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어버이 날이었지. 나도 그에 속하는 지라 아이들에게 편지와 선물도 받고 또한 절도 받았지..
학원에서 엄마 아빠에게 절하라고 했나 ?  잘 할 줄 모르는 아이들이 엎드려 하는 모양새만 봐도
입이 살짝 벌어졌지. 소현이가 이렇게 말했지. "엄마 아빠는 할머니에게 무슨 선물 해 드렸어요.
/". K가 대답했지. "소현아 아빠는 너거 할매 목소리도 못들어 봤다." 난 웃었지. 오늘 어머님
나랑 실컷 통화하고 집에서 쉬시기로 했지... 남들이 다 한다는 외식을 시켜드리고 싶었지만
조금 섭섭했지.

오늘 어머니께 달려 갔지.  바람쐬러 가자고 하니 그냥 집에서 친구들분들이랑 있고 싶다 했지...
그래서 울 형님과 우리들만 지리산 골짜기에 갔지. 보슬비가 오고 안개가 자욱하니 절로
마음이 편안했지. 어머닌 이리 저리 다니시는 걸 싫어하시지... 그래도 전에 억지로
끌고라도 다녔는디.... 요즘은 많이 놓아 드리지... 그냥 그대로 어머님이 편안해 하시는 곳이
낙원이라 생각하지.

어머님은 관절염이 심하셔서 좋다는 곳에 다 다녀봐도 별로 차도는 없으시지....
오늘도 어머님은 처방전이 없이 약을 지어주는 곳의 약을 사달라고 하셨지. K가 화를 냈지.
병원도 아니고 뭐 그런곳에 약을 먹느냐고, 뭘 믿고 먹느냐고..... 난 K의 말이 옳은 줄 알면서도
약을 먹는 사람의 마음이 그 약에 대한 믿음이 크면 그것이 최고가 아니겠냐고  K를 설득했지.
시골길을 달려  난 약을 지었지.  그리고 덤으로 친정아버지 약도 지었지. 그곳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줄지어 서 있었지.  나 또한 그 약이 효력이 있다고 믿을 것 같았지....

집으로 와서 약을 내미니 어머닌 아이같이 웃으셨지. 정말 아이같았지. 나에게 눈을 찡끗하셨지.
갈비 뜯으러 가자고 했지... 소현이와 민수가 많이 먹고 싶어 한다고 했지... 어머닌 따라 나섰지...
손주들의 먹고 싶어 한다면야.....어머닌 정말 잘 드셨지.  그 약을 드시고 싶어 하셨는데
아들이 반대하니 조금 삐져셨는데 오늘 다 풀렸지.... 정말 맛있게 드셨지....

무엇이 진정 어머님을 위하는 길인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오늘은 울 어머니 기분 매우 좋아셨지.

그래서 나도 기분 좋은 하루였지...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프레이야 2004-05-09 21:11   좋아요 0 | URL
책울타리 아우님, 정말 따스한 광경이에요. 어머님이 당신 며느리 최고라고 생각하실거에요.
살아생전 원하시는대로 해드리는게 정말 위하는 길이겠죠. 님의 마음이 참으로 그윽합니다.

다연엉가 2004-05-09 21:3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엉가^^그런데 떨어져 사니 더욱 신경이 쓰이네요. 아예 된장국 일년 내내 끊여먹더라도 반찬 한가지로 먹더라도 같이 살면 서로가 편안할텐데...얼굴빛만 안 좋아 보여도 맴이 이상하네요. 이것이 책임감인지... 서로 오고 간다고 어머님이 말씀 한마디라고 잘해 주시고 손자 손녀들 좋아 어쩔줄 모르는 모습을 보니 더 그렇네요...

마태우스 2004-05-09 23:31   좋아요 0 | URL
책울타리님, 정말 가슴이 뭉클합니다. 나이가 드니까 이젠 어머니라는 단어만 봐도 그런 감정이.... 님 오늘 참 잘하신 겁니다.

비로그인 2004-05-10 02:04   좋아요 0 | URL
정말 보기 흐뭇한 모습인거 같아요~ 어머님두 오래오래 건강하셔야 할텐데...^^ 기분좋은 하루 보내셨다니 저두 흐뭇~ ^^

*^^*에너 2004-05-10 10:58   좋아요 0 | URL
울타니님의 모습을 상상하니 저의 입에서도 미소가 생깁니다. ^^

이누아 2004-05-10 14:24   좋아요 0 | URL
그렇게 하기가 정말 쉽지 않던데...우리 엄마든 시어머님이든 자꾸 내 식대로 잘해 드리고 싶은건데...어머님 입장에서 생각하시네요. 저도 많이 배웁니다.

다연엉가 2004-05-10 14:27   좋아요 0 | URL
오늘도 전 어버이날 시어머니께 불만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네요. 그냥 한쪽 맴을 비우고 연민을 가지라고 했는디.... 항상 살면 얼마나 살겠나 하는 생각으로 사니까 편하거든요...그렇게 모두들 생각하세요.... 나또한 언젠가 시어머니가 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