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마다
리사 스코토라인 지음, 권도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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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분마다』

여성 작가 스릴러 시리즈 두 번째 도서인 리사 스코토라인의 <15분마다>. 20여 편 이상의 작품들을 발표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리사 스코토라인의 첫 책으로 만난 <15분마다>는 상당한 두께에 비해 속도감 있게 페이지가 넘어간다. 이제는 우리 주변, 누구에게나 쉽게 일어날 법한 이야기 '15분마다' 속 소시오패스가 누구인지 추리해 가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정신과 의사인 에릭 페리시는 아내와 이혼 소송 중에 있었고 두 사람 사이엔 딸 해나가 있다. 해나에 대한 양육권을 가지고 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에릭에게 죽음을 앞둔 환자 티크너 부인의 손자 맥스를 소개받는다. 할머니는 친구도 없고 게임만 하는 손자가 내심 걱정이었기에 에릭에게 맥스를 부탁하고 그렇게 만난 맥스는 강박장애가 있다고 스스로 고백한다. 르네라는 여자아이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맥스. 15분마다 한 번씩 관자놀이를 두드리는 습관이 있는 맥스는 갑작스러운 할머니의 죽음을 목격한 후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자살 충동이 일지 않을까 걱정이 된 에릭은 맥스를 찾기 시작했고 급기야 르네 주변에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아르바이트 후 집으로 귀가하는 르네를 뒤쫓기까지 한다. 맥스의 행방은 여전히 알 수 없던 어느 날, 성추행 사건에 이어 환자 폭행 사건에까지 연루된 에릭은 설상가상 르네의 살인범으로 몰려 경찰에 연행되기 이른다. 뭔가 짚이는 것이 있었던 에릭은 더더욱 맥스를 찾아야 했고 급기야 뉴스 화면 속 인질극을 벌이는 인질범의 모습으로 맥스를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소시오패스다. 평범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라고 시작한 이 책은 에릭에게 두 번의 상담을 받은 맥스가 르네를 죽인 범인이 아닐까 의심하게 만든다. 그러다 아닐 거야 이렇게 대놓고 맥스를 의심하게 만들지 않겠지라는 생각으로 처음에 말한 이 소시오패스가 누구일지 자꾸 추리하게 만든다. 그렇지만 에릭 주변에서 소시오패스 일 거라 생각되는 인물은 찾을 수가 없다. 그를 돕는 응급실 의사 로리, 전부인 케이틀린, 맥스 엄마의 새 애인, 에릭의 직장 동료들... 모두 읽는 내내 용의선상에 올릴 수 없는 인물들이었다.

정직하게 살아가려는 에릭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들이 한꺼번에 터지며 멘탈이 붕괴될 만한 일에 직면했지만 자신의 환자를 지키려는 모습, 맥스가 범인으로 몰리는 상황에서도 그를 믿고 도우려는 모습에서 윤리적이고 인간적인 의사 에릭을 엿보게 된다. 도저히 소시오패스가 누구인지 가늠할 수 없었던 이 책을 보면서 우리 주변에도 자연스럽게 사람들 속에 스며들어 있지만 누군가를 파멸로 몰기 위해 눈을 번뜩이고 숨죽이고 있는 누군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섬뜩하기만 했던 <15분마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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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양장)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2
제인 오스틴 지음, 이신 옮김 / 앤의서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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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제목만 알고 있었지 제대로 읽어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많은 분들이 읽어봤을 <오만과 편견>을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노생거 수도원'으로 처음 만난 제인 오스틴의 작품은 크게 어렵다는 느낌은 없었고, 이번에 만난 이 책 역시 술술 읽히면서 재미도 있었다.

롱본에 사는 다섯 명의 딸을 둔 베넷 가. 어느 날 '빙리'라는 부유한 청년이 이사를 오게 되고 이사 오기 전부터 그들에 대한 소문이 자자했다. 어떻게 해서든 부유한 빙리 씨와 친하게 지낼 이유가 생긴 롱본 사람들, 베넷 부인 역시 남편이 먼저 안면을 트길 바랐다. 부인의 바람대로 인사를 한 베넷 씨, 어느 날 마을에서 열린 무도회에서 청년 빙리에게 자신의 가족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 무도회에서 빙리와 큰 딸 제인은 호감을 갖게 되고, 빙리의 친구 다아시는 첫인상부터 '오만'하다는 딱지가 붙게 된다. 무도회에 어울리지 못하는 그의 모습, 사람들을 바라보는 표정, 거기다 다아시의 오만함이 묻어나는 대화가 좋지 못한 인상을 남겼다.

