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이라는 모험 - 미지의 타인과 낯선 무언가가 하나의 의미가 될 때
샤를 페팽 지음, 한수민 옮김 / 타인의사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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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이라는 모험』

우리는 무수히 많은 이들과 '만남'을 이어간다. 제일 가까이엔 가족을 시작으로 친구, 학교나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 사랑을 나누는 연인 등 수없이 많은 사람들과 만남의 과정을 거친다. 만약 이런 만남이 없이 오롯이 홀로 지낸다면 어떨까?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는 없겠지만 너무 외롭지 않을까? 많은 이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 속에서 살아가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인간이지 않을까 한다.

우리는 타인들에게 의존한 채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만남은 우리에게 필수적이며 우리의 인격을 빚어내기까지 한다고.. 어렸을 때는 굉장히 내성적인 성격이라 학년이 바뀔 때마다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데 쑥스러워서 말도 잘 못 걸고.. 그럴 때면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말 그대로 나에겐 만남이라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이 책은 총 세 파트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 파트 만남의 징후들에서는 혼란스러움, 궁금함, 차이, 변화, 책임감 등을 다루고 있다. 두 번째 파트 만남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에서는 자기의 틀에서 빠져나올 것, 특정한 것을 기대하지 말 것, 가면을 벗으라 하는데 모두 내가 달라져야 함을 이야기한다. 세 번째 파트 진정한 삶은 만남이다에서는 만남에 대해 좀 더 넓은 범위를 아우르며 이야기하는데 인류학, 존재론, 종교, 정신분석학, 변증법적 해석을 통해 만남에 대해 이야기한다.

한 사람이 다른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두 사람의 세계를 전복시키고 마음을 뒤흔드는 하나의 사건이라고 했다. 이 '만남'이라는 단어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어떤 충격을 던져주는 것을 말하는데, 어떤 흔들림도 느끼지 못했다면 '마주침'으로 끝나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군가와 끊임없는 만남을 통해 소통도 하고, 도움도 주고받고, 기쁨,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주고받는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두 사람의 만남을 통해 생겨나는 감정의 동요와 그 위력을 스크린에 담은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는 남녀 두 주인공이 공유했던 자잘한 추억들이 자양분이 됨을 보여주는 것처럼.

어떤 만남을 기대하면서 앞으로 만날 사람에 대해 지나치게 구체적인 이미지를 그려놓는 것은 우리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과의 만남을 놓치게 만든다. 특정한 기대감을 모두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다른 것에 마음을 여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새로이 누군가를 만나는 자리에서의 '기대감'은 누구나 가지고 있고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것 중 하나 아닐까 한다. 기대감이 컸을 때에 오는 실망감 역시 무척 크다. 이 기대감은 사람에게 작용할 수도 있고, 선물에도 작용할 수도 있고, 일에서도 작용할 수 있을 텐데.. 누군가 소개받으러 나간 자리에서는 이 기대감을 쉬이 떨치지 못하는 것 같다.

앞으로 내가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이들을 더 만나게 될지 알 수 없지만 함께 마주하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자양분이 되는 그런 관계, 그런 만남을 하고 싶다. 서로를 위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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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인의 사랑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장현주 옮김 / 새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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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인의 사랑』

'나오미즘'이라는 말을 유행시킨 작품 <치인의 사랑>. 바보의 사랑이라는 의미를 가진 치인의 사랑은 다니자키 준이치로 작가 본인의 이야기를 반영한 작품이라고 한다. 뭔가 정상적이지 않은 것 같은 두 남녀의 이야기를 읽고 난 후 작가의 이야기를 읽으니 대단한 사람이었단 생각뿐이다. 그것도 백 년도 더 전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이 떠들썩한 삶을 살았다니 놀랍기만 하다.

이 작품은 첫 번째 결혼한 아내의 동생, 즉 처제와 바람이 난 후 소설로 탄생했다. 아내와 처제 사이를 오가는 생활을 하던 다니자키는 친구와 애정을 쌓은 아내를 보내주려 했지만 처제와도 이루어지지 않아 아내와의 이혼을 10년이나 미뤘다고 한다. 오로지 자신이 혼자될 것을 엄려했던 결정이었다고. 첫 번째 부인부터 그의 세 번째 결혼 상대까지 기본 열 살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이들이었다.

