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D. 샐린저의 소설 프래니와 주이 일어판을 무라카미 하루키가 번역했다고 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루키는 이런 추천사를 남겼는데 그의 번역은 어떤 느낌일지 새삼 궁금해진다.

 

 

 

˝『프래니와 주이』가 이렇게 재미있는 얘기였다니! 하고 탄복했다. 일어판 번역자로서 앞으로도 시대를 넘어 『프래니와 주이』가 고전으로, 또 동시대성을 지닌 작품으로 오래도록 읽히기를 바란다. 젊은 독자들에게는 젊은 대로, 성숙한 독자들에게는 성숙한 대로 읽히는 수준 높은 문학작품이라고 믿는다. 나이브하면서 기술적으로는 고도로 숙련돼 있고, 원리적이고 근원적이면서 동시에 부드러운 영혼을 지닌 매력 있는 소설이다. 인상적이고 자상한 세부 묘사에는 그만 마음을 뺏기게 된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인생에서 한 번쯤, 혹은 두 번쯤 읽을 만한, 그것도 천천히 시간을 들여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매우 드문 작품이다. ˝ - 무라카미 하루키

 

 

 

이 책을 읽기 전 너무 오래전에 읽어 느낌이 옅어진 「호밀밭의 파수꾼」을 다시 읽어 보았는데 읽는 내내 영상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홀든의 체취까지도 맡을 수 있을 것 같은 생생한 캐릭터 묘사가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다. 의식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세부적인 묘사로 농축된 당시의 시대와 열여섯 살 홀든의 위태롭고 중요한 순간을 함께 공유한 기분이 든다. 1951년에 출간되었는데도 전혀 낡은 느낌이 들지 않는 이 소설을 그동안 쟁쟁한 영화감독들이 얼마나 영화화하고 싶어 했을지, 그 마음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 그저 홀든이 말하고 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한 편의 영화가 될 것 같은, 캐릭터 자체가 곧 소설인 것 같으니 말이다.



「프래니와 주이」역시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을 때처럼 잡념 없이 집중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샐린저의 저서를 연달아 읽고 보니 그의 책이 여전히 매력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쓰려고 애쓰지 않는' 문장에 있는 것 같았다. 마치 말하듯 부르는 노래처럼, 단어 하나하나를 되새김질할 필요 없이 주인공의 의식의 흐름을 자연스레 공유하게 된다. 그도 이를 유념하고 있는지 책의 본문 중엔 이런 부분이 있다.

 

 

 

˝나는 내가 훌륭한 작가들, 그러니까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셰익스피어 중 그렇게 단어를 쥐어짠 인간이 누가 있었냐고 지적한 것이 완벽하게 정당하다고 생각해. 그 작가들은 그냥 썼거든. ˝ (p24)

 

 

 

「프래니와 주이」는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깊이 있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진지하긴 하지만 샐린저 특유의 시니컬한 위트 덕분에 꽤 익살스럽게도 느껴지는, 여유를 가지고 읽게 되는 소설이었다. 현학적임을 뽐내고 싶어 하거나 치장이랄 것이 없는 그의 문장은 부담스럽거나 무겁지 않아서 하루키의 추천사처럼 '나이브하면서 기술적으로는 고도로 숙련돼 있고, 원리적이고 근원적이면서 동시에 부드러운 영혼을 지닌 매력 있는 소설'이란 말에 동의하게 된다. 이는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말이다.



프래니와 주이편으로 나뉘는 이 소설의 주요 장면에선 두 사람씩 짝을 지어 대화를 이어나가는데 그들의 대화 자체가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좀 더 인상적이었던 대화는 주이가 등장하는 65쪽부터 였는데 글래스 가의 일곱 남매 중 가장 어린 두 남매인 주이(25세)와 프래니(여동생, 20세), 그리고 그들의 어머니인 베시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글래스 가의 남매들은 특출나게 똑똑한, 그래서 지적인 고민이 많은 사람들이다. 그들이 나누는 대화는 어떤 것들인지 조금 옮겨 보려고 하는데 남매들의 어머니 베시는 이런 말을 한다.