배려심 많고 너무 착한 첫째 제인, 당차고 할 말은 하는 둘째 엘리자베스.. 제인은 빙리와 핑크빛 연애를 시작하는 것 같았지만 런던으로 볼일이 있어 떠난 빙리를 따라 동생들과 다아시까지 모두 런던으로 떠나버린다. 런던에서 다아시는 제인과 빙리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장본인이 되는데 이유인즉, 제인이 너무 마음을 드러내지 않아 오해했던 것이다. 다아시 집안의 집사 아들 위컴과의 사이에서 있었던 일에 대한 오해, 언니와 빙리를 갈라 놓은 장본인이라는 사실, 오만 덩어리라 생각했던 엘리자베스의 편견으로 인해 다아시의 청혼도 거절하는 엘리자베스다. 그럴 리 없다 생각했던 사랑이 시작된 다아시와 그에 대한 편견으로 청혼을 거절한 엘리자베스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까?

오래전 결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부유한 계층의 남자를 만나 인생역전을 꿈꾸던 여성들의 모습을 보며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들이 없을 경우 친척에게 유산이 넘어가는 '한사상속'에 대한 내용을 보면서 그녀들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 한사상속 제도 때문에 많은 이들이 울고 웃었겠다 싶다.

'첫인상'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쓰였던 <오만과 편견>은 전면 개정되어 지금의 제목으로 출간되었다고 한다. 영국의 18-19세기 초 결혼에 관한 시대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으로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사사건건 간섭하고 궁금함을 주체하지 못하는 인물 캐서린 영부인, 꽉 찬 혼기로 인해 사랑하지 않는 남성과 결혼했지만 나름 잘 살아가는 샬럿, 외모지상주의 베넷 동생들 등 등장하는 인물의 개성 강한 묘사가 보는 재미를 더했다 생각된다. 속물근성 철철 넘쳐 보이는 엄마와 맞서 당당하고 해야 할 말은 꼭 하고야 마는, 결국엔 사랑의 결실도 아름답게 쟁취하는 당찬 엘리자베스가 지금도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지는 <오만과 편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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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탐구 끝판왕 - 대입 합격의 모든것 끝판왕 시리즈
정동완 외 지음 / 꿈구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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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과제탐구 끝판왕』

이제 내년이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딸내미. 뭔가 자꾸만 달라져가는 교육과정에 학부모는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중학생이 되면 1년은 자유학년제로 시험과는 무관한 생활을 해요. 다양한 주제 활동을 통해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시기가 아닐까 합니다. 조금 더 나아가서는 나의 적성에 맞는 진로가 무엇인지 진로 선생님과 상담도 할 수 있고 생활기록부도 관리해야 해요.

학창 시절 중간, 기말, 모의고사를 치르던 우리 때와는 달리 수행평가를 준비하는 딸아이를 보면서 달라져도 많이 달라졌음을 느끼게 됩니다. 고등학생이 되면 또 무엇이 달라질지 궁금한 마음에 만나게 된 <과제탐구 끝판왕>인데 처음 들어보는 과제탐구가 무엇인지 너무 궁금했어요. 그렇다면 과제탐구란 무엇일까요?

과제탐구는 학생이 관심 있는 주제에 관해 스스로 탐구하는 활동을 말해요. '과제'라고 하는 것이 참 다양하고 '탐구'에도 여러 의미가 있는데 사전적 의미는 '진리나 학문이나 원리 등을 파고들어 깊이 연구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무엇을 탐구할지의 자율권은 온전히 학생에게 주어집니다. 그런데 성적에 필요한 공부를 하기도 바쁜 학생들이 주제에 맞는 과제탐구를 할 시간이 있을까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교과에 고1의 공통과목과 2-3학년 선택과목에 '진로 선택과목'이 생겼다고 합니다. 수학 과제탐구, 사회문제 탐구, 과학탐구 실험, 체육 탐구가 있는데 과제탐구는 과목에만 한정되지 않고 학교행사나 교외에도 각종 과제탐구 대회가 있다고 합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학습량을 줄여 학생이 적성과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해요. 그렇기 때문에 바쁜 시간 쪼개서 꼭 해야 하냐 하는 문제가 아닌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공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어요.

또한 과제탐구는 대학교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수행할 수 있는 인재인지 알아볼 수 있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대학은 입시에서 과제탐구를 왜, 무엇을,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깊이 있게 했는지 검증하기 위해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살펴본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올라가면 생활기록부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었네요.

과제탐구 끝판왕은 과제탐구 이해하기, 과제탐구로 진로와 진학 잡기, 과제탐구 사례로 만나기, 과제탐구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하기, 과제탐구 학교생활에서 실행하기 총 다섯 가지 챕터로 나뉘어 있고 아이들이 직접 읽어보고 적용해 볼 만한 내용들이라 꼼꼼히 읽고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독서 기록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는데 독서 활동도 과제탐구로 활용하면 좋다고 하니 고등학교 진학하면 꼼꼼하게 관리해 볼 수 있도록 해야겠어요.

