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시간 속에 사라져 / 멍돌

모든 것이 시간 속에 사라져
멍돌 지음 / 내로라 / 2024년 4월

📕 모든 것이 시간 속에 사라져
🍒 멍돌 | 내로라


윤동주 시인처럼 세상을 살고 싶었다는 시인 '멍돌'.
《멍돌의 노래》에서 반췌한 내용으로 보아 시인은 굉장히 정중한 사람 같다는 느낌이 전해져 옵니다.
그리움.. 외로움.. 그런 감정들에 잠식당한 듯한.. 그런 시인의 마음이 전달되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모든 것이 시간 속에 사라져>는 한글시와 영문으로 번역한 시를 엮어 만든 책입니다.
영문 필사를 시도해 보기에도 좋은 책이지 않을까 해요.


'멍돌'이 무슨 뜻일까 했는데 멍청한 돌멩이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길가에도 야산에도 바닷가에도..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돌멩이.
많은 이들의 일상에 스미고 있다는 의미일까요?^^*



🔖침묵하는 동안

내 마음,
잘 씻고 닦고 털고 덖어서
햇살 받아 건조시키면,

누군가에겐,
따스한 차 한 잔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참아 볼 걸
조금만 더 이해할 걸
조금만 더 위로할 걸
조금만 더 잘해 줄 걸
못난 나를 자꾸 뒤돌아본다.

조금만 더 안아줄 걸
조금만 더 사랑할 걸
조금만 더 곁에 있어 줄 걸
조금만 더 생각할 걸
조금만 더...

이제는 아주 많이 그리워하는 수밖에



🔖선물

누군가에게 선물같은 존재가 되어본 적 있던가?
나의 좌절을 너의 희망으로 바꿀 수 있다면,
나는 끝없는 희망을 너에게 선물하겠다.

몇 편의 시만 필사해 보았는데요.
느낌이 어떠신가요?


공감가는 시가 많은 푸른 표지의 시집에서 멍돌 시인과 나란히 앉아 소곤소곤 대화를 나눈 것 같은

<모든 것이 시간 속에 사라져>였습니다.






●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100자평] 폭풍의 언덕

폭풍의 언덕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89
에밀리 브론테 지음, 전승희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4월

영문학 3대 비극으로도 꼽히는 폭풍의 언덕을 열린책들 세계문학으로 만나게 되네요~^^

묵계 1 : 한양의 사람들 / 최성현

묵계 1 - 한양의 사람들
최성현 지음 / 황금가지 / 2024년 5월

『묵계 1 : 한양의 사람들』

'역린'의 작가 최성현의 신작 <묵계>는 정조 말기를 배경으로 한 조선판 '대부'의 첫 시작을 알리는 작품입니다. 학창 시절에 역사 과목이 제일 싫었는데 나이 들수록 역사 관련 드라마나 영화, 책이 좋아지네요. 그만큼 지나온 역사에서, 특히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나올만한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많다는 이야기겠죠? 당대 정계를 주름잡던 실존 인물과 사건을 작품 곳곳에 배치해 이야기의 사실성을 높인 <묵계>는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총 9부작 대하 장편 소설로 계획했다고 하네요. 거기다 영화화 준비까지 하고 있다니 책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집니다.

몰락한 양반 이륜. 아내가 아들 강하를 낳고 세상을 떠나자 싸전의 상권을 장악합니다. 그리고 한양의 돈줄을 쥐고 있는 '인왕산패'의 하우도 밑으로 들어가죠. 양반 출신 책사 이륜을 만난 후 조선 뒷골목을 장악한 무뢰배 조직에서 조선 최대의 거상으로 거듭나는 인왕산패입니다. 이륜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무관이 되고 싶었던 강하의 입신은 쉽지 않네요.

천한 신분이었던 하우도는 마포나루를 휘어잡던 하청수의 눈에 들어 양자로 들이지만 그에게 죽임을 당하고 마네요. 인왕산패를 거머쥔 하우도는 청수의 외동딸과 혼인을 하고 그 사이에서 아들 상익을 낳습니다. 너무 오냐오냐 키운 탓에 망나니 같은 아들인데다 하우도의 뒤를 이을 만큼의 그릇은 못 되는 상익입니다. 그런 상익이 김조순 댁 하녀를 죽이는 일이 벌어지는데요. 이 일로 하우도는 강하를 후계자의 자리에 앉히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원래 주인이었던 하청수의 딸 하명혜가 그리 두지 않겠죠. 상익을 어떻게든 최고의 자리에 앉히고 싶어 하는 명혜인데요. 앞으로의 이야기에서 큰 역할을 할 것 같은 인물입니다.