 

 

 

 ˝아무리 아는 게 많고 기가 막히게 똑똑한들, 그러고도 행복하지 못하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구나. ˝ (p152)

 

 

 

프래니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그저 에고에, 그놈의 에고, 에고에 신물이 나는 것뿐이야. 내 에고에, 모든 사람의 에고에. 어딘가에 이르고 싶어 하고, 뭔가 탁월한 일을 이루고 싶어 하고, 흥미로운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모든 사람들에 신물이 나. 혐오스러워. 정말 혐오스럽다고. ˝ (p44)

 

˝난 그냥 내 의견을 단 하나도 마음속에 담아만 둘 수 없었어. 모든 것을 할퀴고 할퀴고 할퀴어댔어. ˝ (p176)

 

˝그냥 사람들을 비판하는 걸 멈출 수가 없었어. ˝ (p186)

 

˝때때로 나는 지식이 - 게다가 지식을 위한 지식일 때 - 그중 최악이라고 생각해. 어쩌다 한 번이라도, 정말 어쩌다 단 한 번이라도, 지식은 지혜로 이어져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혐오스러운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는, 좀 겉치레로라도 정중한 조그마한 암시라도 있었다면, 내가 그렇게까지 우울해지지 않았을 거라 생각해. ˝ (p186)

 

 

 

주이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에겐 <지혜로운 어린이> 콤플렉스가 있어. 우리는 평범하게 얘기를 못하고 말을 장황하게 하지. 우리는 대화를 나누지 않고 설명을 늘어놔. 나는 빌어먹을 예언자가 되거나 인간 모자핀이 되어 사람들을 찔러대지. ˝ (p178)

 

˝너는 그들이 대변하는 것을 경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 자체를 경멸하지. ˝ (p205)

 

"넌 대학 캠퍼스를, 세상을, 정치를, 여름 공연 한 시즌을 보고, 멍청한 대학생들의 대화를 듣고, 아주 쉽게 결론을 내렸지. 모든 것이 에고. 에고. 에고라고. ˝ (p210)

 

˝무엇이 에고이고 무엇이 에고가 아닌지 결정하려면 그리스도가 직접 와야 될 거야. 이건 신의 우주야, 친구, 네 우주가 아니라.˝ (p211)

 

˝그를 생각해, 오직 그만을, 있는 그대로의 그를, 그가 그랬더라면 하고 네가 바라는 모습 말고. 너는 어떤 사실과도 직면하지 않아. 사실을 직면하지 않는 그 빌어먹을 태도가 바로 애초에 네 정신 상태가 엉망이 된 원인이야. ˝ (p214)

 

˝프래니. 예술가의 유일한 관심은 어떤 완벽함을 달성하는 것이고, 그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에게 있어서의 완벽함이야. 너는 다른 것들에 대해선 생각할 권리가 없어. ˝ (p250)

 

 

 

J. D. 샐린저의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거의 모든 장면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어 읽는 내내 목이 칼칼한 느낌이 든다. 프래니도 주이의 시가에 대해 불평을 하는데 그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그 시가는 평형추란다. 순수한 평형추. 주이가 시가를 붙잡고 있지 않다면 그 애의 다리는 바닥에서 위로 날아오를 거고, 우리는 다시는 주이를 보지 못하게 되지. ˝ (p242)

 

 

 

매캐한 담배연기가 피어오르는 틈 속에서 가끔씩 한 팔로 공기를 휘저어 가며 남매의 대화를 듣고 있는 기분이 드는 이 소설은 내게도 그런 평형추가 있음을 돌아보게 만든다. 한동안 어떤 생각이나 감정에 빠져 있다가도 다시 스스로를 정화시키고자 할 때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들을 말이다. 이들 남매의 대화를 일종의 글로 쓴 홈비디오라며 옮긴 글 속의 화자는 이런 말을 한다.

