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겨울호다.

 

겨울호를 읽으며 봄을 생각한다. 우리들의 삶에 따스한 햇볕 한줌이 드는 그러한 봄을.

 

우리 사회가 몇 년 동안 겨울을 보내다 이제는 봄을 맞이하려 하고 있다. 봄, 그러한 따스함, 그것이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번 호에도 많은 글들이 있지만 2017년을 정리하는 시집에 대한 소개와 소설에 대한 소개가 있다. 문학이 우리 삶과 떨어질 수 없는 것이고, 문학을 통해서 우리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면 삶창이 기획한 2017년을 돌아보는 문학들에 대한 이야기도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작다고 생각하지만 커다란 생활습관. 성중립화장실(흔히들 남녀공용 화장실이라는 말을 쓴다)에 대한 이야기. 집에서는 모두가 성중립화장실을 사용하면서 공중화장실은 남녀 구분 화장실을 쓰고 있는 현실.

 

사건이 일어난다고 성중립화장실을 반대하는 경우가 더 많다던데, 몰래카메라 등이나 다른 일들은 남녀 분리 화장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 성중립화장실의 설치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어디에 설치하고 어떻게 운영할까 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

 

무엇보다도 화장실을 이용하는 습관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채윤, 성중립화장실에 대한 오해)

 

성중립화장실이라는 것이 구조적인, 건물에 해당하는 문제라면, 화장실을 어떻게 이용하느냐는 개인적인, 사람들의 생활습관에 관한 문제다.

 

구조와 습관이 함께 바뀌어가야 서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여기에 우루과이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사실 우루과이라고 하면 잘 모른다. 축구경기에서 첫해 월드컵에서 우승한 나라이고, 가난한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를 단 무히카 정도만 알 뿐.

 

그런데 이번 삶창에서 우루과이에 대한 글 (이순주, 우루과이의 정치 개혁과 새회 개혁)을 읽고, 우루과이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고 관심이 가게 되었다.

 

우루과이를 방문하고 나서 느낀 이 글... 우리나라 정치인들에게 돌려주고 싶다.

 

최근 우리 국회의원들이 세비와 보좌진을 늘린 상황을 보면서, 몇 년 전 타바레 바스케스 대통령 시기에 에너지산업장관을 역임했던 다니엘 마르티네스 상원의원 집무실을 방문한 기억이 떠올랐다. 7-8평 남짓한, 마치 대학교수의 낡은 연구실 같은 느낌의 집무실이었다. 그나마도 불투명한 유리창이 달린 파티션 하나가 상원의원 전용 사무 공간과 비서 두 명의 업무 공간을 구분할 뿐이었다. 열심히 검토 중인 많은 서류 더미들이 흩어져 있는 사무실에서 방문자에게 제공된 자리는 상원의원과 책상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앉을 수 있는 너무나도 평범한 의자였다. 새것이어서 반짝거리는, 새롭고 세련된, 혹은 지위나 권력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하는 어떤 것도 없었다. 그런 곳에서도 국민을 위한 훌륭한 정책들은 잘 나온다. (109-110쪽)

 

이런 자세를 지닌 의원들이 오히려 정책을 더 잘 만들어내겠지... 그런 정치인들이 많아야 삶이 더 잘 보이는 정책들이 나오겠지. 그런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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