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힘으로 부패 권력을 끌어내렸다. 결정은 헌법재판소가 했지만, 시민의 힘이 없었다면 그런 판결이 나오지 않았으리라.

 

  부패 권력은 이제 자리를 잡을 수 없다. 절대 권력은 없다. 왜냐하면 이제 우리나라는 시민의 힘으로 대통령이 하야 선언을 하게 한 경험, 시민의 힘으로 독재 권력이 헌법을 바꾸겠다는 선언을 하게 한 경험에 더해 부패 권력을 탄핵시킨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겪은 이런 경험들은 뒤로 물릴 수 없다. 이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커다란 힘, 그야말로 불가역적인 힘이다.

 

  그렇게 끌어냈는데, 다음이 명확하지 않다. 여러 곳에서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고, 사람 하나를 바꾸는 것으로 끝내면 안 된다는 외침들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대통령 선거에 머무르고 있다. 누구를 뽑아야 하나 하는 쪽으로 논의가 흘러가고 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야 이번 경험이 의미있는 경험이 될텐데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녹색평론 154호도 마찬가지다.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사람 하나를 바꾸는 시민들의 힘이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시민 혁명이라는 말을 하려면 적어도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시민 권력 또는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되고 관철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이 참에.

 

녹색평론에서는 그 점을 다루고 있다. 특히 '시민의회'에 대해서 제안하고 있다. 각 대통령 후보들이 이에 대해서 가타부타 무시 전술로 나아가고 있지만, 각 정당들도 역시 무시하고 있지만, 그것은 그만큼 "시민의회"가 이루어진다면 그들이 받을 타격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이를 역으로 말하면 기득권 정치권력을 견제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시민의회가 꼭 필요하다는 얘기가 된다.

 

시민의회가 상설기구가 되든, 비상설기구가 되든 그것은 더 논의해야 할 문제이지만, 적어도 시민의회가 출범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는 사람이 많다.

 

그렇지 않으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으로 기존 정당 정치권들에게 시민의 주권을 넘겨주게 된다. 이야말로 죽 쒀서 개 주는 꼴이 된다. 그러니 대통령 선거에서 누구를 뽑을 것인가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누구를 뽑는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힘으로 끌어내린 권력이 또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논의해야 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시민의회"이고, 선거법 개정일 것이다.

 

그래서 녹색평론 이번 호에서는 이런 시민들의 힘을 반영하는 정치제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대담을 기록한 '시민의회를 생각한다'를 비롯해서 '민주주의가 유일한 대안이다, 무작위 선출과 숙의민주주의, 나는 왜 <대통령의 철학>을 쓰게 되었나, 시민의 제왕학을 건의함, 민주시민교육의 실천모델'이라는 글이 실렸다. 모두가 민주주의와 통하는 글인데, 권력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직접 행사하는 것이 중요함을, 이제는 그럴 때임을 강조하고 있는 글들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정세와 관련된 글들이 있다. 경제와 안보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역시 민주주의와 관계가 있다. 우리의 삶과 직접 관계 있는 이런 정책들을 소수의 관료들이 결정한다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기 때문이다.

 

'사드와 미,중,일,러 군비경쟁'을 읽어보면 '사드'가 방어용 무기라고 하지만, 그 방어용 무기가 곧 공격용 무기임을 알 수 있게 된다. 천하무적의 창을 하나씩 지니고 있는 두 사람이 있는데, 그 중 한 명에게만 방패를 준다면, 방패가진 사람은 방어만 하게 될까? 아니다. 충분히 막을 방ㅊ패가 있으므로 그는 당연히 공격을 하게 된다.

 

이래서 방패는 방어가 아니라 공격 무기가 된다. 사드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과 러시아가 우리나라 사드를 왜 반대하는지를 이런 점에서 찾고 있는 것이 바로 이 글이다.

 

이런 상태에서 국민들의 의사도 묻지 않고 또 지역 주민들의 의사와는 반대로 전격적으로 사드 배치를 해버린 행태에 대해서, 도대체 누구를 위한 사드 배치인지를 이 글을 통해 명확하게 알 수 있게 된다.

 

정작 국민을 위한다면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반하는 정책을 펼치는 관료들의 모습, 그것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현재 상태에 대해서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들을 통제하고 견제할 수 있는, 그래서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그런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들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에 전혀 관여할 수 없게 된다.

 

'미세먼지와 일자리, 그리고 트럼프 FTA' 란 글 역시 경제가 우리 삶과 얼마나 관련되어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가장 심한 미세먼지로 인해 고생하는 요즘 아니던가. 게다가 미국 대통령이 된 트럼프가 무역을 재조정하겠다고 하는데 한미FTA가 성공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 말인지를 이 글을 보면 알 수 있다.

 

역시 민주주의 문제다. 시민이 권력을 소수에게 위임한 결과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게 해주고 있다.

 

그렇다. 시민의 힘을 보여준 지금, 그 힘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것이 되도록 사람 하나를 바꾸는 것에서 머물지 말고 제도를 바꿀 수 있도록 더욱 시민들이 깨어있어야 함을, 녹색평론이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이 소리, 귀 기울여 듣자. 그래야만 한다. 사람이 바뀌는 데서 멈추지 말자. 한 발 더 나아가자. 지금은 그럴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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