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15일까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리는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 展에 다녀왔습니다. 8월 15일에 끝나는 전시를 13일에 봤으니, 하마터면 못 볼 뻔했네요 (^^;;;)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 展은 국립중앙박물관이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과 함께 개최하는 특별전입니다. 18세기에서 20세기까지의 '단추'를 중심으로 의복, 회화, 판화, 서적, 사진, 공예 등 1,800여 건의 전시품을 선보이는데요, 단추라는 작고 평범한 소재를 통해 프랑스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보는 전시인 만큼 프랑스의 역사와 문화, 패션과 디자인에 관심 있는 분들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하철 4호선 또는 경의중앙선 이촌역에서 내려 국립중앙박물관에 들어선 다음 오른쪽으로 입장해 쭉 들어가면 특별전시실이 나옵니다. 특별전시실 입구에서 표를 구입하실 수도 있고, 인터넷에서 미리 예매를 하실 수도 있습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이고 폐관 시간은 요일마다 다르니 따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전시 해설은 오전 10시, 11시, 오후 3시 이렇게 세 차례 이루어집니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로익 알리오의 단추 수집품'을 볼 수 있습니다. 로익 알리오의 단추 수집품은 말 그대로 로익 알리오라는 분이 개인적으로 수집한 단추 콜렉션인데요, 색상과 모양은 물론, 재료, 기능 등이 전부 다른 단추를 수집해 훼손 없이 보관해온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단추들은 2011년 프랑스의 중요문화자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는군요.


전시는 단추의 황금기로 불리는 18세기부터 산업화, 도시화, 제국주의를 겪으며 단추의 역할이 다양하게 변모한 19세기, 양차 세계 대전 이후 단추가 실용적이고 단순한 형태로 변한 20세기의 특징을 둘러보는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8세기까지만 해도 단추는 왕이나 귀족 등 신분이 높은 사람들만 사용할 수 있었고, 그만큼 단추의 형태, 소재, 문양, 제작 기술 등이 오늘날의 단추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화려했습니다.
19세기에는 산업화, 도시화가 진행되고 제국주의의 각축전이 벌어지면서 단추에 자국 국기를 그리거나 애국심을 상징하는 문양을 새기기도 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단추가 화려하고 멋있었는데, 20세기 이후 단추가 대량으로 보급되고 실용성이 중시되면서 단추의 형태나 문양이 단순해지고 다양성을 잃었다고 하니... 과연 문명은 점점 발전하는 걸까요, 퇴보하는 걸까요. 왠지 아쉽습니다.


전시회 입구에 박물관 가게라는 뮤지엄 숍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 展과 관련된 굿즈를 팔고 있었습니다. 휴대폰에 부착할 수 있는 스티커를 비롯해 도록, 엽서, 부채, 티셔츠 등 다양한 굿즈가 있는데, 예쁜 단추와 프랑스의 패션과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은 것들이 많아서인지 하나같이 예뻤습니다. 프랑스 패션이나 디자인 좋아하시는 분들은 지름신 내리실 듯 ㅎㅎ


국립중앙박물관에는 특별전시실 외에도 1층에서 3층에 걸쳐 상설 전시실이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갈 때마다 상설 전시실을 둘러보는데 너무 넓고 볼거리가 많아서 언제쯤 다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ㅠㅠ). 이번에 저는 2층 불교 회화실과 3층 일본실을 둘러봤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알찼습니다. 다음 번엔 일본실 옆에 있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전시실을 둘러볼 생각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하이라이트로 불리는 뮤지엄 숍에도 들렀습니다. 여기에도 예쁜 굿즈가 참 많더라고요. 값도 저렴한 편이라서 하마터면 지갑에 구멍날 뻔 ㅠㅠ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았고 외국인 관람객들도 많았습니다. 아직 8월 14일 월요일과 8월 15일 화요일 전시가 남아 있고, 국립중앙박물관에는 특별전 외에도 알찬 상설전이 많으니 시간 내서 나들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