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선사의 선심초심
스즈키 순류 지음, 정창영 옮김 / 물병자리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스즈키 선사는 미국에서 조동선을 전파한 선사이시다.  

미국인들이 선에 대한 선입견이 없고  개방적인 초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여 55세에 미국에 머물기로 결정하여 12년 정도 가르침을 펼쳤다.

이 책은 선 모임이 끝난 후 행해지던 법문을 그의 제자가 녹음한 것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절판되어 나오지 않는다고 알던 책을 서점에서 처음 보게 되었을 때의 설레임과 놀라움이란...... 

책을 산 지 일년이 넘었는데도, 읽을 때 마다 새롭다.  

내가 읽고 느낀 감동을 글로 제대로 표현할 수 없어 누군가 리뷰를 올려주기를 기다렸는데, 오늘 우연히 검색해보니 아직도 리뷰가 한 편도 없다. ㅠㅠ

 

책의 내용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바른 수행, 바른 태도, 바른 이해 

각 법문마다 작은 소제목으로 나뉘어 몸과 마음, 느낌에 대해 자신을 성찰 할 수 있는 거울과 같은 글이 가득하다.

이렇게 작고 소박한 책에, 어느 한 구절 버릴 것 없는 글들로만 채워져 있다는 것이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이 책을 만든 "트루디"는 책의 작업을 마친 후 얼마되지 않아서 30세의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녀의 유작이 될 줄 알고, 군더더기 없이 스승의 가르침의 정수만을 모아서 책을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 

소박하고 솔직한  삶을 통해서  자비심을 키우고 바른 수행을 해 나갈 수 있도록 몸소 보여준 그의 가르침에 깊이 감사드리며, 내 인생의 책 몇 권을 고르라고 한다면 결코 이 책을 놓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의 조건
앙드레 말로 지음, 김붕구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12년 11월
절판


너도 알고 있겠지.' 한 사람을 만드려면 아홉 달이 필요하지만 죽이는 데는 단 하루로 족하다.'라는 말을. 우리는 그걸 서로 뼈저리게 깨달은 셈이다. 그러나 메이, 한 인간을 완성하는 데는 아홉 달이 아니라 60년의 긴 세월이 필요한 거다. 60년간의 갖가지 희생과 의지와...... 그 밖에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여러 가지가. 그런데 그 인간이 다 만들어졌을 때, 이미 유년기도 청년기도 다 지나가 버리고 정말로 그가 한 인간이 되었을 때, 그때는 이미 죽는 것밖에 남지 않는 거란다."

-434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로 2009-07-27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60년간의 기간,,,전 한인간이 될까요???회의가 몰려온다는,,,-.-

혜덕화 2009-07-28 16:00   좋아요 0 | URL
어릴 땐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모르는 것보다 많은 줄 알았어요.
하지만 세월이 갈수록 모르고 사는 것이 너무 많아서 <초보>딱지를 뗄 일이 멀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더군요.
엄마로서 사는 것, 누군가의 죽음을 경험하는 것, 지금 나이의 경험과 생각들.....
매일 매일 배울 것이 너무 많아요.
어쩌면 그래서 이 글이 그렇게 마음에 와 닿았는지도 모르겠어요.
60년을 살아서 한 인간으로 완성된다면, 그것이 정말 성공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스즈키 선사의 선심초심
스즈키 순류 지음, 정창영 옮김 / 물병자리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스즈키 순류라는 이름은 선의 황금시대에서도 보았고 또 다른 불교 관련 서적에서도 아주 많이 만났던 이름이다.

하지만 그의 '선심초심'이라는 책은 품절이거나 절판되어 있어서 구하기가 어려웠다.

수많은 사람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친 책이라면 반드시 다시 출판이 되어서 만날 수 있겠지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어제 우연히 교보문고에 갔다가 이 책이 새로 나온 것을 알게 되었다.

남편이 아래층에서 책을 고르는 동안 나는 불교 서가 앞에 앉아 책을 그냥 훓어보고 있었는데, 이 부분을 읽는 순간 놀라운 경험을 했다.

아주 잠깐, 거의 1초도 되지 않는 찰나였지만......

호흡

좌선을 할 때 마음은 항상 호흡을 따라 다닙니다. 숨을 들이마실 때는 공기가 내부 세계로 들어오고, 내쉴 때는 외부 세계로 나가지요. 내부 세계는 무한합니다. 그리고 외부 세계 역시 무한합니다.

