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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는 어디에 있는가 - 행복서사의 붕괴
도정일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3월
평점 :

공주는 어디에 있는가
사무사책방 시리즈 일곱 권 중 네 번째 도서 <공주는 어디에 있는가>는 제목에서부터 궁금증이 생겨났다. 공주.. 누구나 꿈꾸고 바라는 공주를 말하는 걸까? 흔히 보아오던 세계명작에서 등장하는 공주는 '공주는 왕자님을 만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끝난다. 이 책에서 명작 속 공주님과 같은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는 걸까 했지만 그건 아니었다.
설화공식에서 행복의 추구 주체는 남성 주인공이고, 여성 주인공인 공주는 말이 주인공이지 추구 주체가 획득하려는 대상일 뿐이다. 공주설화에서는 신분 변화와 지위 상승이 주요 모티프다. 공주를 구하고 많은 권력을 쟁취하는 건 왕자나 공주를 구한 남자다. 공주를 얻으니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부와 권력, 그로 인한 신분 상승이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진다. 이런 내용은 텔레비전 속 드라마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이라 참 씁쓸하면서도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본 이야기지 않을까 한다.
뭔가 아는 이야기에 빗대어 설명하면 금방 이해가 된다. 특히 설화 이야기나 공주 이야기, 난쟁이 이야기 등 읽어봤거나 들어봤음직한 제목의 책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내용들은 재밌게 느껴졌다.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4부의 내용을 더 신나게 읽어내려 갔다 하겠다. 책 읽는 사람들도 점점 줄어들고, e-book이 많이 등장하고, 대형 서점이 하나 둘 사라지는 현실에서 아직도 책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재미'는 서사의 상호교환과 기억을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하는데 진짜 재미가 없다면 책을 손에 잡는 횟수도 줄어들겠지? 인쇄문화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이 나온 게 40년 전의 일이라고 하는데 책의 운명은 쉽게 끊어질 것 같진 않다.

사무사책방 시리즈 중 세 권의 도서가 도정일 작가의 책이다. 세 권 중 두 권을 읽었지만 인문학은 왜 이리 어렵게만 느껴질까? 나머지 한 권의 인문학 에세이를 즐겨보고 다시 재독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은 작가님의 '뜨거운 실천이성'의 인문 에세이.. 어렵지만 끝까지 도전해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