 것인가! 단지 그 시간만큼은 나를 귀찮게 하지 않게한다는 이유만으로. 아이가 어떤 것들을 받아들일것인가를 생각한다면 적어도 몇 번은 부모가 함께 지켜보며 그 내용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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