 

 

 

˝내가 지금 제공하는 것은 신비주의적인 이야기도, 종교적으로 신비화된 이야기도 전혀 아님을 밝힌다. 나는 이것이 복합적이거나 다각적인, 순수하면서도 난해한, 사랑 이야기임을 밝힌다. ˝ (p68)

 

 

 

이 책의 마지막 장까지 다 읽은 후 나는 그 의미를 나의 뜻대로 받아들였다. 어떤 종교이든, 사상이든, 철학이든, 하다못해 독한 냄새를 피우는 시가가 됐든, 누구에게나 자신의 평형추를 필요로 하지만 스스로 균형을 잡을 수 있게 해주는 가장 절실하고 근원적인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들을 말이다. 하지만 나는 평형추에 의존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한다. 내가 나이기를 바라는 것과 진정한 나와는 차이가 있으니 말이다. 이는 타인에게도 마찬가지라며 늘 되새기게 된다. 그리고 프래니와 주이에겐 그들의 대화가 무엇보다도 든든한 평형추가 아닐까 싶었다. 진지한 관심이 있어야 진지한 대화도 가능하니 말이다.



드라마틱한 서사를 좋아한다면 최소한의 배경에서 주로 대화를 통해 이어가는 이 소설이 달갑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이 소설의 형식을 샐린저의 실력이라 생각할 수도, 단점이라 여길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야기의 구조물을 올리는 걸 중요시하는 작가가 있는 반면 배경들은 흐릿하게 놓아둔 채 의식의 흐름에만 집중하고 싶어 하는 작가도 있다. 이도 저도 가리지 않는 나의 성향으론 J. D. 샐린저를 좀 더 알게 된 것 같은 소설이었다. 결국 책이란 사람을 알게 되는 일이고, 한 사람을 알게 될 때마다 그를 통해 나와 세상을 인식하게 되는 과정이라 생각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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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8-27 16: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년 전에 제가 알라딘 중고매장에 <프래니와 주이> 구판을 구했을 땐 책이 절판된 상태였어요. 시중에 구하기 힘든 책이었어요. 새 표지, 새 번역의 책으로 다시 읽어보고 싶어요. ^^

물고기자리 2015-08-28 11:34   좋아요 1 | URL
이 책이 좀 이상한 매력이 있는 게 같은 페이지를 다시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달라져요^^ 사실 이보다 더 심오한 이야기들도 다른 책을 통해 충분히 읽을 수 있지만 남매의, 특히 주이의 말을 통해 듣는 게 굉장히 매력 있더라고요. 사실적이면서 직설적이지만 <호밀밭의 파수꾼>의 홀든처럼 미워할 수 없이 받아들이게 되는 그만의 부드러움이 있거든요. 전 하루키가 추천사를 왜 저렇게 썼는지 공감하고 있어요^^ 다시 읽어 보시면 또 다른 느낌이실 거예요 ㅎ

[그장소] 2015-09-03 14: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고기자리님 자기 스타일이 확실히 살아있어서 참 좋군요!^^잘 보고갑니다.^^ Agalma 님 글을
제가 좋아하는 이유도 그런 이유인데..오늘 또 하나 보물을 찾은 듯하군요!^^

물고기자리 2015-09-03 14:32   좋아요 1 | URL
격찬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AgalmA 2015-09-07 00:17   좋아요 1 | URL
깜짝...부끄러움 뒤...어떻게 해야 될 지 몰라 ((((줄행랑....
 

˝새벽 안개 속에서 어렴풋이 얄따가 보이고, 산 정상에는 흰구름이 걸려 있었다. 나뭇잎 하나 흔들리지 않았고, 매미들이 울고 있었다. 아래에서 들려오는 단조롭고 공허한 바닷소리가 우리 모두를 기다리는 영원한 잠, 평온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 바다와 산과 구름과 넓은 하늘이 펼치는 신비로운 풍경 속에서 여명을 받아 더욱 아름답고 편안하고 매혹적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와 나란히 앉아, 구로프는 이런 생각을 했다. 사실 잘 생각해보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우리가 존재의 고결한 목적과 자신의 인간적 가치도 잊은 채 생각하고 행하는 것을 제외한 모든 것이. ˝ -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p262)

 

 

 

어린 시절부터 정서적으로 예민했던 나는 하늘과 바람, 햇빛과 어둠, 날마다 다른 공기 냄새, 정적의 풍요, 소음 속의 적막함 등 평범한 일상의 어떤 순간들을 온 감각으로 느끼며 그 속에 잠시 머물곤 했었다. 지금도 아주 어린 시절 어떤 장소의 후각적 기억이나 공기의 무게가 떠오를 때가 있는데 이런 성향의 나에게 체호프가 묘사하는 자연의 정경이란 읽는다는 의식 없이 바로 체화되는 느낌이다. 아름답지만 애틋하게 말이다.



