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 어쩌면 누구나 느끼고 경험하고 사랑했을 이야기
강세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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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을 인정할 수 있는 평온을 주옵시고,
제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주옵시고,
그 둘을 분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옵소서.
강세형,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쌤앤파커스, 2013. 220쪽에서 재인용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내 머리에 세게 와박힌 기도문이다. 평온을 기도했지만 마음엔 늘 미련이 남아 있었고, 용기를 기도했지만 자신이 없었다. 더군다나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분간하지 못해 늘 제자리를 맴돌았다. 이제 이 기도문처럼 기도해야겠다. 분별의 힘을 달라고.

모처럼 기쁜 맘으로 책 한 권을 읽었다. 잠을 줄여가며 힘겹게 읽은 책이지만, 많은 공감과 생각거리를 얻어서인지 기분은 참 좋다. 좋은 책은 좋은 친구와 같아서 함께 있으면 시간 가는줄 모른다. 오히려 내게서 떠나보내야 할 때가 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런 의미에서 책의 마지막 장은 넘기기 힘들다. 지금까지의 마음을 거두어 책장에 꽂아두어야 하니까 말이다. ㅎㅎ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구절을 만나면 통째로 기억하고 싶은데, 부족한 내 머리 용량은 그걸 허락치 않는다. 그래서일까? 책을 덮으면 아무 생각도 안나는 것이??? ㅎㅎㅎ

난 소설보다 수필이 더 잘 읽히는 모양이다. 물론 이는 개인적 취향의 문제지만... 오늘도 한 권을 마음에 뭍었다.
2014.01에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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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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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준에 좋은 책이란 생각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책이다. 고민만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게 유도한다. 유시민의 <어떻게 살 것인가>는 바로 여기에 부합되는 책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읽었다. 비록 그가 정치적으로 팬과 안티가 극명하는 갈리는 사람이었지만 작가로서는 공감이 가는 글을 쓰고 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려면 일, 놀이, 사랑, 연대가 가능해야 한다. 여기서 하나만 빠져도 주체적인 삶을 살기 힘들어진다. 그런데 슬프게도 나는 네 가지 모두에서 어설프다. 그나마 가족 사랑 정도에만 점수를 줄 수 있고 나머지는 어영부영 살아왔다. 유 작가의 주장에 공감하며 나를 채근하며 이 반성문을 쓰고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책 제목처럼 내 가슴에 들어와 박힌 주제다. 작가는 주체적인 선택으로 일하고, 놀고, 사랑하고, 연대하라고 주장하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쉽게 되는 일인가. 누구는 일하지 싶지 않은가. 누구는 놀고 싶지 않은가. 누구는 사랑하고 싶지 않는가. 누구는 연대하고 싶지 않는가. 현실이 이럼에도 주장하는 것은 이것들이 당장에 손에 쥘 수는 없지만 내가 투쟁하며 쟁취해야 할 대상들이기 때문이다. 이것들을 손에 쥐고 있는 것도 행복할 수 있겠으나 그것을 얻으려 노력할 때 더 가치 있지 않을까 싶다. 여행지에서의 기쁨도 크지만 그 여행을 준비하며 얻게 되는 기쁨도 적지 않은 것처럼.

이 책을 두 번 읽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독서인의 마음에서, 두 번 째는 일종의 정신적 노후 대비용으로. 남은 내 생을 어떻게 살면 좋을지 인생 선배의 글로 배우고 싶어서. 가볍게 읽고 깊이 고민해서 좋았다.

조물주가 유 작가에 음악적 재능을 주시지는 않았지만 말과 글에 대해서는 넘치는 재능을 주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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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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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일반적으로 나이들면서 덜 진보적이고 보수적으로 변해가기 마련이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그렇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내가 나이 들었다고 해서 젊은 날 그렇게 투쟁하며 씨름하던 상대를 편들어서야 되겠는가. 이런 변절은 부끄러운 짓이다. 그러니 내가 나이 들면 여전히 아픔을 가지고 있는 세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소망을 존중하며 투표하리라 유 작가처럼 다짐해 본다.

