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클래식 1기쁨'(클레먼시 버턴힐 저/김재용 역)으로부터



에릭 사티의 가구음악 https://blog.aladin.co.kr/790598133/14936595 참고






1888년 사티가 짐노페디 세 곡을 통해 수행한 작업은 모든 면에서 완전히 새로웠다. 각각의 음표는 분위기의 골자만을 보여주었고, 코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으며 화음은 반복될 뿐이었다. 하지만 그 핵심에는 매우 정적인 분위기가 녹아들어 있다. 1917년 사티는 음악이 집 안의 가구처럼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 녹아들어가야 한다는 의미로 ‘가구 음악’이라는 놀랍도록 솔직한 개념을 주장했다. 짐노페디는 이 주장 이전에 작곡된 곡이지만, 클래식 음악이라면 당연히 요구되던 경건한 의례적 절차를 굳이 거칠 필요 없이 일상생활의 소음이 들리는 술집이나 집에서도 연주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런 철학의 단초는 이 작품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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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힐 2024-08-05 1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짐노페디는 서양식 명상음악 같습니다. 아침에 듣게 되면 들뜨지 않게 되어 조용히 흥얼 거리는데 제 아들은 공포 음악 같다고 하네요. ㅎㅎ 같은 음악이라도 다르게 들리는가 봅니다. 서곡님 풍요로운 하루 됩시요.

서곡 2024-08-05 13:23   좋아요 1 | URL
공포음악요? 공포영화에 짐노페디가 쓰이면 신선할 것 같습니다 ㅋㅋ 어쩌면 이미 쓰였을 수도 있겠고요 댓글 감사합니다 오늘도 더운데 가급적 시원하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에릭 사티의 '짐노페디'를 들으며 '예술 수업'(오종우)의 '2부 보이는 것 너머를 보려면' 중 '5강 꿈과 현실의 이중주_가구 같은 음악 [짐노페디]가 아름다운 이유'를 읽었다.




짐노페디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97XXXXXX1407



사티의 가구음악에 관해 참고 https://blog.aladin.co.kr/790598133/15746550







에리크 사티Erik Satie(1866~1925)는 피아노를 위한 세 개의 〈짐노페디〉를 작곡하여 카페에서 연주하면서 가구음악musique d’ameublement이라고 불렀습니다. 좋은 가구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실내의 분위기를 이끕니다. 자기 존재를 주장하는 가구는 집 안의 주인이 되어 사람을 불편하게 하지요. 사람이 가구를 이고 사는 꼴이 되니까요. 사티는 연주회장에 정장을 차려입고 꼿꼿하게 앉아 언제 박수 쳐야 할지 고민하면서 연주를 듣는 모습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그는 좋은 가구처럼 자기 음악이 일상의 일부로 있기를 바랐습니다. - 우리가 꿈을 꾸는 까닭

〈짐노페디〉는 똑같은 템포로 느리게 반복하는 저음, 선명하게 선율이 흐르는 고음, 이 둘이 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단순하고 무덤덤하게 진행됩니다. 어떠한 악구의 발전도 없이 소리가 병렬되지요. 저음부와 고음부의 병렬은 마치 현실과 꿈의 세계처럼 분할되어 흐릅니다.

사티는 파리의 빈민촌에서 어렵게 살아가며 생계를 위해 카페에서 연주하고 있지만, 힘든 현실을 벗어날 꿈을 꾸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꿈이 현실과 만나야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 점이 〈짐노페디〉의 마지막 부분을 장식합니다.

저음과 고음으로 나뉘어 나란히 진행되던 소리는 마지막에 이르러 완전히 합쳐져서 리듬을 끊고 간결하면서도 단호하게 두 번 함께 울리고 끝을 맺습니다. - 절망, 오래된 꿈의 다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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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오만과 편견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35993 (김선형) 


나중에 또 새로 영화화되겠지?

사진: UnsplashAnnie Spratt


리베카 솔닛이 쓴 '걷기의 인문학- 가장 철학적이고 예술적이고 혁명적인 인간의 행위에 대하여'(원제 Wanderlust: A History of Walking)에도 '오만과 편견' 속 엘리자베스의 걷기가 언급된다(누가 알려주셔서 찾아 읽고 추가한다).








언니가 너무 걱정된 엘리자베스는 마차가 없어도 가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말을 탈 줄 몰랐기 때문에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넌 어쩜 그렇게 멍청하니? 이런 진창을 걸어갈 생각을 하다니! 그 집에 도착하면 네 꼴이 엉망진창일 텐데." 어머니가 소리쳤다.

빠른 걸음으로 들판을 가로지르며 얕은 계단을 뛰어 넘고 웅덩이가 나타나자 잽싸게 건넜다. 마침내 그 집이 보였다. 발목이 아프고 스타킹은 더럽혀진 데다 운동의 열기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녀가 나타나자 다들 깜짝 놀랐다. 이렇게 이른 시각에 날씨도 궂은데 혼자 3마일을 걸어왔다는 걸 허스트 부인이나 빙리 양은 믿을 수가 없었다.

다시 씨는 운동으로 달아오른 그녀의 빛나는 얼굴에 감탄하면서도 다른 한편 이 먼 곳을 혼자 온 것이 과연 적절한 행동일까 의구심을 가졌다. -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오만과 편견》에서 엘리자베스 베넷은 아픈 언니를 만나러 한참을 걸어간다. 주변 사람들은 점잖은 여성인 엘리자베스가 "이렇게 이른 시각에 날씨도 궂은데 혼자" 그 먼 길을 걸어왔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여기서 걷기는 상류사회와 숨 막히는 예법에 대한 강력한 반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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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1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8-13 20: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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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20: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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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출판사 '안네의 일기'로부터. 아래 옮긴 글 속 밤나무의 정체는 마로니에(칠엽수). https://blog.aladin.co.kr/790598133/15744701 참고.

안네 프랑크 나무의 묘목을 심었다. The sprout of Anne Frank's chestnut tree in the park of Aiete, País Vasco By Xabier Cañas - Own work, CC BY-SA 3.0, 위키미디어커먼즈


[네이버 지식백과] 칠엽수 [horse chestnut, 七葉樹]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148308&cid=40942&categoryId=32699





어제는 아빠의 생신이었어. 게다가 엄마와 아빠의 결혼 19주년 기념일. 아래층에는 청소부도 없었고, 태양이 어제처럼 찬란하게 빛났던 날은 없었던 것 같아. 뜰의 밤나무는 작년보다 짙고 아름다운 잎새들로 덮여 있었단다. - 1944년 5월 13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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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나무의 삶'(피오나 스태퍼드)에서 안네 프랑크가 은신처의 창으로부터 바라보던 마로니에 나무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러나 안네 프랑크의 마로니에도 나이를 속일 수는 없었다. 새천년이 시작될 무렵 곰팡이가 잔뜩 퍼지고 곤충이 들끓는 이 나무는 삶을 긍정하는 힘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었다. 2007년 벌목 지시가 내려졌지만 대중의 항의가 워낙 거세서 벌목 집행이 유예되었고, 나무의 병든 줄기와 시들어가는 가지를 보존하려는 노력이 뒤따랐다. 하지만 2010년 나무는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 뒤 안네 프랑크 나무에서 나온 묘목들은 세계 곳곳에 심겨, 이 나무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희생자에게 주었던 희망을 기억하며 다음 세대들의 마음에 희망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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