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인의 인문학 - 삶의 예술로서의 인문학
도정일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만인의 인문학

'뜨거운 실천이성'의 인문 에세이, 삶의 예술로서의 인문학 <만인의 인문학>. 사무사책방 시리즈 중 두 번째로 읽은 책이 도정일 작가의 만인의 인문학이다. 인문학은 그 자체가 '어려움'으로 다가오는데 인문학 에세이라는 점에서 '그래도 좀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읽어보게 되었다. 에세이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라 편한 마음으로 펼쳤는데 생각했던 것처럼 쉽다는 느낌은 없었다. 인문학에 대한 어려움이 여전히 남아 있었던 것 같다.

문학평론가, 문화운동가, 전 경희대학교 영문과 교수였던 저자 도정일. 인간·사회·역사·문명에 대한 인문학의 책임을 강조하고 인문적 가치의 사회적 실천에 주력해온 우리 시대의 대표적 인문학자라고 한다. 이번 사무사책방 시리즈 일곱 권의 책 중 세 권의 책이 도정일 작가의 책이다.

만인의 인문학은 만인의 시학과 만인의 인문학, 다시, 인간이란 무엇인가? 세 개의 부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시학의 눈으로 보았을 때 인간은 무엇보다도, 자기 삶의 작가이고 창조자이고 인생살이는 예외 없이 무언가를 얻거나 성취하고자 하는 이야기, 곧 추구서사라고 했다. 그리고 신화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재미로만 읽었던 신화가 더 재밌게 다가왔다. 부연 설명이 있으니 더 쉽게 느껴지겠지.. 현대적 관점에서의 신화는 황당한 이야기가 아닌 과학 이전 시대의 순진한 세계 이해 방식으로 그치는 것도 아니라고 한다. 뭔가 허무맹랑한 이야기라 생각했던 신화가 다르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우리네 삶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삶을 대상으로 하는 인문학을 '삶의 인문학'이라 부를 수 있다는 도정일 작가의 만인의 인문학.

부끄러워할 줄 아는 것은 인간만의 반성적 능력이다. 반성은 인간의 삶을 인간다운 삶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철학적 능력이다. 이 능력을 포기하지 않는 자, 그가 사람이다. 참사람은 멀리 있지 않다.

악마가 와서 귀하의 모든 단점을 한 번에 없애주겠노라 한다면 그 제안을 받아들이겠는가?

천사가 나타나 아무개야, 인간으로서 네가 천사들에게 자랑할 만한 것이 있느냐?

우리가 살아가면서 인간적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고민할만한 주제를 던지는 <만인의 인문학>이다. 이 책에 소개된 글들은 지금 현재가 아닌 조금은 오래된 이전에 쓰인 글이다. 하지만 지금 읽어도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다 느끼는 건 비단 나뿐일까?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것도 없고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들이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나는 어려운 책이 정말 싫은데.. 사무사책방 시리즈는 아직 다 읽어보지 않았지만 한 권 한 권 만날 때마다 '좋다'라는 생각이 든다. 좋다 이상의 나의 생각도 담을 수 있길 바라며 사무사책방 시리즈 다음 책으로 손을 뻗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2021 개정판
김훈 지음 / 푸른숲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 속 개의 처량해 보이는 표정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반려견을 18년 동안 함께했던 터라 동물이라면 좋아함을 뛰어넘어 책이든 영상물이든 찾아보게 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의 이목을 사로잡은 책이 바로 김훈 작가의 '개'다. 이 책은 2005년 출간된 책이지만 작가가 손봐서 다시 내 놓은 개정판이다.

댐 건설로 물에 잠기기 시작한 마을, 그곳에 태어난 진돗개 '보리'는 수컷이다. 주민들은 하나둘 떠나고 보리의 주인 할머니마저 정든 곳을 떠나야 했다. 그동안 일군 밭을 떠날 수 없었던 할머니는 목놓아 울기까지 했다. 보리는 할머니의 둘째 아들이 사는 바닷가가 있는 곳으로 갔고 할머니는 큰아들이 사는 도시로 가 생활하다 흙 내음을 맡으며 살아야 한다며 보리가 있는 둘째 아들 집으로 돌아왔다.

