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마와라시
온다 리쿠 지음, 강영혜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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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마와라시』

파란색 표지가 뜨겁기만 한 여름을 시원하게 해 준다. 다른 나라보다 요괴나 괴담이 특히나 더 많은 것 같은 나라 일본. 더위가 가시지 않는 여름이면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읽어줘야 제맛이지. 스키마와라시 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궁금함을 안고 예쁜 표지를 넘겨 보았다.

사람들이 서로 자신의 기억을 맞춰가는 동안에

그 녀석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지.

무언가를 떠올리려 하면 정말은 없었던

그 녀석이 서서히 존재했던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거야.

집에 기거하는 외괴로 복을 가지고 온다는 자시키와라시, 반면 집에서 나가면 불운이 생긴다고 한다. 이 책에는 철거하는 건물에 나타난다는, 형이 이름 붙인 스키마와라시가 있다. 하늘하늘한 여름 원피스, 세 갈래로 땋은 머리에 밀짚모자를 쓴 소녀는 잠자리 채를 들고 있다. 이 모습을 한 소녀를 철거 현장에서 목격한 사람들이 많다.

형 다로와 동생 산타는 건축가였던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고 골동품점을 운영하며 생활하고 있다. 형이 오래된 문 손잡이에 관심이 많아 골동품점을 운영하고 산타는 그 옆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형의 일을 돕고 있다. 어릴 적 키웠던 개 지로는 방랑벽이 있고 어딘가 다녀오면 꼭 신발을 한 짝 물어오는 습관이 있었다. 어느 날 동창회에서 만난 친구를 통해 또래 여자 형제가 있지 않았냐는 말을 들은 산타는 형에게 묻지만 뭔가 피하려는 듯한 느낌의 말을 하다 스키마와라시에 대한 언급을 하는 다로.

산타는 어렸을 때부터 물건에 손을 대면 사념을 읽을 수 있었다. 아무것에서나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었고, 사념을 읽을 수 있는 물건이지만 여러 번 경험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특히나 타일을 만지면 어김없이 '그것'을 보는 산타, 돌아가신 부모님의 젊었을 때 모습도 환영으로 보게 되는데 그때 산타의 느낌은 어땠을까. 부모님과 연관 있을 것 같은 타일을 찾아다니며 스키마와라시의 존재를 좇는 산타와 다로 형제는 스키마와라시의 실체에 한 발 한 발 다가갈수록 존재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오래된 것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이 생겨나는, 그것도 급격히 변화를 겪는 현대에 뭔가 천천히 가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과거와 미래는 공존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던 것일까. 노스탤지어의 마법사 온다 리쿠가 전하는 낡아가는 것에 대한 찬사!! 애니메이션 한편을 본 것 같은 <스키마와라시>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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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F가 된다 S & M (사이카와 & 모에) 시리즈 1
모리 히로시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모든 것이 F가 된다』

애니메이션으로도 방영한 모리 히로시의 <모든 것이 F가 된다>를 통해 작가의 작품은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 시작부터 좋다. 이공계 미스터리라고 해서 머리에서 쥐나는 내용만 가득하면 어쩌나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이 책은 전문 탐정이 아닌 건축학과 조교수인 사이카와 쇼헤이와 건축학과 학생인 니시노소노 모에 (일명 S & M) 시리즈로 당초 전 5권 시리즈를 구상했지만 본책이 시리즈 첫 번째 책이 되면서 전체를 재구성, 2기에 해당하는 5부작을 더 집필했다고 한다. 덕분에 다섯 권에서 끝날 수 있는 시리즈를 열 권으로 늘려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이다.

15년 전 부모님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었던 마가타 시키 박사를 만나러 히마카지마 섬에 위치한 연구소로 간 니시노소노 모에. 모에는 마가타 여사를 화면으로 만날 수 있었고 첫 만남에서 문제를 낸 마가타 여사는 7은 고독한 숫자, B와 D도 그렇다 등 알 수 없는 이야길 듣는다. 눈앞에서 부모님이 탔던 비행기 화재로 부모님을 잃은 모에는 모에의 아버지 제자인 사이카와 쇼헤이에게 세미나를 히마카지마 섬으로 갈 것을 제안하고 마가타 박사를 만나고 싶었던 사이카와는 그 뜻에 따라 세미나 장소를 히마카지마 섬으로 정한다.

연구소 부소장인 야마네 씨 안내로 세미나 장소에 도착했고 모에는 사이카와와 함께 그날 저녁 연구소를 찾아가게 된다. 야마네 씨 손님으로 연구소를 통제하는 데보라에 사이카와와 모에를 등록하고 안으로 들어간 두 사람. 만나고 싶었던 마가타 박사는 연락 두절 상태였고 그때 마침 시스템에 이상이 생겼고 마가타 박사의 거처 문이 열렸단 소식에 이들은 박사의 거처로 이동한 순간, 손발이 절단된 마가타 박사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상태로 P1 로봇에 태워진 채 방 밖으로 지나갔다.

15년간 연구소 마가타 시키 박사 방에서 나올 수 없었던, 거의 출입도 없었던 그곳에서 어떻게 마가타 시키 박사는 살해된 것일까? 자살이라고 하기엔 손발이 잘리고 로봇에 태워진 것이 수상하다. 창문도 없고 아무나 열수 없는 방에서 일어난 밀실 살인. 범인은 누구일까?