"너는 나의 보물이야. 내가 스스로 찾아내서 갈고닦은 다이아몬드야. 그러니 너를 아름다운 여자로 만들기 위해서라면, 뭐든 사줄게."

<치인의 사랑> 속 주인공 가와이 조지는 열세 살 어린 나오미라는 여자를 어느 카페에서 만난다. 그는 교육을 통해 나오미를 하이칼라 여성으로 성장시키길 원했다. 자신의 뜻에 맞는, 자신의 이상향에 가까운 여성으로 만들고 싶었던 가와이 조지였다. 부족함 없이 살던 이들이었다. 멋스러운 옷감을 구해 옷을 만들어 입히고 공부를 하고, 별문제 없을 것 같았던 이들 사이에 '댄스'는 나오미에게 새로운 세상에 대한 눈을 뜨게 했고 점점 퇴폐적이고 낭비가 심하고, 타락의 길을 걷게 했다. 이미 나오미의 육체적인 매력에 푹 빠진 가와이 조지였기에 외도의 길을 걷고 있는 나오미를 쉽게 놓을 수 없었다.

"나오미는 아내인 동시에 참으로 드문 인형이자 장식품이기도 했다."라는 가와이 조지의 표현은 다니자키의 마음이 투영된 것이 아니었을까. 평범한 가정생활을 즐기지 못하고 인형이자 장식품 같은 요부로 만들어 버린 가와이는 그런 아내가 다른 남자 품에서 요염함을 드러내는 모습을 상상할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영웅들도 한순간 여자에 빠져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어 버리는 요염한 자태에 완벽하게 정신줄을 놓았기 때문일 것이다. 곰 같은 아내보다 여우 같은 아내가 낫다는 말이 있지만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아찔한 요부들에게 정신적, 물질적인 노예가 되는 정도까진 원하지 않겠지?

다니자키 준이치로 자신의 모습을 상당 부분 투영시켜 탄생한 가와이 조지라는 인물이, 허영과 탐욕에 물들어 타락해가는 나오미에게 맹목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참 안타깝게 느껴졌다. 나오미를 보면서 최근 시끄럽게 매스컴에 오르내렸던 계곡 사건이 떠올라 씁쓸하기만 했던 <치인의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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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부크크오리지널 3
무경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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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모던 보이를 지향하는 에드가 앨란 오는 제국대학을 졸업하고 경성으로 돌아왔다. 형과 함께 살기 위해 왔지만 갑작스러운 형의 결혼으로 하숙집을 알아봐야 했다. 형의 소개로 간 '은일당'이란 곳은 에드가 오가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모던 정신과 잘 맞는 곳이었다. 어떻게든 이 집에서 하숙하고 싶었던 에드가 오는 하숙보다 딸 선화의 과외 선생님을 원하는 집주인에게 자신이 그 과외 선생이라 말하며 하숙을 하게 된다.

건강이 좋지 못한 하숙집 주인은 조용히 지내줄 것을 당부했지만 에드가 오는 친구들과 하숙집에서 시끄럽게 술을 마시고 만다. 다음 날 선화가 열심히 읽는 신문이 사라지자 신문의 행방을 찾기 위해 오 선생의 방에 방문했고 두 번째 방문했을 때 오 선생의 방에서 신문을 찾아낸다. 그리고 에드가 오가 애지중지하는 페도라 여섯 상자 중 제일 귀한 상자 하나가 빈 것을 발견한다. 이 방에 드나들었던 사람이라면 이 집에 이사 올 때 무거운 물건을 날라주고 양복장을 짜 주겠다 약속한 영돌 아범과 어젯밤 함께 술을 마신 친구 권삼호, 박동주가 다일 터. 용의선상에 오른 권삼호와 박동주 집에 방문에 페도라의 행방을 물어볼 요량으로 찾아간 권삼호의 집에서 끔찍한 장면을 목격한다.

