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머리 앤과 함께하는 영어
조이스 박 지음 / 북하우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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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머리 앤과 함께하는 영어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 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어릴 적 즐겨보던 주말 만화영화 중 하나였던 기억이 난다. 빨강 머리 앤.. 이 책은 제목만 마주해도~ 앤이 진짜 예쁘지 않았지만 통통 튀는 발랄함과 거침없는 발언, 수줍은 듯 보이지만 할 말 다 하고, 친구와 우정을 쌓아가고, 길버트와 뭔가 잘 되길 바랐던.. 그런 풋풋했던 시절이 떠오른다.

제목만 봐도 기분 좋은 빨강 머리 앤이 영어로 돌아왔다. 빨강 머리 앤을 읽다 보면 와닿은 문장도 많고 밑줄 긋고 기록하고 싶은 문장도 많이 만난다. 특히나 상상력 가득한 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처음 들었을 땐 '뭐야~ ' 싶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느낌이 새롭다. 그런 앤의 목소리를 원문과 마음의 뉘앙스까지 읽어주는 책이 바로 <빨강 머리 앤과 함께하는 영어>다.

"And people laugh at me because I use big words. But if you have big ideas you have th use big words to express them, haven't you?" big words는 어렵고 추상적이고 황당무계한 말이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현실에서 소소하게 나누는 말들을 small talk라고 하는 걸 생각해 보면, 이 big이 어떤 뜻인지 짐작해볼 수 있다. 마음 착하고 거절 못 할 것 같은 매튜 앞에 말 많은 소녀의 등장, 아이도 처음인데 조잘거리는 앤의 속사포 같은 말들로 정신없었을 매튜의 표정이 눈앞에 보이는 것 같았다.

"Marilla loved the girl as much as she had loved the child, but she was conscious of a queer sorrowful sense of loss." 마릴라는 옛날의 그 아이를 사랑했던 것만큼 이 소녀도 사랑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슬픔과 상실감이 느껴지는 건 어쩔 도리가 없다. 원서로 읽는 빨강 머리 앤의 느낌은 어떨까? 이 책에서 소개된 문장들을 해석한 느낌이 그동안 읽어왔던 책의 느낌과 사뭇 달라 원서로 도전해보고 싶단 욕심이 막 생긴다.

영어하곤 친하지 않아 아직도 울렁증이 있지만 영어 좀 잘했으면 하는 바람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 열공을 하는 것도 아닌데 영어 공부에 대한 미련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건 왜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책을 통해 앤의 대사 원문과 그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어 더없이 좋은 시간이었다. 한글로 된 책 내용만 읽었지 그런 느낌이 있는 문장들이었는지는 느끼지 못했었는데 알고 읽으니 느낌이 참 새롭다. 이래서 또 영어 공부를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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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무더위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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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무더위

제목처럼 한여름을 배경으로 한 내용이 가득하겠지? 했지만.. 7월부터 12월까지의 미스터리한 사건이 벌어지며 재미를 더해주는 단편이다. 와카타케 나나미의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네 권의 시리즈 중 세 번째로 만난 <조용한 무더위>는 너무 짧아 아쉽지만 '오~~'하게 만드는 내용이 더 많았던 책이라 하겠다.

코지 미스터리의 여왕 와카타케 나나미. 무겁지 않은 필치로 일상생활 속에 감춰진 인간의 악의를 묘사하는 데 정평이 나 있고, 유능하지 않은데 불운하기까지 한 여탐정 '하무라 아키라'를 만날 수 있는 시리즈다. 이 전에 읽은 이별의 수법도 재밌었지만 개인적으로 세 번째 만난 조용한 무더위가 더 재밌게 느껴졌다. 아직 남은 녹슨 도르래도 읽을수록 재밌는 살인곰 서점 시리즈라 기대가 더 크다.

게릴라성 호우가 있던 어느 날, 대로변에서 대형사고를 목격한 하무라는 아수라장이 된 도로 상황 속에서 너무 자연스럽게 뒤집어진 소형차로 향해 소지품을 꺼내 유유히 사라진 한 여성을 목격하며, 숨진 차주의 어머니로부터 사라진 유품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 '파란 그늘'이다. 생사가 오가는 현장에서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물건만 집어갈 수 있을까.. 참 의아했던 내용인데 그녀를 쫓으며 밝혀지는 뒷이야기는 더 가관이었다.

