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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무더위 -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ㅣ 하무라 아키라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문승준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19년 7월
평점 :

조용한 무더위
제목처럼 한여름을 배경으로 한 내용이 가득하겠지? 했지만.. 7월부터 12월까지의 미스터리한 사건이 벌어지며 재미를 더해주는 단편이다. 와카타케 나나미의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네 권의 시리즈 중 세 번째로 만난 <조용한 무더위>는 너무 짧아 아쉽지만 '오~~'하게 만드는 내용이 더 많았던 책이라 하겠다.
코지 미스터리의 여왕 와카타케 나나미. 무겁지 않은 필치로 일상생활 속에 감춰진 인간의 악의를 묘사하는 데 정평이 나 있고, 유능하지 않은데 불운하기까지 한 여탐정 '하무라 아키라'를 만날 수 있는 시리즈다. 이 전에 읽은 이별의 수법도 재밌었지만 개인적으로 세 번째 만난 조용한 무더위가 더 재밌게 느껴졌다. 아직 남은 녹슨 도르래도 읽을수록 재밌는 살인곰 서점 시리즈라 기대가 더 크다.
게릴라성 호우가 있던 어느 날, 대로변에서 대형사고를 목격한 하무라는 아수라장이 된 도로 상황 속에서 너무 자연스럽게 뒤집어진 소형차로 향해 소지품을 꺼내 유유히 사라진 한 여성을 목격하며, 숨진 차주의 어머니로부터 사라진 유품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 '파란 그늘'이다. 생사가 오가는 현장에서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물건만 집어갈 수 있을까.. 참 의아했던 내용인데 그녀를 쫓으며 밝혀지는 뒷이야기는 더 가관이었다.
음주 뺑소니 사고로 재활치료를 받게 된 아들의 어머니가 출소한 가해자의 행적을 뒤쫓아 달라 부탁하는 '조용한 무더위'. 그를 뒤쫓으며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장면을 목격하고 뒤쫓는 과정에서 헬멧을 쓴 오토바이 습격자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가해자. 인과응보인 건가? 병원으로 실려가는 바람에 가해자를 쫓는 일은 일단락되었지만 짧게 일하고 돈도 벌고.. 하무라의 날인가 싶다.
호시노 구루미에 대한 정보를 검색해 달라는 무라키 요시히로. 이미 살해당했다 뉴스에 나오는 그녀에 대해 그녀를 괴롭혔던 상사에 대해 알아 보라 하질 않나.. 알아봐달라 부탁한 이가 인질극에 등장하질 않나.. 인질극에, 구루미의 사망 용의선상에 오르는 '소에지마 가라사대'. 혹시나 범인인가? 생각했던 무라키를 붙들고 있는 인물, 그가 범인이 아니다? 그렇다면 호시노 구루미를 죽인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이 단편에선 풀어가는 과정도 그럴듯했지만 마지막 문장에서 '아하~'하게 만든다. 제일 재밌었던 단편이었다.
사건을 의뢰하는 과정도, 의뢰하는 내용도 천차만별, 뭘 이런 걸 다 의뢰해? 하는 사건도 있지만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하무라의 행적을 함께 좇다 보면 지루할 틈 없이 후딱 지나가버리는 살인곰 서점의 사건파일 시리즈다. 이제 마지막 남은 녹슨 도르래를 만나러 가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