우리가 내부 세계니 외부 세계니 하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큰 세계가 있을 뿐입니다. 이 무한한 세계 속에서 우리의 목구멍은 앞뒤로 열렸다 닫혔다 하는 하나의 여닫이문과 같습니다. 누군가가 이 문을 통해서 들락날락합니다.

그대들이 '내가 숨쉬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나'는 군더더기입니다. 숨이 들고나는 데에는 '나'라고 할 수 있는 그대가 없습니다.

그대들이 '나'라고 부르는 것은 숨이 들락날락할 때 앞뒤로 열렸다 닫혔다 하는 여닫이 문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 문은 그저 열렸다 닫혔다 할 뿐입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마음이 숨의 움직임을 따라다닐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순순하고 고요하다면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나'도 없고 세상도 없고, 마음도 몸도 없습니다. 그저 하나의 문이 열렸다 닫혔다할 뿐이지요.

이제 겨우 앞부분을 조금 읽었을 뿐이지만, 서둘러 읽기가 겁날만큼 명료한 가르침이 살아있다.


글 잘 쓰는 분의 리뷰가 이어져서 훌륭한 스승을 만나는 사람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출판사와 옮긴이에게도 감사드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티샤의 명상요결
앨런 월리스 지음, 황학구 옮김 / 청년사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2년 전에 <깨달음에 이르는 길-람림->을 읽으면서 아티샤라는 이름과 처음 만나고 인터넷 서점에 검색해도 아티사라는 이름으로는 어떤 책도 검색되지 않았었다.

람림이 아티샤 스님의 <보리도등론>에 대한 주석서라는 안내 글을 보고는 훌륭한 제자를 통한 주석서도 좋지만 직접 그 목소리를 만날 수 있기를 바랬는데, 서점에서 보는 순간 아무런 망설임 없이 책을 들고 나왔다.

너무도 상식적이고 쉽게 쓰인 글이라서 람림을  읽을 때보다 훨씬 가볍게 읽었다.

가볍게 읽었다고 해서 결코 진리의 무게가 가볍지는 않다.

수행의 방향과 우선 순위에 대해 자기 점검의 나침반을 하나 가슴 속에 받은 것 같다.

이  책은 <로종>이라고 부르는 수행법에 대한 안내서이다.

로종은 마음 수련이라고 번역되어 있는데, 명상이든 마음 수련이든,마음 공부를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쉽게 마음의 길에 대해 알 수 있게 그려져 있는 일종의 그림 지도와 같다.

그림 지도라고 표현한 이유는 전문적인 지도에 대한 지식이 없이도 그림만으로 큰 건물의 위치를 알 수 있듯이 이 책도 티베트 불교에 대한 지식 없이 그냥 읽어도 우리 마음이 범하기 쉬운 잘못과 지켜야 할 서약과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안내가 잘 되어 있다.

내가 행복하고, 내가 느끼는 행복을 다른 이를 위해 나눌 수 있고 도울 수 있다면 이 삶을 사는 것에 대한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내 마음이 고요하지 못하고 평화롭지 못한 데, 어디서 평온을 찾고 나누어줄 수 있을까?

샨티 테바의 입보리 행론에서 아티샤의 명상 요결로, 총카파의 람림으로 연결되는 거대한 가르침의 강을 만난 것 같아 기쁘다.

얼마 전 혼자 낸 짜증으로 스스로에게 화를 낸 자신에게 이 글귀로 경책을 삼는다.

"마치 블랙홀처럼 공덕을 빨아들이는 정신적 번뇌는 화다. 집착이나 감각적 욕망으로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그것은 화만큼 영적인 수행을 퇴락시키는 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혼자 짜증을 내면서 더 화가 났던 것은 어쩌면 내가 다른이에게 느끼는 그것은 결국 내 속에 있는 편협함과 욕심과 집착의 다른 모습임을, 결국 그것이 나임을 알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내 속에 없는 것을 내가 어찌 다른 사람에게서 볼 수 있겠는가, 싶어서.

초발심시 변정각이라는 데

매일 매일 초발심으로 돌아가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베스트셀러라는 선전에 현혹되어 책을 샀다가 실망했던 적이 많아서 이제야 이 책을 읽었다.

