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에 집을 나섰다. 천왕봉. 처음이다. 스물 몇 살 쯤에 한 번 오르다가 법계사도 못가고 포기를 했었다. 이번에는 꼭 오를 것이다.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소현이가 전화가 왔다. "엄마 올라가고 있어요. 잘 하세요" " 그래 걱정 하지마 엄마는 할 수 있어 화이팅"
역시 길었다. 그러나 재미 있는 길이었다. 웃으면서 산은 이정도는 되어야 된다고 했다.
쉬엄 쉬엄 가야 된다고 한다. 그래 쉬엄 쉬엄. 너무 급하게 가다보면 빨리 지친다.
길 옆의 야생화와 수 많은 바위들. 중간 중간 흙도 없는 바위에 서 있는 나무들. 그 바위를 뚫고 나오는 물줄기들. 아~~~~~~~~~~~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포기하고 싶었다. 서로 저 정상을 쳐다보고 있었다. 저 꼭대기를 쳐다보니 열심히 올라가고 있는 사람들이 아득히 보인다.그러나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힘내세요" " 그래 가자.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켜야지!"
산은 우리네의 인생 그 자체였다. 중간 중간 쓰러져 문드러진 뿌리가 앙상하게 드러난 나무들을 보았다. 그리고 위를 쳐다 보았다. 파아란 잎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그래 너도 이 모양 이꼴을 하고도 잎을 피우는데 이까짓것 쯤이야"
힘들어 올라갈 때는 앞만 보고 발을 내 딛는다. 묵묵히 가다보니 벌써 정상이다.
"그래 이 맛이다.올라 온 자만이 느낄수 있는 바로 이것!"
내려올때는 여유롭다. 방금 나의 모습처럼 이를 앙다물고 올라가는 아줌마들을 본다. " 힘내세요. 다 왔어요" 한 분이 힘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한다.
소현이 아빠에게 말했다. 산을 내려가서 더욱 더 잘 먹고 잘 살고자 노력할 것이라고..............언제나 웃는 모습으로 말이다.
손을 꽉 잡았다. 힘을 합쳐서 올라간 천왕봉. 두사람은 꽉 쥔 손에서 더욱 더 열심히 살자고 다짐했다.
아이들을 봐 준 이모들 민아. 정말 감사한다. "소현아 민수야! 건배!!!!!!!!!!!!!"
법계사.
잠시 눈만 돌려도 변하는 천왕봉의 하늘. 그 하늘을 만나니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