마음이 재빠르고 정확해야 남의 눈치를 잘 살필 수가 있다. 남의 얼굴빛과 남의 마음 빛깔을 살필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있어야 한다.

부드러운 마음이 힘센 마음이다.

글로 만난 보리는 눈치가 빠르고 영리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현재의 주인을 섬기는 진돗개다. 옛 주인을 못 잊어 골골하는 개가 아닌 너무나도 현명해 보이는 진돗개의 면모를 지녔다는 느낌이 들었다. 냄새를 통해 인생을 꿰뚫어 보고, 인간의 세계를 잘 알진 못하지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보리 나름대로 뿌듯함도 느낀다.

약하게 태어난 형제 중 하나의 삶을 보리 엄마가 스스로 끝내고 다시 뱃속으로 넣을 때 그 마음이 어땠을까.. 엄청 짠하다 느껴졌는데 보리 엄마는 모질다며 할머니에게 매질을 당했다. 그 속을 또 사람이 어찌 알겠는가... 거기다 가혹한 죽음을 맞이 한 흰순이, 보리가 좋아했던 두 번째 주인 할머니의 둘째 아들은 죽음의 강을 건넜고.. 무덤을 파헤치면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무덤을 파다 할머니한테 혼나기도 하는데 보리의 마음이 어땠을까.. 짐작이 가 가슴이 너무 아팠다.

개의 관점에서 쓰인 소설이긴 하지만 사람이 쓴 책이다 보니 이게 어디까지나 허구의 이야기임은 사실이지만 동물의 입장에서, 사람의 입장에서, 식물의 입장 등 다양한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밝고 씩씩하게 살아가려는 보리지만.. 할머니의 선택이 어디에 머물지 끝까지 관심을 가지게 했던 김훈 작가의 소설 <개>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의 왕 : 탑의 소녀 나르만 연대기 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아이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청의 왕

'이상한 가게 전천당', '십 년 가게' 시리즈로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작가 '히로시마 레이코'의 특별한 판타지 동화 '나르만 연대기'. 전작을 읽어봤기에 어떤 분위기의 작가인지 알았던 터라 이번에도 재미는 보장하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는데.. 이건 재미있겠다로 끝날 이야기가 아니다!! 스토리나 이야기 흐름이 성인들이 봐도 손색없을 정도의 판타지 동화라 순식간에 읽어내려간 책이라 하겠다.

사막의 한가운데 유일하게 물이 샘솟는 도시 나르만 왕국은 마족을 노예처럼 다루는 곳이다. 어느 날, 고아 소년 하룬은 도둑질을 하다 붙잡히고 마른 우물이 던져지고.. 나갈 길을 찾아 헤매다 신비로운 탑에 갇힌 소녀를 만나게 된다. 이름도 없는 소녀에게 파라라는 이름을 붙여 준 하룬은 우여곡절 끝에 탑에서 탈출을 시도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날개가 달린 배 '붉은 전갈호'에 올라 있었다. 하룬과 파라를 도운 이는 배의 선장 아반자, 배에서 마물을 맞닥뜨리고 파라를 보곤 청의 군주라 하는 마물.. 배를 손보기 위해 들른 조선공 마을에서 만난 소야는 파라에게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부적 같은 목걸이와 새를 선물로 준다.

한편 나르만 왕국에선 다음 왕을 지목했지만 '제물의 아이'가 사라진 것을 알고 그녀를 데리고 오는 자이게 왕좌를 물려주겠다 한다. 왕자들은 왕의 군대를 나눠 갖고 '제물의 아이'를 찾아 나섰다. 배를 수리하고 떠난 붉은 전갈호에 왕이 보낸 자밀라가 파라에게 청의 왕의 후계자임을 알아보고 노예로 잡혀 있는 마족을 위해 스스로 죽음을 택하라 권한다. 그때 나타난 도마뱀 모양의 마족 모르파는 자밀라와 싸워 이기고 마족을 구할 방법을 알려주며 만물의 이름을 전부 기억하는 '옹'을 찾으라 하는데...