천장을 바라보며 이부자리 위에 누운 권삼호의 목엔 도끼가 박혀 있었고 이불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놀란 에드가 오는 사람이 죽었다고 소리치며 권삼호의 집에서 나왔고 마침 술 취해 개울에 빠진 남자를 구하러 나왔던 순사에 의해 용의자로 유치장에 갇히게 된다.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지만 자신을 범인으로 몰고 가는 미나미 순사 부장, 하지만 그가 고문당하던 그 시각, 두 번째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사건 현장에서 사라졌던 에드가 오의 페도라도 발견되었다. 그렇게 에드가 오는 풀려나게 된다.

저지르지 않은 사건에 누명을 쓸 뻔했던 에드가 오는 경찰보다 먼저 사건을 밝혀내고 싶었고 탐정으로 변신해 사건을 캐러 다니기 시작한다. 사건을 캐면 캘수록 뭔가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다. 그리고 그렇게 믿었던 친구 박동주가 범인으로 몰리는 상황이라 그의 결백을 밝혀내고 싶었던 에드가 오다. 사건을 파헤치다 밝혀진 범인의 범행 동기는 백 퍼센트 이해가 되는 건 비단 나뿐만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특히 "모던은 상대를 존중하는 자세에서 시작되는 것이네. 상대를 존중한다는 건, 상대도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보는 자세부터 갖추는 거지."라고 말한 에드가 오의 말이 너무 와닿았다.

사건을 수사하면서 만나는 여러 등장인물의 설정도 재미있었지만 술술~ 책장이 넘어가는 내용도 너무 좋았던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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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양장)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3
메리 셸리 지음, 김나연 옮김 / 앤의서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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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세 번째 읽는 프랑켄슈타인은 뭔가 달라도 확실히 다르다. 번역이 어떤지에 따라 읽는 느낌이 참 많이 다른데 지금까지 읽었던 책 중 제일 재밌게 느껴졌던 번역본이라 하겠다. 직역본을 미는 출판사도 많은데 개인적으로 직역본은 나와 맞지 않다는 걸 이번 책을 읽으면서 더더욱 느꼈더랬다. 꿰맨 자국이 선명한 네모난 얼굴의 거구 프랑켄슈타인이 생각나는 애니메이션, 어렸을 적 기억이 선명해 '프랑켄슈타인'은 언제나 반가운 것 같은 느낌의 책이다.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으로 만난 '프랑켄슈타인'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새롭게 편하게 읽힌 내용들이 많았던 책이라 하겠다. 자연과학에 심취해 이제는 고전이 된 이들의 책을 탐독했던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유학을 통해 자연과학 외 인체에 관심을 돌렸고 괴생물체를 만들어내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자신이 만든 생명체를 소중히 다뤄줬으면 좋았겠지만 그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괴물'이라 일컬으며 그에게서 멀리 도망쳤다.