더욱이 체호프가 묘사하는 자연의 정경은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을 투영하고 있어서 등장인물의 생각과 감정을 자연스레 공감하게 만든다. 어떤 풍경이든 자연의 모습은 계속 변화해간다. 사람들의 생각은 구름처럼 모였다가 다시 흩어져버리고, 마음 역시 짙은 안갯속에 갇히기도, 삶을 향해 환하게 걷히기도 한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아름다움이나 벅참은 곧 황폐한 슬픔으로 변해버리기 마련이고, 완벽한 환희로 지켜봤던 순간이 완벽한 지옥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봐야 할 곳을 보지 못하고 엉뚱한 곳을 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시 잘 살펴보라며 조근조근 속삭여주는 듯한 체호프의 글은 담담한 듯 깊이 파고든다. 삶을 이상적인 것으로 포장하지 않고, 진실과 사실 속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나약함과 허무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그것을 켜켜이 사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아득한 지평을 향해 열리는 느낌이 든다.



˝예전에 그는 슬플 때면, 머리에 떠오르는 온갖 논리로 자신을 위로했다. 하지만 이제는 논리를 따지지 않고 깊이 공감한다. 진실하고 솔직하고 싶을 따름이다..... ˝ (p273)



새로운 기쁨 뒤엔 새로운 실망이 기다린다 하더라도 나의 소박한 진실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은 살아간다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게 하는 것 같다. 새삼 글을 읽을 수 있고,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생각할 수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마저 든다. 비록 번역된 글이지만 활자를 통해서라도 다른 공간, 다른 시간을 살았던 천재적인 작가와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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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5-08-13 12: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겐, 지금은 고인이 된 알라디너가 준 선물이라 더욱 소중한 책이에요.

물고기자리 2015-08-13 12:13   좋아요 2 | URL
그러셨군요.. , 책이란 게 참 신기한 것 같아요. 저자의 손에서 벗어난 후에도 이런저런 사연들과 함께 소중한 그 무엇이 되거나 연상시켜주니 말이에요. 책이 곧 사람인 듯도 싶고, 책이 있어 감사한 것 같아요..

AgalmA 2015-08-14 0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 속 표현은 제가 뒤라스를 읽었을 때 심정과 비슷해서 응? 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책을 다시 읽어야 되나 봅니다....
꽤 오랫동안 염두에 두고도 <부영사>를 못/안 읽고 있는 저를 책망하게 되네요.

아마 물고기자리님께 떠넘기려는 술수인가 봅니다....

물고기자리 2015-08-14 10:17   좋아요 1 | URL
책을 읽을수록 느껴지는 건 잘 쓰는 것에 앞서 관찰할 수 있는 능력이 작가의 진짜 실력인 것 같다는 거예요. 포장하지 않는 진짜 삶의 별것 없음을 말하지만 그걸 성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오히려 삶에 열기가 생기는 것 같거든요. 타인에게 드러나는 상대적인 진실로 가득한 삶이 아니라 실망이나 후회도 담담히 끌어안을 수 있는 진짜 삶에 대한 용기 같은 거요.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도 유부남, 유부녀의 불륜이란 관점보단 전 그런 시선으로 읽게 되더라고요^^ 그나저나 뒤라스의 <부영사>는 완곡한 권유인가요?ㅎ

AgalmA 2015-08-14 12:00   좋아요 1 | URL
뒤라스도 일탈과 불륜 내용이 많잖습니까. 그런데 물고기자리님이 체홉에 대해 말씀하신 대로 뒤라스도 생에 대한 활력과 무력함을 관찰하고 묘사하는 게 참 대담/섬세/담담(이 성질이 나란히 묶이는 게 신기)해서 독자가 쉽게 소설적 상황을 재단하지 못하게 만들죠...
체홉에 대해 이런 느낌을 말씀하고 계셔서 제가 뒤라스도 떠올린 걸 거예요.
뒤라스를 읽으시든 안 읽으시든 자유지만, 연결해 읽으시면 다른 말, 같은 느낌의 기묘한 일체감을 느끼시겠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읽어도 좋겠죠. 화양연화 같은 순간도 있어야 삶....