그때 마침 방문한 마가타 시키의 동생 미키를 태우러 갔던 신도 소장의 헬리콥터가 도착했고, 시스템 오류로 인해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 야마네 부소장은 신도 소장에게 헬기에 있는 무전기로 경찰에 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리고 모두 이동한 후 연구소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소장을 찾으러 옥상으로 올라가자 목에 칼이 찔려 신도 소장 역시 살해당한 상태다. 그사이 드나든 사람은 없는지, 왜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는지 찾고 또 찾아도 쉽게 발견하지 못했다.

마가타 여사 속 다른 인격들과 함께 남긴 유언 같은 메시지, 마가타 여사 아버지의 이복 남동생 신도 소장의 죽음, 원인을 밝혀내던 야마네 부소장의 죽음.. 시간이 갈수록 미궁으로 빠져드는 것 같은 <모든 것이 F가 된다>. F가 된다는 의미를 알았을 땐 '아~~~'하게 되지만 이 사건의 범인을 아는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된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시스템 속에서 돌아가던 마가타 연구소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 그렇게 되게 설정되었던 것도 신기하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흐름이 오소소~ 소름이 돋게 했던 <모든 것이 F가 된다>였다. 빠르게 다음 권으로 넘어가야겠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로부터 선물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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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네 부소장이 사라졌다. 연구소 시스템 레드매직을 정지시킨 야마네는 이후 보이지 않았고, 경찰이 연구소에 들어왔다. 조사를 이어가던 경찰들도 야마네를 찾지 못했다. 사라졌다 생각했던 야마네 부소장이 자신의 거처에서 발견되는데....

막바지로 향하는 이 책은 왜 점점 더 미궁에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인 건지.. 모든 것이 통제되고 감시되는 시스템 안에서 누가 이런 과감한 짓을 저지르고 있는 건지 너무 궁금하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로부터 선물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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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를 하고 추리를 해도 뭔가 뚜렷한 게 없다. 사이카와와 모에는 미궁에 빠진 듯한 느낌이다.  다시 마가타 박사의 방을 조사했지만 특별히 밝혀 낸 건 미치루가 이미 대화했던 내용을 이야기 한다는 것..? 모두가 협조적인 분위기인 연구소 사람 중 진짜 마가타 여사를 죽인 범인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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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 채광석 서간집
채광석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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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채광석 서간집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를 끝으로 사무사책방 시리즈를 마무리 헀다. 편지를 모아 만든 책을 뜻하는 서간집. 채광석의 서간집은 그가 옥중에서 쓴 편지를 모아 만들었다. 시인이며 문학평론가였던 채광석은 1974년 오둘둘 사건으로 체포되어 징역을 살았고 1980년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체포되어 40여일간 모진 고문을 당했다고 한다. 이후 교통사고로 사망했는데 당시 나이가 향년 39세였다고 하니 너무 짧게 살다 가신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영등포 구치소를 시작으로 공주교도소의 가을, 겨울, 봄 출소까지.. 한 권에 담겨 있는 그의 편지를 읽다보면 어떤 사람이었을지 느낌이 전해진다. 채광석 시인이 공주교도소를 출소하던 날이 정확하게 내가 태어난 해, 태어난 날이었다.(뭔가 의미를 막 부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서른 아홉, 너무 짧은 생을 살다 간 채광석 시인이라 결혼은 했던가? 의문을 품었는데 서문에서 결혼도 하고 첫아들 돌도 지났다는 글을 다시금 발견했다.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또다시 홀로 남겨졌을 정숙씨가 걱정되기도 했다.

그가 정숙씨에게 보내는 편지는 시적인 제목으로부터 시작한다. 제목의 느낌이지만 뭔가 짧은 시를 한구절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책을 참 많이 읽었고, 어려운 책도 뚝딱뚝딱 읽어내던 작가는 그녀에게도 책 읽기를 계속 권하고 있다. 독서의 힘이었을까, 시인이었기에 가능했을까.. 그가 남긴 문장들은 가슴을 울리고, 미소짓게 하고, 의외의 모습을 만나 놀라게도 하는 힘이 있었다.

"머무름은 죽음일 뿐입니다. 인간이기를 기원하는 모든 사랑과 믿음은 함께 산다는

정신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자기혁신을 시도할 때 비로소 정당한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열심히 읽고 열심히 명상하여 거듭나기 위한,

사랑하기 위한, 믿기 위한 자세를 다져 나가렵니다."

"가진 자의 오만, 부유한 자의 거드름, 그것을 내 삶 안에서는 영원히 사절하고자 합니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인간은 좋다고 생각하는 일에 몸을 던지고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린 건방지게도 예수의 삶을 본받아 죄인과 가난한 자들을 위해 산다고 떠들면서도

얼마나 많은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소외시켜왔는지 모릅니다."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를 읽으며 만나는 작가의 글은 사랑꾼 같은 느낌도 나지만 약간 개구진 느낌도 물씬 풍기고, 특히나 나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문장도 만나게 된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단 생각이 든다.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고 소외된 이가 없는지 잘 살펴야겠단 생각이 든다. 많이 읽고 많이 느껴야겠단 생각이 든다.

나와 한번도 마주친 적 없는 사람인데 그가 쓴 서간집을 통해 어디선가 만난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이 편지를 내가 받은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그래서인지 채광석 시인과 가까운 사이가 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던, 그래서 제목을 이렇게 지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했던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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