그런 그는 그 나름대로 살아내기 위한 고통의 과정을 거쳤으니..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고도 궁지에 몰릴 외모라 사람들 사이에서 숨어 지내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숨어든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 말, 글을 배우고 지리도 배운 괴물이다. 함께 있지만 함께하지 못함이 못내 아쉬웠고 외로움에 몸을 떨던 괴물은 그 가족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다시금 쫓기는 삶을 살게 되었다. 인간에 대한 증오의 감정이 차오르던 그에게 자신을 만든 이의 정보가 적힌 쫓지가 눈에 띄었고 프랑켄슈타인 가족의 막내를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이 사건으로 막냇동생과 유스틴이라는 무고한 희생자가 두 명이나 나왔지만 프랑켄슈타인은 가족들에게 살인을 저지른 괴물의 실체를 털어놓을 수 없었다. 그러다 다시 재회한 괴물은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이야기하며 자신과 같은 반려자를 만들어 준다면 인간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살아가겠다고 하는데.. 언제 어느 때 나타나 자신의 가족과 자신의 안위에 해를 끼칠지 모를 괴물을 상대하는 것이 너무 두려웠던 프랑켄슈타인은 반려자를 만들어 주겠다 약속했지만 결국 지키지 않았다. 괴물이 변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그들이 번식해 인간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그러나 결국 프랑켄슈타인에게 돌아온 것은 친구의 죽음, 사랑하는 가족들의 죽음이었다. 그리고 괴물을 뒤쫓다 찾아온 자신의 죽음까지.. 겉으로 보기엔 혐오스럽고 끔찍한 모습의 생명체였을 것이다. 자연스러운 잉태 과정을 거치고 나온 인간이 아니었기에. 그런 것을 알고 만들어낸 생명체를 두려움에 떨며 도망칠 것이었다면 왜 만들어 냈을까 하는 의문이 강하게 든다. 프랑켄슈타인이 그가 깨어났을 때 대처만 잘 했어도 뭔가 많이 달라졌겠다는 생각이다. 그를 진짜 괴물로 만든 건 그 자체였을까? 괴물로 취급했던 창조주, 외모만 보고 겁에 질려 괴물로 몰아갔던 인간들이 제일 큰 잘못을 저질렀던 것 아닐까 한다. 우리 안에 진짜 괴물이 누구인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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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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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가끔 내가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투명인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해 본 적 없으세요? 어렸을 적에 누구나 투명인간, 공간이동 등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올법한 것들을 꿈꾸던 시절이 있었을 거예요. 저 역시 그랬거든요.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만약 내가 투명인간이 된다면 난 무엇을 할까 등등 신나게 상상하고 상상 속에서 즐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허버트 조지 웰스의 <투명인간> 속 투명인간은 본인이 원해서 남들 눈에 보이지 않게 되었으니 더 기쁘고 신나는 일들만 있었겠다 싶은데 진짜 그랬을까요?

어느 겨울, 세찬 눈보라를 뚫고 아이핑의 '역마차'에 이방인이 묶게 됩니다. 흰 붕대로 동여맨 머리, 기괴한 고글을 쓴 사내는 외투 깃을 높이 세우고 챙이 큰 모자를 써 자신을 최대한 가린 모습입니다. 그리고 사람들과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시선을 외면한 채 어둑하게 만든 숙소에 숨죽여 지내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주민들의 눈에 이상한 모습으로 비치는 이방인과 기이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옷은 입었는데 빈 소매를 목격하거나, 목사관에서 돈이 사라지고, 가구들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등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던 어느 날, 이방인의 본모습이 공개되죠.

숙박비를 밀리며 독촉에 시달리던 이방인은 몸에 감았던 붕대와 옷을 벗어버리고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목소리만 들리는 이 투명인간은 성격도 고약하네요. 모두가 투명인간을 잡으려고 혈안이 돼 있고, 제 뜻대로 좌지우지하려던 자에겐 자신의 연구노트를 빼앗긴 상황. 유능한 물리학자인 투명인간 그리핀은 상처를 입은 상태에서 켐프를 찾아가고 자신이 그간 겪은 일을 이야기하며 캠프가 자신의 조력자가 되어주길 바라는데...

그리핀은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된 후 자신을 몰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두려움을 이용하여 사람들 위에 군림하고 싶어 했습니다. 보이지 않을 뿐 여전히 보통 인간과 똑같은 생활을 해야 했던 그리핀이 과연 처음부터 악한 마음을 가졌을까요? 투명인간에 대한 두려움으로 그를 악하게 몰아간 것은 보이는 사람들 아니었다 생각됩니다. 남들과 똑같은 삶을 다시 살고 싶었던 그리핀, 투명인간에서 남들과 평범하게 보이는 몸을 가지고 싶었던 그는 끝내 자신의 소망을 '죽음'을 통해 이루게 됩니다. 나쁜 짓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었는데 조금만 도왔더라면, 그가 '그리핀'이란 이름이 있다는 사실을 주변에서 알았더라면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을지 생각하게 합니다.

아직도 편견에 사로잡혀 누군가를 몰아가고, 그럴 것이라는 추측으로 변명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어요. 최소한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해선 귀 기울여 들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투명인간>을 읽으며 처음 괴팍한 모습을 보였던 투명인간의 성격이 참 마음에 안 들었는데 그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진짜 '악한 이'는 누구인지 곰곰이 생각하게 되는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핀의 행동 역시 달랐어야 하는 것 아닌가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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