전반적으로 <묵계> 1권은 인물들을 소개하는 내용이라 생각해도 무관할 것 같아요. 책을 읽는 내내 각각의 캐릭터에 어울릴만한 배우가 누가 있을까 상상하느라 더 즐거웠던 책 읽기였습니다. 영화로 제작되면 스케일이 남다를 것 같은 느낌이에요. 꽤 많은 등장인물에 정신 차리고 읽어야 했던 <묵계>지만 빠른 속도로 다음 권이 줄줄이 출간되길 기대하는 작품입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 / 박예진

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 Andersen, Memory of sentences (양장) - 선과 악, 현실과 동화를 넘나드는 인간 본성
박예진 엮음,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원작 / 센텐스 / 2024년 5월

『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

어릴 적 읽었던 동화책 중 최고의 동화 작가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안데르센을 지목할 정도로 유명한 작가죠. '인어공주', '성냥팔이 소녀', '빨간 구두' 등 안데르센의 동화를 읽는 그 자체로 너무 재밌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엄마의 위치에서 다시 읽어본 안데르센의 작품들은 마냥 재밌기만 한 내용은 아니었어요. 아이들이 읽기에는 다소 잔혹한 내용이 많이 담겨있다고 해서 잔혹동화라고 하기도 했었죠. <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에는 그가 집필한 160여 편의 작품 중 잔혹함을 담고 있는 독특한 동화 16편을 모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번 책을 통해서 안데르센에 대해 많이 알게 되네요. 동화 속에는 다양한 감정이 담겨있고, 인간 본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이야기도 많지요. 박예진 작가의 말처럼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인간 본성에 대한 교훈을 주고자 잔혹동화를 섰을지 모르겠으나 읽을수록 이건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듭니다.

인간을 파멸시킨 욕망 잔혹동화(작은 클로스와 큰 클로스, 빨간 구두, 돼지치기 왕자, 사악한 왕자), 목숨과 맞바꾼 사랑 잔혹동화(인어공주, 장미의 요정, 어머니 이야기, 외다리 병정), 환상 속으로 빠져드는 마법 잔혹동화(눈의 여왕, 부시통, 길동무, 백조 왕자), 사유에 묻히게 하는 잔혹동화(마쉬왕의 딸, 미운 오리 새끼, 성냥팔이 소녀, 하늘을 나는 가방)까지 총 네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한 파트당 네 개의 동화를 소개하고 있어요.

안데르센의 동화는 어둠과 빛, 희생과 보상, 인간성과 비인간성이라는 상반된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어요. 자전적인 이야기가 많이 반영된 동화들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요. 불우했던 안데르센의 성장기가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어머니의 사랑을 제대로 받아본 적 없고, 이성애자였던 그의 이야기는 '인어공주'에 담겨 있었어요.

동화가 담고 있는 그 당시의 통념이나 사회적, 관습적 구조에 대한 모순이 드러나 있고, 결혼 풍습, 어머니에게 사랑받지 못했던 모습이 투영된 모습 등 그대로 답습하면 좋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이 보이더라고요. 인간의 탐욕은 어디가 끝인지, 선과 악이 공존하고 현실과 동화를 넘나드는 인간 본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 같아 씁쓸함이 머금어지는 동화이기도 합니다.

각각의 동화를 소개하는 장에는 이렇게 영문과 한글 표현이 함께 실려 있어요. 비교해서 읽어보는 재미도 쏠쏠하겠죠? 하지만 전 영어랑 많이 친하지 않은 관계로 한글 표현만 열심히 읽었답니다~^^;;

각 동화 마지막에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의역을 해 보거나 필사해 볼 수 있도록 페이지가 구성되어 있어요. 작품의 주제를 담은 문장을 필사해 보는 것으로 동화의 핵심을 손끝으로 담아낼 수 있어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 같네요.

안데르센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는데 <안데르센, 잔혹동화 속 문장의 기억>을 통해 동화가 담고 있는 이야기와 안데르센에 대한 사실을 알게 돼서 의미 있었던 책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100자평] 나만의 캘리그라피 활용하기

나만의 캘리그라피 활용하기 - 캘리그라피 따라 쓰기부터 활용 소품 만들기까지
전아영 지음 / 밥북 / 2023년 7월

기초부터 멋진 작품 완성까지~ 한 권이면 충분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