음주 뺑소니 사고로 재활치료를 받게 된 아들의 어머니가 출소한 가해자의 행적을 뒤쫓아 달라 부탁하는 '조용한 무더위'. 그를 뒤쫓으며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장면을 목격하고 뒤쫓는 과정에서 헬멧을 쓴 오토바이 습격자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가해자. 인과응보인 건가? 병원으로 실려가는 바람에 가해자를 쫓는 일은 일단락되었지만 짧게 일하고 돈도 벌고.. 하무라의 날인가 싶다.

호시노 구루미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 달라는 무라키 요시히로. 이미 살해당했다 뉴스에 나오는 그녀에 대해 그녀를 괴롭혔던 상사에 대해 알아 보라 하질 않나.. 알아봐달라 부탁한 이가 인질극에 등장하질 않나.. 인질극에, 구루미의 사망 용의선상에 오르는 '소에지마 가라사대'. 혹시나 범인인가? 생각했던 무라키를 붙들고 있는 인물, 그가 범인이 아니다? 그렇다면 호시노 구루미를 죽인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이 단편에선 풀어가는 과정도 그럴듯했지만 마지막 문장에서 '아하~'하게 만든다. 제일 재밌었던 단편이었다.

사건을 의뢰하는 과정도, 의뢰하는 내용도 천차만별, 뭘 이런 걸 다 의뢰해? 하는 사건도 있지만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하무라의 행적을 함께 좇다 보면 지루할 틈 없이 후딱 지나가버리는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시리즈다. 이제 마지막 남은 녹슨 도르래를 만나러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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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그녀
사카모토 아유무 지음, 이다인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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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그녀

펫 시터로 일하는 마키시마 후타. 3년 전에 헤어진 서른 초반의 미사키가 영면했다는 엽서를 받는다. 유기견 보호 활동을 통해 알게 된 미사키를 통해 유키에 역시 알게 되었다. 상중 엽서를 받은 이야기를 유키에에게 하던 후타는 4년 전에 헤어진 두 살 연하 란을 찾아보는데 블로그에 죽음을 알리는 듯한 글이 남겨져 있다?! 뭔가 이상함을 예감한 후타는 에미리에게 연락을 시도하지만 없는 번호라 나온다. 기억 속 그녀의 집으로 가 확인하려 했지만 펫 시터로 만났던 에미리의 지인 모리는 그런 사람을 모른다 잡아떼는데..

상중 엽서의 주소지로 찾아가 어머니를 만나려 했지만 그곳은 이미 아무도 살지 않은 채 비어 있었고 나중에 어머니를 만나긴 하지만 뭔가 말하기를 꺼려 하며 오히려 도망까지 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란이 산다고 했던 곳이나 그녀가 졸업했다는 학교에 가서 확인했지만 졸업생 중에도, 그녀가 산다고 했던 곳에서도 란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더군다나 에미리의 지인 모리는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라 딱 잘라 말하는데.. 4년 전, 후타와 만났던 세 명의 여자가 죽거나 사라졌다. 그것도 모든 흔적을 지운 채... 어떻게 된 일이지?

병원에서 근무하는 유이치로의 소개로 정자 기증 아르바이트를 했던 후타. 이야기 중간에 난임 치료, 체외/현미수정 등에 관한 이야기가 언급돼서 사라진 전 여자친구들을 찾는데 이 이야기가 왜 필요한 걸까 의문스러웠더랬다. 그런데 다 이유가 있었네~ 미스터리한 사건과 난임 치료.. 이렇게 접목시킬 줄은 예상도 못했더래서 반전 재미가 더해지지 않았나 한다.

펫 시터로 등록되어 있는 회사에서 유기견 보호 활동을 금했지만 계속 활동하다 펫 숍 관계자들과 마찰이 생기고 결국 회사에서 쫓겨나게 되지만, 이벤트 자리에서 후타가 했던 법 개정에 대한 언급들은 오랜 시간 반려동물과 함께했던 입장이라 그런지 많이 공감이 되었다. 생명이 있는 반려동물을 아직까지 '생명'이 아닌 개인 사유 재산으로 여겨지는 안타까운 현실이 빨리 개선되었으면 좋겠단 생각도 들었다.

