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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5월
평점 :
키르케
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10년 동안 집필한 첫 장편소설 '아킬레우스의 노래'가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작가로 우뚝 선 매들린 밀러. 그녀의 두 번째 장편소설 <키르케>는 기원전 8세기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야'에서 영감을 얻어 오디세우스의 이야기에 키르케를 투영하며 강력한 힘을 가진 마녀 키르케라는 인물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티탄이자 태양의 신 헬리오스와 바다의 님프 페르세 사이에서 태어난 키르케에겐 파시파에, 페르세스, 아이에테스의 세 동생이 있다. 형제들에 비해 아무 능력이 없었던 키르케는 형제들의 무시를 한 몸에 받는다. 그러다 알게 된 어부 글라이코스를 사랑했던 키르케는 금지된 약초를 이용해 하급신으로 만들지만 그는 키르케에게 관심 없었다. 스킬라를 사랑했던 글라이코스.. 질투에 눈이 멀어 키르케는 금지된 약초를 이용해 본연의 모습이 드러나도록 스킬라를 괴물로 만들고 자신의 잘못을 털어놓았다가 무인도로 추방당하는 신세에 놓이게 된다.
그녀는 그곳에서 자신의 능력에 대한 각성을 하고 다양한 식물을 재배하며 마녀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간다. 언니를 불편하게 만들 목적으로 괴물을 잉태하고 그 아이를 받아주길 원하며 다이달로스를 무인도로 보내 스킬라가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바다를 건너 인간이 재물로 되는 모습을 보며 죄책감에 시달리길 원했던 파시파에. 신이 내린 하얀 황소와의 사이에서 괴물 미노타우르스를 낳고 괴물을 받아줄 인물로 키르케를 데려왔지만 요구 사항이 안하무인이다. 아들을 위해 파시파에의 뜻대로 뭐든지 만들어 대령하는 다이달로스, 훗날 미노타우르스는 다이달로스가 만든 미로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고노스를 낳은 키르케는 어떻게든 신들의 눈에 띄지 않게 키우고 싶었지만 어미의 품을 떠나고 싶어 했던 그는 오디세우스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전설적인 영웅이 되고자 했다.. 키르케는 어떤 선택으로 여생을 마무리했을까? 예나 지금이나, 신화 속의 남성의 모습 모두 남성 우월주의 속에 여성들은 철저히 그들의 힘 앞에 나약한 모습으로 드러난다. 그 속에서도 모성애가 남다르고 인간을 사랑했던 키르케의 모습이 아직 눈앞에 아른거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