물고기자리 2015-08-14 12:07   좋아요 1 | URL
본질을 성찰할 수 있는 작가는 본질을 말할 수 있어 대담하고, 구차하게 설명하지 않고 떠오르는 본질만을 말할 수 있으니 담담하고,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실력이 있기에 섬세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심플하게, 진실하게, 깊이 있게 말이죠. 뒤라스도 읽어 보고 싶어요^^
 

˝체호프는 반드시 읽어야 할 작가이다. 그는 우리를 정신적으로 성숙하게 만들어 주는 예술가이다. ˝
- 수전 손택


˝체호프는 가장 위대한 단편소설 작가이다. ˝
- 레이먼드 카버


˝당신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을 읽고 나니 다른 사람의 작품은 모두 펜이 아닌 막대기로 쓴 것처럼 여겨집니다. ˝
-막심 고리끼

 

 

 

안톤 체호프의 단편소설을 민음사에 이어 이번엔 열린책들의 선집으로 읽었는데 역시 체호프의 글은 담담한 듯 강렬했다. 몇몇 단편의 감상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니 이렇게 비슷한 내용이 되어버렸다.



하찮은 것 -

나에게 하찮은 것이 타인에게도 하찮을 리 없다.



쉿! -

현실의 볼륨을 아무리 줄인 들, 아무리 비장한 들, 좋은 글이 나올 리는 없다. 현실과 격리된 채 추구하는 그 무엇이 아닌, 주변의 하찮은 모든 것들이 삶의 진실이기 때문이다.



6호 병동 -

고통을 모르는, 고통을 경험하지 못 한 사람은 모든 것을 생각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강박적으로 완고한 사람들은 자신의 완고함이 폭력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모른다. 생생한 감정을 만나면 생각 속으로 도피할 수 없다. 닿을 수 없는 이상이 아닌, 삶은 현실 속에 있기 때문에..



검은 수사 -

 

˝인생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그런 하찮거나 아주 평범한 이득을 위해 인생은 또 얼마나 많은 것을 강요하는가에 대해서 생각했다. 예를 들어, 나이 마흔이 다 되어 강좌를 얻기 위해, 평범한 교수가 되기 위해, 시들고 지루하고 따분한 언어로 평범한 그것도 남의 사상을 설명하기 위해, 한마디로 평범한 학자의 지위에 오르기 위해, 꼬브린은 15년을 연구해야 했고, 밤낮없이 공부해야 했고, 심각한 정신 질환을 앓아야 했고, 실패한 결혼 생활을 겪어야 했고, 기억하기도 싫은 온갖 어리석고 옳지 못한 행동을 저질러야 했다. 이제 꼬브린은 자기 자신이 아주 평범하다는 것을 분명히 깨닫고 그 사실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모습 그대로에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p162)



˝그런데 바다에서 가벼운 바람이 불어와 편지 조각들이 창턱에 흩어졌다. 다시 그에게 공포와 불안감이 엄습했고....., ˝ (p163)

 

 

 

소설 속 이상적인 삶은 한 번의 생각만으로도 긍정적이라 생각되는 방향으로 바뀌기도 하지만 체호프의 소설에선 이야기의 방향이 현실과 똑같이 흘러간다. 그렇게 마음먹기로 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게 실제의 삶이기 때문이다. 결국 현실과 괴리된 이상만을 추구했던 주인공은 자신과 주변의 실제 삶을 망가뜨린 채 이상 속에서 행복한 미치광이로 죽음을 맞이한다.



체호프가 소설에서 다루는 내용은 어려운 학문이나 철학적 이야기들이 아니다. 일상의 소박한 소재들로부터 삶의 정수를 파고들며 개개인의 삶과 정신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다. 머릿속의 피상적 이야기가 아닌 현실의 진짜 이야기를 장황하지 않게, 정곡을 찌르는 단편의 미학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그래서 짧지만 강렬하고 깊다. 뜨끔하고, 슬프고, 허무하지만 상대적 진실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의 진실을 찾고 싶어진다. 빨리, 멀리는 못 가더라도 소박하게 한 걸음씩 움직이며 나의 모든 풍경을 바라보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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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8-13 21: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편소설의 대가를 계보로 만든다면, ‘체호프-오 헨리-레이먼드 카버-앨리스 먼로’로 정하고 싶어요. 이야기가 어렵지 않아서 다시 읽고 싶게 만드는 작가들이에요.

