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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첩기행 2 - 달이 뜬다 북을 울려라
김병종 지음 / 효형출판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화첩기행 2권이다. 순서대로 읽었어야 했지만, 사실 3권을 먼저 읽었다. 외국에 나가 우리나라 예술의 외연을 넓힌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
국내는 이미 많이 안다고 생각한 어처구니 없는 이유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데, 1권과 2권을 읽으면서 국내조차도 잘 모르고 있었음을, 우리나라 예술에 대해서 꽤 무지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 모르고서야 어디, 도대체 학교 다니면서 우리나라 예술에 대해 배운 것이 무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로 무지했다. 정말 미술이나 음악은 교과서에만, 학교 수업에만 갇혀 있는 그런, 학교를 떠나면 내게서 사라지는 그런 교과목이었다.
이 학교에서의 예술수업이 내 몸속으로, 내 맘속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점수따기 배움이었던가, 이런 반성을 하게 된다. 그래도 늦지 않았다. 이렇게 책을 통해서 우리나라 예술에 대해서 알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다만, 1권과 마찬가지로 예술에 대해서 참으로 무지한 우리나라의 모습을 느끼게 되어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그것들 역시 전시행정으로 가는 경우가 많으니.
예술을 천시해서는 좋은 나라가 될 수 없다. 다양한 예술이 꽃피고, 그런 다양한 예술들을 실험할 수 있는 조건들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문화강국이라고 할 수 있다.
적어도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 어떤 예술이 있고, 어떤 예술가들이 있는지 안다면, 그것은 학교 교육을 넘어 삶 교육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2권에 나오는 장소와 예술가들은 다음과 같다.
전혜린과 서울·뮌헨, 박수근과 양구, 고유섭과 인천, 박인환과 서울, 김명환과 곡성, 김승옥과 순천, 김대환과 인천, 천상병과 인사동, 황현과 구례, 채만식과 군산, 장욱진과 덕소, 김유정과 춘천, 권진규와 서울, 배희한과 서울, 김용준과 서울, 이상화와 대구, 한용운과 백담사, 허난설헌과 강릉, 조금앵과 남원, 이삼만과 전주, 이월화와 서울, 바우덕이와 안성, 석모도, 한강
학교에서 배운 예술가들, 특히 박인환과 천상병, 김유정, 채만식, 이상화, 한용운에 대해서는 좀 안다고 할 수 있지만, 김명환, 김대환, 배희한, 조금앵과 같은 사람들은 이 책에서 처음 만났다.
그들의 삶과 예술에 대해 만나서 반갑다. 모르던 사람을 만나는 일, 모르던 예술을 만나는 일, 그것 자체로 기쁜 일이다.
이런 일을 화첩을 들고 다녀 우리에게 알려준 저자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이런 저자들로 인해 우리 예술이 넓고 깊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알게 모르게 우리 주변에 예술이 널려 있다. 우리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이제 주위를 살펴보아야 한다. 내가 사는 마을에 어떤 예술이, 어떤 예술가가 있는지... 그런 마음을 먹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이 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