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식당 7
아베 야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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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도 재미있었다. 일드로도 보았는데 역시 잔잔한 감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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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 그리고 사물.세계.사람
조경란 지음, 노준구 그림 / 톨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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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란의 소설을 두어 권 읽었는데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는다. <국자이야기>라는 단편집은 괜찮았고 <혀>라는 장편소설은 너무 상업적이었는데 둘 다 기억은 어렴풋하다. 이번 에세이집의 제목은 <백화점>. 꽤 진지하게 취재해서 썼다고 하니 궁금해져서 책을 사고 말았다.  

아, 나는 백화점이라는 공간을 참 좋아한다. 조경란이라는 작가도 그러한 것 같다. 백화점을 좋아하지 않는 여자도 있을까?반짝이는 물건들, 부유해 보이는 사람들, 맛있는 식당, 지하의 케잌 가게가 있는 곳! 작가는 백화점의 공간과 판매전략과 역사와 개인적인 취향과 속내를 섞어 읽을 만한 에세이집을 만들어냈다. 잘나가는 듯 보이는 소설가의 어려운 시절 이야기는 왠지 달콤하다. 책의 구성이 1층부터 10층까지 쭉 올라가다가, B1층으로 다시 내려오는데 적절해 보인다. 다만, 백화점처럼 이것저것 늘어놓다보니 책의 색깔은 모호하다.  

책의 만듦새는 아름답다. 달콤한 하늘색을 감싼 투명한 크래프트지의 무늬들이 아름답다. 속살과 잘 어울린다. 군데군데 그려진 독특한 일러스트도 눈을 즐겁게 한다. 그래서 소장하고 싶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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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9
기리노 나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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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노 나쓰오의 팬으로서 거의 모든 소설을 다 좋아하지만 <아웃>과 미로 형사 시리즈가 터프한 맛이 있어서 가장 좋다. 이번 편도 <다크>나 <얼굴에 흩날리는 비>와 마찬가지의 느낌. 이 시리즈의 매력은 무라노 미로라는 탐정의 캐릭터에도 있다. 탐정이 나오는 추리물임에도 불구하고 살짝 애조띤 서정적인 느낌이 살아 있어 좋다.  

잇시키 리나라는 여자애가 나오는 레이프 동영상의 묘사,로부터 출발하는 이 소설은 서두가 약간은 충격적이다. 강간이 실제 상황일지도 모른다는 가정하에 그 여자의 인권을 보호하려는 와타나베라는 여성운동가가 미로에게 여자를 찾는 일을 의뢰한다. 뒤에 얽혀있는 영상제작사, 그녀의 엄마, 위탁가정의 보호자, 그리고 친부모 등과 만나면서 사건은 점점 복잡해진다. 그러다가 마지막에 밝혀지는 추악한 진실.  

이상한 동영상에 휘말린 리나를 동정하게 만드는 힘은, 그 책임이 본인이 아닌 사회 전반적인 구조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는 사회파 미스테리라고 칭해도 될 만큼. 하드보일드 느낌이 더 강하긴 하지만.

"의뢰인을 죽게 해선 안 된다. 그건 탐정에게 치욕이야."라고 뇌까리는 무라노 젠조의 말이 남는다.   

이번 편의 표지는 샛노란 색이어서 깜짝 놀랐다. 빨간옷의 여자애가 뒷모습을 보이며 달려가는 일러스트는 괜찮으나, 표지가 어두운 계통이 아니어서 미로 시리즈의 매력을 못 살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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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잠 재의 꿈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0
기리노 나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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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시리즈 두 권 연속 출간, 반갑다. <물의 잠 재의 꿈>이라는 시적인 제목의 이 장편소설은 무라노 미로의 아버지 무라노 젠조의 청년 시절을 그리고 있다.  

주간지 기자로 활동하며 특종을 좇아다니는 '특종꾼'으로 알려진 무라노. 그러다가 다키라는 여자애의 이상한 죽음에 휘말리면서 그의 인생이 꼬인다. 살인자로 오인받고 친구의 여자를 좋아하고 사건 추적 중에 친구를 잃는다. 그러면서 주간지 기자가 아닌 탐정으로 직업까지 바뀌고 야쿠자와 관계하게 되는 인생의 중요한 모멘트가 찾아온다.  

미로 시리즈를 읽다보면 미로 형사의 뒤에서 은근히 도와주는 은퇴한 탐정으로 그려지는 무라노 젠조의 청춘이 시원시원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그 부녀 간의 관계가 어디서 출발되었는지도 알 수 있다. 미로 형사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소설보다는 약간 긴장감이 떨어진다. 과거 이야기라서 그럴 수도 있고.

검은색의 표지가 책의 분위기와도 어울리고 마음에 든다. 어둡지만 매력적인 기리노 나쓰오의 소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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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
김이설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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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에 대해서 꾸준히 쓰고 있는 작가 김이설. 이번 소설도 예외는 아니어서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남편을 둔 식당에서 일하는 아기 엄마가 주인공이다. 동동거리며 하루 12시간을 꼬박 일하고, 서울에서 경기도로 봉고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며, 백일 된 갓난아기에게 젖도 줄 수 없는 여자. 아버지는 암으로 누웠고 두 동생은 돈만 축내고 열일곱 살 때부터 집을 위해 일했던 여자. 그런 여자의 삶은 TV 프로그램인 동행에 나올 만하다.  

상황이 좋아지기는커녕 점점 나빠질 뿐이고, 인생은 함정 투성이지만 주인공은 말미에서 "나는 누구보다 참는 건 잘했다. 누구보다도 질길 수 있었다. 다시 시작이었다."라고 중얼거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걸 선택한다. 여자의 생활력은 곧 생명력으로 이어질 것처럼 강하고 질기다. 그리하여 재투성이지만 아름다움으로 빛나는 역설 같다.

작가는 물가를 배경으로 한 단편 두어 편을 함께 엮고 싶었지만 여력이 없었노라, 작가의 말에서 고백한다. 그러게, 200페이지가 좀 못 되는 분량이 아쉽긴 하다.  

아름다운 여성의 뒷모습이 그려진 유화풍의 표지는, 소설의 내용보다 미화된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소설 속 여자가 벌어먹고 사는 도구인 '짧은 치마'를 상징하는 듯하다. 겉표지를 벗기면 드러나는 황금색 속표지가 단정하니 더 마음에 든다. 마치 발현되지 못하고 감춰진 여자의 고귀한 마음을 상징하는 것처럼.   

   
 

뜨거운 죽 한그릇을 앞에 두니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로지 뜨거운 이걸 잘 먹여야겠단느 생각뿐이었다. 크게 한술 떴다가 입천장을 데었다. 아이를 먹일 때는 호, 호, 호, 세 번씩 불어 식혀 먹였다. 아이 한 번, 나 한 번, 아이 한 번, 나 한 번. 아이는 죽 그릇이 다 빌 때까지 입을 쩍쩍 벌려, 주는 족족 다 받아먹었다. 손톱보다 작은 이가 박힌 아이의 붉은 입안을 볼 때마다 가슴이 저릿했다. 분명 내 가슴을 열어 젖을 먹여 키운 아이였는데, 내 손으로 먹을 걸 떠먹여주는 건 처음인 것 같았다. 아, 잘 먹었다. 빈 그릇을 보여주자 아이가 맑게 웃었다. 자알 머거따! 저도 나를 따라 혀 짧은 소리를 냈다. 먹을 걸 주니 이제야 엄마로 인정하는 모양이었다. 나에게 웃는 아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덥혀졌다. -1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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