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흐린 날씨가 드디어 발동이 걸렸다.

두둑두둑 빗방울이 굵어진다.  아이들 하교 시간에 맞춰 어쩜 그리

하늘문도 잘 열렸을까?

아이들이 난리도 아니다.  매화꽃은 바람에 휘날리고 그 속에 교복입고 벌떼같이

몰려 내려오는 여학생들이 너무도 예쁘다.

난 가면 갈수록 풋풋한 아이들에게 마음을 뺏긴다.

그전엔 몰랐는데 교복입은 모양새며 남학생들의 입가에 송송오르는 수염이 어쩜 그리도 예쁠까?

 

너나 없이 아줌마 하고 뛰어 들어 온다.

순식간에 준비해둔 우산 10개가 사라진다.

"내일 꼭 챙겨오거래이"

"예 고맙심더"

아마 이 일을 하는 한 내가 젊어질 것 같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꼬맹이도 이젠 어엿한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다니는 내 팬또한 이젠 아이 엄마가 되고.

이젠 아줌마라고 부르던 10년지기 아이들은 내가 이름을 다시 불러라 했다.

다 같이 늙어 가는 주제에 아줌마가 뭐냐구  "언니"

 

 갑짜기 오는 비 덕에 난 인심을 두둑히 쓴다.

기분좋은 날이다.  이젠 우산을 좀 더 늘려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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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엉가 2004-04-01 17:05   좋아요 0 | URL
오늘 저녁 메뉴는 비계가 다소 썩인 두껍은 목살에다가 소주 한잔 걸쳐야겠다.
순둥이 K를 꼬셔야지.
술도 안 먹으니 자꾸 주량이 떨어지는 것 같다.

비로그인 2004-04-01 18:07   좋아요 0 | URL
훈훈한 이야기네요~ ^^ 그나저나 책울타리님도 한 주량 하시나봐요~ 님 얘기를 들으니, 저두 고기가 땡긴다는. >.<

다연엉가 2004-04-01 21:32   좋아요 0 | URL
술은 자꾸 자꾸 먹어야 제 맛을 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삼겹살에 아이들은 사이다 어른둘은 소주에 건배 박치기를 한번 하고 먹는 순간 캬 오랜만에 먹으니 설탕이네... 그런데 왠걸 몇잔 마시자 예전의 소주맛은 어디를가고 영...
술은 늘상 마셔야 그 맛이 살아나거늘 너무 안 마신 관계로 지금 K와 나는 옛날 같으면 개미 똥만큼한 주량을 가지고(소주 1병) 지금 헤롱헤롱 하고 있다.
애고 누워야겠다.
앤티크님 술은 항상 즐겨야 제맛을 압니다.(애고애고)

프레이야 2004-04-01 22:53   좋아요 0 | URL
역시 넉넉한 책울타리님!!
비가 오는 날에, 재미있죠. 그림도 개성 넘치고, 우리 작가라 더 반갑고요.
다음 장 넘기기 전에 아이에게 먼저 물어보면 의외의 대답이 나올걸요.

문학仁 2004-04-02 10:22   좋아요 0 | URL
술을 늘상마시면, 알콜중독 되는거 아닌가여?ㅡ..ㅡ ㅋㅋ 울타리님은 인생을 꽤 여유롭게 사시는 분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