물고기자리 2015-08-13 22:16   좋아요 0 | URL
오헨리 단편은 접해보질 않았는데 궁금하네요.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은 저도 좋아해요^^ 잔상이 꽤 오래가는 단편들이고 읽어도 읽어도 지겹지 않고요. 굳이 저도 순서를 꼽자면 앨리스 먼로보단 카버가 더 좋아요 ㅎ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침대 속에서 한 마리의 흉측한 갑충으로 변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



읽지 않았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 봤을 법한 유명한 문장으로 시작하는 카프카 변신이 아르헨티나의 유명 아티스트 루이스 스카파티의 삽화와 만났다. 오직 검은색으로만 표현된 <변신> 속 일러스트는 강렬하면서 고독했고 슬펐다. 사람의 말을 하고 싶지만 애처롭게 버둥거리는 다리를 가진 벌레라는 걸 온몸으로 실감하는 기분이었다. 카프카의 저작들은 비평가들에게 많은 생각할 거릴 주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야기 자체에 집중하고 싶은 독자로선 실존주의니 인간 존재의 무근저성이니 하는 평가가 오히려 읽는 것을 방해하는 것도 같다.

 

 

 

「작가란 무엇인가」 밀란 쿤데라 인터뷰 중엔 이런 부분이 있다.

 

˝사람들이 카프카를 해석하려고 하기 때문에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른다는 점을 알고 계십니까? 카프카의 탁월한 상상력에 몸을 맡기기보다는 알레고리를 찾으려 들기에 결국 상투적인 해답만 들고 옵니다. 예를 들어 인생은 부조리하다는 둥(아니면 부조리하지 않다는 둥), 아니면 신은 우리가 닿을 수 없는 존재라는 둥(아니면 우리와 닿을 수 있는 존재라는 둥) 그런 것들이지요. 상상력이 그 자체로 가치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예술, 특히 현대 예술에 대해서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을 거예요. (...) 카프카의 소설은 꿈과 현실의 결합입니다. 즉 꿈도 현실도 아니지요. 카프카는 무엇보다도 미학적 혁명을 가져왔습니다. 미학적인 기적이지요. ˝

 

 

 

이언 매큐언은 이렇게 말한다.

 

"제가 카프카에 매료되었던 이유는, 가장 흥미로운 소설은 역사적 환경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인물을 등장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카프카의 「변신」을 읽었을 때의 느낌을 이렇게 말한다.

 

˝첫 줄에 놀란 저는 침대에서 떨어질 뻔했습니다. 상당히 충격을 받았어요. (...) 이 이야기의 첫 줄을 읽으며 이런 것을 쓰도록 허락받은 작가가 있다는 것을 몰랐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걸 알았더라면 저는 이미 오래전에 글쓰기를 시작했을 것입니다. ˝



마르케스는 비평가들에 대해 이런 말을 한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작가란 이래야 한다는 이론을 갖고 있지요. 그들은 작가를 그들의 틀에 맞추려 들고, 만일 작가가 그 틀에 맞지 않으면 그 틀에 끼워 맞추려고 하지요. (...) 그들은 스스로 작가와 독자 사이의 중재자라는 임무를 맡고 있다고 주장합니다만, 저는 항상 매우 분명하고 정밀한 작가가 되려고 노력했고, 비평가를 거치지 않고 독자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도록 애를 썼습니다. ˝



열다섯 살 때 카프가의 「성」을 읽었고, 아주 위대한 책이라고 말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생각은 이렇다.

 

˝제 일은 사람들과 세계를 관찰하는 것이지 판단 내리는 게 아닙니다. 저는 소위 결론을 내리는 것과는 언제나 거리를 두고 싶어요. 모든 것을 세상의 모든 가능성에 활짝 열어두고 싶거든요. 저는 비평보다는 번역을 좋아한답니다. 번역할 때는 판단을 내리도록 요청받지 않으니까요. 그저 한 줄 한 줄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 제 몸과 마음을 통과해가도록 할 뿐입니다. ˝



폴 오스터는 이렇게 말한다.