마치 예전에 시골 친척 아이들과 밤에 불을 꺼 놓고는 이불 속에 둘러 앉아서 무섭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다.

꿈은 꿈일 뿐이지만, 바리가 열병으로 아플 때, 빨간 댕기를 맨 여자 아이가 창문 가에 앉아 있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

꿈은 과거의 반영일 뿐이라고, 어느 뇌과학자는 설명했다.

자는 동안은 뇌의 어느 부분에서 영상의 무제한적 출력이 이루어져서 시각적인 것만 확대되어 보이고 꿈에서 말하거나 소리를 내는 부분은 거의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미래를 암시하는 꿈을 가끔 꾸기도 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이 들 때도 있지만, 이 책 속의 바리데기도 언제나 과거의 사람들과 소통하며 현재를 이야기한다.

 

꿈에서 죽은 할머니를 만나서 대화하는 부분.

바리, 너 모르구 있댄? 너 가는 길에 부탁하는 사람덜 많이 만난다구. 제 괴로움이 무엇때문인지 자꾸 물었지비.

응, 바리공주님이 저승가서 알아가주구 오갔다구 기랬대서.

오라 기러니까디 대답을 준비해둬야 하갔구나.

저승을 가야 알지.

거저 살다보문 대답이 다 나오게 돼 이서.

말 다르구, 생김새 다르구, 사는 데가 다른데두?

할머니가 주름이 오글오글하게 가만히 웃는다.

거럼, 세상이나 한 사람이나 다 같다. 모자라구 병들구 미워하구 욕심 많구.

내가 덧붙인다.

가엾지.

 

생명수를 찾아가는 바리에게 노인이 말한다.

그런게 있을 리가 있나. 저 안에 옹달샘이 있긴 하지만, 그건 그냥 밥해 먹는 보통 물이야. 라고.

작가는 다른 이에 대한 희망을 생명수의 의미로 이야기한 듯 하지만, 언제나 찾는 것은 내 안에 있다. 내 안에 들어가는 음식, 내 안에 들어 있는 이야기, 내 안의 소망, 내 안의 미움. 내안의 욕망.

바리공주처럼 우리도 무언가를 내내 찾아다니지만, 그런 게 있을 리가 없다.

밖에서 찾는 것은 결국 우리 안에 있으니까.

우리 안에 있는 답을 누가 찾아줄 수 있을까? 설사 다른 이의 과거를 보고 마음 속을 읽는 바리공주라고 해도.

옛날 이야기 읽듯이 술술 읽었지만,  안락보다 고통에게 , 기쁨보다 슬픔에게 ,  진실보다  거짓에게 만족보다 욕망에게 더 큰 자리를 내어주고 살아가는 우리들.

 선택하지 않았는 데도 거칠고 괴로운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사람들.

 이 시간에도 절망과 굶주림과 전쟁의 고통 속에서 시간을 견딜 수 밖에 없는 바리데기들이  정말

가엾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글샘 2008-01-31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다보문 나오는 대답... 그건 체념이나 포기와 가깝겠단 생각을 하며 읽었습니다.
어제 108배를 해봤는데요. ^^
생각보다 별거 아니던데요. 한 10분도 안 걸려서 금세 하겠던데...
그걸 30번 해야 3천배가 된다는 걸 생각하면서 앞이 깜깜하긴 했지만요. ㅎㅎ
처음엔 하나 둘 세다가도, 나중엔 아무 생각없이 몸을 움직이게 되더라구요.
오늘 조금 돌아다니다보니 다리도 뻐근하던데...
3천배를 어찌하나 존경스럽더라구요. ㅎㅎㅎ
운동도 되고, 매일 마음을 낮추는 공부도 되겠기에, 틈나면 한번씩 해볼까 합니다.

혜덕화 2008-01-31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다보면 나오는 대답, 저는 다르게 읽었습니다.
세상이 단순하게 보이고 모든 일에 정답이 있는 것 같아 보이던 시절을 지나면,
답이 없는 시간도 있다는 것을.
정답이 없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는 뜻으로요.
108배를 하셨다니, 운동으로 손색이 없겠다 싶지요?
신랑도 매일 108배는 하는 데, 땀을 많이 흘리더군요.
그 10분씩이 모이면 5시간이 되고, 5시간을 하다보면 삼천배가 되더군요.
운동도 운동이지만, 하심하는 방법으론 최고가 아닌가, 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