엄마의 정보력이 왜 중요하다고 하는지 점점 더 실감이 납니다.(물론 정보를 가져오는 것은 엄마만 해야 할 일은 아니겠지만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죠? 달라지는 교육과정에 발맞춰 열심히 알아보고 그에 맞게 준비할 수 있도록 서포트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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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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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다들 새로운 희망과 도전 그리고 시작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어쩌면 봄은 마지못해 꽃을 피우는 것인지도 모른다. 봄은 과거의 깊은 어둠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시금 볼품없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의 방식으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낑낑대면서 봄이라는 본분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을 뿐일지도 모른다.

🔖꿈이란 건 원래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거라서 자신을 더 근사한 사람이 되도록 만드는 에너지라는 걸. 인생의 미로에 얽히고설킨 길에서 목적지를 잃어버렸을 때, 가만히 속삭여 주는 목소리 같은 거였어. 끔이란 게 그런 거였어.

🔖삶이란 결국 자신에게 맞는 속도와 방향을 찾아내서 자신에게 최적인 길을 설정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평범하고, 평범함의 옷을 입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살 때 빛이 난다고 믿는 사람들이었다.

소양리 북스 키친에는 따스함이 넘쳐난다. 네 개의 동, 정원, 키페로 꾸민 공간, 봄의 시작을 알려주는 매화나무가 있는 마음이 편안해 보이는 공간, 책을 읽고 글을 쓸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이 바로 북스 키친이다.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의 사연, 그들에게 약을 처방해 주는 것처럼 필요해 보이는 책들을 소개해 주는데 읽어본 책도 있어 반갑게 느껴졌다. 내가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은 자연스럽게 '읽어보고 싶은 책' 목록에 플러스 된다.

한때 진짜 너무 괴롭고 힘든 시간을 겪은 적이 있다. 그때 직장 사수가 선물해 준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가 뾰족뾰족 모나고, 지치고 힘들었던 나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었다. 그리고 그 책은 나의 인생책이 되었다.

누구나 이런 인생책 한 권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등만 봐도 위안이 되는 이 책을 꺼내 '소양리 북스 키친'으로 향하고 싶다. 그리운 집밥 향이 가득하고, 정을 나누는 그곳으로...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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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의 그리스로마신화 현대지성 클래식 13
이디스 해밀턴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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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

초판 발행 80주년 기념, 컬러 도판 100장이 포함된 개정판으로 만난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왜 이리 어렵기만 할까. 분명 들어본 이름인데 어떤 신이었더라? 하며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얼마나 읽고 눈에 익혀야 이름 정도는 술술 나올까. 세계적인 신화 스토리텔러인 이디스 해밀턴이 들려주는 그리스 로마 신화 이야기는 그전에 읽었던 책과 사뭇 다른 느낌이다.

그리스인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본떠 신을 만들었다. 실제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지 않았던 신들은 점차 모습을 갖추어 갔다. 고대 세계에서 유일하게 보이는 것에 집착했다는 그리스인들, 실존하는 것을 통해 욕망을 만족시키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고. 인간적인 신들은 천상을 즐겁고 친밀한 곳으로 만들고 무수한 이들과 바람을 피우는 제우스는 아내에게 감추려다 늘 들키고 마는 웃음거리로 만들었을 것이다. 의인화된 세상, 전능한 미지의 대상을 향해 온몸이 얼어붙는 공포로부터 자유로워진 인간들, 이것이 그리스 신화의 기적이라 말하는 이디스 해밀턴이다.

그리스인들은 신들이 우주를 창조하지 않고 우주가 신들을 창조했다고 생각했다. 천상의 세계 올림포스에는 제우스를 비롯해 포세이돈, 하데스,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 등 열두 명의 신이 있었다. 끊임없이 사랑에 빠지며, 아내에게 자신의 부정을 들키지 않으려고 온갖 속임수를 총동원하는 제우스는 신들 중 최고의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참 많이 들게 했던 신이었다. 자유롭고 황홀한 기쁨, 야만적인 난폭성이라는 상반된 개념으로 이야기된 디오니소스는 술의 신답게 인간을 미치게 만들 때도 자주 나타났다고 하는데 이건 술에 취한 상태의 사람을 묘사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푹 빠져 읽었던 만화로 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시작으로 '진짜 재밌고 술술 넘어간다~' 하며 감탄을 자아냈던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까지 다양한 버전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만났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 고대 원전을 충실히 연구해 가장 원전을 살린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컬러풀한 그림과 함께여서 그런지 더 생동감 넘치고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기독교의 '성경'과 더불어 서양 문명의 두 기둥을 형성해왔다는 '그리스 로마 신화'. 회화, 조각, 건축, 음악 등 예술 분야에도 풍부한 영감과 창의성을 제공했고 오늘날 소설, 드라마, 영화, 게임 등 대중문화에 끊임없이 매력적인 모티브를 제공하는 바로 그 책! 그리스 로마 신화다. 아직 그리스 로마 신화에 목말라 계신 분이라면 수십 명의 예술가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주제로 창작한 회화 및 조각 작품까지 컬러로 실린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만나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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