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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시간 -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7년 6월
평점 :
"집에 곧장 가기 싫은 날. 사람에게는 그런 날이 있지 않나요.
집이 싫은 게 아니라, 주사위 놀이에 비유하자면 '1회 쉬기' 같은 말을 갖고 싶은 날."
여자의 심리를 절묘하게 파고드는 문장이다.
마스다 미리의 <차의 시간>은 차 마시는 상황에서 여자라면 느끼는 작은 사치의 즐거움과 미묘한 감정들을 그리는 만화다.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이기도 한 듯, 편집자와 만나는 장면도 있고 스타벅스에서 만나는 젊은 여자아이들에 대한 소묘도 있다.
40대 중반을 막 넘어선 작가는 뉴오티니 호텔에서 봄 한정 딸기 쇼트케이크를 주문하며 "하루하루 늙어가니까, 가장 젊은 오늘 먹는 것이 베스트일지도."라고도 하고,
시세이도팔러의 과일 디저트를 고민하며 "명작이라고 부르는 책은 많지만, 다카노 푸르트 팔러 신주쿠본점 메뉴판만큼 흥분되는 건 없지 않을까?"라고도 생각한다.
실제 도쿄의 카페나 디저트들을 만나는 기쁨은 덤.
마스다 미리의 대충 그린 듯한 그림이 쉬워 보이고, 이야기도 술술 읽히니까 쉽게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실은 한끗이 다르다는 생각.
여자 일상만화들이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마스다 미리 표 만화의 오리지널함은 높이 살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