 

˝소설이야말로 두 낯선 사람이 절대적인 친밀함으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독자와 작가가 소설을 함께 만드는 겁니다. 어떤 예술도 소설처럼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어떤 예술도 소설만큼 인간 삶의 근본적인 내면을 그려낼 수 없습니다. ˝



「변신」의 책날개에 있는 설명이나 옮긴이의 말을 꼼꼼히 읽어 보는 것도 좋겠지만 단어와 표현의 무게에 짓눌리기 전에 변신을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변신」은 이런 느낌이었다. 마치 가수면 상태의 꿈처럼, 나의 몸은 꿈속에 있지만 현실의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현실의 감정을 가진 나는 꿈속의 다른 인물들과 소통할 수 없었기에 더없이 무기력했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다른 차원으로 소외된 듯 고립감을 느꼈다. 외롭고 슬펐고 두려웠지만 소리 낼 수 없었다. 꿈에서 깨어나고 싶기도, 아니기도 했는데 깨어나도 같은 현실일까 겁이 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버둥대는 것을 멈추고 딱딱한 등껍질 속으로 움츠러들었다. 나는 벌레로 취급되었고, 결국 벌레가 됐고, 벌레로서 소멸했다..



「변신」을 다 읽고 나니 슬픈 꿈을 꾼 것 같았다. 잠에서 깨어나면 꿈속의 기억이 흩어져 버리듯 책을 읽었다는 기억도 점점 옅어졌다. 카프카의 글은 꿈의 언어로 읽히는 것 같다. 읽는 동안엔 모든 것들이 선명하지만 읽고 나면 추상적인 느낌만 남으니 말이다. 장면 장면의 인상들이 마치 꿈의 기억처럼 기시감을 남기는 것 같다. 무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다가 언젠가 나의 경험이나 기억처럼 연상될지도 모를 일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작가란 무엇인가」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일어난 일로부터, 존재하는 것으로부터, 그리고 알고 있거나 알 수 없는 모든 것으로부터, 재현이 아니라 창작을 통해 살아 있는 어떤 것보다 더 진실한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지요. 당신은 그것을 살아 있게 할 수 있고, 만일 당신이 충분히 잘할 수 있다면 그것에 영원성을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글을 쓰는 이유이고 우리가 아는 한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



우리는 현실보다 더 진실한 이야기를 경험하기 위해 소설을 읽는다. 그리고 카프카의 '그레고르 잠자'는 지금도 누군가를 잠에서 깨우기 위해 여전히 변신 중인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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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7-29 18: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프카의 단편소설들을 모은 책을 권합니다. 민음사판 <변신>은 선집이라서 추천하고 싶지 않고, 솔출판사에서 나온 카프카 전집이 짱입니다. 정말 재미있습니다. 사실 카프카의 단편이라고 하면 ‘변신’이 먼저 떠오르잖아요. 그런데 ‘변신’만큼 재미있고, 인상 깊은 단편이 더 있습니다. 저는 카프카의 단편소설 때문에 카프카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물고기자리 2015-07-29 19:28   좋아요 0 | URL
지금 찾아 보고 왔습니다^^ 카프카 단편이 꽤 인상적인 것 같은데 재밌다니 기대되네요 ㅎ

지금행복하자 2015-07-29 19:42   좋아요 0 | URL
번역도 괜찮아요? 카프카 전집이 있다는 건 첨 알았어요~
까뮈. 카잔차키스. 카프카까지.. 전집 어떻하죠? ㅎ

cyrus 2015-07-29 20:40   좋아요 0 | URL
지금 행복하자님 // 카프카 전집에 카프카가 여동생, 약혼자에게 보낸 편지 모음집도 포함되었어요. 돈만 좀 많이 있다면 절판되기 전에 카프카 전집을 장만하고 싶어요. 서평을 몇 편 봤는데 번역에 대한 불만 내용은 못 봤습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07-29 21:01   좋아요 1 | URL
네~ 감사합니다~^^ 바로 검색 들어가서 찜합니다~^

지금행복하자 2015-07-29 19: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시리즈가 전부 흑백일러스트인가봐요~ 몇권 있는데.. 최근들어 하나씩 읽고 있어요.
변신도 조만간 다시 읽어보려고요~~^^