파라와 하룬은 청의 왕 마족에게 자유를 선물할 수 있을까?

청소년 도서라서 크게 기대는 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는데.. 전작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의 흡입력이 뛰어난 책이다. 책 읽는 속도가 엄청 느린 편인데 진짜 순식간에 읽어 내려갈 정도로 너무 재밌다. 성인이 보기에도 부족함 전혀 없는 책이라 판타지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재밌게 읽을 책이지 않을까 한다. 이야기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2권을 빨리 만나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무도 돌보지 않은 케이스릴러
변지안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2월
평점 :
품절


아무도 돌보지 않은

"아무도 돌보지 않는다고 해서 어른이 못 되진 않아."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식사를 끝으로 양부모님을 모두 잃은 해나는 보육원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기 위해 아홉 살인 자신을 돌봐줄 대리 엄마가 필요하다. 이에 적당한 사람을 물색했고 가석방 상태인 여경을 선택했다. 부모는 어쩌고 자신을 고용한다느니 하는 꼬맹이가 우습게 느껴지던 여경이지만 첫 임무로 해나가 다니는 초등학교를 자퇴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한국을 떠나기 위해 유학 준비를 하는 해나. 양부모의 죽음을 숨겨야 한다!

재수 없는 계집애!! 쌍둥이 이모와 같은 이름을 가진 주여경은 엄마의 따뜻한 시선을 받아본 적이 없다. 뭔가 위태로워 보였던 엄마는 여경을 떠나버렸고 없는 사람처럼 지내다 여경이 간호사로 일하며 힘든 사람들에게 우유 색깔 주스를 주사로 놔주다 감옥에 간 후 호텔 스위트룸에서 숨을 거두었다. 그마저 무연고 처리해 유골을 수습하지 않았는데.. 발신번호 표시제한자의 전화를 받기 시작했고, 엄마가 살해당했다고 알려오고, 엄마의 유골을 수습해 준 이는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고 거액의 현금까지 내놓는다. 발신번호 표시제한 자.. 그는 누구인가?

여동생으로 인해 거액의 빚을 떠안은 여경의 보호관찰관 창수는 전과가 있는 여경이 아이를 돌보는 것에 의문을 품으며 해나와 여경을 조사하는데.. 알아갈수록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외 주변 인물들이 해나와 여경의 과거와 연관이 있거나 뭔가 하나씩 밝혀질 때마다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아무도 돌보지 않은>이다.

누구나 가진다고 생각하는 '가족'을 원하는 해나와 가족 울타리 안에 있었음에도 가족의 사랑은 전혀 받아보지 못한 여경이 자라온 환경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여러 번 파양 당해서 그런지 눈치가 빠삭해진 해나는 어린아이다운 모습이 많이 보이지 않아 더 안타까웠을까? 더 이상 연락되지 않는 보호관찰 대상자 여경과 해나의 행복한 것 같아 보이는 대사를 보며 이제 남은 시간은 모두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응원하게 되는 책이다.

케이스릴러 처음으로 만나본 책이었는데 술술 잘 넘어가는 내용과 적당한 긴장감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했다. 드라마화한다고 알고 있는데 어떤 배우들이 캐스팅될지 기대가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율적 욕망 주체는 자기 욕망의 '주인'이며,

행복의 '책임자'이다.

외부 간섭과 개입의 배제가 그의 행복의 조건이다.

욕망 주체가 자기 욕망을 '안다'는 것은 자기에게 무엇이 '결핍'되어 있는가를 가장 잘 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욕망의 주인, 행복의 책임자.. 뭔가 이해되는 듯도 한데 어렵기도 한 인문학 에세이..  나의 욕망의 주인이 되어보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