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읽는 기쁨을 다시 느꼈다.
대학 시절, 도서관에서 엄청난 양의 책을 보고 '졸업하기 전에 저 책들을 다 빌려서 읽으리라' 다부진 결심을 했던 때가 떠올랐다. 참 많은 책들이 내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보였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그 때 느꼈던 감동이나 감정이 다 사라지고 고전에 대한 향수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우연한 기회에 찰스디킨스에 대한 예찬을 보고 구입해서 읽었는데, 정말 고전이 왜 고전인지, 느낄 수 있게 하는 책이었다. 빠른 진행과 반전, 무엇보다도 사람의 품격이 느껴지는 등장인물의 말과 행동이 신선하고 아름다웠다. 왜곡된 사랑과 집착, 현란한 성에 대한 묘사가 없어도 아름다운 한 편의 소설이 된다는 것. 좋았다.
사과꽃이 피고, 밀감꽃이 폈다.
장미도 피고 포도꽃도 피고 마당에 심은 온갖 꽃들이 고개를 내민다.
풀을 뽑아야 하는데, 감기몸살로 누워있다.
심기만 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얼굴들이 매일 찾아온다.
감사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