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의 혈족 1
게이코 타케미야 지음 / 세주문화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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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바람과 나무의 시>라는 유명한 만화의 작가 작품이라는 것을 몰랐다면, 결코 손에 집어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현대물에 비해서 역사물에는 손이 잘 안 가는 편이기 때문에.. 게다가 1권을 보면 다소 촌스러운 그림체에 엉성해 보이는 스토리가 쉽게 빠져들지 못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3,4권으로 갈수록 다양한 캐릭터들이 주는 재미가 생각보다 쏠쏠했고 스토리 구성도 탄탄하여 점점 빠져들게 만들었다. 주인공인 아르토진은 다소 순정만화 주인공과 거리가 있는 씩씩하고 미성숙한 여자아이에서, 자신이 천마임을 자각하게 되는 후반부로 갈수록 당당하고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해 간다.

그녀를 둘러싼 세 명의 남자 이야기도 흥미롭거니와, 인어의 후손으로 기괴한 행동을 일삼는 황제를 둘러싼 악한 캐릭터들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특이하게 몽고를 배경으로 하는 이 만화는 초원/도시의 대비를 통해 문명에 대해서도 생각거리를 던져 준다. 김혜린류의 역사물을 좋아한다면, 한번 읽어볼 만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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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통신
배수아 지음 / 해냄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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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하게도, 고려원에서 나온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라는 책을 접하고.. 첫 감상은 무슨 문장이 이래? 였다. 비문에다가 외래어인지 외국어인지 헛갈리는 이상한 단어들.
배수아, 이름도 가볍고. 그러다가 다시 그 책을 읽게 되었을 때, 나는 먼지나는 국도변에서 익지 않은 푸른 사과를 파는 아주머니들이 종이봉투에 사과를 담아주는 장면의 생경함에 매료되었다. 종이봉투라니.. 까만 비닐봉지가 아니라..

영원히 그 주변의 국도변에서 어슬렁거리는 운명을 타고난 것 같은 덜 자란 어른들이, 배수아의 소설에는 반복해서 나온다. 그 후로 여러 장편과 중단편을 읽었지만, 가장 훌륭한 중단편집으로 나는 바로 <심야통신>을 꼽는다. 길 잃은 아이를 잡아먹는 늑대의 이미지를 활용하거나 하는 등 다소 과격한 묘사들도 등장하는 이 소설집은 배수아다움이 가장 꽃핀 작품집이 아닌가 싶다. 데뷔 시절보다는 문장이 다듬어지고, 글이 무르익은 최근의 건조함보다는 수분이 많은, 그래서 배수아를 처음 읽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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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 히로미 GO! 1
아소우 미코토 지음, 최윤정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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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소재로 가자>라는 만화를 아시는지? 읽고 많이 좋아했었는데, 같은 작가의 작품이 나와서 넘 기뻤다. 그림체는 약간의 변화가 엿보인다. 세련되어졌다고 할까? 암튼, 전작들의 어수선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정리된 느낌이다. 그림 분위기가 변해서 조금은 아쉽기도 하지만. 히로미라는 주인공의 산만하고 제멋대로인 성격이나, 러브러브에 빠질 만도 한 주변의 남자들과 아슬아슬 선을 잘 유지하는 것이나, 모든 면에서 순정만화의 공식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천연소재로 가자>에서도 그랬듯이 미묘한 인간의 관계들에 대한 통찰이 이 만화에는 있다. 그다지 깊지는 않지만 빛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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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더의 게임 - 엔더 위긴 시리즈 1 엔더 위긴 시리즈 1
올슨 스콧 카드 지음, 장미란 옮김 / 시공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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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더라는 한 소년이 어떻게 선택되고, 군사 전략가로 키워지는지를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버거라는 외계 생명체들과의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들의 욕망.. 거기에 이용당하는 한 소년.

이 책은 서술의 초점을 앤더라는 인물 하나에 집중함으로써 밀도있게 느껴지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리고 <수레바퀴 밑에서>와 같은 성장소설로도 읽을 수 있다.
<듄>에서도 나타나는 외계 생명체(인간이 이해하지 못하는)에 대한 경이와 두려움, <스타쉽 트루퍼스>에 나오는 전투 훈련 장면들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앤더의 훈련 과정들..
다른 SF 소설들과 비슷한 코드를 발견할 수 있었다. 어떤 게 더 먼저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계속되는 연작인 <사자의 대변인>을 읽고 있다. 앤더의 게임만큼 재미있지는 않지만,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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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바이러스 - KI 신서 400
세스 고딘 지음, 최승민 옮김 / 21세기북스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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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뜬다는 것은 쉽고도 어렵다. 아니, 남들이 뜬 걸 보면 너무 쉬워 보이고 뭔가를 띄우려 하면 만만치가 않다. 이 책의 저자는 하이브라는 특정 집단을 장악, 스니저라는 유포자를 이용해 아이디어를 바이러스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정 분야의 아이디어를 가장 빨리 받아들이는 집단이 하이브, 영향력이 있어서 아이디어를 유포할 수 있는 사람이 스니저이다. 그리고 아이디어는 거칠 것 없이 매끄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 눈에 보고 알 수 있으며, 한번에 해볼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장밋빛 전망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실제 응용해 보려고 했을 때 쉽지 않음을 느꼈다. 가장 중요한 건 '아이디어' 자체가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주 새로운 이론인 것처럼 보이나, 고전적인 마케팅 방식의 변형인 것 같기도 하다. 디지털 상에서 바이러스의 위력은 하긴 대단하다. 금세 식어서 문제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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