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농장』
열린책들 35주년 기념 NOON 세트를 통해 <동물농장>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동물농장하면 왜 자연스럽게 브레멘 음악대를 떠올렸을까? 비슷한 책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조지 오웰의 작품은 여럿 읽었었지만 이 책이 금서였다는 사실은 이번에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동물들이 주인공인 이 책이 왜 금서였을까?
매너 농장의 주인 존스는 소송에 휘말리며 매일 술에 취해 살아가고 있었다. 당연히 농장 관리에 소홀해졌고 농장 내 동물들은 불합리한 대우에 반란을 일으켰고 존스를 농장에서 쫓아 버린다. 동물들은 매너 농장의 이름을 동물농장으로 바꾸고 돼지가 동물들을 지휘하며 이끌어간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고 외쳤던 이들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뭔가 많이 변질되어 갔다. 함께 동물들을 이끌어가던 돼지 지도자의 다툼으로 한 마리가 쫓겨나고 실세를 장악하게 된 돼지는 처음 동물들과 만들었던 조약까지 교묘히 바꿔가며 그들을 세뇌시켜갔다.
매너 농장을 장악했을 때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는 돼지 우두머리의 모습을 보며 인간 사회와 다를 게 하나도 없다는 걸 느꼈다. 권력을 잡으려는 돼지들의 모습에서 비합리적인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죽어라 일만 하다 도살장에 팔려간 말 복서가 책을 덮는 그 순간까지 기억에 많이 남았던 동물이었다. 복서가 조금만 더 냉철했더라면, 자신을 좀 더 아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크게 느껴졌다.
내용만 봐서는 권력을 잡은 자, 권력을 잡은 자들 옆에 거하는 자, 어설프게 아는 자, 모든 것을 몸으로 때우는 자 등 다양한 모습의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책이라고 끝날 수 있겠지만 조지 오웰은 소련의 독재체재를 우화로 풍자했다고 한다. 사실 작가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 그런 의도를 담고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넘어갔을지도 모르겠다.
과연 혁명이 일어나면 모든 이들이 평등해지는 사회가 올까? 이 책에서처럼 권력을 잡은 이는 누릴 것이고, 일반 사람들은 그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며 그들에게 충성하고, 죽어라 일만 하다 생을 마감할 수도 있다. 그래서 깨어있는 시민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올바른 보도를 해야 하는 언론이 얼마나 투명해야 하는지 다시금 깨닫게 된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지만,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진심 와닿는 문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