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섬 - 저항의 양극, 한국과 오키나와
이명원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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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섬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와 오키나와를. 우리나라를 섬이라고 하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가 있지만, 육로로 다른 나라를 갈 수 없는 상황이니, 섬이라는 표현이 그리 잘못된 표현도 아니다. 저자 역시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범위를 좁히면 오키나와와 제주도를 두 섬으로 연관시킬 수도 있다.)

 

오키나와는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여행을 많이 가는 곳이다. 관광지로 인기 있는 곳인데, 이곳에 얼마나 많은 비극이 묻혀 있는지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키나와에는 수많은 비극이 감춰져 있다. 그리고 그 비극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오키나와는 독립된 국가로 존재했다가 일본에 병합이 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다음에는 미국의 지배에 들어갔다가 1970년대에 들어 다시 일본 영토로 복귀한다.

 

오키나와가 일본 영토로 다시 복귀했다고 해서 오키나와의 비극이 끝난 것은 아니다. 비극은 그 다음에 더 심화되었다. 이유는 일본에 만들어진 미군기지가 대부분 오키나와로 이전한 것이다. 결국 오키나와는 미군기지를 감싸안고 있는 땅이 된 것이다.

 

이것이 땅 문제이겠는가. 미군기지가 있다는 것은 평화의 섬이라기보다는 갈등의 섬, 언제든 자신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섬이라는 의미가 되지 않겠는가.

 

중국과 미국의 갈등, 북한과 미국의 갈등에서 오키나와는 언제는 군대가 출격할 수 있는 장소로서 기능하게 된다. 그러니 오키나와는 평화의 섬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중국과 엄청난 갈등을 겪고 있는 '사드 배치' 문제만 보아도, 방패라고 하는 '사드'가 오히려 평화를 위협하는 그런 존재로 군림하고 있지 않은가.

 

대외관계뿐만이 아니라 대내적으로도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는 실정이고, 이것으로 인해 평화가 정착되기 보다는 갈등이 더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니... 오키나와와 우리나라의 상황이 그다지 다르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나 오키나와가 이렇게 된 데에는 제2차세계대전 당시의 일본이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하지만 그들은 전혀 책임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키나와에 대해서도 전쟁 중에 죽은 사람들, 학살 당한 사람들에 대해서 그들은 반성과 책임을 지지 않으며,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징용이나 위안부로 끌려간 사람들에 대해서 반성도 책임도 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이기에 오키나와와 우리나라는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오키나와의 역사를 살펴본다. 오키나와의 역사를 살펴보는 일은 곧 우리나라 역사를 보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3부라 할 수 있는 오키나와에서 온 편지를 읽다보면 우리나라 상황과 자꾸 겹쳐진다. 겹쳐질 수밖에 없다. 오키나와에 끌려가서 군속이나 위안부가 된 조선인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전히 이들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미군기지 이전을 주장하는 사람이 오키나와 지사로 뽑혔다고 하고, 우리나라 역시 탄핵을 통해 민주정권을 세웠으니, 지금도 오키나와와 우리나라는 비슷하게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 평화를 이루는데 오키나와와 우리나라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그 점을 생각하면서 미군기지에 대한 접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관광지로 유명한 오키나와, 그곳에 중첩되어 있는 역사를 알게 해주는 책이고, 또한 오키나와를 통해서 우리나라를, 그리고 세계 평화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오키나와로 여행하기 전에 먼저 읽으면 더 좋을 책이기도 하고...

 

덧글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이다. 잘 읽었다. 유사성이 많은 오키나와와 우리나라, 좀더 범위를 좁히면 오키나와와 제주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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