흔하게 봐오던 미스터리들과 사뭇 달랐던 <환상의 그녀>. 왜 사서 헤어진 여자친구들을 찾아 나서는지 이해가 안 됐는데 다 이유 있는 오지랖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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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망초 을유세계문학전집 112
요시야 노부코 지음, 정수윤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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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망초

소녀 소설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요시야 노부코의 <물망초>. 공무원이던 아버지, 남존여비 사상을 답습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외동딸로 태어났지만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와 마찰이 심했다고 한다. 학교 강연회에서 "여성도 현모양처가 되기보다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완성이 중요하다"라고 한 말에 감명받은 그녀는 문학을 동경했고 '소녀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고 한다.

온건파의 여왕 아이바 요코, 강경파 대장 사에키 가즈에, 개인주의자 유게 마키코. 세 유형의 등장인물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마키코의 아버지는 요코의 아버지가 투자할 사업을 위해 요코의 생일 파티에 참석하게 한다. 가고 싶지 않았지만 등 떠밀려 간 마키코는 요코의 집 앞을 지나가는 가즈에를 본 후 생일 파티에 참석하게 된 동기를 사실대로 말해버린다. 변변한 선물하나 준비하지 못한 채 요코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던 마키코는 요코의 선물과 노트를 빌려준 가즈에에게 줄 선물을 준비한다.

부잣집 귀한 딸 요코는 부족한 것 없이 자란 철부지 같은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병약한 어머니와 핵 답답한 가부장적인 아버지를 둔 마키코, 동생들을 부탁하고 동생에겐 군인이 되라는 유언을 받은 가즈에. 하고 싶은 것 많은 꽃다운 나이에 누군가를 책임져야 한다는 어깨에 올려진 돌덩이 같은 책임감.. 그건 얼마나 무거울까? 돌아가신 마키코의 어머니를 위해 꽃을 준비한 가즈에와 엄마가 돌아가신다는 게 그렇게 끔찍이 슬픈 일이냐 묻는 요코. 하아~ 아무리 철이 없기로서나 그게 질문이니~ 요코~~

결국 요코와 마키코는 절교의 편지를 전하고 와타루 사건으로 도움을 받은 가즈에에게 마음이 가는 마키코다. 이 세 친구는 외형도, 성격도 다르지만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흔히 만날 수 있는 유형들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기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그 안에서 성장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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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무삭제 완역본) - 현대판 프로메테우스 현대지성 클래식 37
메리 셸리 지음,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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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역사상 최초로 SF 장르의 문을 활짝 열어준 책이라는 <프랑켄슈타인>은 책 외의 만화나 영화를 통해 접했지 책을 읽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켄슈타인이 창조해 낸 인물이라 생각했는데, 괴 생명체를 창조한 이의 이름이었다니..^^;; 너무했다 정말~ ㅋ

로버트 월턴이 누나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한다. 항해를 하며 만난 프랑켄슈타인이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가 이 책의 주 내용이다. 자연철학에 푹 빠져 있던 프랑켄슈타인은 코르넬리우스 아그리파의 책에 빠져들었고 생명의 원리에 궁금증을 가지던 그는 죽음을 연구하다 비밀을 알아낸다. 거대한 생명체를 만들어 낸 프랑켄슈타인은 열정을 쏟아부은 결과물이 괴물처럼 느껴졌다. 오랜 벗이 찾아오고 집에서 괴물도 사라졌다. 하지만 곧이어 전해져 오는 동생의 사망 소식, 살해된 것 같다는 소식에 집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괴물을 다시 만나게 된다.

동생을 죽인 인물로 뜻밖의 사람이 지목되었고 명백한 증거가 있어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사건은 괴물과 연관이 있었고.. 자신을 창조했지만 괴물 취급만 하는 창조자에 대한 감정은 점점 분노로 바뀌어갔다고 한다. 괴물은 프랑켄슈타인에게 어떤 여정을 거쳐 그의 집까지 오게 되었는지 설명하며 평생을 함께 할 여자를 만들어주면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가 살겠다고 하는데..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의 요구를 들어줬을까?

애초에 왜 그런 생명체를 만들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본인이 만든 생명체에 대한 책임 또한 그에게 있지 않았을까? 생김새로 인해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사람과 더불어 살고 싶었지만 그에게 돌아온 건 공포에 가득한 시선과 폭력이었다. 그 누구도 그와 함께하고 싶지 않았다. 선한 가족을 보며 그들에 대한 뭉클함도 느끼고 그 속에서 살고 싶었을 괴물.. 그를 대하는 마음이 조금만 달랐더라면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스스로 괴물이 되어가진 않을 것이다. 주변의 시선이 누군가를 '괴물'이 되어가게 하는 현실.. 지금도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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