물고기자리 2015-07-29 20:56   좋아요 0 | URL
일러스트 시리즈는 지금까지 총 9권인 것 같은데 확실히 느낌이 색다른 것 같아요 ㅎ <소송>은 문학동네 번역이 더 좋다는 것도 같고, 검색해보니 솔출판사 <카프카 단편 전집>은 카프카가 출판하지 않았던 단편들과 유고집에 수록된 특색 있는 단편들도 많은 것 같아서 기대되더라고요~
 

 

 

삶의 순간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해서 가감 없이 정수만을 골라 우아하게 표현하는 서정적인 문장을 읽고 있는 동안 이 책을 읽는 순간이 영원히 지속됐으면 싶었다. 안톤 체호프는 아름다움과 추함, 차오름과 허무함, 사랑과 증오, 기쁨과 고통, 이 모든 것들이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단편의 미학으로 보여준다. 읽다 보니 가슴이 뛰었다. 행복이 아닌 허무함으로 가슴이 뛰었다. 결국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허탈감 때문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지극한 슬픔과 아름다움은 서로를 동반한다. 그래서 씁쓸하지만 아름다웠다. 이런 감정을 경험하고 나면 삶이 무용하게 느껴져야 마땅하지만 오히려 가슴속은 애틋하게 피어오른 안개로 포근히 감싸인 듯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체호프는 안개에 대한 묘사를 자주 하는데 우울, 공포, 사랑, 무력감 등 인물들의 감정에 따라 다른 느낌의 안개가 그들에게 밀려온다. 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물과 자연 현상 역시 등장인물의 심리 상태를 직관적으로 체득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감정에 공감할수록 인간의 어리석음과 무모함, 가벼움, 나약함을 연민하게 된다.



체호프의 글에서 사색하게 되는 허무함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막다른 느낌이 아니라 발 앞을 조심하라는 포근한 속삭임 같았다. 좀 더 생각해보라고, 고민해보라고, 화내고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그저 그런 순간들에 대해 정직하게 묘사함으로 역설적이게도 바로 그 때문에 살아 있고, 살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근거렸다.



알 수 없음을 거듭 깨닫게 되는, 안개 속을 부유하는 듯한 삶일지라도 모든 순간을 회피하지 않고 살아가는 인생의 허무함이란 완벽한 공백은 아니다. 나를 감싸는 안개의 밀도가 짙어질수록 나 자신의 의식에 집중하게 되고, 꽉 채운 후 스스로 비우게 되는 허무함은 슬프지만 아름답기 때문이다.



안개 저 너머에서 새롭게 다가올 나의 의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으려면 허무함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느낀 체호프의 허무는 두려움으로 두려움을 맞서게 해주는 위로였다. 체호프의 글은 삶의 정수였고, 그의 단편소설은 위대했다. 체호프를 왜 단편소설의 거장이라고 하는지 그의 글이 말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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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7-23 2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체호프, 레이먼드 카버, 오 헨리의 단편소설은 읽고 나면 여운이 남고, 잊혀질 때만 되면 또 읽고 싶어지는 최고의 글이에요.

물고기자리 2015-07-23 21:51   좋아요 0 | URL
정말 최고예요^^ 지금 체호프 검색 중이에요. 더 읽고 싶고, 다시 읽고 싶어요 ㅎ

에이바 2015-07-23 2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고기자리님 글에서 느껴지는 감성이 좋아요. 민음사에서 나온 체호프도 괜찮나 봅니다^^

물고기자리 2015-07-23 22:14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저는 민음사 괜찮았어요. 전반적으로도 좋지만 몇몇 표현은 반복해서 읽어 볼 정도로 좋았어요 ㅎ

AgalmA 2015-07-23 23: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체홉 연극을 몇 편 보면서, 이 사람은 정말 철학자이자 시인이구나 느꼈죠...와, 벚꽃동산 참...

물고기자리 2015-07-23 23:29   좋아요 1 | URL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이랑 사할린 섬을 주문했는데 희곡 선집도 주문할 걸 그랬나 봐요^^ 체호프 정말 대단한 분인 것 같아요 ㅎ 하루키가 추천해주는 작가는 실패가 없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