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흐린 날씨가 드디어 발동이 걸렸다.
두둑두둑 빗방울이 굵어진다. 아이들 하교 시간에 맞춰 어쩜 그리
하늘문도 잘 열렸을까?
아이들이 난리도 아니다. 매화꽃은 바람에 휘날리고 그 속에 교복입고 벌떼같이
몰려 내려오는 여학생들이 너무도 예쁘다.
난 가면 갈수록 풋풋한 아이들에게 마음을 뺏긴다.
그전엔 몰랐는데 교복입은 모양새며 남학생들의 입가에 송송오르는 수염이 어쩜 그리도 예쁠까?
너나 없이 아줌마 하고 뛰어 들어 온다.
순식간에 준비해둔 우산 10개가 사라진다.
"내일 꼭 챙겨오거래이"
"예 고맙심더"
아마 이 일을 하는 한 내가 젊어질 것 같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꼬맹이도 이젠 어엿한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다니는 내 팬또한 이젠 아이 엄마가 되고.
이젠 아줌마라고 부르던 10년지기 아이들은 내가 이름을 다시 불러라 했다.
다 같이 늙어 가는 주제에 아줌마가 뭐냐구 "언니"
갑짜기 오는 비 덕에 난 인심을 두둑히 쓴다.
기분좋은 날이다. 이젠 우산을 좀 더 늘려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