"나도 더 나이를 먹으면 정치와 역사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지 모른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에도 딸 아들과 손녀 손자들이 좋아하는 정당과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다. 언제나 정치적으로 청년들의 편에 설 것이다. 그것이 유권자로서 품격 있게 나이를 먹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대들로 오늘의 아픔을 잊지 말고 50대가 되면 자식들의 소망을 존중하면서 투표하겠다고 결심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오늘 그대들이 겪는 아픔을 딸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서"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아포리아, 2013, 232쪽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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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4-29 0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합리적 선택을 위해서라면 생각의 변화는 불가피합니다. 그런데 변화를 ‘변절‘로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주변 사람들의 시선 탓에 변화를 두려워하고, 시도조차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knulp 2017-05-06 19:53   좋아요 0 | URL
맞는 말씀이네요. 자연스런 변화를 변절로 이해해서는 안되겠죠. 그런데 저는 구분이 잘 안되요. 흑!
 
어떻게 살 것인가 - 힐링에서 스탠딩으로!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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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반대로만 살면 적어도 밉게 늙지는 않을 것 같다. 이제 나도 경제적인 것 외에 정신적인 노년도 준비해야 한다. 그럴 나이가 되었다. 몽니부리는 못난 어른이 되어서는 안된다.

밉게 늙는 사람들의 특징

1. 평소 잘난 체, 있는 체, 아는 체를 하면서 거드름 부리기를 잘한다.
2. 없는 체 한다.
3. 우는 소리, 넋두리를 한다.
4. 마음이 옹졸하여 너그럽지 못하고 쉽게 화를 낸다.
5. 다른 사람은 안중에 없는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한다.
6. 남의 말을 안 듣고 자기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홍사중, <늙는다는 것 죽는다는 것>, 로그인, 2008;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아포리아, 2014, 224쪽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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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4-29 0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준표가 트럼프 코스프레를 참 열심히 하던데, 실상은 6번 행동을 좋게 포장하는 것에 불과해요.

knulp 2017-05-06 19:51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트럼프로 인한 문제들을 전혀 고려치 않고 오로지 당선에만 신경을 쓰는 게죠. 나쁜 사람!ㅎㅎ
 

아랫글을 읽다 무릎을 쳤다. ‘진실로 적을 막아 낼 수 있는 방법은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며, 적이 될 수 있는 자들과도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를 읽고. 나는 이 문장에 공감한다. 이것이 ‘친북좌파‘라는 오명을 쓰더라고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라고 믿는다. 군비경쟁과 적대정책은 국가 경제를 망치고 국민의 정신적 스트레스만 가중시킨다. 그것은 해방 후 한국 정부가 추진해온 대북정책들을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나 역시도 북한 정권은 상종하기 싫은 말종의 집단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을 적대시하는 정책만으로는 한반도 평화를 영구화하기 힘들다. 지금의 우리는 공존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것은 쉽지 않은 길이겠으나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을 통해 늘 배운다. 비교해서는 안되는 대상들이지만.

다음 대통령으로는 그런 분들이 되었으면 한다. 전쟁은 누구에게나 불안하다. 책을 읽자니 별 생각이 다 든다. 또 누군가 이 글에 태클을 걸 사람이 있으려나? ㅎㅎ

‘아기 돼지 삼형제‘에 대한 어떤 견해

어떤 견고함도 적을 막아 내기에는 충분치 않다. 이번에는 셋째 돼지의 집이 늑대를 막아냈지만, 다음에는 더 강한 적이 들이닥친다면? 진실로 적을 막아 낼 수 있는 방법은 적을 만들지 않는 것이며, 적이 될 수 있는 자들과도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지구별의 다양한 사람 살이를 보여 주는 ‘공정한 세계 명작‘은 우리 아이들이 공전의 길을 찾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박현희, <백설공주는 왜 자꾸 문을 열어줄까>, 뜨인돌, 2011,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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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4-17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북한을 회유하는 대화에 한계 있다고 봅니다. 사실 문재인이 생각하는 ‘대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자세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어요. 물론, 일부 보수 언론이 ‘김정은은 대화 상대‘라는 단어만 부각시켜서 문재인의 안보관을 부정적으로 만든 것도 문제 있었어요.

knulp 2017-04-17 23:23   좋아요 0 | URL
어쩌면 저 역시도 님과 비슷한 생각을 지녔을지 모릅니다. 김정은 집단은 대화의 파트너로는 한참 부족하죠. 그렇지만 이처럼
강대강의 대결로는 더 위험하게 느껴집니다. 마치 70년대 냉전과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아쉽지만 그들과 대할 때 약간의 손해는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남북관계는 정말 쉽지 않은 영역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