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오만과 편견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35993 (김선형) 나중에 또 새로 영화화되겠지?
사진: Unsplash의Annie Spratt
리베카 솔닛이 쓴 '걷기의 인문학- 가장 철학적이고 예술적이고 혁명적인 인간의 행위에 대하여'(원제 Wanderlust: A History of Walking)에도 '오만과 편견' 속 엘리자베스의 걷기가 언급된다(누가 알려주셔서 찾아 읽고 추가한다).
언니가 너무 걱정된 엘리자베스는 마차가 없어도 가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말을 탈 줄 몰랐기 때문에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넌 어쩜 그렇게 멍청하니? 이런 진창을 걸어갈 생각을 하다니! 그 집에 도착하면 네 꼴이 엉망진창일 텐데." 어머니가 소리쳤다.
빠른 걸음으로 들판을 가로지르며 얕은 계단을 뛰어 넘고 웅덩이가 나타나자 잽싸게 건넜다. 마침내 그 집이 보였다. 발목이 아프고 스타킹은 더럽혀진 데다 운동의 열기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녀가 나타나자 다들 깜짝 놀랐다. 이렇게 이른 시각에 날씨도 궂은데 혼자 3마일을 걸어왔다는 걸 허스트 부인이나 빙리 양은 믿을 수가 없었다.
다시 씨는 운동으로 달아오른 그녀의 빛나는 얼굴에 감탄하면서도 다른 한편 이 먼 곳을 혼자 온 것이 과연 적절한 행동일까 의구심을 가졌다. -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오만과 편견》에서 엘리자베스 베넷은 아픈 언니를 만나러 한참을 걸어간다. 주변 사람들은 점잖은 여성인 엘리자베스가 "이렇게 이른 시각에 날씨도 궂은데 혼자" 그 먼 길을 걸어왔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여기서 걷기는 상류사회와 숨 막히는 예법에 대한 강력한 반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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